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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항상 모든 감정에서 두세박자 늦는 사람이에요

// 조회수 : 4,053
작성일 : 2022-12-16 01:30:17
왜그런걸까요?

그래서 너 진짜 멘탈갑이다 그런 소리도 들었고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사는지 모르겠다 소리도 들었고
야 진짜 고급으로 멕인다는 소리도 들었구요

그런데 정말 그 당시에는 아무 생각도 없다가
심지어는 퇴사하고 나서 아 XX년 그거 진짜 와 진짜 나쁜년이네 생각들어서
벌떡 일어나서 화병날때도 있고요.

아버지 돌아가셨을때도 모든 거 다 해놓고
몇 년 지나고 나서 아....싶고...

문과 나와서 사회생활 별 문제없이 하긴 하고
그래서 기분나쁘게 하는 사람하고 오히려 안싸우니 실수는 덜하는 편이구요.
중학교때 기억나는게

제가 집이 못사는 편은 아니거든요
근데 주소지가 엄청 깡시골 전원주택이에요.

그런데 우리 엄마가 세주는 아파트촌에 사는 남자애가
(그걸 알리는 없음. 저는 허름하지도 부유하지도 않은 보통차림)
저 어디사냐고 물어보더니
시골 소똥냄새난다 그런 느낌으로 이야기하는데

순간적으로 응. 맞아 내가 사는데가 축사근처라서 거름냄새가 날 수는 있어. 
불편하고 그럼 저기가서 앉아. 참으면서 내옆에 안앉아있어도 돼.
진심으로 이야기했거든요.

그러니까 애들 사이에서 와...XX 쩐다...건들면 X되겠다 분위기로
삽시간에 무슨 요즘말로 멘탈갑녀가됐어요.

근데 정말 말싸움이나 비꼬려는 의도는 아닌데(이기기는 함)
그게 한 근 30년 지나가려는 지금 이제 와 XX개새끼 미친새끼아냐 그런 생각이 들고
둔하고 느리다고 해야하나
무서울정도로 침착하게 이야기해놓고 나중에 기분나빠서 혼자 짜증나고 그래요.

전교에 소문날정도로 그렇게 고급으로 멕이고 싶은 맘도 없었고
야 나한테 무슨 냄새가 난다고 그러는데? 
그런 식으로 차라리 소리지르거나 
너 지금 나한테 냄새난다고 그랬냐? 너는 뭐 그렇게 잘났는데?
그렇게 정공으로 하고 싶단 맘이 들어요 돌아가서는. 
 
감정이 너무 늦은 사람도 병이죠?



IP : 14.45.xxx.29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12.16 1:32 AM (68.1.xxx.86)

    병이든 뭐든 타고난 성격을 듯 해요.

  • 2. //
    '22.12.16 1:35 AM (14.45.xxx.29)

    그렇겠네요. 근데 정말 원초적으로 지랄을 하고 싶은데
    지금 이게 내가 화를 내도 되나? 어? 이게 나한테 지금 멕이는거야? 분석을 먼저하고
    음...지금 저한테 이걸 확인하고싶으신거예요? 하면 상대가 당황하거나 하는데
    진짜 요즘 나이가 들다보니
    남들은 성질 있는대로 내다가도 차분해지고 저같이 하고싶다는데
    저는 이제 야XX너 지금 나한테 뭐라했냐 이게 미쳤나 하고 대거리를 막 하고 싶은 충동이 들기시작하고 있어요.

  • 3. ...
    '22.12.16 1:35 AM (98.31.xxx.183)

    뒤늦은 각성만 아니면 정말 부러운 성격인데요

  • 4.
    '22.12.16 1:36 AM (223.39.xxx.237)

    그래도 그거 부럽네요 ㅎㅎㅎㅎㅎㅎ 잘하신거예요 저도 꾸미는게 없어서 있는 그대로 말하고 살았는데 세상 사람들이 약아빠지고 닳고 닳은 사람들이 많더라고요 저는 캐치가 느린건 아니어서 기분 나쁜적 많아요 좋으신거예요

  • 5. ...
    '22.12.16 1:37 AM (211.36.xxx.84)

    그 남자애 일화는 너무 멋있는데요. 막 화가 안 났을 뿐이지 충분히 기분 좋지 않다고 느꼈고 대응도 너무 잘 했어요. 저는 무지 기분 나쁜데 아무 말 못하고 고작 뭐야 하면서 웃거나 울었을듯요. ㅜㅜ

  • 6. //
    '22.12.16 1:40 AM (14.45.xxx.29)

    키작고 덩치가 작은 왜소한 편이다보니
    머리채 뜯고 주먹질하는데까지 가면 동물적으로 이길 자신이 없다보니 그냥 세련된척을 하는거지
    솔직히 요즘 제가 마동석같이 등치크고 그러면 돈 먼저 내놓고 그냥 막 패버리고 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싸가지없는것들 냉정한척 시크한척 지치고 막 맘대로 해버리고 싶구요...

    얼마전에도 부부동반 모임 갔는데
    제가 남편이랑 6살 차이 나게 어리거든요
    근데 어떤년이 대놓고 호호거리면서 어머나 동갑이신줄알았어요 하길래
    음 우리남편한테는 칭찬이겠지만 저한텐 아니네요 ㅎㅎ 했더니
    아녜요 아녜요 죄송해요 남편분이 세련되셔서 호호 하는데
    집에와서 막 기분이 나쁜거예요

    야 누가 얼평 나이평 해달랬냐 니도 자글자글 늙어보여 이년아 까진 아니라도
    안물어봤거등요? 누가 물어봤어요? 하고싶어요 ㅋㅋㅋㅋㅋㅋㅋ

    근데 괜히 집에와서 기분나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 7. ..
    '22.12.16 1:41 AM (211.36.xxx.108)

    멕이려고 한 사람들은 님 같은 대응에 더 깨갱하고 쪽팔릴거예요. 원초적으로 화내면 원인 제공자 뿐만 아니라 시끄럽게 구는 사람도 이상하게 보는 사람들도 많거든요. 원글님처럼 했을때 못되게 구는 사람만 이상해져요.

