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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애들 키우다 보니 내가 얼마나 편협하게 살았나...알게됨

ㅁㅁㅁㅁ 조회수 : 3,369
작성일 : 2022-10-11 16:31:01
아이 둘 키우는데요.
저희 부부는 둘다 문과대 출신이고요.
저희 포함 주위에 다 가방끈이 길고, 
주로 연구 공부 가르치는 직업이에요
비슷비슷..

근데 아이들을 키우다보니 사람 참 다르구나 싶어요
우선 큰 딸 성격이 정말 와.....내가 젤 싫다하는 유형인거있죠.
완전 공감 못하는 스타일. 극 사고형.
그런데 자세히 보면, 
아이가 못된건 아니고 진짜 뇌가 그쪽으로 발달이 안되었어요.

둘째는요, 또 내가 어린이집 큰애 보낼 때 거기서 제일 말썽꾸러기였던 애들.
즉, 말 디게 안듣고, 천방지축이라 혼자 속으로 부모가...했던 그런 행동들을
얘가 하네요. ㅠㅠㅠ
결국 둘째는 adhd와 인지기능 지연 등의 진단을 받았고요
얘를 잘 키우려다보니 이쪽 공부도 하게 되면서.
내가 그동안 장애인이나 소수자에게
관심도 없었고, 관점도 내 중심적이었고
선 긋고 살았다는 거 느끼고 반성이 되더라고요. 

큰애는 공부를 곧잘 했는데 예체능으로 급진로 전환하더니
이번에 고3인데요
와....연기과 왜이렇게 센가요
우리 때 서울예대 이런데 정말 공부 관심없는 애들만 가는 줄로 알았는데
우리 아이도 전문대에 원서를 3개나 냈고요
내신이 남아도 (저에게) 듣보였던 그런 학교까지 여러 개 쓰게 되더라고요.
아이가 먼저 그런 대학에 원서 낸다고 했을 때 깜짝 놀라고, 
거기 붙으면 갈거야?했는데
나중에 너무 미안하더라고요.
경쟁율이 어마어마어마.....
몇백명 중 몇명만 뽑는데 아무리 실력이 있어도 될까 싶고,
내가 그동안 예대, 연영과 애들 너무 모르고 살았구나 싶고,
세상이 빠르게 변하는데
우리 부부 너무 자기 우물에만 살았구나 싶어서 부끄러웠어요. 

아이에게 사과했어요
엄마아빠 옛날 사람이라 그랬고, 너무 경쟁률 높고 어려운 길 택했으니
그저 가고 싶은 곳 갈 수 있는 곳으로 가라고....
당락에 상관없이 너는 참 괜찮은 놈이고, 엄마 아빠가 할수 있는데까지 밀어줄게...일케요.
휴....
어디 붙으려나 모르겠네요. 

암튼, 애들 덕분에 또 낮아지기도 하고 새 세상도 봅니다.

IP : 175.114.xxx.9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세상
    '22.10.11 4:34 PM (198.90.xxx.177)

    원글님이 이미 깨여있으니 애들 통해서 새 세상이 보이는 거죠.
    큰애가 재주가 많나봐요. 제가 잡기가 없으니 재주많은 애들이 제일 부러워요

  • 2. 저도
    '22.10.11 4:38 PM (115.21.xxx.164)

    아이 키우면서 공감능력도 키워지고 성장하는 것 같아요

  • 3.
    '22.10.11 4:41 PM (116.121.xxx.196)


    원글님 이렇게 깨닫는 부모도 흔하지않아요
    아이 그대로 인정해주고 지지해주고
    내가 몰랐다며 인정하는. .

    어떤부모들은 자신과 다르게 우월한 자식이어도
    자신이 이해못하는면을 계속 비난만 하기도 하거든요.
    예를들어 의사집안에서 예술적인 아이나
    연기지망생 생겨도 그럴수있고요

    다름을 인정하고 내려놓고
    아이를 받아들여주는거 엄청 오픈되고 트이신분이에요

  • 4. ...
    '22.10.11 5:05 PM (223.62.xxx.196)

    원글님은 아주 좋은 지혜로운 부모라고 생각됩니다
    이만큼이라도 깨닫고 이런 글 쓰기도 쉽지않아요

    두 아이들 최고로 잘풀리길 기원드려요!!!
    이미 잘풀리고 있는듯

  • 5. ㅇㅇ
    '22.10.11 5:30 PM (211.36.xxx.212)

    김수현도 연영과 4수했잖아요.

  • 6. 공감합니다
    '22.10.11 5:35 PM (211.36.xxx.219) - 삭제된댓글

    사회의 주류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낙오자, 민폐 취급하는 사람들 제발

    다시 생각하길 바라요.

    도대체 그 자신감은 어디에서 나오는지 모르겠더라고요.

    모두가 어울려 사는 세상이고 사람은 로봇도 아니고 조금 다른 사람은 실패작이 아닌데

    장애인 이동권 시위로 왜 지하철 볼모 잡냐
    왜 산만한 아이로 다른 정상발달(?) 아이의 학습권 침해하냐
    등등

    관용이 없는 편협한 한국 사회분위기 고쳐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자기 의지대로 되지 않는 일이 많다는 것을 왜 모르는지.

  • 7. 아흑
    '22.10.11 5:39 PM (175.114.xxx.96)

    김수현 4수란 말이 비수처럼....ㅠㅠㅠ 그렇게 밀어줄 만한 환경이 우리가 있던가...

  • 8. ...
    '22.10.11 5:53 PM (59.8.xxx.198)

    저는 재수,삼수해도 괜찮으니 부담갖지 말고 시험보라고 했어요.
    정말 불태웠다 할 정도로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안좋더라도 너무 실망하지 않았으면 해서요.
    고딩때 전공을 바꾼거라 늦게 시작한것도 있고 워낙 경쟁이 치열하니깐요.
    다행스럽게 재수해서 여러군데 합격해서 골라서 입학했어요.

  • 9. 맞아요
    '22.10.11 9:13 PM (180.70.xxx.42) - 삭제된댓글

    저도 우물안 개구리처럼 나랑 비슷한 사람들만 만나다가 아이 학부모 관계로 알게 된 분들을 보면서 정말 깨달은 게 많아요.
    세상 잣대로 소위 노는 애들이 주로 한다는 직업을 가진 분들이어서 저도 선입견이 있었는데, 알고보니 정말 너무 너무 열심히 살고 나보다 훨씬 부지런하고 성실한 모습에내 자신이 부끄러웠던 경험도 있어요.
    내가 얼마나 오만하고 경솔하고 자만심 가득하게 살아왔었는지를 아이 키우면서 깨달았네요.

  • 10. ..
    '22.10.11 11:44 PM (106.102.xxx.107)

    저도 식물 가꾸다가 농사 짓는 분들 정말 넘 대단하고 다른 분야가면 나는 아무것도 모르는구나 우물안 개구리로 살아왔구나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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