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이런 아이는(자녀가 이렇다면) 어떠신가요?
초등학교 3, 4학년 딸인데
낡고 오래된 동네의 오래된 집에서
좀 먼 동네의 좋은 집으로 이사한 날
밤에 재우는데, 울어요. 닭똥같은 눈물을 뚝뚝 떨구면서.
왜 우냐, 하니까
전에 살던 동네는 나무도 많고 풀도 많았는데(개발이 덜 된 도시 외곽이었음)
여기는 시멘트가 많고 나무가 별로 없어요… 하면서 조용히 우는 거예요.
다시 원래 동네로 이사 갔으면 좋겠대요.
마음이 여리고 책을 좋아해요.
주변의 작은 것들에 마음을 쓰고,
정든 물건을 잘 못 버려요. 쓰던 연필이 부러지면 연필심에게 미안해서(?) 못 버리고 휴지에 싸서 서랍에 넣어 놔요.
버리라고 하니까 혼자 궁리하다가
집안 화분에 흙 파고 묻어 줬어요.
이거 말고도 어른 눈으로 보기에 ‘읭?’ 하는 에피소드가 많아요 ㅋㅋ
웃기기도 한데 본인은 진지하니까 웃기는 좀 그렇고
걱정이 되기도 하죠.
풀, 나무, 하늘; 병아리, 책, 흙, 바람, 구름, 노을, 새
그런 거 좋아하는 아이인데
제 아이는 아니고 건너건너 아는 아이인데요.
이 아이가 어떻게 자랄지… 저는 궁금하거든요.
그런데 부모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어른이니까
잘 이해해 줄 수 있으신지, 귀찮게 느껴지는지 귀엽게 느껴지는지… 여러 가지가 궁금해지네요. 사실 제가 어릴 때 좀 저런 아이였거든요.
저는 아이의 마음이 아주 잘 이해가 가는데.
저런 아이가 아니었던 보통의 부모 입장에서는 저런 아이가 어떻게 느껴지시는지. 슬쩍 여쭤 봅니다.
1. ...
'22.8.16 1:43 AM (61.105.xxx.94)시인이네요. 시인의 마음을 가졌어요.
프레데릭이라는 동화도 생각나고 빨강머리 앤도 생각나네요.
남들보다 예민하고 풍부한 감정을 가진 탓에 힘든 점도 많겠어요.
섬세한 마음이 다치지 않게 소중히 지켜줬음 좋겠어요.2. ..
'22.8.16 1:44 AM (223.62.xxx.213) - 삭제된댓글제가 그런 아이였어요
시야가 넓고 깊은..
부모는 단순한 일반 스타일
친구가 많아도 항상 외롭고 한국 정서와 안 맞았어요
남자도 대충 맞춰서 연애하고 결혼하는 노선에서 벗어나 싱글이구요
창작과 센스가 필요한 일 준비하고 있어요
상상이지만 유럽에서 예술하는 부모 밑에 자랐으면 큰 일 했을 것 같아요
그 아이가 잘 자라길 바랍니다3. 우리딸이
'22.8.16 1:51 AM (112.161.xxx.37) - 삭제된댓글여러곳에 있었네요!
좀 신기하기도 하고 그런 모습 보면 참 이뻐요.
아기때 유럽으로 가서 이번에 초등입학하며
한국에 왔는데
아파트 생활을 너무 힘들어해요
정말 작아도 좋으니까 아파트 말고 집에 살고 싶어요
라고 말하는데 맘 아파요
저는 원글님과 제 아이가 만났으면 좋겠어요.
정말 좋아할 것 같은 느낌 서로.4. 음...
'22.8.16 1:55 AM (188.149.xxx.254) - 삭제된댓글애들은 정말 엉뚱한 구석들이 하나씩 다 있다고봐요.
그 아이의 부모가 옆에서 아주 잘하고 있는것 같아요.
아이에게 그게뭐냐고 묵살하지않고 그렇구나 긍정해주고 있어요. 그럼 안정되게 잘 자랄거 같아요.5. ...
'22.8.16 2:14 AM (221.151.xxx.109)아주 순수하고 예민하며 착한 아이네요
제 조카가 살짝 그런데 아마도 미술 전공할거 같아요6. gg
'22.8.16 2:46 AM (58.127.xxx.56)시인의 마음과 예술가의 눈을 가진거죠.
그 마음을 글로 표현해 두는 습관만 갖는다면 미래의 작가예약인거죠!
힘들이지 않고 그냥 흘러흘러 작가...
그렇게 보낸 시간들이 모여 작가가 되더라고요.7. 많이 다른얘기지만
'22.8.16 3:17 AM (182.209.xxx.227)제 초3딸은 팬티에 실수해서 팬티를 버리고
나오면서 팬티에 안녕 하면서 인사를했고
저에게 대성통곡 제일 아끼는 팬티였다고 ...
아끼는 물건을 잃어서가 아닌 정든 친구?와 이별한 느낌으로 ..
저는 귀여웠디만 얘 괜찮겠지? 하는 느낌이었어요8. ...
'22.8.16 8:42 AM (180.69.xxx.74)애들은 이사 싫어해요. 작은거에도 의미두고요
익숙한 데라 그런거고 곧 적응하죠9. ...
'22.8.16 8:46 AM (211.204.xxx.183) - 삭제된댓글15살 제딸이 그런편인데 감수성이 너무 예민하고 제가 보기엔 아무것도 아닌거에 의미부여해서 전 좀 피곤해요. 물건마다 장소마다 의미부여를 하니 뭘 버릴수가 없어서 몰래 버려요. 나중엔 찾지도 않을거면서 눈앞에서 뭘 버리면 난리가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