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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을 두번째 보고 나왔소 (스포 주의)

순덕 조회수 : 1,541
작성일 : 2022-08-25 13:25:34

첫 관람 때 주변이 소란하여 충분히 즐기지 못한 아쉬움에
내 다시 다녀왔소.
다행히 오늘은 좌석도 주변에 포진한 관객들의 면면들도
모두 행운이 따랐소
다들 팝콘 씹는 소리조차 없이 나만큼이나 집중해 보더이다.

내 코앞에 영화관이 있어도 몇 년에 한번 갈까 말까지만
언제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알고 다시 보는 한산은 참으로 좋소.

내 박순신의 눈빛 음성 눈썹 수염 한 올까지
죄다 뜯어보고 오지 않았겠소.
연출도 참으로 세련되며 음향도 열일한다오.

다시 보니
말없는 장군 덕에 주변인들 마음 고초가 이만저만이 아니겠소
왜 기면 기다 아니면 아니다 대답이 없소
큰맘먹고 외람된 질문을 날려봐야 기껏 하는 소리가
자네는 그리 보는가, 이러고 마는거요.
듣는 사람 속에 천불나오-
대체 장군의 의중을 헤아리려면
독심술이라도 마스터해야 허는 게요

오늘 다시 보았더니
그토록 말없는 남자의 입에서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소리높여 나와 순간 주변음을 소거하는
발포하라, 는 명령도 참으로 묵직하지만
단호하고 단정하게 말미가 내려앉은
출정하라.
그 음성 또한 가슴에 작은 떨림과 함께 남소.

그리고
활을 쏠 적에
전투가 치열할 적에
일순 날카로워지는 눈빛과
찌르지 않되 표면 너머 본질을 보는 듯한
평소의 눈매도 가슴에 남았소

그의 마지막 바다일 노량은 개봉한다 해도
가슴이 아파 두 번은 못 보지 싶소만
한산은 희망에 멈추어 있기에
내 아무래도 3차 관람도 하지 싶소.
모름지기 순덕이라면 이쯤은 해야 하는 것 아니오.

아무래도 감독이 의병 영화도 한번 만들고 싶은듯 한데
자못 작품성과 흥행을 같이 잡기 힘든 소재지만
투자도 각본도 제작도 술술 풀리길 내 진심으로 바라오.

나의 8월에는 한산과 함께 한 덕분에
오랜만에 희망을 기억해 보았소

어찌 지켜온 이 땅이오.
두려움과 싸우며 각자의 자리에서
이 나라를 지키고 견뎌 온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심심한 감사를 드리오.

모양새는 사뭇 다르지만
매일같이 이어지는 우리의 작은 전투들도
끝내는 의를 위한 전쟁의 일부일 것이라 내 믿어보오.

IP : 112.166.xxx.252
2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마침내
    '22.8.25 1:28 PM (121.67.xxx.227)

    마침내..
    발포하라..

  • 2. 좋죠
    '22.8.25 1:31 PM (175.198.xxx.21)

    박순신ㅋㅋㅋ
    박해일 넘 좋아요

  • 3.
    '22.8.25 1:32 PM (122.36.xxx.160)

    그리 좋았소? 그대의 후기를 읽으니 나도 냉큼 달려가 보고싶은 맘이 들끓는구려~뭐가 이리 바쁜지‥
    현재 돌아가는 꼴을 보니 구한말의 재현 드라마를 보는것 같은 갑갑함에 가슴을 치오.
    왜 이나라는 정치인들의 수준이 나아지질 않는단 말이오?

  • 4. 저도
    '22.8.25 1:34 PM (211.36.xxx.123)

    한번더 보고 싶은데요 시간이 ㅠ 이번주에

    꼭 볼겁디다 님처럼 아주 디테일하게요 ㅎㅎ

  • 5. ......
    '22.8.25 1:38 PM (1.176.xxx.11)

    원글님 글 잘 쓰시네요.ㅎㅎ 재밌어요

  • 6. 내 아직
    '22.8.25 1:43 PM (211.212.xxx.60)

    토로나 이후 극장 출정을 안 못했는데
    그대의 한산 후기를 읽으니
    어서 박순신 장군을 영접해야 겠다는 의욕이 솟는 구료.

