썼던 육아일기가 모두 다섯권이네요,
큰딸아이의 것은 2권.
작은아이의 것은 3권.
책꽂이한켠엔
2004년도부터 농협이나 새마을금고에서 받아와
하루도 빼놓지않고 써왔던 가계부가 2022년도까지
계속 꽂혀있고,
스프링노트에 생후 한달된 아이의 일상이
24시간단위로 빼곡이 날짜와 함께 적혀있고
제 일기도 함께 적혀있네요.
큰애는 생후 30일부터 대학병원에 처음엔 로타바이러스장염으로
입원했다가, 그런 증상보단 더 무거운 소식을 듣게 되었던 날도
기술되어있네요.
2005. 5.8.
뒤에서 레지던트가 나를 부른다.
엄마,엄마.
아이가 복막염으로 진행되기직전이에요.
이렇게 되면 큰일나요,
아, 우리애좀 살려주세요.
나는 마음속으로는 철렁 놀란가슴을 진정할틈도 없이
무척 차분하게 말을 하고
그 레지던트도, 알았다고 사무적인 어조로 말을 건네고 가버린다...
그리고 두달동안 병실생활하면서
뇌찰영및, 신장동위원소촬영및 뇌파청력검사, 시력검사, 혈액검사.
등등의 과정을 거치고 퇴원한후에도
큰아이의 육아일기는 계속 진행하고
학교입학해서 뭔가 못따라가는듯하면
그때 그 복막염을 앓았던 일때문인가.
싶은 걱정을 일기장에 써놓고.
그러고도 9년이나 터울진 아들은
모세기관지염과 심각한 중이염으로
4계절내내 대학병원을 드나들어요.
그또한 또 빼곡이 적혀있네요.ㅋㅋ.
아이가 태어난지 열흘만에
또 열심히 적어낸 아이의 24시간.
2주간의 조리원생활끝에 집으로 와서 아기와 함께 생활하는데
입짧은 갓난아기를 우여곡절끝에 키워내는 와중에
산모도우미가 하루와놓고 다음날부터 안와서
큰애의 도움을 전부 받는 상황이 적나라하게 적혀있네요.
아, 읽는동안
여름이 지나가고 가을이 가고, 겨울이 가고
또 봄이..
저의 일상과 아이의 일상을 기술한 그 글들을
읽다가 눈물이 핑..
그 일기장엔 머리감다가 거품이 있는채로
나와 분유를 준비하는 아침도 있고.
산후조리를 해주겠다고 왔다가 힘들다고
가버리는 늙은 우리 엄마를 창문에서 보는
장면도 써있고.
아이의 패턴을 보겠다고 혹시 노트를 가져와 달라고했던
그 의사선생님을
사흘뒤에 보게되었을때
저를 보면서 한층 깊어진 이해의 눈길로 보던 그 인간적인
눈빛이 또 생각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