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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남편은 여름옷 겨울옷을 구별 못해요.

... 조회수 : 2,979
작성일 : 2022-12-20 14:08:14
말 그대로 여름옷 겨울옷을 구별 못해요.
눈이 삐꾼지, 감각이 둔한지...

결혼 전엔 여름바지 겨울바지도 구별 못한 것 같아요.
한겨울에 여름바지 입고 만난 적도 있었어요.

그리고 패션에 정말 무신경해요.
결혼 전
줄무늬 바지에 줄무늬 셔츠 사선 줄무늬 타이 줄무늬 자켓
천도 다르고 옷 종류도 다르지만
에브리바디 모두 줄무늬로 통일을 이룬 패션으로 저를 만나러 나왔어요.

혼란하다 혼란해...

그런데 또 웃기는 건
그 주제에 옷에 대한 확고한 자기 주장이 있어요.
이 바지는 이래서 불편, 저 옷은 저래서 불편
이래서 안 입고 저래서 안 입고

바지도 일자는 불편해서 안 입는대요.
펑퍼짐한 옛날 구닥다리 통 넓은 바지만 좋대요.

그런데 살도 안 쪄서 낄 일도 없고 
제가 그렇게 스키니한 옷을 사주지도 않아요.
벙벙한 일자 바지도 낀다고 난리난리.

지금은 대충 절충해서 살고 있지만
좋은 옷은 다 버리고 
제일 그지같은 옷만 주워입고
비싼 옷은 다 싫대요.
진짜 이상한 증상...

남이 입다 준 옷은 다 좋고
제가 사준 좋은 옷은 다 싫대고...
그래서 우스꽝스러운 옷들만 처입고... 아우...
정말 짜증 많이 났어요.

어쨌거나 계절 구별 못하는 것으로 돌아가...
결혼하고 나이 먹으면서도 계속해서 그런 기미는 보였지만
제가 중간중간 제어하면서 살았는데
드디어
며칠 전에는 이 추운 날씨에 긴 팔 린넨 셔츠를 입으려고 하더군요.
그거 여름 천이야, 겨울에 입는 거 아니야 했더니
진짜 깜짝 놀라며 왜?????
도저히 알 수 없다는 눈빛이었죠.

아! 
그때 깨달았죠.
평생 고칠 수 없는 거구나.
죽을 때까지 모르겠구나.

그런데 
또 한 가지 소심한 반전은
이걸 귀엽다고 생각하는 내가 있습니다.
생각해 보니 내가 더 이상한 사람 같군요. 쩝...
IP : 1.232.xxx.61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ㅅㅅ
    '22.12.20 2:10 PM (218.234.xxx.212)

    많습니다.^^

  • 2. ...
    '22.12.20 2:12 PM (175.123.xxx.105)

    그 남자분 천생연분을 만나셔서 다행입니다. ㅎㅎ

  • 3. ...
    '22.12.20 2:15 PM (211.104.xxx.198) - 삭제된댓글

    이과형 남자들이 좀 그런듯...
    아들도 그럽니다 ㅜㅜ

  • 4. ...
    '22.12.20 2:15 PM (14.40.xxx.144)

    저도 대학1학년 뜨거운 여름에
    겨울 모직 치마에 빨간 반팔티 입고
    친구 만나러 나간적 있는데
    한친구가 왜 겨울치마 입었냐고?
    그때 전 알았죠.
    이런게 겨울치마구나...
    그걸 입고 나가는걸본 우리엄마
    아무말 안한게 제일 이상해.
    그래도 보고싶다 엄마야...

  • 5. ㅋㅋㅋ
    '22.12.20 2:16 PM (218.155.xxx.188)

    이야.. 울 남편만 그런 줄 알았던..ㅎㅎ

    제 남편은 스웨터에 여름 방수 잠바 입기
    참고로 말하자면 진짜 여름엔 안 입는 그 잠바를 꼭 겨울에 꺼내 입음.
    그러고 제가 뭐라고 하면 어느 게 어느 때 입는 건지맨날 제가 바뀐다고 화냄.(아니 내가 언제...)

