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바쁜 시기가 있으셨어요
그래서 시간이 없어서였던건지 꼭 저한테 큰일 보며 전화를 하시더라고요
처음 몇번은 우연이구나 했는데 그 우연이 반복되는거죠.
대화 중간에 묘 하게 힘이 들어가고 목소리가 나른해지는 짧은 찰나.
그리고 비데에 앉아있으면 나는 우웅ㅡ하는 소리.
비데쏘는 소리, 쪼르륵 하는 소리, 휴지 감아올리는 소리.
화장실이시냐고 물어보면 거리낌없이 그래 왜? 하셔서 더 당황케 했던 엄마.
그도 아니면 뭔가 드시면서 전화하더라고요
오이를 씹던 고구마를 깎아먹던 식사를 하던.
오드득 오드득
나름 예의있는, 조선 이씨 왕족 후손이라 기품있는 당신이라고 자부심이 쩌시는 탓에 쩝쩝소리는 안 내시지만.
우리 엄마, 치아 하나는 역시 탄탄하시다 감탄이라도 해드려야하나
매번 통화할 때마다 이러서셔 하루는 솔직히 얘기했어요.
바빠서 이 시간밖에 통화가 안 되는 거 아니시면 화장실 볼일 끝나고 전화주세요 라고.
그랬더니 왜? 들려? 얘는 사람 다 똥싸고 밥먹는데 왜, 에미 똥오줌이 벌써부터 더럽니? 너한텐 나 늙어서 수발 들어달라 못 하겠다, 얘 너 참 무섭다.그래 너 혼자 깨끗하게 살아라 하시더니 전화 안 하시더라고요.한달쯤.
그런데 그간 언니에게도 똑같이 하셨었나봐요.
언니에게는 제게 전하라는 듯이
나, 걔랑 연 끊었다! 고 당당하게 얘기하시더래요.
언니는 아 그러세요 하고 엄마를 달래거나 이해하시라고 설득도 안 했구요.
지금은 저한테 전화하실때 아무것도 안 할때 거십니다.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화장실에서 전화하는 친정엄마
부모 조회수 : 3,026
작성일 : 2023-01-16 11:05:12
IP : 111.99.xxx.59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일희일비금지
'23.1.16 11:10 AM (182.219.xxx.244)저도 본인 운전할때 전화 거는 사람 있어요.
별 중요한 일도 아닌 일상 얘기하다가 본인 목적지에 도착하면
" 나 도착했다 끊어~ 오늘도 수고하구~"
운전에나 집중 할 것이지,
운전하면서도 누가 갑자기 끼어들었다며 욕하고 뒤에서 빵빵 거린다고 욕하고..
그 욕 누구 귀에 들리는 건데?2. ᆢ
'23.1.16 11:19 AM (175.197.xxx.81) - 삭제된댓글그런 솔직한 말을 제가 잘 못해요
불편하고 싫어도 참고 말아요ㅠ
예를 들어 5명 모임이 모레로 약속 되어 있는데 제가 몸살기운이 있는거여요
그러면 단톡에 이러이러해서 못나가겠다고 올릴까말까 하다가 결국 포기하죠
그런데 다른 한명이 자기가 감기가 들어서 이번에는 못나가겠다고 미안하다고 톡에 올리고 결국은 그럼 다들 나올수 있게 일주일 뒤로 개운하게 연기되었어요
나는 아파죽겠는데도 왜 모임에 불참한다고 얘기도 못하나? 자책감이ㅠ
암튼 원글님께 배우고 가네요
한달간 어머니께서 삐지셨다가 결국은 해피엔딩~
언니분도 엄마를 달래거나 이해하시라고 설득도 안했어요 이부분도 상당히 맘에 들어요ㅎ3. ker
'23.1.16 11:40 AM (218.52.xxx.138)창피한걸 몰라요 자꾸 얘기해줘야죠
4. 헐
'23.1.16 11:42 AM (125.204.xxx.129)이누이트 (북극쪽에 사는 사람들) 는 남들 앞에서 대,소변 보는 걸 아무렇지도 않게 여긴다던데
원글님 어머님 전생이 이누이트 아니였을까요...ㅡ.ㅜ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