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학 녹취록 1,325쪽을 다 읽고 난 소감
2023.01.14.
주말을 이용해 뉴스타파가 공개한 정영학 녹취록 1,325쪽을 모두 읽어 보았다.
한편의 범죄 장편 소설을 읽은 느낌이다. 영화 '아수라'보다 더 재미있어 지루한 줄 모르고 처음부터 끝까지 거의 12시간 스트레이트로 읽었던 것 같다. 정영학 녹취록을 그냥 영화 대본으로 삼아 영화 한 편 만들어도 대박칠 듯하다.
탐욕, 협잡, 음모, 이간질, 협박, 자수 공갈, 불법, 비리, 부패 등 인간의 부정적 요소는 다 보여준다. 영화 '아수라'가 선인은 없고 악인만 나온 것처럼 정영학 녹취록에는 인간의 선함은 없고 악함만 난무한다.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이 어떤 것인지는 정영학 녹취록에 나오는 유동규의 다음의 한마디가 다 설명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천억짜리, 4천억짜리 도둑질하는데 완벽하게 하자. 야, 이거는 문제되면 게이트 수준이 아니라 대한민국을 도배할 거다.”
박근혜 탄핵 정국 시의 고영태 일당의 녹취록에서 보여진 고영태 일당들이 자신들의 이익을 취하기 위해 작당 모의를 하고, 자기들끼리 속고 속이는 추악한 모습과 너무나 흡사하다.
다만 결과가 완전히 달랐을 뿐이다. 최서원을 팔아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려 온갖 추악한 짓을 다한 고영태 일당들은 자신의 범죄를 최서원과 박근혜에게 덮어씌우고 의인으로 대접 받았지만, 대장동 일당들은 천문학적 도둑질 성공을 코앞에 두고 감방을 가게 생겼다.
필자는 참 의아하다. 고영태 일당의 녹취록은 당시 검찰이 입수하고도 그 존재조차 알리지 않았는데 검찰이 작성한 정영학 녹취록은 어떻게 언론이 공개할 수 있었을까? 검찰은 정영학 녹취록을 대장동 일당을 기소할 때 증거 자료로 제출했는데 최서원의 재판에서는 왜 고영태 일당의 녹취록 전체를 증거로 첨부하지 않고 또 공개되지 않았을까?
만약 고영태 일당 녹취록이 전부 공개되었더라면 박근혜 탄핵은 없었을 것이라는 게 필자 생각이다. 고영태 녹취록에는 고영태 일당이 최서원을 속이고, 최서원을 협박하고, 심지어 자신들의 이익을 챙기기 위해 박근혜를 제거하자는 말까지 나온다. 이번과 같이 고영태 녹취록이 전부 언론에 공개되었더라면 국민들의 박근혜에 대한 오해는 없었을 것이고 탄핵에 대한 입장도 바뀌었을 것이다.
당시 박근혜와 최서원을 수사했던 검찰의 수장이 김수남이었는데 아이러니컬하게도 김수남은 이번 정영학 녹취록에 자주 등장하고, 50억 클럽의 멤버이다.
대장동 일당들을 배후에서 지원하고 역시 50억 클럽 멤버인 박영수는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의 특검이었다. 2011년부터 저런 추악한 짓을 해 왔던 자가 2016년말에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의 특검을 맡았다니 어이가 없다.
그리고 박영수 특검 밑에서 수사팀장을 한 사람이 현 대통령 윤석열이고, 그 수사팀에서 박근혜와 최서원을 수사한 한동훈이 현 법무부장관이며, 대장동 사건을 수사하는 검사 핵심들도 그 때 윤석열과 한동훈과 함께 일했던 검사들인데 과연 대장동 사건의 실체가 규명되고, 공정한 수사가 이루어질까?
박영수를 피의자로 구속 수사하고 기소하기는커녕 단 2번의 조사로 끝낸 윤석열 정권의 검찰이 수사 결과를 발표한들 국민들이 신뢰할 수 있을까?
각설하고, 정영학 녹취록을 통해 알 수 있는 핵심을 아래에 요약하겠다.
1. 천화동인1호는 이재명측 지분인가?
정영학 녹취록만 본다면 유동규의 것이지 이재명의 것이 아니다.
