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막을수있는 불행인걸 아는데 방조하는 심리

식물의 조회수 : 1,426
작성일 : 2022-12-22 18:31:04
남편이 부산발령 받아 2년사는 동안 그 전 세입자가 놓고간 식물 두개를 예쁘게 잘 키웠어요. 워낙 볕잘드는 오피스텔이라 물만 잘 줬다고 하더라구요.

남편이 발령 끝나고 그 식물 두개는 베란다에 놓고ㅡ 저희집도 남향 ㅡ 에서 부산때 때깔은 아니지만 근근히 들여다보고 말랐다싶음 물주고 영양제도 꽂아주고... 공들인건 아니지만 잘 자라주었으면 하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시들시들 근근히 자라는 와중에도 새잎도 돋고 그러던중

최근 한파에 바깥 베란다문이 열려있었는지를 모르고 이 식물들이 얼어 갈색이 되어가고 있다는걸 알게된게 이틀전이었던것 같아요.

가볍진 않지만 무겁지도 않아 얼마든지 불과 1미터 안 실내에 들여놓으면 될일인데 죽어가는걸 알면서도 방조했어요.

그리고 오늘에야 안에 들여놓고 살펴보며 다듬고 나니 작은거 하나는 잎 다 떨어지고 중심대만 남았고 큰것도 99프로 잎이 다 떨어지거나 갈색되어 잘라놓으니 10잎이나 붙어있을까 싶네요.

제 이런 심리는 대체 뭘까요?
진짜 터놓지못할 비밀인데 사실은 첫애 기어다니던 시절에도
친정집에 있는 라지에이터를 향해 기어가는 애를 몇초상간으로 충분히 방어할수있고 감지했는데 만질거라는걸 알면서도 방조하여 아이손바닥이 화상을 입은적이 있어요. 오늘 뼛대만 남은 식물들을 바라보니 십수년전의 그 일까지 소환이되네요.

불행의 결과를 알고있고 행동이 어렵지도 않은데 그냥 무기력하게 바라보는 이런 심리는 뭘까요. 제 인생의 내밀한 숙제같고 괴롭습니다.
IP : 59.10.xxx.175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129
    '22.12.22 6:34 PM (106.102.xxx.95)

    헐...

  • 2. ....
    '22.12.22 6:34 PM (221.157.xxx.127)

    사이코패스심리가 있는거죠 .직접가해는 하지않으나 방조하면서 지켜보는것

  • 3. ...
    '22.12.22 6:38 PM (223.62.xxx.205) - 삭제된댓글

    제목 보고 본인에게 닥칠 불행이나 고통을
    두고 본다는 줄...
    화분은 그렇다 쳐도 아이 일은
    무기력이라고 미화시킬 일이 아니죠.

  • 4.
    '22.12.22 7:01 PM (1.236.xxx.36) - 삭제된댓글

    원글님 몸이 게으른 거에요
    원글님 마음까지 탓하지 않아도됩니다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 위험을 예상했지만 설마? 하면서
    둔거지 방치나 무관심은 아니에요
    심한 자기비하하는것도 좋지않아요
    전직 상담했던 사람입니다

  • 5. ...
    '22.12.22 7:02 PM (121.135.xxx.82)

    현실에서 유리되는거?? 급박한 상황인데 멍하게 보게 되는걸까요??

  • 6. 알아요
    '22.12.22 7:26 PM (211.250.xxx.112)

    그 느낌 알아요. 몇 초 후에 벌어질거 알면서도 몸을 일으켜서 막아내는걸 안해요. 지금은 아닌데 과거에 그랬어요. 우울감이 원인인것 같아요

  • 7. ...
    '22.12.22 8:01 PM (221.140.xxx.205)

    우울증 같아요

  • 8. ㆍㄴ
    '22.12.23 12:37 AM (118.32.xxx.104) - 삭제된댓글

    와우.. 그래도 자기몸은 적극적으로 아끼죠?
    우울증보다 사악한 악마성같은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29030 키작은 중학생 단백질파우더 괜찮을까요 12 ... 2023/01/15 2,057
1429029 자식들 여행다니면 서운해 하시는 부모님 31 ㅎㅎ 2023/01/15 6,694
1429028 성취에 따라 자녀를 사랑하지 말라 5 ... 2023/01/15 1,936
1429027 나이들면 가족 외에는 다 별로인가봐요 14 ㅇㅇ 2023/01/15 4,484
1429026 20년 동안 가끔 인사나눈 관련회사 대표님 부친상 직접 가나요 2 조문 2023/01/15 1,015
1429025 음주운전 사망자 줄이는 확실한 방법이 있었네요 10 살인자들 2023/01/15 1,916
1429024 명품 소비 관련해서 놀라운게 13 .. 2023/01/15 4,634
1429023 티타늄.백금 다른건가요? 4 .. 2023/01/15 1,024
1429022 시트지 붙인 벽 위에 실크벽지 도배 가능할까요 4 도배 2023/01/15 1,274
1429021 묘향만두 질문이여 1 궁금해요 2023/01/15 801
1429020 커민 사용법 질문드려요 5 향신료 2023/01/15 509
1429019 추우니까 셰타입어~~ 20 ㅇㅇ 2023/01/15 3,361
1429018 카드사 콜센터(도급직)vs맥도날드 본사소속 매장 매니저 4 .. 2023/01/15 1,134
1429017 질문요..뚜껑있는 우유팩 어떻게버리나요 10 재활용 2023/01/15 1,199
1429016 최저를 더 높여야 하는데. . 17 대학 2023/01/15 2,931
1429015 텀블러 계란삶기 계속 실패해요 26 달걀 2023/01/15 3,012
1429014 아직까지 코로나 안걸린사람 %로 따지면 얼마나 될까요 14 .. 2023/01/15 3,118
1429013 니가 왜 거기 앉아 있니 12 ... 2023/01/15 3,652
1429012 명절 먹을la갈비 4 .. 2023/01/15 1,962
1429011 측면에서 볼록 입체감있는 얼굴이 45도 광대여야 가능한건가요? 3 .... 2023/01/15 1,315
1429010 한살림에서 흑염소진액 사고싶은데 6 ... 2023/01/15 2,140
1429009 영어 질문 2가지 드려도 될까요? 3 sowhat.. 2023/01/15 834
1429008 두피각질 도와주세요 15 레몬티 2023/01/15 2,032
1429007 쓰리스핀 사용하시는분 질문요. 2 밧데리 2023/01/15 979
1429006 50대 보테가 크로스백 이상한가요? 12 크로스 2023/01/15 4,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