엄마와 저는 왜 이렇게 점점 안맞는걸까요...

[마음이 지옥]

어릴땐 잘 몰랐어요
필요한것들, 예쁜옷들...
친구들이 부러워할정도로 부족함없이 사주셔서
전 제가 굉장히 사랑받고 자란 딸인줄 알았거든요

근데 점점 자라면서 머리 커지고 생각도 많아지면서
엄마한테 야단을 맞을때를 기억해보면
왜 난 잘못도 하질 않은것같은데
엄마의 감정쓰레기통마냥 평소엔 듣도 보지도 못한 쌍욕에
등짝부터해서 손으로 옷걸이로 먼지털이로 왜 두들겨
맞았는지 이해를 못하게 되었어요

굉장히 우아하시고 예쁜 엄마와 달리
전 아빠를 닮아 인물도 평범하고 성격도 막내들 특유의
명랑하고 또 덤벙대기도 잘하는 밝은 성격의 아이였어요
지금 저도 아이를 키우고 있지만
당시의 어린 제가...사춘기때의 예민했던 제가...
스스로는 다 큰 것같이 철도 다 들었다고 느꼈던 대딩때의 제가...
한가정을 이루어 한 아이의 엄마가 된 제가...
이 모든 시기의 제가 무슨 그렇게 큰 잘못을 하면서 살았다고
엄마에게 그런 대우를 받으며 살았던건지를 도대체 이해를
못하겠는거에요
평소엔 전혀 쓰시지 않는 쌍욕도 하시면서
무언가가 엄마를 화가 나게해서 극 흥분상태가 되시면
우리 엄마가 맞나 싶을 정도로 다혈질의 모습으로 변하세요ㅠㅠ

원래가 자기애가 강하시고 자기중심적인 성격이신데
몇년전부터는 사사건건 저랑 부딪치는 일들이 많아지니
제가 괴로워서 살수가 없을 지경으로 우울하고 괴로워요
제가 허리가 아파서 병원에 다닌다면 1초도 안되어서
나도 허리가 엄청나게 아파서 블라블라...
저녁먹은게 체해서 설사를 3번이나 했다면
나도 그저께 체해서 설사를 3번이나 했다고 또 블라블라...
단 한번도 상대에게 공감을 해주시는걸 본 적이 없는것같아요
어떻게 세상 987654321가지의 다양한 경험케이스가 있으신건지
A가 이랬다하면 나도 A+를 했다
B가 저랬다하면 나도 그때 B+를 했었잖니
이런식이시라 아예 어디가 아프다거나 좋지않은 소식들은
이젠 엄마한텐 전하질 않으며 살고 있어요

이외에도 제 마음이 지옥일수밖엔 없는 백만가지의 일들이
있었지만 이젠 기억을 떠올리는것조차 기가 빨리고
스트레스가 됩니다ㅠㅠ
연세가 드시면서 점점 식구들에게보다 밖의 다른 사람들에게
훨씬 더 베푸시며 믿으시며 온정을 나누며 사시는게
보이고 느껴지니 점점 제마음이 식어지는게 느껴져요
왜 같이 사시는 아빠를 의심(늘 뭐가 없어졌다..)하시고
어쩌다 안부통화를 하면 상대의 본심은 왜곡하고
혼자서 왜그렇게 오해를 하시면서 급흥분을 하시면서
갑자기 소리를 지르시면서 일방적으로 전화를 끊으시고...

어젠 대딩 아들녀석의 생일이었는데 아침 댓바람부터
걸려 온 엄마의 전화로 인해서 아주 그냥 대환장 난리파티가
또한번 났었어요
하루종일 넘 우울하고 무기력해지면서 소중한 아무것도
보이질 않고 그냥 엄마에게 죽은 내모습을 보여드리면
남은 여생을 죄책감을 갖고 사시게 되진 않을까
그게 최고의 복수일까
내가 왜 친엄마로 인해 이 나이까지 심적으로 괴로움을 겪으며
스트레스를 받고 살아야하나 넘 슬프고 주체가 안되더라고요
이런 내 엄마이지만 그래도 엄마로인해 행복했던 기억도
당연히 존재해요
어릴때부터 집에선 늘 예쁜 홈드레스를 입으시고
학교에 갔다가 집에 오면 늘 반갑게 맞아주시고
친구들이 놀러오면 언제나 친절하게 대해주시고
맛있고 근사한 빵들과 쿠키들도 많이 만들어 주셨었어요
저희 네식구가 가족여행도 많이 가서 즐거운 추억들도 많고요

