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기간 동안 너무 쉬었는지
별거 아닌 일에도 도전할 용기가 안 나요.
집 근처 도서관에서 독서 모임을 시작해요.
12주 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인데
일주일에 한두 편씩 중단편 소설 읽고
문학 전공한 선생님한테 작품 내용에 대한 강의 듣고
선생님이 미리 제시한 작품 속의 철학적 문제들에 대해
생각해서 토론하고
마지막에 에세이 한 편씩 써 내는 거거든요.
프로그램 내용이 좋아서 덜컥 신청은 했는데
잘 따라갈 수 있을지 계속 걱정되고
이런저런 핑계대서 취소하고 싶어요.
요즘 하도 머리 쓰는 일 없이 인터넷만 하고
집에 혼자 있어 입 뗄 일이 없으니 말도 어눌해지고
뭔가 지적 자극이 필요하긴 한데
괜히 시작했다가 혼자 버벅거려서 창피당하고
자신감만 잃을까 걱정이네요.
예전 같으면 이런 고민 없이 기대감과 신나는 마음만 있었을 텐데
이렇게까지 불안해하는 제 자신이 스스로도 당황스러워요.
저는 책도 좋아하고
코로나 이전까지 꾸준히 독서 모임 해왔는데 왜 이럴까요.
도서관이 바뀌어서 그런가?
아님 그 사이 나이가 더 들어서 그런지..
이렇게 스트레스 받느니 돈 나오는 것도 아닌데 확 그만두자 싶다가도
시작도 안 하고 그만두는 건 또 왠지 지는 것 같아 계속 갈등 중이에요.
오늘도 신청 취소 버튼 누를까 말까 도서관 홈페이지를 몇 번이나 들락날락했어요.
시작은 힘들어도 일단 시작하면 사람들도 사귀고 잘 따라갈 수 있겠죠?
여기에도 독서 모임 하시는 분들 많으시죠?
제게 용기 좀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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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관 독서 모임 시작하는데 저 왜 이러는지..
휴휴 조회수 : 2,333
작성일 : 2022-07-13 14:21:29
IP : 211.48.xxx.170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1. ,,,
'22.7.13 2:35 PM (211.219.xxx.108)예전에도 독서 모임 꾸준히 하셨다면 무리 없이 잘 적응하실거 같은데 한동안 쉬셔서 좀 걱정이 되시나봐요. 약간 일할때 완벽주의 성향 있으신 분 아니실까 하는 생각도...(제가 그래서) 일단 한번은 나가보고 정 아니면 그만 두시면 되지 않을까요?
2. ᆢ
'22.7.13 2:38 PM (211.209.xxx.130)신청했으면 수업 시작해보세요
생각보다 좋을 수도 있고 모르잖아요3. ᆢ
'22.7.13 2:38 PM (106.102.xxx.11)어느 도서관 강의인가요?
정말 괜찮네요.4. ~~
'22.7.13 3:06 PM (49.1.xxx.148)최악의 경우 생기는 일이 창피당하는 거지요?
유쾌한 일은 아니지만, 그 사람들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요ㅎ
그보다는 취소했을 경우 잃는 게 훠얼씬 더 크겠네요.5. 원글이
'22.7.13 3:32 PM (211.48.xxx.170)저 완벽주의 성향 있는 거 맞아요!
사실 3주차 교재? 소설까지 이미 읽고
질문에 대한 답까지 대충 정리해 놨는데도 이리 걱정하는 거예요.
생각보다 좋을 수도 있고
최악의 경우 생기는 일이 고작 창피당하는 거란 말씀 크게 와닿았어요.
망신 좀 당하는 게 어때요. 내 발전이 더 중요하죠.
정말 도움되는 말씀이에요. 감사합니다.6. 원글이
'22.7.13 3:34 PM (211.48.xxx.170)동네 작은 도서관인데 20명 정원 마감되었고
대기 인원 10명도 이미 마감되었어요.7. 아줌마
'22.7.13 5:01 PM (116.34.xxx.209)한번 가보시고 결정하세요.
수업. 사람에 기대하지 마시고 편하게 가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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