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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전 여름이 너무 좋아요

계절 조회수 : 4,193
작성일 : 2022-08-14 23:19:44
어릴때부터 여름을 좋아했어요
형편 어려운 집에서 태어나 환경이 열악했는데 가난한 집은 여름보다 겨울이 훨씬 힘들어요
제가 땀이 없고 한여름에도 더위를 잘안타는 체질이라 더 그런가봅니다
추위를 너무 타는데 어릴때 방안에 있어도 입김이 나오고 손이 곱아 글씨 쓰기 어려울정도로 방안이 추웠어요
연탄불 떼는 집이라 방바닥 한쪽만 따뜻하고 사방이 다 추운집
재래실 공동화장실이라 한겨울 화장실 가는건 진짜 참다 참다 가느라 밥을 안먹으려고 애썼었네요

어릴때 그추억 때문인가 싶었는데 그영향도 있지만
겨울이 오면 춥기도 하지만 익숙한것들이 마무리되고 정리되는 시간이 온다는 것

그 혹독한 겨울을 보내고 나면 새로운 환경의 새학년에서 새로운친구와 선생님을 만나 긴장해야 하는 시간이 온다는것

여름이 온다는건 긴장하고 어색한 시간을 넘어 새친구 새로운반 새로움에 익숙해진 시간을 지나고 있다는것
여름 방학을 보내고 2학기를 맞아 학교에 가면 날씨도 좋고 소품도 가고 친구들과 친해서 모든게 익숙하고 편하고 즐겁고 행복한 시간을 가지지만 찬바람이 불고 서늘한 늦가을이 되면 곧 다가올 끔찍하게 춥고 힘든 길고 긴 겨울
익숙함과 편함이 사라지고 다시 새로운 어색함이 적응해야 하는 시간이 온다는것

지나고 보니 저는 그래서 여름을 진짜 좋아하고 겨울을 싫어한것 같아요
대학을 다니고 직장을 다니면서 부터는 그어색함 긴장감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여름을 좋아해요
아주 햇살 가득하고 쨍쨍한 여름날씨를 가장 좋아합니다

지금은 아파트살아서 한겨울에도 따뜻하고 포근한데도 전 늦가을 11월 찬바람이 돌때만 우울감이 옵니다
다시 겨울이 오고 있구나 가을 스산한 날씨 제가 한겨울 날씨보다 훨씬 싫어하는 날입니다
곧 그스산한 날씨보다 더 강력한 추운 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생각이 들면 끔찍하게 싫어요

학창시절 교우관계도 좋았고 즐겁게 학교생활 했었고 좋은기억만 있는 학창시절을 보냈는데도 한겨울 봄이 다가와 다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생각 하면 힘들었던것 같아요
벌써 8월 중순 여름이 가네요
내가 싫어하는 스산한 가을이 성큼 다가오고 있어요


IP : 112.154.xxx.39
25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도
    '22.8.14 11:21 PM (210.117.xxx.44)

    분명 4년전까지는 여름이 좋았는데 지금은 겨울이 나아요.
    갈수록 습해져서 그런가봐요.

  • 2. ...
    '22.8.14 11:32 PM (14.52.xxx.133)

    없는 사람한테는 겨울보다는 여름이 낫다는 말도
    다 기후위기, 급변 없던 옛날 얘기죠.
    올 여름 폭염으로 유럽에서는 수천명 죽고,
    파키스탄에서는 홍수로 500명 넘게 죽었습니다.
    한국도 폭우로 사망, 실종 합쳐서 수십명은 희생됐잖아요.
    폭염으로도 냉방 취약한 노약자들 많이 힘들었을 겁니다.
    그 피해자가 내가 아닌 건 단순히 운이 좋아서인데
    언제까지 피해갈 수 있을까요.
    우리나라 가스비축량이 예년보다 현저히 적은데
    전쟁이 곧 끝날 것 같지도 않고
    올겨울 큰일입니다.

  • 3. 틈틈이
    '22.8.14 11:39 PM (59.4.xxx.58)

    글을 써보세요. 쓰고 계시다구요?

  • 4. 대구
    '22.8.14 11:45 PM (39.7.xxx.117)

    가아닌가봅니다
    대구의여름은 살인적입니다

  • 5.
    '22.8.14 11:46 PM (49.1.xxx.148)

    원글님 글을 참 잘쓰시네요 여름 겨울이 익숙함과 긴장감으로 표현되는게 참 신선하고 그럴듯해요 새로운 발견이었어요

  • 6. bb
    '22.8.14 11:52 PM (121.156.xxx.193)

    어린 시절의 감정이 고스라니 느껴지는 글이네요.

    두번째 장마로 여름이 빨리 끝나가는 것 같아 아쉬우실텐데
    남은 여름 행복하게 보내세요.

    가을 지나 겨울 와도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 7. ...
    '22.8.14 11:52 PM (211.206.xxx.170)

    저도 원글님 럼 여름을 좋아했었는데
    2=3년 전 부터인가 여름이 왜 이렇게 쳐지고 힘이 드나요?
    나이 먹어서 그런건가..