이런 늘 애증의 관계였던 엄마가 지금 많이 편찮으세요ㅠㅠ
갑작스런 암발병으로 투병중이시라 몸 약한 제가(저도 십년전쯤에
암수술을 받았어요) 최선을 다해서 케어를 해드리는데도
몸이 편찮으셔서 자꾸 예민해지시는건지 모녀관계라해도
넘으면 안되는 선을 자꾸만 넘으셔서 저를 자꾸만 나쁜딸이 되게
만드시네요
하.......
어젠 평생 마지막으로 드리는 톡이라고 하면서 장문의 톡을
드렸어요 당분간은 진짜 연락을 받기도 드리기도 참기가 넘
힘들어서요 비슷한 내용의 톡을 지난 가을에도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약간 조심해하시는듯 하시다간 제가 그래도 내 엄마시니
어쩌겠나 포기하는 심정으로 제 마음을 힘들게 열면
또다시 예전의 무한반복의 일들이 재생되곤해요
어제도 제가 보낸 톡을 복사해서 아빠랑 오빠에게 그대로 보내시곤
제욕을 하셨나보더라고요

넘 마음이 힘드네요...
마음이 넘 슬프고 아리고 괴로워서 죽겠어요
어디다간 창피해서 얘기도 못하겠고
정신적으로 마구 피폐해지는 느낌이에요
이젠 저도 무언가가 머리꼭대기까지 꽉차서 엄마랑 두마디만 해도
엄마가 또 제말을 오해하시고 흥분하시는 조짐이 느껴지면
저도 막 큰소리가 나오면서 막 소리질러 덤비게 돼요;;;

휴......
익명게시판이니 터질것같은 이 마음을 82친구 동생 언니에게
이렇게나마 털어놓고 갑니다
ㅠㅠㅠㅠ

[그런]

성격들은 옆 사람들을 서서히 죽여요.
살인을 해야 악한게 아니에요.
그런 성격들이 악인입니다.
실제로 주변 사람들 다 암으로 죽더군요.
원글님처럼 참다가 말한번 하고 그럼 좀 나아지는듯하다가 또 원상태, 그럼 주변인은 또 지옥.
이게 반복되면 나중에 옆 사람은 죽어요.

매정하게 연 끊으시던가 거리를 멀리 두시고 최소한만 하세요. 착한 성격들에게는 불가능한 일.
결국 주변인들 마음의 병으로 괴로워하다가
몸, 마음이 상해서 죽어가는데....
끊지 못하시죠? 그럼 병들어가고 영혼이 파괴되는일만 남았어요.
거기 똥물이야 나와, 도망쳐!
엄마가 여기 있는데 나만? 못해!
죽어가는 일만 남았는데 착해서 못도망가지요....

[괜찮아요]

제 친구는 세상에서 누가 제일 싫냐 하면 주저앉고 엄마라고 답해요
그런 댁들이 생각보다 많은거 같아요
원글님 어머님은 마음이 아픈분 같아요
분노조절안되고 약한 자녀에게 푸는거
정신과 다니며 약먹어야 하는 질환이에요 병이에요
그런 아픈분 밑에서 자랐으니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최선을 다하고 계신거에요. 잘하시고 있다보고요
나중에 후회가 남지 않겠죠
불교에수 현생은 사바 세계라고 해요
사바란 참고 견디다 에요
누구나 정도와 대상의 차이는 있지만 타고난 몫의
짐과 아픔은 있다고 생각해요
잘하셨고 앞으로도 마음가는대로 잘 하실꺼라 생각해요
일단 좀 추스리시고 쉬시지요