녹취록에는 초지일관 유동규의 것으로 나오지, 이재명의 것이거나 이재명측(정진상, 김용)의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는 어떤 근거도 찾을 수 없다.
유동규는 김만배에게 자기 지분대로 돈을 내놓으라고 독촉하고, 김만배와 유동규는 그 지급방식에 대해 협의한다.
1) 유동규에게 직접 증여, 2) 유동규가 회사를 설립하면 화천대유가 그 회사에 투자하여 간접 지급하는 방식, 3) 남욱이 천화동인1호를 (서로 짜고치고) 소송을 통해 남욱의 것으로 만들고 남욱이 유동규에게 지급하는 방식을 검토한다. 소송으로 남욱이 천화동인1호의 지분을 가져가면 남욱이 유동규에게 과연 줄 지 의문을 제기하는 부분도 나온다. 심지어 남욱은 천화동인1호가 자기의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해 김만배가 욕을 하기도 한다.
이런 사항들은 천화동인1호가 이재명(이재명측)의 것이라면 절대 나올 수 없는 이야기다.
세금, 공통비용을 공제하고 유동규의 몫이 되는 돈이 428억이라는 걸 정영학이 계산해 주는 내용도 있다. 그래서 검찰이 이재명측의 돈이 428억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영학은 이 돈은 유동규 것이라고 주장한다.
정영학 녹취록으로 볼 때, 이재명측의 것이라는 근거는 단 하나도 나오지 않으며, 만약 천화동인1호가 이재명측의 것이라면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너무 많고 유동규의 것이라면 자연스럽게 이해가 된다.
유동규의 것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결정적인 근거도 있다.
유동규는 대장동 개발 사업 설계 당시 남욱으로부터 돈을 받을 때 절대 2층(성남시청 성남시장실)이 알아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유동규는 개발이익 배당금이 나올 쯤인 2020년(2019년?)에 경기관광공사 사장을 스스로 내놓는다. 그리고 이재명 대선 캠프에도 참여하지 않는다. 캠프 참여했다가 대장동 개발이익 챙긴 것을 이재명이나 이재명측에 알려지는 것을 김만배가 우려해 유동규의 대선 캠프 참여를 만류한다.
이런 정황들로 볼 때 유동규는 자기 몫으로 챙긴 걸 이재명이 모르게 하려 했음을 알 수 있다.
남욱이 정용학에게 유동규와 관련해 말한 아래의 내용도 이재명 모르게(혹은 이재명을 속이고) 유동규가 대장동 개발사업 이익을 사적으로 취하려 했음을 보여준다.
"아니 진짜로 일은 막 그 본인(유동규)이 그, 진짜 너무 편한 사람들끼리 얘기하는 것처럼 얘기해요. 둘이 앉아갖고. 저는 대화를, 저는 대화를 거의 안 하니까요. 예예만 하니까. 그런데 본인 사업이야, 이게 지금. 대장동은 본인 사업이 됐어, 본인 사업.“
“우리 둘이 바운더리 딱 쳐놓고 아주 세밀하게, 그 저기 블록을 하나씩 하나씩 쌓으면서 완벽하게 일을 진행하자. 죽을 때까지 너하고 나 이제 한 몸 아니냐. 나도 너도 못 빠져나가고, 너도 나 죽으면 같이 죽는 거 아니냐. ~형이 다 알아서 할 건데, 너 원하는 대로 해줄 거고, 궁금한 거 있으면 나한테 언제든지 얘기하면 내가 방향 잡아서 해줄 거고, 일 문제는 걱정하지 마,”
녹취록 P230~231에는 트윗에 유동규 관련 글이 올라오자(유동규가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하여 잘못하고 있다는 비난성 글로 추정) 유동규가 이재명 앞에서 쇼를 하는 장면이 나온다. 유동규가 이재명 앞에서 그 글을 올린 사람을 잡아 고소한다고 지랄거리자, 이재명이 웃으면서 그냥 냅두라고 해서 넘어갔다고 말합니다. 이 말에 대해 정영학은 “다행이네. 정말 다행이네요”라고 말한다.