  • 7. 순덕
    '22.8.25 1:46 PM (223.39.xxx.115)

    종영이 머지않은듯 하니 어서들 장군님을 뵈러 가시오~
    다 떠나서 참으로 잘 만든 영화며 꼭 극장에서 봐야 할 작품이오

  • 8. 그런데도
    '22.8.25 1:49 PM (14.34.xxx.79) - 삭제된댓글

    오는 11월 해상자위대 관함식에 해군이 이순신 깃발을 달고 오면 안된다고 하는 왜군의 무례한 요구에 복종하고 참석하겠다는 ...

  • 9. 아하
    '22.8.25 1:51 PM (58.233.xxx.246)

    안보려 했는데 원글님 글보니 보고싶어지오.
    글을 잘 쓰셨소이다.
    내 조만간 보러가리다~

  • 10. ...
    '22.8.25 1:53 PM (112.154.xxx.179)

    박순신과 견주어 전혀 꿀리지 않는 거북선도 관심있게 봐주길 바라오
    관상에서 수양의 등장씬만큼 두근거렸다오
    좋은 글 남겨준 원글의 3차 관람과 노량의 후기도 응원하오

  • 11. 원글님글
    '22.8.25 2:08 PM (203.237.xxx.223)

    너무 잘 쓰셔요
    자주 올려주세요.
    문체 보고기억 할께요

  • 12. ...
    '22.8.25 2:28 PM (121.141.xxx.9)

    그런게요? 꼭 극장을 가야만한다는 말이요..?..
    내 심신이 고달파 걍 넷플릭스에 올라오면 보리라 하였건만...

  • 13. 혹시
    '22.8.25 3:11 PM (125.240.xxx.204)

    예전에 나의 해방일지 감상문 쓰신 분인지요?

  • 14. 아니되오
    '22.8.25 3:21 PM (112.151.xxx.95)

    ...님 넷플릭스 아니되오. 내리기전에 어여 가시오!

  • 15. 쓸개코
    '22.8.25 3:44 PM (218.148.xxx.121)

    박순신의 대사 '발포하라'에 내가슴이 찌르르 하지 않았겠소.
    은행알처럼 말갛게 생긴 배우에게서 카리스마가 나올줄은 몰랐소.
    다음 마지막 시리즈 '노량'도 기대하오.

  • 16. ..
    '22.8.25 4:14 PM (115.139.xxx.169)

    박순신 장군이 너무 멋있어서 보고나서 3박 4일을 설래었소.
    원글을 보고나니 다시 한번 보고 싶구려.....

  • 17. ...
    '22.8.25 4:19 PM (118.235.xxx.124)

    이런류 영화를 안좋아해서 애써 외면하고 있었는데 솔깃하오
    이번 주말에 내 한번 행차해보리다

  • 18. ㅇㅇ
    '22.8.25 5:58 PM (117.111.xxx.93)

    내 당장 예매하리다
    어찌 이리 의로운 이가 있단말이요
    그대는 진정 애국의 불꽃이구려

  • 19. ㅇㅇ
    '22.8.25 8:44 PM (42.29.xxx.189)

    가능하면 애트모스 등 사운드 좋은 영화관에서 큰 화면으로 볼 것을 권하오

  • 20. 00
    '22.8.26 12:47 PM (58.123.xxx.137)

    오늘 월차로 쉬는 여식이랑 조반도 못먹고 일찌감치 다녀왔다오
    그런데 때맞춰 이리 좋은 글을 올려주다니 고맙구려~
    관객이 열도 안되는 걸 보니 조만간 종영할듯하오
    어서들 다녀오시오

  • 21. .....
    '22.9.3 11:18 PM (116.224.xxx.31)

    박해일이 이순신 장군 역에 딱이었어요.
    진짜 이순진 장군님 같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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