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목을 쓰는 건 언제나 어렵다

음.. 조회수 : 772
작성일 : 2022-07-06 11:55:35
택시를 탔다
그때 아들 나이 다섯살
기사 아저씨가 묻는다
“너 이순신 장군 아니?”
아이가 말똥말똥 어떻게 해야하나 나를 쳐다본다
“00아 알아요, 해야지”
아이는 가만히 있는다
아저씨가 갑자기 화를 낸다
애한테 질문했는데 왜 엄마가 대답하냐고
애를 그렇게 키우면 안된다고
본인이 군생활 오래하다가 전역했는데
이런 부모가 나중에 부대로 전화해서
이러고 저러고 따진다고.
난 이게 무슨 날벼락인가 싶어 가만히
아들은 내 성격에 같이 싸울까 싶어
엄청 쫄아서 눈치본다
아들이 옆에 있어
참고 내린다


1년뒤
콜택시를 불렀다 (카카오택시 없던 시절)
늘 그렇듯이
안녕하세요 인사를 하고 전화를 받고 행선지를 말했다.
그리고 택시를 타고 가는데
기사님 목소리가 나에게 호통치던 그 목소리다
혹시 기사님 군생활 오래 하신 기사님 아니시냐고
아니 어떻게 아냐고
제가 작년에 이 택시 타고
기사님께 엄청 혼나서 기억하고 있다고
자식 그렇게 키우지 말라고 그랬다고.

침묵. 그리고 집에 도착해서 내리려는데
기사님이 정중하게 사과하셨다
정말 군인출신 맞구나 싶게
절도 있는 자세와 목소리로
정말 죄송합니다.
처음에 안녕하세요 하고 전화를 받을 때 부터
그 인사가 뭐라고 인사 하는 사람을 찾아 볼 수 없어서
좋은 인상을 받았는데
내가 그때 무척 경솔했다고.


군부대 얘길 보니 그 아자씨 생각이.

지울까…;;;
IP : 211.36.xxx.120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2.7.6 11:58 AM (193.176.xxx.62)

    재밌어요 ㅎㅎㅎ
    기사가 엄청 놀랐을 듯
    좋게 끝나서 다행이네요.

  • 2. ㅎㅎ
    '22.7.6 12:01 PM (121.139.xxx.104)

    님 좀 짱인듯

  • 3. 0O
    '22.7.6 12:08 PM (112.151.xxx.59) - 삭제된댓글

    재밌어요.
    사과하는 아저씨도~^^

  • 4. 하늘에서내리는
    '22.7.6 12:10 PM (122.34.xxx.114)

    님 좀 짱인듯 22

  • 5. ㅇㅇ
    '22.7.6 12:10 PM (218.158.xxx.101)

    아니. 지우지마요~~~
    잼난 일화.
    원글님 감각, 기억력 대박.
    결론은 해피엔딩인듯


    여기선 교사들 선생병 있다고 해서 까지만
    교사는 교사대로
    군인인 군인대로
    의사는 의사대로
    운동선수는 또 그대로
    오래 한분야에 있다보면
    직업적 특성이 몸에 배는건 어쩔수
    없는일~
    그래도 자신의 경솔했음을
    사과할줄 아는 아자씨
    나쁘지않음

  • 6. 으 ㅎㅎ
    '22.7.6 12:13 PM (211.36.xxx.120) - 삭제된댓글

    좋은 소리 듣고 싶어서 다는 댓글 같아서 무지 부끄러운데요 ㅎㅎ
    저 왜 짱이죠? (후다닥 ㅠㅠ)

  • 7. 제목
    '22.7.6 12:24 PM (116.120.xxx.27)

    우연한 해피엔딩!

  • 8. ..
    '22.7.6 12:24 PM (116.99.xxx.92)

    원글님 재밌어요 지우지마세요^^ 뭔가 생각하게 해주는 글이네요

  • 9.
    '22.7.6 12:35 PM (1.242.xxx.56)

    원글님 대단
    전 처음 택시 탔을때
    내리면서 한마디 했어요
    입조심하세요~~

  • 10. 일상글좋아요
    '22.7.6 12:39 PM (118.220.xxx.115)

    내용을떠나

    글을 참 잘쓰시네요^^;

  • 11. 훈훈스토리
    '22.7.6 12:54 PM (116.41.xxx.141)

    요래 살아있는 인간사이야기
    왜지워요
    작가나 기자들이 탐낼만한 스토리인데요 ~~

  • 12. 드는생각
    '22.7.6 2:23 PM (180.69.xxx.63) - 삭제된댓글

    기사분이 부모들이 부대로 전화한다고 원글님 모자에게 역정 내는 상황에서, 사람은 자신의 경험 안에 갇힌다는 생각이 다시 들어요.
    그래도 그런 자신을 인지하고, 돌아보고, 반성하고, 사과하는 상황에서, 그 기사분처럼 이 과정을 사람들마다 보완한다면 아름다운 세상이 되는구나 생각 들었어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8875 식사량을 줄였더니 두통이 ㅜ ㅇㅇ 10:11:51 24
1588874 양파 싹? 양파 머리 위로 나는 대파처럼 생긴거 먹을수 있나요.. 2 ... 10:08:08 90
1588873 엔터 회사 분쟁이라 그런지 알바 엄청 나네요. 13 10:08:00 132
1588872 민희진이 정말 대단한 사람이었네요 4 ..... 10:06:25 377
1588871 텔레파시 정말 있는걸까요? .. 10:06:21 49
1588870 나이 밝힐때 어떤나이 쓰세요?? 5 나이 10:04:49 161
1588869 2년 보관한 콩 먹어도 될까요? 5 달달 10:02:02 129
1588868 머리가 개운해지려면 어떤걸 하면 좋을까요? 4 길위에서의생.. 09:59:22 191
1588867 당근에서 돈맘대로 깍는사람 2 화남 09:58:29 191
1588866 10시 대안뉴스 대물시네마 ㅡ 범죄도시4 그리고 상상도 못한.. 1 같이봅시다 .. 09:55:29 118
1588865 4천억이면 적은 돈이 아니에요 6 .. 09:54:36 629
1588864 일본이 네이버 자회사를 뺏으려 하고 있어요 6 병신같은 정.. 09:54:08 493
1588863 약사분 계실까요? 파킨슨 아질렉트정 1 Asdl 09:54:07 120
1588862 검찰 또 이재명 조준 압수수색 7 .. 09:53:53 250
1588861 올림픽 축구 좌절 1 나라 전체가.. 09:50:16 270
1588860 과일도시락에 바나나를 뺄까요? 2 그냥 09:50:06 377
1588859 다음 국회의장 자질은 책임감입니다. 2 오키 09:49:59 101
1588858 자자 잠깐 블라우스좀 봐주세요 42 ... 09:47:56 836
1588857 결혼반지 세팅 2 ,,, 09:47:36 162
1588856 미드 보면서 궁금했던 점-미국사는 분들 알려주세요. 3 시청자 09:47:25 391
1588855 어도어 팔라고 권유-'민희진 톡방' 공개한 HYBE 16 막장드라마 09:45:35 922
1588854 희생하는 여자는 모두 나르시스트임 ㅋㅋ 18 ㅂㅅㄴ 09:43:59 648
1588853 민희진의 무속인 변명도 웃긴게 8 ... 09:43:18 755
1588852 이윤성 홍지호 부부 사이 좋네요? 4 .. 09:39:15 1,043
1588851 석열이 시간끌기, 회피술 4 ,,, 09:37:33 46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