  • 8. ㅇㅇ
    '22.8.15 12:07 AM (58.234.xxx.21)

    저도 여름이 즣아요
    겨울은 춥고 해도 짧아 금방 어두워져서 싫어요
    여름은 냉방하면 쾌적하고 이동할때 잠깐 더운건 별거 아닌데
    겨울엔 난방을 해도 따듯하지만 여전히 뭔가 추운 느낌
    옛날 아파트라 그런가..샷시는 물론 교체했지만 베란다 잠깐 나가는것도싫고 산책도 안하게 됨 ㅋ

  • 9. 대구살지만
    '22.8.15 12:14 AM (59.24.xxx.29)

    겨울보단
    여름이 나아요.

    겨울은 해가 짧아서 극도로 우울하고
    길동물들 추위가 너무 걱정돼요.
    마음이 늘 슬퍼요.

  • 10. ㅡㅡ
    '22.8.15 12:36 AM (183.96.xxx.167) - 삭제된댓글

    어린시절 가난했던 넘추운 손돌방의 기억이 비슷하네요ㅜ 저두 겨울이 싫었어요. 가난함에 춥기까지하니 더 우울했던듯.

    근데 나이먹어가니 이제 여름이 싫어지네요 더운걸 못참겠어요 기운없고 너무 쳐지고 아무것도 못해요ㅜ
    이젠 차라리 겨울이 나음

  • 11. ㅡㅡ
    '22.8.15 12:36 AM (183.96.xxx.167) - 삭제된댓글

    어린시절 가난했던 넘추운 연탄온돌방의 기억이 비슷하네요ㅜ 저두 겨울이 싫었어요. 가난함에 춥기까지하니 더 우울했던듯.

    근데 나이먹어가니 이제 여름이 싫어지네요 더운걸 못참겠어요 기운없고 너무 쳐지고 아무것도 못해요ㅜ
    이젠 차라리 겨울이 나음

  • 12. ..
    '22.8.15 1:51 AM (115.140.xxx.42)

    찬바람 늦가을 저도 우울함 느껴요..
    마음이 아려요

  • 13. ..
    '22.8.15 2:03 AM (112.151.xxx.53)

    저는 여름이 싫은데
    여름 좋아하시는 분들의 말 중에서 가장 공감되는 글이네요
    가을을 좋아하지만 늦가을의 쓸쓸함 외로움에는 공감하네요

  • 14. ..
    '22.8.15 2:32 AM (175.123.xxx.105)

    담백하고 좋은글이네요. 잘 읽었어요~
    전 겨울이 좋아요.
    더 깨끗해서요.

  • 15. 사랑둥이
    '22.8.15 2:33 AM (39.116.xxx.196)

    저도 여름이 너무 좋아요 여름이 지나가고 있는 지금이 너무너무 아쉬워요 ㅠㅠ
    원글님이 학창시절의 계절의 변화를 묘사하신 것보니 저도 여름방학이 끝나고 개학하는 첫날이 생각나네요 ^^
    그때만해도 90년대중반에 교실바닥이 다 마룻바닥이라서 여름방학이 지나면 사람의 손길이 없고 환기도 안되지 장마라 눅눅하지 그래서 마루 곰팡이 냄새가 쿰쿰하게 퍼지곤 했는데 변태처럼(?) 저는 그 냄새가 아직도 기억에 생생하네요 ㅎㅎㅎ
    여름방학동안 바다로 계곡으로 젊었을 부모님과 함께 여행ㄷㅏ니면서 몸과 얼굴을 새카맣게 그을린 어린날의 저도 너무 그리워요

  • 16. 사랑둥이
    '22.8.15 2:34 AM (39.116.xxx.196)

    겨울에도 추억이 많았지만 여름날에 부모님과의 추억이 더 생생하게 기억나고 그래서 그런가 마흔을 바라보는 지금도 여름이 너무너무 좋아요

  • 17. 딴얘기
    '22.8.15 2:36 AM (168.126.xxx.105)

    미국인친구는
    가을이 새학기의 시작이기에
    가을만 되면
    한국에서도 흥분기대된다 하더라구요

  • 18. 원글님
    '22.8.15 3:21 AM (175.124.xxx.114)

    무슨 말씀인지 알겠어요

    을씨년스럽고 스산한 가을날에는
    - 왜 또 그런 날들이 한 칸 한 칸 층을 내려가는 찬바람에 옷깃을 세우게 되고
    잠깐의 멍한 시간의 틈을 비집고 기억이며 추억들이 발뒤꿈치를 잡고 담쟁이 덩굴처럼 기어 올라 침식당하게 되잖아요
    저는 혼자서 연탄을 갈며 빵조각에 마가린을 발라 저녁으로 때우던 십대의 겨울이 있었네요

    원글님
    이번 겨울부터는 조금씩 마음이 따뜻해지는 일들이 만들어지길 희망해 보아요

  • 19. 새벽에
    '22.8.15 3:32 AM (125.178.xxx.243)

    원글님의 글 공감하고 갑니다.
    저는 예전엔 더위를 넘 많이 타서 여름을 싫어했었는데,한 살 한 살 나이를 먹어갈수록
    여름이 덜 힘들고,날이 선선해지는게 그리 아쉽더라구요..
    벌써부터 올 겨울은 또 어떠려나 싶은 생각이.....

