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방에서 서울다녀왔어요.

.. 조회수 : 2,370
작성일 : 2022-12-30 00:54:04
지방광역시 살아요.
친가 외가 친척들이 다 서울살아서 중학생때부터 혼자 기차타고 자주 다녀오곤했어요.
학창시절 친구들이 분당이나 강남신도시로 이사를 하나둘 가서 친구만나러도 종종 다녀오고. 성인되고나서는 일관계로, 결혼식때문에 갈일이 계속 있었어요.
결혼후에도 남편 사업체가 서울에 지점이 있어 종종 다니다가 코로나 이후로 남편만 왔다갔다하고 애들 데리고 오랜만에 다녀왔네요.

오랜만에 가니 정말 사람구경 많이 했구요.
새삼 어디가나 스타벅스가 만석인걸보니 서울이구나 실감이 나더라구요.
해외에서 온 여행객이 어디가나있고.
정말 이제는 서울이 국제도시구나 싶었던게 한국이 익숙해보이는 한국 거주 외국인도 정말 많고 국제 커플도 많더라구요.

9호선 급행을 탔는데 대학생 커플의 대화..
남친-잘못탔다. 급행을 타버렸네
여친-뭐라구?
남친-카이소쿠(쾌속)
여친-아~~

경복궁에 일본인 개인 가이드해주는 학생들, 어느 매장에서나 영어로 주문도 잘 주고받는거보면서 와~ 정말 해외에서 관광 올만하네~ 생각했어요.

서울 올때마다 평일 낮이라 택시타고 볼일보러다녔는데 오늘은 퇴근시간 무렵 서울역으로 이동하게되어서 아이들이랑 9호선 급행을 탔는데 처음으로 지옥철 경험했네요. 임산부석이고 노약자석이고 없고 아이가 봉잡고 있었는데 아주머니가 밀치고 본인이 잡으시더라구요ㅜ 정말 꽉차서는 내리는 사람은 없는데 계속 밀려들어오고.. 뒤에서 약간 첫눈에 약간 수상(?)해보이는 할아버지가 허리아프다고 얘기하시면서 저한테 기대시기에 이거 잡으세요 하고 손잡이 양보해드리고 저는 손잡이 달린 봉을 잡았거든요. 그런데 기분탓인지 제뒤에 딱 붙어서 계속 비비시는 느낌이..ㅜ 사람때문에 붙을 수밖에 없으니 기분탓인가 했는데 약간.. 엉덩이에서 느껴지는 볼록 솟은 이상한 느낌ㅜ 근데 뭐라 너무 다 눌려있어서 뭐라말할수도 피할수도 없는;;; 이래서 지하철 성추행도 많이 일어나고 오해도 많겠구나 싶었어요.

다니면서 아이들한테 에스컬레이터에서 오른편으로 붙어야된다고 했더니 애들이 "왜?" "아~ 급한 사람이 먼저 갈 수 있게 해줘야하거든" "엄마, 에스컬레이터에서는 걷거나 뛰면 안되는거 아니었어?" 뭐라 설명해야하나 난감했네요..^^;;;

그만큼 치열하게 열심히 사는 모습이 대단해 보이기도, 젊은 청춘이 짠해보이기도 했어요. 하지만 곳곳에서 열리는 이벤트들, 고궁과 박물관을 나들이 겸 산책겸 오신 분들을 보니.. 또 이런게 서울사는 재미구나 싶기도 했구요. 지방이 편하긴 한데 사람이나 도시나 발전이 없는것도 맞구요.

아이들 키우면서 만난 지인들도 점점 서울로 하나둘 가는 분위기고 젊은 사람들이 최근에 정말 서울로 많이 빠지는걸 느껴요.
현금부자 많고 일자리 없는 도시라서인지 젊은사람이 많이 줄어는게 느껴져요. 공부도 많이 시키는 도시인데 아이들도 다 인서울이 목표이고 또 정말 많이 가네요.

오랜만에 젊은 사람 가득 모인 곳들을 보면서 제가 살던 곳도 서울만큼은 아니어도 번화하고 시내나가면 늘 이벤트가 가득하고 그랬던 적이 있었는데 언제 이렇게 되었나 씁쓸한 마음도 들었어요.
IP : 112.152.xxx.2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적요
    '22.12.30 1:07 AM (211.202.xxx.174)

    저는 지방여행갔다가 서울로 돌아오면 마음이 편해요.
    도심의 활기가 기분을 좋게 만들어주고요.
    제가 아주 적막한 시골서 어린시절을 보냈는데
    뼛속깊이 외로웠거든요.
    원글님 글읽으니 왠지 성격좋은분같단 생각이 문득 듭니다 ㅎㅎ

  • 2. ..
    '22.12.30 1:14 AM (112.152.xxx.2)

    도심의 활기!
    맞아요. 복잡하면서도.. 뭐랄까..
    저희집이 지하찰에서 10분거리인데도 굉장히 멀고 춥게 느껴져서 왠만하면 차를 이용하지 지하철을 잘 타게되지않거든요. 서울에서 3일 있으면서 날이 그렇게 추운데도 걷는게 힘들지가 않더라구요.
    볼거리도 많고 뭔가 대화를 나누진않아도 같이 걷는 다른 사람들과 함께인 느낌 때문일까요.

