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말 그대로 ‘울면서 웃었던’ 적이 있으신가요?

난감하네 조회수 : 1,150
작성일 : 2022-12-31 10:40:23
저에게는 잊지못할 경험이 있어요 
그야말로 웃음이 터져나와 멈출 수가 없어 깔깔 웃으면서 동시에 눈물 줄줄 흘리며 울었던…


아이 낳고 병원에 입원하고 있을 때의 일이예요 
분만 도중 문제가 생겨 수술을 하고 회복실로 돌아와 지내며 아이 젖도 물리고 친절하기 그지없는 간호사님 덕분에 여왕대접 받으며 집에 가기 싫다는 생각을 하고 있던 즈음
저를 잘 웃기고 그걸 좋아하던 저라는 걸 잘 아는 남편이 고생한 저를 웃겨서 기분좋게 해줘야겠다는 깊은 배려로 웃긴 얘기를 했어요 
남편이 유머감각이 좀 뛰어나서 평소 과묵한 편인데 한번씩 한마디 툭 던지면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 다 뒤로 넘어가는 스타일
평소 스타일대로 남편은 한마디 툭 던졌고 저와 옆에 있던 간호사는 뻥 터져서 웃기 시작했는데 저는 간호사 터지는거 보고 더 터지고..
문제는 제왕절개 후 스테플러(벌써 25년전 얘기 ;;) 박아놓은 자리도 하나씩 터지고…
저는 계속 웃으니 배에 힘이 들어가고 꿰멘 자리는 뻘겋게 벌어지고 간호사는 놀래서 그만 웃으라고 하는데 그게 안되는 저는 아파서 울면서 계속 웃고..
결국 세군데 터져서 다시 꿰멨어요 ㅠㅠ



다른 하나는 책 이야기예요 
제목이  Absolutely true diary of a Part-time Indian 이고 셔먼 알렉시라는 작가가 썼어요 
유명한 상도 많이 받은 베스트셀러이기도 하고 한동안 미국 교실에 지정도서로 깔려있어서 많은 학생들이 누구나 읽는 책 중 하나였는데 몇몇 동네에서는 표현이나 단어들 수위 때문에 너무 어린 아이들의 권장도서에서 빠져있기도 해요 
한국에는 ‘어느 파트 타임 인디언의 진짜 일기’ 또는 ‘짝퉁 인디언의 생짜 일기’라는 제목으로 나와있더라고요 
열악하기로 소문난 미국 내 인디언 보호구역에 주류 세상과 구별되어 살면서 온갖 밑바닥 모습을 보고 자란 인디언 소년이 세상 밖, 백인들만 있는 학교로 전학가면서 벌어지는 이야기고 성장기예요 
작가가 인디언이기도 해서 이야기가 굉장히 사실적이고 인디언들의 문제를 누구보다 잘 알아서 내용들이 더 와닿고 현실적이예요 
표현력도 뛰어나 그 사람이 쓴 시들도 참 아름답고 좋습니다 
이 책은 영어도 수준이 높지 않고 어려운 단어들도 별로 없는데다 책이 얇기까지 해서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예요 
그런데 저는 이 책을 읽으면서 말그대로 배잡고 깔깔 웃으면서 동시에 눈물 줄줄 흘리며 울었어요 
너무 재미있고 짧은 이야기라 앉은 자리에서 다 읽었는데 소년의 시선에서 본 세상이 유쾌하기 그지 없고 유머가 뛰어난데 그 속에 가슴을 찌르는 아픔이 그대로 묻어있어서 빵 터지고 저도 모르게 눈물이 줄줄… 울다보면 또 빵 터지고.. 반복


연말연시가 다 들어있는 주말이지만 평소와 다름없이 차분하게 따뜻하게 책 한권 끼고 보내는 것도 좋을듯 해요 
82님들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셔요 ~^^






IP : 59.6.xxx.68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12.31 10:47 AM (121.163.xxx.181)

    오오 책추천 감사합니다!
    읽어보고싶네요.

    혹시 추천할만한 책이 있으시면 좀 더 알려주실 수 있으세요?

  • 2. ㅇㅇ
    '22.12.31 10:56 AM (123.111.xxx.211)

    책 읽어보고 싶어요 어렵지 않으면서 술술 읽을 수 있는 책 더 있을까요?