    그리고 주 특기는 양복 상하의 완전 어긋나게 입기
    춘추복 상의와 여름 하의 입고요
    넥타이도 이상한 거 매서 블랙 와이셔츠에 갈치색 넥타이 이런거.. ㅠㅠ
    그거 안 어울린다고 뭐라하면 또 간섭한다고 승질내요.

    그래서 제가 니 사도세자냐? 이럽니다.
    휘황을 쓰네마네 ... 에휴

  • 6. 아 너무 웃겨요
    '22.12.20 2:23 PM (211.213.xxx.212)

    혼란한 옷을 입고 나온 그 남자분이 마음에 드셨던거죠??
    글을 너무 잘 쓰시네요 눈앞에 그 옷을 입은 남자가 딱! 서있는 느낌

  • 7. ...
    '22.12.20 2:24 PM (220.116.xxx.18)

    더위 추위를 잘 못 느끼나봐요
    여름옷이 살이 닿아도 춥지 않으니 입는 거겠죠?

  • 8. 저희 집에도
    '22.12.20 2:27 PM (218.48.xxx.80)

    그런 남편 있습니다.
    가을이 돼도 여름 반팔옷
    겨울이 돼도 가을 얇은 옷
    말 안 하면 계속 입습니다.
    안 춥답니다.
    그럼 겨울 옷은 언제 입을 거냐고 하니 그제서야 겨울 나트 입겟답니다.
    어린 애도 아니고 계절마다 입을 옷 챙겨주는 거 짜증 나요.

  • 9. 저희 집에도
    '22.12.20 2:28 PM (218.48.xxx.80)

    겟 아니고 겠, 오타임

  • 10. 저희집은
    '22.12.20 2:37 PM (222.120.xxx.60)

    딸이 그래요.
    잔소리 안 하고 싶은디..ㅠㅠ

  • 11.
    '22.12.20 2:43 PM (112.155.xxx.61)

    많이들 그래요.
    좋은 옷 사줘도 원래 입던게 좋다고..
    이쁜 옷 안 입고 여름 티셔츠 안에 입고 겉에 몇개 껴 입어요.

  • 12. 많이들
    '22.12.20 2:44 PM (106.102.xxx.161) - 삭제된댓글

    그래요
    마누라 머리 자른 것도 모르고 퍼머한 것도 모르고
    립스틱이 그 색이 그 색이지 뭐가 다르냐
    이런 뇌구조 ㅋㅋㅋ

  • 13. ...
    '22.12.20 2:45 PM (218.55.xxx.242)

    추위를 못느끼는데다 무관심이면 그렇게 되는거 같아요
    멋을 몰라도 추위 타면 계절에 맞는 옷이라도 입을건데 춥지도 않으니

  • 14. 제 남편
    '22.12.20 2:57 PM (211.211.xxx.23) - 삭제된댓글

    못 이길걸요,
    자기 옷인지 남의 옷인지 구별을 못 해요.ㅜㅜ
    자기 옷 걸어두고, 남의 옷 입고 와서는
    내옷아니야?, 이래요.
    자켓과 잠바 이런 차이인데도요,
    안면인식장애라는게 실제하더라구요.

  • 15. 팩트는
    '22.12.20 3:04 PM (121.133.xxx.137)

    원글님 걍 한줄만 쓰셈
    난 남편 사랑해요~~~~!!!라고 ㅋㅋㅋ

  • 16. ㅋㅋㅋ
    '22.12.20 3:15 PM (222.99.xxx.105)

    죄송해요 원글님 좀 웃을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웃겨요 아 어뜩해ㅋㅋㅋㅋㅋ
    한줄 한줄 현웃 터져가며 읽었어요
    ㅋㅋㅋㅋㅋㅋ

