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꾸밈의 이상한 심리에 대한 고찰

... 조회수 : 2,341
작성일 : 2022-09-02 21:31:20
지금은 안 만나는 20여년 전 옛날 대학 친구 중에 제 옷차림에 되게 시시콜콜 참견하는 친구가 하나 있었어요.
제가 입고 간 옷이 새 옷인 걸 귀신 같이 알아보고 무슨 브랜드인지도 맞추고 백화점에서 샀는지 캐묻고 등등. 
자기도 청바지 톰보이 입은 날에는 누가 묻지도 않는데 톰보이 입었다 자랑하기도 해서 
처음에는 전 걔가 패션에 관심이 많은 애인 줄 알았어요.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서 처음에는 볼 때마다 풀메이크업에 하이힐 신고 다녔던 애가 점점 안 꾸미기 시작하더라고요. 
그런데 패션에 대한 관심은 사라진 게 아닌 거 같은 게 제 옷차림에 대한 지적질은 더 늘었고요. 
플러스 틈틈히 브랜드 입는 골빈 인간들에 대한 분노와 험담을 하곤 했죠. 
저는 쟤가 왜 갑자기 저러나 왜 멀쩡히 대화하다가 갑자기 이상한 대목에서 버럭하나 이해할 수가 없었죠.
그런데 이제 나이 들어 생각해보니 알겠어요.
걔한테는 애초에 자기가 우월감을 느끼는 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하고 처음 만난 옛날부터 그랬다는 걸. 
뭘 해도 타인과의 비교를 통해서만 자기 자신을 정의할 수 있도록 사고 회로가 고정됐달까.
그러니까 걔한테는 뭘 입고 꾸민다는 게 
오늘 나 예쁘다 만족^^이 되는 게 아니라  
오늘 내가 이 무리 중에 제일 예쁘군 후후 난 역시 잘났어^^ 
가 되는 거였어요. 
그래서 주변 친구가 어떤 브랜드 쓰고 입는지에 대해서도 엄청나게 신경을 곤두세웠던 거구요.  
나보다 좋은 거 나보다 예쁜 거 입으면 상대적으로 내가 초라해지니까.
애초에 타인이 좋은 브랜드를 입은 걸 자신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는 거죠. 
자기 만족을 위해 꾸민다는 걸 상상하지 못하고 
아니 저 년이 오늘 나를 만나는데 기 죽이려고 저런 비싼 옷을 입고 왔구나 하고 생각하니까 화가 치미는 거였어요. 
그래서 생각해보니까 
걔가 어느 순간부터 꾸밈을 포기하고 수수하게 다녔던 건 되게 역설적인 행동이었더라고요. 
나는 그런 천박한 년들과는 다르거든! 하고  다른 쪽에서의 비교 우위를 선점하기 위한 것이었어요. 
그런데 내가 수수한 게 스스로 좋고 자랑스러우면 그러면 되는데, 
그 애의 선택은 애초에 소신도 아니고 자기가 좋아서 한 게 아닌 다른 사람과 비교해서 내가 돋보이기 위해 방편으로 한 것이니까 
여전히 끊임없이 남이 입은 브랜드가 뭔지 촉각을 세우고 
친구가 명품이라도 입고 오면 심정이 사나워져서 명품만 입으면 뭐해 몸매가 꽝인데 같은 심술맞은 말을 면전에서 내뱉어야 직성이 풀리는 거였죠.
평소에 틈틈이 자기 좋은 몸매와 저의 슬프게도 꽝인 몸매를 비교하기를 즐겨하면서요. 

그때는 몰라서 그 애가 이유를 모르게 돌변해서 나를 비난하곤 할 때 상처도 많이 받았는데 ㅎㅎ 
이제 나이가 들어서 생각하니 비로소 그 심리가 보이는 것 같아요.
걔가 참... 밴댕이 소갈딱지였구나 ㅎㅎㅎㅎ  
작년에 역대급 망언을 뱉는 바람에 그 친구와는 절연했어요. 
자기는 옛날부터 비싼 핸드폰도 두 개씩 잘만 갖고 다녔으면서 공짜폰만 쓰는 제가 그렇게 미웠을까 싶네요 ㅋㅋ 
쓰다 보니 이런 에피소드도 떠올라요. 
걔가 어느날 학교 도서관에서 저에게 너 폰 어디 꺼냐고 물어서 공짜로 가게에서 준 거 쓴다 했더니 
어머나아 왜 그랬니? 하면서 가방에서 자기 모토로라 폰이랑 남친이 사줬다는 뭐 다른 폰 두 개 꺼내서 보여주며 
비싼 건데, 과 동기 누구도 이거 쓰더라 걔가 우리는 자부심을 가져야 한다고 하드라 
길게 늘어놓던 대화가 떠오르네요 ㅋㅋㅋㅋ 
그때는 별 생각 없이 그래 예쁘네 하고 말았는데 참 ㅋㅋ 

이런 게 이제야 보이네요 
인간 참... 시시하다 해야 할지 재밌다 해야 할지 
나이 드니 안 보이던 게 막 보이면서 인생을 다시 생각하게 되네요.  