  • 3. ㅁㅁㅁ
    '22.12.31 10:59 AM (125.178.xxx.53)

    감수성이 뛰어나신 분인가봐요

  • 4. 수술자리
    '22.12.31 11:38 AM (220.75.xxx.191)

    터지게 한 남편분 유머내용
    궁금해요!!!

  • 5.
    '22.12.31 12:51 PM (106.102.xxx.251)

    글이 유쾌해요. 읽으면서 저도 웃어요.

  • 6. 쓸개코
    '22.12.31 12:58 PM (14.53.xxx.130)

    저도 남편분 유며내용이 궁금해지네요 ㅎ
    울며 웃은 적은 없지만 애매한 순간에 웃음이 나와 혼난적은 있어요.
    제가 웃음 유머글 좋아해서 82자게에서 수집했다가 웃고들싶어하실때 풀어드리곤 하거든요.
    재밌는 글을 놓치지 않으려고 하는 편인데.. 가끔 그런글이 있어요.
    진지한 내용인데 웃음요소가 있어 댓글들이 재밌다는 댓극ㄹ 달기 눈치보고 있는 그런 ㅎ
    못참고 댓글로 몇번 웃었다가 회원님들께 혼난 적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19642 잊을 수 없는 교사의 언어/정서 폭력 30 ... 2022/12/31 5,630
1419641 비밀경찰’ 의심 중식당 “인도적 차원에서 10여명 중국 송환··.. 3 .... 2022/12/31 2,638
1419640 급체했는데 물을 마셔도 부담스러워요 (더러움 주의) 8 ... 2022/12/31 1,876
1419639 닥터 지바고의 내용이 기억이 안나요 10 기억 2022/12/31 2,380
1419638 이제 눈은 안 오겠죠?(광주) 2 2022/12/31 857
1419637 영양제 먹고 효과보신거 있으신가요 16 ㅇㅇ 2022/12/31 5,696
1419636 불닭볶음면 인기 엄청나서 놀라는 중 17 &&.. 2022/12/31 5,919
1419635 내일 동네 GS 슈퍼 여나요? 2 새해복많이받.. 2022/12/31 1,422
1419634 후라이팬에 냄비뚜껑이 꽉껴서안빠져요 4 뚜껑 2022/12/31 1,437
1419633 일본 여성들이 키가 무조건 작을 거라는거 편견 같아요.. 24 Mosukr.. 2022/12/31 5,473
1419632 문 전 대통령, 연하장에 "유난히 추운 겨울".. 31 zzz 2022/12/31 4,888
1419631 더 글로리 모든 배우들이 보정 많이 안들어가서 5 연휴 2022/12/31 4,246
1419630 양동근은 6 .. 2022/12/31 3,536
1419629 대파랑 소고기로만 국을 끓이면 어떤가요? 10 때인뜨 2022/12/31 2,899
1419628 뽁뽁이와 단열벽지중 뭐가 더 따뜻한가요? 4 ㄱㄴㄷ 2022/12/31 1,293
1419627 Sbs연기대상 남궁민 왔네요 4 ㅇㅇ 2022/12/31 4,302
1419626 내년에 53살되네요(71년생) 17 레드 2022/12/31 5,964
1419625 이청아는 점점 남상이 되는것 같아요 12 ㅇㅇ 2022/12/31 6,265
1419624 마지막날은 시어머님 오시라해서 같이 보내요 22 오늘 2022/12/31 7,050
1419623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21만명-링크 20 구독꾹좋을꺼.. 2022/12/31 3,274
1419622 쌀이 안떨어지게 해야지 ... ㅇㅇ 2022/12/31 2,753
1419621 우리 주식이야기해요.내년에 제일 추천분야는요? 15 wntlr 2022/12/31 3,664
1419620 아웃룩 메일 백업후 설정 어떻게 하는지 아시는분.... 4 궁금 2022/12/31 882
1419619 대리기사 반응 이거 정당한건가요? 5 ㅇㅇ 2022/12/31 1,999
1419618 대학생 아들이 여친집에서 자고 온다고 대놓고 말하면... 20 아들아 2022/12/31 11,7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