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도 오고 기분도 그렇고..
문득 10년 전쯤 사무실 근처 카페 사장님이 생각나네요.
전문 포토그래퍼인데 카페를 했어요.
어두침침한 카페에 들어서면 벽 곳곳에 사진들이 붙어있고
작은 테이블 몇 개와 한쪽 구석엔 아주 오래된듯한
낡은 흔들의자가 있었어요.
사실 제일 먼저 반겨주는건 사장님의 어서오세요 하는
목욕탕 목소리였는데 그 목소리가 얼마나 깊으면서
따뜻한지 일단 목소리에 매료되고 다음은
귀공자 같이 생긴 얼굴... 아.. 진짜 멋있었어요.
사실 커피맛은 기억도 안나고 ^^;
그냥 사장님이 멋있어서 몇 번 갔는데
나중에는 제가 너무 좋아하게 되니
너무 속보이는것 같고 들킬까봐 못가겠더라고요. ㅋㅋ
카페 앞으로 지나가기만 해도 막 심장이 쿵쾅댔으니까요.
암튼 그러다 그렇게 못가던 중에 가게가 문을 닫아버렸어요.
인사하고 할 틈도 없이 ㅠㅠ
그리고 몇 년 후에 근처 초등학교 앞에서 우연히
여자 아이의 분홍색 책가방을 받고는 다정히 이야기 하며
차에 타는 모습을 봤고 전 놀라서 숨어버렸어요;;
(유부남인줄도 아이가 있는줄도 몰랐어요)
암튼 오늘 창밖에 비오는 것 멍하니 바라보고 있다가
맨 처음 그 카페를 갔던날 비가 엄청 많이 왔던게
생각나서 끄적여봤어요.
잘 알지도 못하는 남자를 그렇게까지 좋아해본게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네요.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한 10년 전에 짝사랑(?)했던 카페 사장님이 생각나요
그리움 조회수 : 2,325
작성일 : 2022-08-30 13:34:13
IP : 223.39.xxx.101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음
'22.8.30 1:54 PM (122.59.xxx.120)듣기만했는데도 감정이 이입이되네요~ 그앞만 지나도 가슴이 뛸정도면 정말 좋아하셨네요.
그래도 감정고백 안하시길 잘하셨어요, 저 결혼했어요 소리들으셨을뻔 ㅎ2. 원글
'22.8.30 2:30 PM (223.39.xxx.75)저 그럴 용기도 없는 사람이에요. ㅋㅋ
3. ...
'22.8.30 2:43 PM (221.151.xxx.109)그렇게 멋있는데 당연히 결혼했겠죠
4. ...
'22.11.3 12:50 AM (175.223.xxx.114)근데
짝사랑(?)의 아주 훈훈한 마무리인 것 같아요.
님이 남자보는 눈이 있었네요...(여튼 보인 만큼만에선)
마중와서 다정하게 책가방 받아주는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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