IP : 14.42.xxx.245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2.9.2 10:08 PM (106.101.xxx.62)

    친구가 명품이라도 입고 오면 심정이 사나워져서 명품만 입으면 뭐해 몸매가 꽝인데 같은 심술맞은 말을 면전에서 내뱉어야 직성이 풀리는 거였죠.

    ㅡㅡ
    이런 인간 밥맛이예요.
    원글님 보살.

  • 2. 보담
    '22.9.2 10:59 PM (39.118.xxx.157)

    열받을필요없어요. 그냥 여자들은 비교에죽고 비교에 사는 그런동물이다 생각하세요. 자기 속마음이 친구와의 비교로 지옥이든 아니든 어쨌든 앞에선 티 안내고 질투안하는척 자존감 높은척!! 겉모습만은 당당하게 포장 할줄 아는 정도라도 안되는 그냥 모지리다 생각하세요.

  • 3. dlfjs
    '22.9.2 11:02 PM (180.69.xxx.74)

    그런 인간도 있군요

  • 4.
    '22.9.3 12:45 AM (175.121.xxx.7)

    결국 의식 안에 내가 더 많은가 남이 더 많은가 그거에요.
    자존감 낮은 친구분이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76423 저기 ᆢ 스님께 상품권 드리면 실례일까요? 3 2022/09/03 1,225
1376422 김건희 일정,직전 영부인과 비교해보니 5 꼼수대마왕 2022/09/03 2,199
1376421 용산개고기집 호칭이 탁월한 이유가.... 10 ..... 2022/09/03 1,964
1376420 재학생이 본 특목고 출신과 1 ㅇㅇ 2022/09/03 2,141
1376419 27프로 명신 지지자들! 7 00 2022/09/03 640
1376418 친구나 지인한테 내 회사제품 선물하지말라고... 14 엄마가 2022/09/03 3,394
1376417 명신이 클났네... 14 명신이 클났.. 2022/09/03 3,666
1376416 전국 태풍 상황 어떤가요 4 .. 2022/09/03 3,130
1376415 애들 캐릭터 용품 사주는게 내키질 않네요 18 2022/09/03 1,780
1376414 조국 아들은 전공이 뭔가요? 부모가 대리시험쳐줄만큼 비슷한 전공.. 38 ????? 2022/09/03 4,758
1376413 가끔 일할 때 설레요 ㅎㅎ 3 ㅇㅇ 2022/09/03 1,740
1376412 상속합의가 안되는 경우 상속세 신고 2 .. 2022/09/03 2,461
1376411 김건희 수사하라 14 ㅂㅁㅋ 2022/09/03 1,132
1376410 간장게장에 아보카도 2 ........ 2022/09/03 1,236
1376409 "아빠 저 1시에 시험 봐요" 조국 ".. 61 2022/09/03 6,385
1376408 상위권 대학간 자제분들 28 ㅇㅇ 2022/09/03 4,824
1376407 태풍비껴갔나요? 10 태풍 2022/09/03 5,283
1376406 평균소득 높은 직업 50개.. 이러니 의대 의대 하나봄 14 ... 2022/09/03 4,577
1376405 향수 추천 부탁드려요~ 7 킁킁 2022/09/03 1,577
1376404 서울시내 집회일정 알 수 있는 사이트 아시나요? 1 .. 2022/09/03 1,369
1376403 5만원대 추석선물 뭐받고 싶으세요? 20 고민 2022/09/03 3,011
1376402 저희아이가 공익으로 가는데 14 2022/09/03 2,779
1376401 아이가 태권도 시작하고 다리 알이 급 늘었어요.. 2 똥이 2022/09/03 1,071
1376400 나는솔로 최고의 미인은 7기옥순이라네요 17 인정 2022/09/03 7,241
1376399 용산 개고기집 발작하는것을 보아하니... 4 2022/09/03 1,2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