이는 유동규가 자신이 대장동 일당들과 작당하는 것을 이재명이 알면 큰 일 난다고 생각하고 발각될까봐 걱정했는데 유동규의 쇼에 이재명이 속아 크게 문제 삼지 않고 넘어가서 정영학은 다행이라고 생각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김용과 정진상도 유동규나 김만배로부터 부정기적으로 돈은 받았겠지만 큰 돈은 아니었을 것으로 보이고, 대장동 개발 이익의 지분을 약속 받은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재명측이 2025년에 개발이익 지분을 넘겨 받기로 했다는 검찰의 주장도 녹취록을 보면 내용이 다르다.
김만배가 유동규의 몫을 지급하는 방식을 논의할 때 유동규가 회사를 설립하면 10년이 지난 2025년에 김만배나 화천대유가 투자하는 것으로 하는 걸 이야기하는 대목이 나온다. 김만배가 유동규에게 주려는 것이었지 이재명측에 준다는 내용이 아니다.
2. 이재명은 책임이 없는가
이재명은 대장동 개발 이익 일정분을 약속받고 그들과 짜고 대장동 개발사업을 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지만 그들로부터 지원을 전혀 받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녹취록에는 김만배가 이재명의 선거자금 11~20억을 지원했을 것으로 보이는 내용이 있다. 그리고 이재명의 선거법 위반 사건 소송에서 김만배가 손을 쓴 정황들도 나오고.(김만배는 은수미의 소송 건에도 개입한다.)
이렇게 사법 처리를 받아야 할 부분도 있지만, 이재명이 이 사건에서 책임져야 할 부분은 오히려 정치적, 도의적 책임이 더 크다.
이 사건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대장동 일당과 모의하고 실행에 옮긴 성남시(성남도시개발공사)측 인물은 유동규, 유한기, 정민용이다. 정민용은 남욱이 꽂아 넣은 인물이고 남욱이 100억을 주기로 했으니 이재명이 직접 책임질 일은 아니지만, 유동규와 유한기를 임명한 것은 이재명이고, 유동규가 대장동 개발사업을 요리하도록 한 것도 이재명이고, 유동규의 안을 결재한 것도 이재명이다. 유한기는 대장동 일당으로부터 수억원을 받았고, 대장동 개발 이후 남욱, 정재창과 함께 남양주 양정지구 개발로 큰 돈을 벌 계획을 모의한다.
설사 이재명이 비리에 관계없다 하더라도 유동규에게 놀아난 것은 지휘감독을 잘못한 이재명의 책임이다. 1조원 가까운 비리를 방치한 것에 이재명의 책임이 가장 크다.
더구나 이재명은 대장동 개발 사업을 자신의 정치적 치적으로 삼고 이를 경기도지사 선거에 이용하고 당선되었다. 그리고 대장동-제1공단 복합개발 실적을 과대 포장해 선전해 선거법 위반으로 재판받기도 했고, 권순일 대법관을 매수해 무죄 선고 받았다는 의혹도 있다. 무죄 받게 하는데 김만배가 손을 썼다는 정황이 농후하다.
이런 측면에서 이재명은 대장동 개발 비리 사건에 책임을 지고 정계를 떠나야 한다. 수사 결과에 따라 사법 처리될 사안이 발견되면 감방에도 가야 하고.
3. 김만배 돈을 받은 기자가 4명 뿐일까?
현재까지 알려진 김만배 돈을 받은 기자는 한겨레, 한국일보, 중앙일보, 채널A, 4곳의 언론사 4명의 기자다.
김만배가 대장동 개발 비리 보도를 막으려 저 4곳의 언론사 기자들에게만 돈을 뿌렸을까? 이재명과 관련된 일이면 보수 언론들이 더 난리를 칠 것인데 김만배가 이를 모를까? 한겨레 석진환에게 9억원을 줄 정도면 보수언론에는 얼마나 뿌렸을지 짐작이 가지 않나?
녹취록에는 김만배가 기자들에게 2억씩 준 것처럼 나온다. 지회(기자들 모임)를 관리한다는 내용도 나오고. 이로 볼 때, 저 4명의 기자에 그치지 않고 언론에 뿌린 돈은 적어도 저 것의 수 배는 될 것이다.
언론들이 박근혜 정부가 김영란법 대상에 언론(기자)을 포함한 것에 대해 왜 격렬히 반발했는지, 박근혜 탄핵 정국 시에 보수, 진보 언론들을 막론하고 허위, 날조, 과장 기사들을 왜 그렇게 많이 쏟아냈는지 이해가 된다.
