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쟈도르 광고 보면 떠오르는 옛남친
연말 행사들 다 제치고 비행기표 일정까지
바꿔서 날 보려고 일찍 들어왔어요 ㅎ
너무너무 보고 싶어서 그 당시 비싼 국제통화
요금 내면서 남친이 아침,저녁 꼭 전화했었죠.
아침엔 그친구는 잘 시간
저녁엔 그친구는 일어날 시간
나한테 자장가도 불러주고 며칠에 한번씩
꼭 현지서 찍은 사진들과 음성메세지 넣은
장문의 메일도 보내주던 친구
참 다정하고 성실하고 착했어요.
입국하던 날 씻고 바로 날 보러 나왔는데
겨울이라 눈이 하얗게 쌓인 날이었어요.
백화점서 가죽장갑을 사서 선물로 준비했죠.
남친이 내선물 사왔는데 사정상 못주게됐다고
뭘 다른 거 대신 내미는데 아이스와인 ㅋ
나 술 못먹는데 그래도 달디 단 술이니 다행?
사간 장갑은 너무 커서 남친 손에 헐렁 ㅎ
밀린 얘기하면서 원래 나 주려고 산 향기 좋은
향수를 남친이 샤워하는 중에 어머니가
트렁크 정리해 준다면서 꺼내다 발견하고는
고마워~하고는 가져 가시더라네요.
그게 디올 자도르
1년 넘게 여친 있다 말도 못했던 거죠.
그거 여친 선물이라고 돌려받는 건 더더욱...
엄청 효자에 착한 범생이 장남이거든요.
지금도 좋아하는 향수인데 그 때 그 일이
지금껏 생각나서 마음 한켠이 한번씩 좀 아려요.
여차저차 그 후 헤어지자고 내가 먼저 말하고는
신촌 카페에서 케잌 사서 가족들이랑
먹으라고 마지막 선물로 쥐어 주고는 돌아섰어요.
웃으며 돌아서자마자 눈물이 하염없이
흘러 앞이 안보이는데 그에게 들키지 않으려
코너 돌때까지 힘주고 똑바로 걷다가
돌자마자 다리에 힘이 풀려 주저 앉았어요.
한참을 골목 코너에 쪼그리고 앉아 펑펑 울었네요.
사정상 전화번호를 바꾸게 됐었어요.
마지막으로 그의 목소리라도 듣고싶어 몇달만에
전화했더니 너무 그리웠다고 내가 연락하면
싫어할까 못했다고 번호 바꾸면 꼭 다시 연락달라고
그랬는데 안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결혼해도 힘들 자리다
본능적으로 알았던듯...
고지식한 부모님이 평생 끼고 살 장남
부모님 말씀이면 꼼짝도 못하는 착한 아들
모범생 형과 반대로 엇나가는 동생
거지근성에 시기질투 쩌는 평생지기 ㅂㄹ친구
한 10여년만에 우연히 저만 그를 먼발치서 봤었어요.
여전히 선한 인상 지니고 있는 그의 얼굴이 참
반갑고 감사하더군요.
1. 에휴
'22.8.30 2:58 AM (61.254.xxx.115)듣기만해도 결단 잘하셨어요 마마보이에 장남 효자아들이랑 결혼하면 멀쩡한 놈도 빙신으로 보입니다 님이 안당했으니 멋있어보이는거지.정리 잘하셨어요 결혼해보니 둘만의일로 싸울일은 10프로도 안되고 다 시모땜에.싸우는게 90프로더만요 사랑도 저멀리 달아나더라고요
2. …
'22.8.30 3:17 AM (67.160.xxx.53)영화라면 마지막 문단부터 시작하겠네요. 우연히 인파 속에서 멀찍이 마주친 옛 남자. 회상씬 젊은 배우들은…여배우는 잘 모르겠고, 남주는 박보검 할게요! 영화 제목은 쟈도르. 원글님 덕에 오늘 멜로 영화 보고 싶어졌어요. 뭘 보면 좋을까.
3. ㅇㅇ
'22.8.30 3:28 AM (116.125.xxx.200)예전에 쓰신적 있죠 그때 인상깊게 읽었던 기억이 뒷얘기는 첨듣는데 그래도 남친이 좋은 이미지로 남아서 이야기도 매력적으로 쓰신것같아요
4. 흠
'22.8.30 6:36 AM (58.120.xxx.107)다정남과 마마보이는 양날의 칼인가요?
결혼하면 부인에게도 잘 해줬을 것 같긴 한데.
결국 시어머니감인 남자 어머니 성격이 관건이네요.5. ㅇ
'22.8.30 8:22 AM (211.36.xxx.72)아들트렁크에 향수 물어보지도않고 꺼내가고
그걸 내여친 선물이라고 아님 안된다고 말못하는 것부터 이해가 안되었는데
마마보이라 하니 이해되네요
사실 마마보이도 그정도말은 할수있을거같은데
부모에게 자기의견 말 못하는 병걸렸나봐요
저렇게 지극정성으로 좋아하면서도
자기여자 못 지키고6. 쓸개코
'22.8.30 8:23 AM (218.148.xxx.121)남친도 자상한 스타일이지만 원글님도 참 따뜻한 분인것 같아요.
미워서 헤어진게 아닌듯.. 헤어질때 케익까지 챙겨주셨네요.
원글님이 자도르를 보면 그분이 생각나듯 저도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예전 남친과 몇몇 친구들끼리 다음카페를 만들어 댓글달고 놀곤 했어요.
카페 이름이 '입김불어 써 내려간 친구의 이름' ㅎㅎ
가족들 몰래 채팅맘놓고 하려고 피시방에 가서 한시간씩 놀다오곤 했는데요..
그 피시방의 싸구려 방향제 향이 아직도 선명합니다.
어디가를 지나가다 그 싸구려 방향제 냄새가 나면 저도 모르게 멈칫^^
그리고 그 남친이 즐겨 썼던 엠포리오 아르마니 향수.
원글님 글 읽으니 추억이 방울방울 올라오네요.7. ᆢ
'22.8.30 8:42 AM (116.37.xxx.63)비오는 아침,
원글도 댓글도
아련한 추억들이 맺혀있는
영화 한편같네요.
살면서
그런 추억 한자락씩 있는게
감사해지는 아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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