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랑하는 여러분,
22년의 끝자락에서 인사드립니다.
내일은 음악을 시작한지 어언 15년,
20대의 마지막 달에 제 1집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많은 복잡한 생각들이 들지만..
전작들을 포함한 그간의 제 모든 작업물들이 이 앨범 한 장을 내기 위해서였다는 생각이 내내 들었어요
우선 너무나 감사합니다.
많은 분들이 그 사소한 진심을 눈치채주셨다는 믿음으로 더 용감하고 진실되게, 제 지금 형태의 심장에 근접한 음악들과 언어들을 블렌딩할 수 있었어요.
정말 행운이죠.
사실 타이틀곡을 정해두고 시작하지는 않았어요.
모든 곡들이 제겐 정말로 동등합니다.
대 스트리밍 시대에 4분 33초짜리 한글 위주의 노래를 타이틀로 들고 나가는 게 두렵고 조금은 심란하지만, 애초에 하입이나 노이즈를 위한 곡들은 아니었습니다! (진심이에요)
그저 제 아이디 아카이브처럼, 시간이 지나도 여전한 향을 가지고 많은 분들의 마음속에 기록되고 피어날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첫 솔로 앨범에 많은 분들이 참여하셔서 조금 의아하셨을 수도 있지만, 이번 앨범은 제가 스스로 큐레이팅한 전시 같은 앨범입니다. 그분들과 저의 융화를 봐주신다면, 납득하실 수 있을 거에요.
참여해주신 모든 분들의 주파수가 차마 대체할 수 없었던, 1순위의 섭외 대상들이었습니다!
저는 무엇보다 그 분들 모두에게 제 삶의 몇 분, 몇 시간, 어쩌면 몇 달 몇 년의 빚을 졌습니다.
저도 늘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고 싶었어요.
많은 컨텐츠들을 이미 만들었고 찍었고 발매가 다가오니 어쩐지 허허로운 마음으로 집에서 혼술이나 한 잔 하는 중입니다만.. 십 년전이나 지금이나 진심이 진심으로, 사랑이 사랑으로 분명히 닿을 것임을 의심치 않으려 합니다.
모노처럼 첫 단추부터 아주 유기적으로 설계하지는 않았지만, '10 Blues Included'라는 설명처럼, 늘어놓고 보니 모두 제 안에 숨어있던 아름답고 다양한 쪽빛들이 되었습니다.
순서대로 들어주시길 당부드리며.
저는 제가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다양한 저만의 컨텐츠들로 이 앨범을 전개해보려 합니다.
모두가 마음에 들어해주셨으면 좋겠지만, 뭐 아니면 어쩌겠냐는 시원한 마음으로. 열 가지의 파랑 중 당신 마음에 드는 파랑이 하나도 없겠느냐는 당당한 심정으로 곧 찾아뵙겠습니다.
여전한 표정과 여전한 몸짓, 그러나 조금 더 자라고 더 늠름해진 주파수로 그간의 제 오랜 편지들을 보냅니다.
소중히 받아주시면 좋겠습니다.
이 음악들이 만용이 아닌
당신들이 제게 주신 용기이길 바라며.
- 남준
RM '들꽃놀이 (with 조유진)' Official MV - YouTub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