4. 민주당은 왜 특검을 밀어붙이 못하나
민주당의 현재 스탠스가 매우 모호하다.
당연히 특검을 밀어붙여 대장동 사건의 실체를 규명하자고 나오면서 다수당의 힘을 보여주어야 하는데 말이다.
당대표인 이재명이 이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민주당 출신 시장 하에서 벌어진 일이라 어떤 수사 결과가 나오더라도 책임이 제일 크기 때문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단지 이것만이 이유가 아닌 것 같다.
친명계야 그렇다 하더라도 친문이나 중도계는 목소리를 높일 수 있고 특검을 강력히 요구할 수 있다. 그런데 이들도 소극적이다.
그런데 그럴만한 이유가 있어 보인다.
이 사건에 김태년 의원과 그 보좌관이 깊이 연루된 것으로 보이고, 이화영도 이 녹취록에 언급되고 있으며, 민주당 소속인 최윤길(성남시의회 의장), 윤창진(위원장-의장), 강한구 성남시의원이 대장동 일당과 작당을 했기 때문이다.
이들을 깊이 수사하면 민주당 인사들이나 민주당 핵심 어디까지 나올지 장담 못한다.
그래서 민주당도 일정 수준에서 수사가 마무리되기를 바라는 게 아닐까?
*P39~P44에 김태년(민주당), 이화영(민주당), 신영수(한나라당 국회의원)이 언급되는 대화가 나온다.
“아. 왜냐면 윤창근 대표가 붙은 이유가 태년(김태년)이 의사 아니면 붙었겠느냐?
5. 윤석열 관련 언급 내용
김만배는 "윤석열은 내가 가지고 있는 카드면 죽어"라는 말을 하고, 윤석열과는 서스럼 없는 사이임을 과시하는 내용이 나온다.
김만배 누나가 윤석열의 부친의 집을 사 주었다는 내용은 없지만, 김만배가 누나에게 부동산 구입 자금을 마련해 주기 위해 자기 회사에 누나를 위장 취직시켜 고액 연봉을 주어 자금을 마련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내용은 있다.
6. 대장동 일당의 힘의 근원은 검찰
대장동 개발 비리가 성공할 수 있었던 것은 김만배 때문이다. 대장동 일당들이 씨세븐(이강길 회장-부산저축은행으로부터 1,150억을 불법 대출 받았다 기소되어 실형 선고 받음, 반면 대출을 알선하고 10억 3천만원의 커미션을 받은 조우형은 윤석열 수사팀에게 커피 한잔 얻어 먹고 풀려남), 대장동 PFV, 도시개발DNP(남욱, 정재창, 정민용이 운용) 시절에는 자신들의 계획대로 되지 않고 좌절되었지만, 남욱이 감방에 간 사이 김만배가 대장동 개발을 주도하면서 성공했다.
그런데 김만배가 성공할 수 있었던 힘과 배후는 검찰(검찰 출신 변호사)이라는 것을 이 녹취록은 보여준다.
50억 클럽의 박영수, 최재경, 김수남, 곽상도가 검찰 출신이고, 권순일은 대법관 출신이다. 이 외도 윤갑근, 강찬우, 양재식, 김기동 등 검찰 출신 변호사들이 녹취록에 등장하며 이들도 김만배가 움직였음을 보여준다.
박영수야 대장동 개발 관련해 그 역할 등이 익히 알려졌지만 최재경과 김수남은 무슨 관련이 있는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녹취록에는 이들 이름이 자주 등장하고 김만배와 만나서 대장동 개발 관련해 모종의 역할을 했음을 암시하는 대목이 나온다.
녹취록에 나타난 특이한 사항은 박근혜의 청와대가 대장동 개발 비리와 관련한 정보를 입수한 듯 이재명을 수사하라는 하명을 내린 것과 조윤선이 오산을 내려갔다는 내용이다.
이런 박근혜 청와대의 지시가 내려오자 일선 검찰들이 난리가 났다는 표현도 나온다. 하지만 청와대 지시를 일선 검찰에서 어떻게 처리했는지는 나오지 않는다. 당시 이에 대한 기사가 없었던 것으로 보아 일선 검찰이 유야무야 했던 것으로 보인다.
만약 일선 검찰이 박근혜의 청와대 지시를 제대로 이행했더라면 대장동 개발 비리는 성공할 수 없었을 것이고 지금과 같이 사회적 비용도 치르지 않았을 것이다.
