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에게 받은 선물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어요^^

여우맛 사과 조회수 : 3,905
작성일 : 2022-11-19 09:32:24

아이가 엄마 선물이라며 전자책 읽는 기기를 사다주었어요 
전자책을 좋아하지도, 관심도 안주던 저에게 약간은 뜬금없는 선물이었어요 


저는 종이책을 좋아해요 
약간은 누렇고 가벼운, 손에 스치는 종이의 질감을 좋아해요
또한 손으로 한장한장 넘기는 맛과 밑줄도 치고, 다시 보려고 코너를 접어놓았던 페이지들을 이리저리 펼쳐보는 재미도 좋아해요
아랫단 구석에 작은 그림을 그려넣고 종잇장을 후루룩 넘기면 짧은 동영상처럼 그림이 움직이는 장난질도 종종 하고요^^


반면, e-book 리더는 인조스런 형광불빛과 맨들맨들한 기기표면이 읽고싶은 책도 멀리하게 만들고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지작거리며 읽는 독서의 감각적 경험을 앗아간다고 생각했어요 
게다가 단어 뜻이나 떠오르는 단상을 끄적거릴 공간도, 내 손짓도 허용되지 않으니…
종이뭉치가 아닌 기계를 들고 읽는 것도 반갑지 않은 느낌이고


그런데 요넘은 받아들고 보니 뭔가 끌리네요
손에 잡기 부담스럽지 않은 귀여운 크기에 가벼워서, 구석에 박아놓은 핸드백 찾아서 컴팩트처럼 쏙 넣어다니고 싶은 느낌
군더더기없는 몸체에 표면은 유리의 이질감이 아닌 불투명 코팅지를 바른듯 촉감도, 눈도 편해요 
전원을 키니 무광택 종이책 느낌에 글씨도 잉크 그대로!
단어를 찍으면 뜻도 바로 나오고, 하이라이트도 하고, 생각들 끄적여놓으면 어느 책의 몇페이지에 해놓은건지 알아서 정리도 대신 해주네요 
무엇보다 좋은 건 자기 전 누워 책볼 때 불켜고 끄고 신경 쓸 것 없이 조도 조절해가며 읽고 책들고 페이지 넘기는 수고가 필요없다는 것^^


아니 이런게 있었다니…
훅하고 끌리는 마음에 이것저것 시도해보니 더 더 마음이 가고, 저것이 내것이라는 사실에 입이 헤 벌어져요 ^^
책을 고르고, 아이에게 파일 포맷 바꾸는 법도 배워서 책들을 담아넣기 시작했어요 
얼마전 주문한 종이책들은 책꽂이에 자기 자리를 찾지 못하고 책상에 쌓여있는데 요넘은 꿀꺽꿀꺽 담는대로 집어삼키고는 아무 일 없는듯 시치미 떼는 모양새가 심히 매력적 ㅎㅎ


어릴 때 아동용으로 읽었던 고전도 원판으로 골라 넣고, 얼마 전 교보에서 약속을 기다리며 읽다 만 책도 넣고
따뜻하고 훈훈한 이야기도 넣고, 아일랜드 바닷가 풍경이 그려지는 소설책도 넣고
시간이 날 때마다 읽고 생각거리를 주는 철학에세이도 넣고 
정신없이 넣다보니 저것들 다 읽으면 아직 오지도 않은 긴 겨울이 지나가있을 것 같네요 


세상엔 새로운 것들이 끊임없이 나오고, 있던 것들도 변화하죠
50이 넘어가니 익숙한 것들에 대한 관성이 생겨 그런 변화에 둔해지고 관심을 잃어가는 것도 사실
하지만 그 세상의 변화가 내 것이 될 때 생각지 못한 즐거움과 혜택이 있다는 걸 새삼 깨달았어요 
귀찮아.., 나중에 하지~, 너무 복잡해…하면서 놓치는 것은 새로운 기기나 기술이 아니라 그것들이 주는 다른 방식의 즐거움일 수 있다는 생각이 드니 좀 더 부지런해지고, 내 작은 눈과 마음을 열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아침입니다 





IP : 59.6.xxx.68
1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11.19 9:33 AM (119.71.xxx.84) - 삭제된댓글

    신종 광고인가요.