  • 20. 공감합니다
    '22.8.15 3:40 AM (61.77.xxx.67) - 삭제된댓글

    추위를 유난히 많이 타는 이유도 있겠지만
    저도 어릴적 이상하게 겨울만되면 집이 힘들어졌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지가 사업을 하셨는데 겨울이 비수기였나봐요
    누구도 말하지 않지만
    밥상에 올라오는 반찬에서
    엄마가 싸주시던 도시락반찬에서
    엄마의 표정에서 느낄수 있었던
    그 슬픔과 고통이 추위 한파와 더해져
    얼마나 시리고 우울하던지....
    그래서 저도 원글님처럼 가을 스산한바람이 너무 싫어요

  • 21. 여름은
    '22.8.15 7:48 AM (211.36.xxx.45)

    좋은데 아시아의 여름은 너무 습해서 극혐!
    난 반대로 11월의 그 습기없는 쨍한 날씨가 최고 좋아요
    옷도 멋있어지고 커피도 더 맛있어지고 벌레도 없어지고....
    암튼 11월부터 2월까지가 제일 좋아요

  • 22. 여름
    '22.8.15 8:19 AM (183.101.xxx.139)

    여름. 이라는 단어는 어감도 참 이뻐요
    긴장감과 익숙함의 대비로 바라본 계절의 느낌이 너무 신선합니다

  • 23. 동동
    '22.8.15 8:45 AM (122.34.xxx.62)

    글을 참 잘 쓰시네요.저는 여름이 너무 싫지만 원글님이 느끼는 여름과 겨울의 느낌이 그대로 느껴져요.댓글에 개학하는 날의 교실냄새글도 공감가구요. 전 원글님과 반대로 코끝이 쨍하게 추운 겨울이 좋아요.더위는 고통스럽구요.체질 영향도 있는거 같아요

  • 24. 그렇군요
    '22.8.15 9:17 AM (59.6.xxx.68)

    저는 어릴 때부터 쭈욱 겨울이 좋아요
    날씨에 대한 호불호는 경험도 영향을 주겠지만 성향도 상관이 있지 않을까 해요
    저에게 있어 이상하게 겨울이 좋은 이유는 추워질수록 혹독해질수록 봄이 가까워지고 있다는 생각에…
    뼈가 시린 추위에 대비되어서 그럴까요
    그 뒤에 눈녹는 봄은 그야말로 온 몸의 긴장을 풀게 만들고 가지만 남은 마르고 비틀어진 나무들로 황량하던 세상에 쬐끄만 연두빛 몽우리를 삐쭉 내보내며 그 뒤에 올 생명의 세상을 차례로 보여주죠

    그리고 한겨울의 폐 속까지 시린 차가운 공기도 좋아요
    남들은 추우면 집에 들어가 웅크리고 있는다는데 저는 나가서 눈도 치우고 눈밟고 돌아다니고 한밤중에 나와서 시린 공기 가득한 밤하늘보고 별보는 것을 좋아해요
    달빛에 반짝이는 눈조각들의 현란한 빛에 취하고, 시린 공기를 들이마시면 폐가 베이는듯한 냉기가 제 정신을 번쩍 들게 만들어요
    내가 살아있구나, 미적지근한 냉기말고 이렇게 몸 속을 파고드는, 정신이 번쩍나는 온도가 제가 살아있음을 세포로 느끼게 만들어서 좋아요
    세상 곳곳의 물이 어는 것도, 그랬다가 다시 녹는 것도,.. 그렇게 세상 자체가 온도에 따라 꼼짝 못하게도 되었다가 다시 살아나는 모습을 보는 것도 즐겁고요
    그래서 저는 겨울이 있는 사계절을 사랑해요
    남 캘리포니아같이 연중 같은 기온에 일년 내내 비슷한 모습의 동네에선 못살겠더라고요
    변화없는 지루함이 저같은 사람은 창살없는 감옥 같아서

    지구환경이 계속 바뀌다보니 계절의 개념도 점점 변질되어서 봄과 가을은 여름과 가을로 가는 다리같은 시간으로 느껴져요
    계절 자체라기 보다는
    세상 인구가 다양한만큼 사람들의 세상을 바라보고 사는 모습도 참 다양한데 자기만의 이야기를 듣는건 그래서 재미있어요
    가을이 낭만의 계절이라고 좋아했던 50넘은 제 친구들은 갈수록 가을이 싫대요
    내 인생 저무는걸 눈앞에 보여주는 것 같아서 그렇다고

  • 25. 와...
    '22.8.15 1:39 PM (211.36.xxx.229)

    글 진짜 잘쓰시네요
    자주 글 올려주세요
    원글님 글 읽으니 저도 그랬던거 같아요
    저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새로운것 낯선것에 대한 적응이 더뎌서 더 힘들었어요 ㅜㅜ

    지금은 50대라 예전보단 나은데 그래도 지금은 가을부터 우울해지는거 같아요
    올해도 다 지나갔구나..더 늙어가는구나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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