[ker]

내가 강해야 함부로 못해요 ..
부당한 일엔 아니다 하고 거리 두 세요

[ᆢ]

님 엄마는 변하지 않아요.
돌아가시는 그 순간까지 그 성격으로 돌아가실거라고 감히 민씀 드립니다

그러니 님과 님가정만 생각하세요.
그게 옳은길입니다

[00]

저는 나르시시스트와
가스라이팅을 엄마를 보고 떠올리게 되었어요...
내나이 50이 넘어서 엄마를 제대로 보게되었어요
저희 엄마도 그렇게나 화를 내던데
저는 틈틈히 제 의견 말했어요..그럴때마다 저를 나쁜사람으로 만들고 당신은 희생만한착한사람이자 더이상어떻게 하냐고 맨날 그말만 해요...중요한건 제 이야기를 절대로 절대로 끝까지 안들어요..항상 말 잘라요....사회생활에서 사기당한거보다 더 나쁜게 엄마한테 조종당하고 버려지고 방치된거라고 생각해요..
제인생의 우울한원인을 찾았고 이젠 하나씩 매듭풀고 감정적으로 저를 치유할려고 노력하는 중이예요...
님은 그래도 어머니께서 어렸을때 잘 돌보아주셨으니 저보다는 훨씬 나아요...부럽습니다.
엄마와아빠가 저에게 언니에게 부모로서의역할을 전혀 안햇기에 저는 당당해요..그래도 여전히 우리자매가 돌보아주고있긴하지만...이미 차가워진마음은 돌이킬수가없어요.
대화하고 용서하고 그럴려고 계속 시도햇지만 그들은 끝까지 침묵으로 일관해요

[중심잡기]

어머님 때문에 마음이 너무 괴로우시면서도
글에서조차 남들에게 너무 나쁘게만 보이지 않으려고 그래도 우리 엄마는요..하시는 착하고 여린 마음이 느껴져요
엄마를 떠올리고 생각하면 양가감정에 많이 힘드신 것 같아요 지금 감정에서 중심을 못 잡고 있는 것 같고요
어릴 적부터 그랬을 것 같아요
우리 엄마는 도대체 좋은 엄마인지 나쁜 엄마인지
천사인지 악인인지 모르겠는 어린시절부터의 갈팡질팡도 느껴지고요
어떻게 엄마에게 대처해야 할지 모르기에 갈등이 지금까지도 강하게 이어지고 있네요
이제 엄마의 양육이 필요없는 나이 든 성인인데도 여전히 어쩔 줄 몰라하고 계시고요

보통사람도 다 복잡한 다면적인 내면을 가졌죠 사람이란 건 그렇게 일관적일 순 없으니까요
하지만 대하기 편하고 상대를 편안하게 하는 사람은
신경질과 화를 안 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표현하는 방식이 대부분 일관적이죠
행동 전 알아차릴 수 있는 언어로 상대를 대하기에 서로 갈등없이 그 순간들을 넘기고 관계가 원만할 수 있는 거고요 서로를 대하는 노하우가 생길 수 있도록요
하지만 아쉽게도 어머니는 그런 분이 아닌 거예요
어떤 인격으로 표현하는 건 좀 실례같고 복잡하고 다면적이고 예측불허하고 지배적이고 폭력적이죠
대상에 따라 선택적 공감능력을 발휘하고요

저는 원글님이 감정의 중심을 잡으셨음 좋겠어요
엄마는 그런 분이에요 엄마를 어떻게 바꿔요 노화에 따라 더 나빠질 것만 남았는데요
우리 엄마는 좋은 사람인가 나쁜 사람인가 고민하는 마음 속의 아이에게 답을 주려하지 마시고
되도록 담담하게 엄마를 또다른 타인처럼 대하세요 엄마에게 더 이상 소속되지 마시고요
평소 님이 다른 사람을 대할 때 쓰는 방식대로 엄마를 동일하게 대하는 연습을 하세요
그건 별로라고 짧고 분명하게 의사표시하세요 무리하거나 힘들게 될 일은 하지 마시고요
머리꼭지까지 화가 나는 건 엄마와 마음으로 대화를 하려고 하기 때문이에요
그제 볼 땐 좋은 엄마같은데 오늘 다시 전화하니 역시 너무 나빠 불쌍한데 불쌍하지 않아
어릴적부터 복잡하게 차오르는 양가감정을 계속 확인하려 해서 님이 힘든 것 같아요
우리 엄마는 악인도 선인도 아닌 노년의 상당히 괴팍하고 굉장히 까다로운 암환자라는 객관적인 조건으로 대하시면 어떻게 돕고 어떻게 거리를 둬야하는지 뭘 포기해야 하는지 계산이 좀 나오지 않을까요