  • 2.
    '22.11.19 9:34 AM (223.39.xxx.173)

    책을 넣는다는 건 이북 구매해서 넣는다는 말씀이신지요?
    집에 책이 너무 많아 고민이라 여쭤봅니다

  • 3. ㅁㅁ
    '22.11.19 9:38 AM (39.121.xxx.127)

    저는 집에 짐 늘이는게 너무 싫어서 이북으로 읽는데 저는 종이책보다 이북이 훨 낫더라루요
    언제든지읽을수 있로 보관 생각안해도 되고..
    근데고1인 아이는 종이책으로만 읽네요
    자긴 종이책이 훨 좋다고..

  • 4. ㅠㅜㅡ
    '22.11.19 9:40 AM (211.55.xxx.180)

    눈이 괜찮을까요 ㅠㅠ

  • 5. ㅇㅇ
    '22.11.19 9:43 AM (218.158.xxx.101)

    이북 머러모로 편리한데
    눈때문에.

  • 6.
    '22.11.19 9:45 AM (222.235.xxx.74)

    이북리더기 정말 잘 쓰고 있어요. 왜 더 빨리 안샀나 싶을 정도로. 윗분 이북리더기는 핸드폰이나 패드와 달리 눈이 편해요.

  • 7. ㅎㅎ
    '22.11.19 9:53 AM (59.6.xxx.68)

    생각지도 못한 광고 의심 댓글에 빵 터지고 갑니다
    누군가에게 뭔가를 파는 건 죽어도 못하는 소심덩어리 아짐인데…
    핵심은 마지막 문단인데 손가락보다 달을 봐주시고요~

    이북리더기가 여러 종류가 있는데 종이책 느낌나는 것들이 있어요
    태블릿 종류나 핸드폰 또는 특정 종류의 기기는 정말 눈아파서 저도 못 봐요
    그런데 어떤 종류는 종이책 느낌을 아주 잘 살려서 눈이 아프지 않아요
    저도 지금껏 그런 이유로 쳐다보지도 않고 살다가 새롭게 알고 왜 이걸 몰랐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서 써봤어요
    작은 네모 하나 들고다니면서 그 안에 수십, 수백권 책 넣고 아무 때나 보고싶은 거 펼쳐볼 수 있다는 건 진짜 신세계예요
    이미 그 혜택을 누리고 계신 분들이 많이 계시지만

  • 8. ...
    '22.11.19 9:55 AM (121.135.xxx.82)

    어떤 이북리더기가 눈이 편한가요?
    이북 잘쓰는 제 친구는.최신형이.더 눈아프다고 예전버전 구하게도 하던데...

  • 9. 저도
    '22.11.19 10:15 AM (180.71.xxx.43)

    관심있어요.
    종이책이 더 좋다고 생각했는데
    여행가서 책을 읽으려니 이북으로 바꿀까 싶더라고요.

    저는 주로 도서관에서 책을 빌려 읽는데
    이북도 도서대출이 쉬운지 궁금해요.
    책읽다가 메모를 남겨놓고 싶거나 캡쳐를 하고 싶을 때
    그런 것도 책을 반납해도 제가 보관할 수 있는지도요.
    혹시 잘 아시는 분 있으실까요?

  • 10. ..
    '22.11.19 10:17 AM (211.192.xxx.221)

    저도 15년 넘게 쓰고 있어요. 너무 좋네요. 그리고 태블릿이나 피시같은 경우 불빛이 화면 반대쪽에서 저희 눈떡으로 비추게 되어있어 눈이 피로 하고요. 이북기기는 내눈 쪽에서 화면 쪽을 바춰주기때문에 눈이 피로하지 않구요. 저는 원서는 칸들 오아시스로 한글은 리디페이퍼라이트로 쓰고 어디 다닐때 책 안들고 다녀도 되고 해서 100퍼센트 만족해요.

  • 11. ..
    '22.11.19 10:21 AM (211.192.xxx.221)

    이북도 도서 대출 가능해요. 대신 단말기를 안드로이드 기반으로 사시면 돼요.