    아침에 호텔밖에서 보이는 분주한 사람들 모습에 저도 아침부터 부지런해지는.. 그런게 있는것같아요.

    저는 서울에 살지도 않았는데 어릴때 자주 오간 기억때문인가 서울역 나서면 오랜만에 고향 방문한것같은 그런 느낌이 들어요. 이상하죠..ㅎㅎ

  • 3. ..
    '22.12.30 3:48 AM (175.119.xxx.68)

    2000년쯤에 서울가서 지하철서 사람들 막 뛰는거 신기했어요
    저도 지하철 있는 도시 살았는데 거긴 출근하는 사람들 뛰진 않았거든요.

  • 4.
    '22.12.30 8:44 AM (1.236.xxx.165)

    원글님 글 참 좋네요. 아침부터 기분좋은 글이에요

  • 5.
    '22.12.30 8:55 AM (112.166.xxx.70)

    ㅎㅎ 반대로 전 광역시 내려와 살면서 사람들이 뛰지 않는게 문화적 충격이었습니다.

  • 6. 서울러
    '22.12.30 12:01 PM (114.137.xxx.238)

    저도 지방 살다 대학부터 쭉 서울 살았는데,
    바쁘고 치열함 속에 적당한 익명성이 보장되는 서울이 저는 좋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21252 천주교 신자분들께 질문요 5 천주교 2023/01/05 1,148
1421251 롱패딩 첨 입었는데 3 . . . 2023/01/05 2,897
1421250 더 글로리 작가가 자료 수집 많이 하셨네 6 대단해 2023/01/05 4,188
1421249 스텐 반찬통 중고 10 2023/01/05 1,936
1421248 자녀 성장기 재건축 예정 아파트 거주 상담 부탁드려요 5 00 2023/01/05 895
1421247 남녀 키작거나 외모 비하는 좀 자제하자구요 10 지금 2023/01/05 2,817
1421246 아이 ㅋ ㅋ ㄱㄴㄷ 2023/01/05 593
1421245 씽크대 냄새가 너무 심해요 12 음식물 분쇄.. 2023/01/05 1,866
1421244 동치미에 간마늘, 콜라비 넣어도? 4 동치미 2023/01/05 654
1421243 이런 경우 아내가 받을 위자료 있나요? 15 ..... 2023/01/05 2,700
1421242 수면바지 입고 분리수거 하러 나가면 안될까요? 30 2023/01/05 5,922
1421241 더글로리 남편 궁금 22 더글로리 2023/01/05 5,796
1421240 도스토옙스키 악령 번역서 추천해주세요 3 .... 2023/01/05 1,047
1421239 바나나 하니까 예전에는 한다발이 아닌 한개씩도팔았던게.. ???.. 23 .... 2023/01/05 2,485
1421238 바나나는 사놔도 거들떠도 안보네요 14 2023/01/05 4,799
1421237 미국은 태풍올때 그 눈으로 비행기가 들어간대요 3 놀랠노 2023/01/05 2,248
1421236 내일부터 큰추위는 가네요. 패딩 안 팔릴수 밖에 52 짧은겨울 2023/01/05 26,614
1421235 집에서 식당처럼 맛있게 만드는 비법.jpg 12 우리 식구가.. 2023/01/05 5,788
1421234 네스홈 동대문시장 안에 매장 없어졌나요? 4 ... 2023/01/05 1,370
1421233 해외 이민갈때 국내에서 정리하고 갈 것이 무엇이 있나요? 4 베베 2023/01/05 1,658
1421232 결혼할때 친정에서 얼마 받으셨나요? 20 ㅇㅇ 2023/01/05 5,924
1421231 발리에서 생긴일, 미안하다 사랑한다 보신 분 9 .. 2023/01/05 1,693
1421230 초3 피아노레슨비 얼마나? 4 레슨비 2023/01/05 1,822
1421229 우엉이 많이 먹히면 무슨영양소 부족인가요? 9 신기 2023/01/05 2,157
1421228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직장다니기 힘들어서 24 2023/01/05 4,7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