[엄마]

그런 과거와 역사를 쌓아온 엄마와 뭘 더 좋은 관계가 될 수 있을 거라고 마음을 낭비하세요?
사람은 변하지 않는거고
특히 엄마는 변하지 않습니다. 내팔자가 나빠 자식복 없어 딸복이 없어 저리 불효한다고 생각하시겠죠. 그 생각이 틀렸다고 사실은 엄마가 나쁜것이었다고 원글님이 이야기한들 받아들여지지 않고 점점더 불효녀로 몰고가실 겁니다. 원글님의 마음 속 죄책감과 늙고 아픈 엄마에 대한 연민을 마구 자극하면서요.
그런 카톡 보내지 마시고 마음을 적당히 쓰세요.
예의없는 사람에게는 무례해도 돼요. 엄마라도 말이죠.
배려없고 공감능력제로인 사람이라면 똑같이 대하셔도 됩니다. 엄마라도 마찬가지예요.
엄마에게 절대적인 희생과 복종을 하기를 원하세요? 그 어떤 사람도 그런 관계는 바래서는 안 되는거예요. 인간관계는 받은 만큼 서로 하는 만큼이예요. 죄책감에서 벗어나세요. 거리를 두세요. 엄마한테 구구절절 말하지도 말고 정신적으로 독립된 내 인생을 사세요.

[...]

너무 소중하고 좋은 말씀들을 많이 주셨네요
저도 나르시시스트와 가스라이팅이란 단어를 보면
저희엄마가 바로 떠올라요ㅜㅜ

댓글들을 찬찬히 읽는데 눈물이 차오르네요
얼굴도 사시는 곳도 모르는 82님들께 큰 위로를 받아서요
저희 엄마가 앞으로 좋은쪽으로 변하실 확률은 진짜 거의 없겠죠
이 이유조차 넘 슬퍼요
엄만 왜 오빠에게와는 달리 유독 제게 더 심하게 이러셨던건지
정말 여쭤보고싶어요
아니 솔직히 몇년전에 여쭤봤었는데 본인은 그랬던적도 없었고
기억도 안나고 저와 오빠를 지극정성 사랑으로 키웠는데
고마움도 모르고 이제와서 그따위 소리나한다며
막 화를 내시더라구요

댓글들을 보니 마음이 차분해지면서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어요
제 인생이 제일 소중한거니 앞으론 주신 말씀대로
적당한 거리를 두고 제 마음의 중심을 잘 잡도록 할게요
댓글로 위로해주시고 공감해 주시고 힘 주신
모든 분들 진심으로 넘 감사합니다

[ㅁㅇㅁㅁ]

저에게도 필요한 조언이네요....

[...]

댓글이 좋네요.
원글님 혹시 글 지우고 싶으시면
댓글은 남겨주세요.

종종 읽어 보겠습니다.

[동지]

엄만 왜 오빠에게와는 달리 유독 제게 더 심하게 이러셨던건지
정말 여쭤보고싶어요

남아선호 사상. 같은 여자라 더 만만하고 더 화가 나고.
본인보다 편하고 좋아 보이는 게 싫어서.

[애증]

저도 친정엄마에 대한 감정이 복잡해서
도움되는 댓글들이 많아 감사히
저장합니다

[나르시시스트]

공감갑니다.나르시스트에 공감능력제로인 친정엄마. 여러감정이 드는것.원말 죄책감 등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