  • 8. //
    '22.12.16 1:43 AM (14.45.xxx.29)

    제 스스로가 좀 비겁하게 느껴져요
    인상도 어리게 순하게 안보이고
    덩치작고 키작고 마르고 왜소하지 않으면
    좀 뭐랄까 순양그룹 고모처럼 생기고 그럼 분명 좀 더 못됐고 막나갔을거같거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성격이 막 변하려고 하는거같아요ㅋㅋㅋㅋㅋ
    그냥 막 살아온게 억울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럴때 심리치료를 받을까요? 돈없는데...
    그냥 제가 가식적이고 약자의 가면을 쓴거같고 등신같고 막 그냥 억울해요 요즘 ㅋㅋㅋㅋㅋㅋㅋ

  • 9. ..
    '22.12.16 1:44 AM (68.1.xxx.86)

    저희 시어머님보다 젊어보이세요.
    이런식으로 멕여요. 같은 수준으로 돌려까기.
    어버버 하다 절차부심하며 스킬을 늘리는 거죠.

  • 10. ...
    '22.12.16 1:44 AM (211.36.xxx.21)

    원글님 같은 받아치기를 부러워하는 사람들 정말 많은데 인간은 역시 자기건 별로 안 좋아 보이나 봐요 ㅎㅎ 니도 자글자글해 이년아 상상하니까 통쾌하긴 하네요 ㅋㅋㅋ

  • 11. //
    '22.12.16 1:49 AM (14.45.xxx.29)

    요즘 술먹으면 실수할까봐 무알콜맥주만 일부러 마셔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지킬앤 하이드 중 하이드가 막 나올려고 하는거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12. ..
    '22.12.16 2:41 AM (223.62.xxx.122) - 삭제된댓글

    니네 집 옆에 살아서 그런 냄새나나 보다~~~^^
    이렇게 말해줬으면 ㅋㅋ

  • 13. 님~
    '22.12.16 3:09 AM (211.177.xxx.117)

    좋은데요~
    좀 늦는다고 했는데도..다들 님의 힘을 알게 되잖아요?
    님같은 분이 내 옆에 있으면 좋겠어요~
    두 세 박자 느리면 어때요?
    50%정도 먹히면 성공이죠?

  • 14. 가만
    '22.12.16 7:22 AM (211.184.xxx.190)

    우리남편한테는 칭찬이겠지만 저한텐 아니네요 ㅎㅎ

    ----------
    이거 좋은데요? 저 같으면 더 어버버하고
    집에 와서 폭발했을 듯.
    님같이 대응하는것도 쉬운거 아니에요.

  • 15. 정말 부럽네요
    '22.12.16 7:25 AM (210.204.xxx.55)

    저는 님처럼 세련되게 대답도 못하고 어버버하다가
    집에 와서 항상 땅을 치구요, 제 감정도 뒤늦게 깨달아서 늘 분만 삭여요.
    님 글 보기 전에도 몇 년전 일들 생각하면서 혼자서 이를 부드득 갈고 있었거든요.

  • 16. 그나저나
    '22.12.16 7:26 AM (210.204.xxx.55)

    너도 늙어보여 이년앜ㅋㅋㅋㅋ
    정말 웃기네요. 댓글 보다가 뿜었어욬ㅋㅋㅋㅋ
    원글님 성격 정말 매력적이실 거 같아요. 주위에 따르는 사람 많구요

  • 17. 원글님 방법
    '22.12.16 8:28 AM (59.6.xxx.68)

    좋아요 ^^
    더구나 그게 머리 속 계산에서 나온게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온다는 건 타고나셨다는건데 더 대박인거죠
    미국 스타일이신듯
    박자가 늦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저같은 경우도 원글님 스타일이라 그냥 있는대로 얘기했는데 오히려 상대방에서 눈치를 보는 일이 종종 생겨요
    혹은 누가 뭐라고 해도 그냥 미적지근하게 웃으며 아…네… 그러고 다른 사람과 대화 시작하거나 제 볼 일 봐요
    그런 경우, 저의 기대 이하의 대응에 그쪽이 실망하는 것을 본 적이 여러번 있어서 나름 에너지 덜 쓰고 잘 넘기는 또다른 방법이라는 생각도 들어요 ㅎㅎ

  • 18. 저도 그래요
    '22.12.16 11:37 AM (220.80.xxx.68) - 삭제된댓글

    중학교때 왕따당한거 대학생 되서 분노.
    아버지 교통사고 가해자가 거짓말한거 10년뒤 억울(웃긴게 꿈에서 억울하고 일어나니까 감정사라짐)
    남편과 다툴때도 남편이 흥분한 이유는 뭘까 고찰중
    멘탈갑이라는 소리도 들어봤지만 무뎌서 그런것 같아요.
    대거리충동도 느껴봤지만 아직까지는 속으로만 그것도 몇박자 뒤늦게 합니다.
    병은 무슨 유전이겠거니 합니다.
    주변인으로 사는 느낌도 나쁘지는 않아요.

  • 19. 자기의
    '22.12.16 12:36 PM (124.54.xxx.37)

    감정을 스스로 몰라준거에 대한 분노일것 같아요 그럼에도 순간대처능력은 갑이네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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