녹취록을 보면서 검찰 개혁이 절실함을 느꼈다. 문재인 정권이나 민주당이 왜 검수완박을 외치고 공수처 설립을 추진했는지 이해가 간다.
문재인 정권은 윤석열을 사냥개 삼아 적폐청산을 핑계로 전정권 인사들을 탄압하는데 이용해 먹었지만, 그 과정에서 검찰의 무소불위의 힘을 확인한 것이다.
대장동 사건은 법조계(검찰, 검찰 출신 변호사, 판사, 법조계 기자)의 카르텔이 단군 이래 최대의 비리를 배후에서 지원해 준 사건이다.
대장동 사건을 철저히 규명해 법조계 비리를 척결하고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을 수립해야 한다.
윤석열 정권의 검찰 뿐아니라 특검에게도 이 대장동 수사를 맡겨서는 실체를 밝히기 힘들다. 특검도 변호사, 검사, 검찰 수사관 등 법조인들이 주축이 될 것임으로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꼴이다.
따라서 민간이 참여하는 '범국민 특별조사위원회'를 구성하여 수사할 것을 필자는 요구한다.
PS.
정영학 녹취록 Part1에는 박근혜의 청와대(우병우,조윤선) 언급이 나오는 부분이 있다.
P257, 2014.06.27.에 녹음된 남욱과 정영학의 대화에서 남욱이 다음과 같이 말한다.
“지금 저기가 검찰 위에서 청와대에서 오더 떨어졌대요. 이재명이 잡으라고.”
“그래 갖고 검찰이 지금 난리인가 봐요. 만배형 도움이 절실해요.”
P271, 2014.07.28.에 녹음된 남욱과 정영학의 대화에서, 김만배가 우병우 민정비서관(당시는 민정 수석이 아니라 비서관 신분)에게 물어 보고 남욱에게 말한 것을 남욱이 정영학에게 아래와 같이 전해 준다.
“하나는 밖에서 얘기가 나왔고, 건설쪽 사람들...”
“하나는 내일 중원 내부에서 그 사람 그래서 중원으로 다시 갔는데, 일단은 이게 인제 이렇게 이게 구도를 대충 알고 있어요.”
정영학이 “대장동 사업자”라고 말하는 것을 원래 대장동 사업을 처음 민간사업으로 하려다 부산저축은행 대출 사건으로 좌절되었던 ‘씨세븐’의 이강길 회장측을 ‘대장동 사업자’로 지목한 게 아닌가 추정된다. 정영학, 남욱, 정재창은 이강길과 함께 초기 대장동 민간 개발을 추진했던 사람들임으로 정영학이 말하는 ‘대장동 사업자’는 ‘씨세븐 이강길측’이고 이를 ‘중원’으로 부르고, 자신들은 이걸 ‘내부’에서 나간 것으로 보는 것 같다.
이들은 양재식(박영수 특검 영향력 하에 있는 변호사)가 중원을 통제할 수 있는 것처럼 말하며 안심하는 듯한 말을 한다.
이어서 P272에 남욱이 “조윤선이 오산을 내려갔다”는 이야기를 한다.
“지금은 조윤선이가 직접 오산을 갔답니다. 저기 정무수석이,.(하하)”
“그래 갖고 만배형, 제가 정석천이 만난 것 때문에 만배형이 계속 뭐라 하셨거든요.”
“그래 갖고 하여튼 만배형 왈, 모두 다 스톱.”
“예, 그리고 일단은 정무수석이 직접 오더가 온 거는 맞고요.”
“그러면 세죠.”
“그러면 방어하기가 쉽지는 않을 거라 해요.”
위 내용을 보면 조윤선 정무수석이 오산을 간 것은 대장동 개발 사업 비리와 관련하여 정석천에 대해 조사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 정석천이 오산에 연고가 있었던 것 같다. 정석천과 안민석과의 관계는 알 수 없다. 정영학 녹취록에는 정석천이 자주 등장하지만, 정석천이 정확히 어떤 역할을 했는지는 나와 있지 않다.
뉴스타파에서는 박근혜 청와대가 안민석이 OO교통으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받았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안민석을 잡기 위해 정윤선 정무무석을 안산으로 내려 보낸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