  • 17. 원글 받고
    '22.12.20 3:51 PM (221.146.xxx.90) - 삭제된댓글

    원글 받고요 거기에다가
    우리 남편은 색깔까지 구분을 잘 못해서
    결혼 초에는 색맹을 숨기고 결혼한 거 아닌지 의심했었어요.
    컬러는 구분을 하는데 미묘한 색상차이를 몰라서
    양복 위아래 짝짝이 입고 출근한 적이 한두번이 아니에요.
    어쩜 퇴근할 때까지 아무도 말을 안 해준 건지
    집에서 제가 뭐라 할 때까지 모르고 있더라구요.
    두개 펼쳐놓고 비교를 해줘도 그제서야 좀 다르네 이러면서 입을 땐 잘 모르겠대요
    네이비색과 진한 파랑을 위아래로 입질 않나
    짙은 갈색과 검정을 섞어입지 않나...
    짙은 회색과 검정 구분은 당연히 못 하고
    같은 계열 색도 질감이 완전히 다른 단품을
    한벌짜리와 헷갈려서 짝짝이로 입고.. 어휴...
    아침마다 출근 전에 제대로 입었는지 점검하고 내보내요. 마누라 욕 먹일까봐...
    그리고 옷을 살 때 기존의 옷들과 비슷한 색은 절대 안 사요..
    그러니 옷들이 온통 알록달록 총천연색이라
    옷 매치하기도 어렵고 같이 다니기 민망해요.

  • 18. 원글 받고
    '22.12.20 3:55 PM (221.146.xxx.90) - 삭제된댓글

    생각해보니 여름 양복 상의에 겨울 양복 하의 입고 출근한 적도 있어요. 둘다 회색.
    그런데 회사에 비슷한 사람이 또 있는지
    겨울 외투를 바꿔 입고 들어온 적도 있었어요.
    도대체 입사시험은 어떻게 통과들 했는지 몰라요.

  • 19.
    '22.12.20 4:06 PM (58.78.xxx.3)

    우리집 남자들도 다 그래요

  • 20. ....
    '22.12.20 4:14 PM (220.122.xxx.137)

    이과형 남자들이 쫌 그래요

  • 21. 세상에
    '22.12.20 5:25 PM (223.38.xxx.3)

    그런 남자가 또 있다니 놀라고 위안받고 갑니다.
    우리집 사람은 여름겨울 양말도 몰라요.
    여름내 두꺼운 양말 좋다고 신더니
    겨울엔 얇은거 꺼내요ㅡ 구두도 구멍뚫린 여름 구두.
    놔두면 이상한 니트에 버석거리는 애착 츄리닝에
    발목양말 신고 슬리퍼 끌고 나가요

  • 22. ...
    '22.12.20 5:58 PM (1.232.xxx.61)

    앗! 세상은 넓고 이상한 사람이 이렇게 많다니!!!

    한 가지 덧붙이자면
    속옷도 이 겨울에 한 여름용 냉감 에어리즘 런닝 입습니다.
    다른 속옷이 없냐고요???
    그럴리가요.
    아무리 말해 줘도 자기는 똑같답니다.
    심지어 따뜻하대요. 헐...
    어차피 똑같은데 뭐 어떻냐고
    기어이 고집 피우고 여름 속옷 입습니다.
    어제도 퇴근하면서 들어와 춥다고 하길래, 입을 한 대 때려주고 싶었어요.

    '그 말이 나오냐? 동정도 아깝다!'

    하지만 그 말은 참았어요.

  • 23. .....
    '22.12.20 8:19 PM (220.71.xxx.119)

    우리집 남자가 거기 가 있는줄.
    양말도 여자 양말인지 남자 양말 인지를 몰라서
    어느날 마누라 꽃무늬 양말을 신고 출근 한적도 있어요.
    다른칸에 구분해서 넣어놨는데 아무데나 열고 양말이 있으니까 꺼내 신었나봐요.
    남자들은 진짜 이해가 안돼요. 다른건 똑똑 할때도 많은데
    왜 저런건 그렇게 바보 같을까요?

  • 24. ㅋㅋ
    '22.12.20 11:04 PM (99.228.xxx.15)

    저도 패션감각 뛰어난 남자랑 원글님남편분같은 스탈 둘중에 고르라면 후자에요.
    남자가 너무 꾸미고 패션 잘아는거 저는 별로에요.
    제남편도 원글님남편과인데 친구가 자기남편은 전날밤에 다음날 출근할 옷 쫙 세팅해놓고 패션쇼한다고해서 깜놀했네요. 울남편은 걍 옷은 몸만 가리면 됨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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