  • 12. 윗궁금이
    '22.11.19 11:09 AM (180.71.xxx.43)

    도서대출에 대해 알려주셔서 고맙습니다~

  • 13. 산딸나무
    '22.11.19 11:14 AM (175.121.xxx.7)

    원글님 어느 제품인지 진심 궁금해요~
    저도 종이책을 고집하는 편인데 어디 가져가서 책을 읽고싶어도 무게 때문에 번번이 포기하게 되네요

  • 14.
    '22.11.19 11:45 AM (125.132.xxx.103) - 삭제된댓글

    저도 정말 관심가고 궁금해요
    어제도 10여권 책 주문해놓고 보관에 고민해야하는 처지가 싫은데
    눈 피로하지 않은 종이 질감의 전자기기라니
    급 구매욕구가 생겨요
    콕 집어주셔도 감사할거에요

  • 15. ㅇㅇ
    '22.11.19 12:01 PM (218.238.xxx.141)

    관심이생겨요 저도알려주세요

  • 16. ...
    '22.11.19 12:06 PM (1.250.xxx.104)

    새로운 전자기기에 혹 넘어가 촣은거 정보나누고 싶은 마음알아요

  • 17. **
    '22.11.19 12:25 PM (218.52.xxx.235)

    어떤 기기인지 알려주세요.
    초성이라도요.

  • 18. 지나가는이
    '22.11.19 12:56 PM (220.117.xxx.140)

    전 크레마s 쓰는데 가볍고 좋아요
    전에 크레마 사운드 사용하다가 수명이 다돼서
    교보샘 쓰다가 무겁고 손목아파서
    크레마s 나오자마자 샀어요. 강추합니다~~

  • 19. . .
    '22.11.19 1:56 PM (218.52.xxx.71)

    알려주세요!!!!
    도서관 대출기간에 연장해도 다 못읽고 반납하는 생활의 연속입니다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430003 트롤리 주말에 몰아서 봤는데요 15 죄송 2023/01/15 4,239
1430002 일본여행 패키지 중 쇼핑은 뭘파나요? 11 일본 2023/01/15 2,773
1430001 아이가 어제부터 근육통처럼 다리가 아프다는데 5 2023/01/15 939
1430000 카카오톡으로 온 선물쿠폰 엄청 많이 받는분들은 챙기기도.. 16 쿠폰 2023/01/15 5,068
1429999 콜레스테롤약 먹고 근육이 아파요 14 ... 2023/01/15 2,652
1429998 형제회비 다들 하나요 22 누구 2023/01/15 4,090
1429997 국민연금 추납? 7 00000 2023/01/15 2,841
1429996 사람들이 저를 편하게 생각하다못해 선을 넘는거같아요 6 엉엉 2023/01/15 3,843
1429995 저희 아이도 adhd일까요 18 혹시 2023/01/15 3,100
1429994 대통령이 누구일까요? ㅋㅋ 6 2023/01/15 2,713
1429993 폐경 후 1년만에... 2 갱년기 2023/01/15 4,013
1429992 지금 여주 계시는 분~ 1 날씨 2023/01/15 1,070
1429991 간헐적 단식 9개월차 후기 12 성형얼굴이이.. 2023/01/15 5,269
1429990 우울증, 불안장애 어떻게 해야 할지 33 도와주세요 2023/01/15 5,295
1429989 저 반지 하나 추천해주세요. 9 부탁요 2023/01/15 2,497
1429988 예솔이 관련 질문요.(스포있을 수 있음) 3 글로리 2023/01/15 2,196
1429987 코로나 격리 해제 후 가족들과 바로 평소처럼 생활 하셨나요? 5 코로나 2023/01/15 942
1429986 실제로 친정아버지가 시아버지한테 저자세 태도 보이나요? 12 ........ 2023/01/15 4,987
1429985 제딸은 adhd입니다 29 조청 2023/01/15 7,134
1429984 동작구 신대방동 출퇴근할만한 2 .. 2023/01/15 746
1429983 기안나오는 여행 프로그램 너무 좋은데요? 12 .... 2023/01/15 4,722
1429982 50대 턱드름 ㅠ 9 에효 2023/01/15 1,660
1429981 중국집 추천해주세요. 20 왕서방 2023/01/15 1,953
1429980 김치찜을 하려고 하는데 8 @@ 2023/01/15 1,990
1429979 전화, 간섭, 시가든 친정이든 선넘는 행동, 내가 허용하기 때문.. 9 먼지 2023/01/15 2,3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