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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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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출근길 철근 실은 차량을 보고...

여름추억 조회수 : 2,669
작성일 : 2022-06-23 11:11:59

출근길  바로 앞에

길다란 철근 다섯 묶음 정도 싣고 가는

1톤 트럭이 있었어요


그 뒤를 몇분 정도 따라가면서

철근을 보다보니

어렸을때 농사짓던 청삼(대마) 줄기가 생각 나더라고요.


여름이면

2미터 정도의 길이로 자란 청삼을 베어 묶어서

가마솥에 푹푹 쪄 놓고  김을 빼서 식힌다음에

 

저녁밥 먹고 천천히 마을 회관 앞으로 모여서

삼단 한묶음씩 가져다 놓고

쪄진 삼껍질을 슥슥~ 벗겨냈어요

쇠죽냄새 같은 구수한 냄새를 풍기는 짙은 풀색의

삼껍질을 벗겨내면  하얀 속내가 나오는데

속대를 말려서 땔깜으로 쓰기도 하고

저희처럼 어린 애들은 칼싸움을 하기도 하고

비눗물 만들어서  속이 뚫린 삼대를 적셔 불어

비눗방울을 불어대기도 했고

속대를 삼각형으로 쌓아 말리는데 그 속안에 들어가서

숨바꼭질 하기도 하고.


길다란 철근 묶음을 보니

잘 다듬어진 삼의 단이 생각나고

옛 추억이 떠오르지 뭐에요



IP : 121.137.xxx.231
1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와!!!!
    '22.6.23 11:15 AM (211.109.xxx.118)

    연세가????

  • 2. 저는
    '22.6.23 11:17 AM (113.131.xxx.9) - 삭제된댓글

    철근 보면 괜히 오싹요
    저철근이 삐죽 떨어져나와
    내창문을 뚫고 들어올수도.
    그런영화도 있더라고요
    그 순서대로 죽는

  • 3. 삭막한 나
    '22.6.23 11:17 AM (115.22.xxx.236)

    너무 위험하게 싣고 가나 싶어 들어왔는데...원글님 추억회상에 웃음짓고 갑니다.

  • 4. 원글
    '22.6.23 11:19 AM (121.137.xxx.231)

    저..45세요. ㅜ.ㅜ
    산골 시골이 고향이라
    저희 시골마을은 제가 중학교 1학년때까지
    삼베 농사 짓는 집들이 있었어요.
    저희집도 그랬었고요.

  • 5. 원글
    '22.6.23 11:21 AM (121.137.xxx.231)

    저는님, 삭막한 나님..
    저희 남편도 철근 실은 차가 앞에 있으니까
    조심해야 한다고 (아무래도 위험한 생각부터 드니까요)
    얘기하는데

    저도 첨엔 잠깐 피해서 가야하지 않나. 생각하다가
    단정?히 묶인 철근을 보니 삼단이랑 너무 비슷해서...ㅋㅋ

  • 6. ㅇㅇ
    '22.6.23 11:24 AM (39.7.xxx.142)

    겁이 없으시네요. 그런 차는 무조건 피해야하는데

  • 7. 헐;;
    '22.6.23 11:24 AM (211.109.xxx.118)

    저보다 어리신분인데…
    전 최소 60은 넘으신분인줄@@

  • 8. ㅇㅇㅇ
    '22.6.23 11:29 AM (120.142.xxx.17)

    저도 연세 높은 분인줄 알았음.
    근데 저런 철근 싣고 가는 차 뒤에 따라가는 것 아녀요. 무척 위험해요.

  • 9. ㅇㅇ
    '22.6.23 11:32 AM (112.161.xxx.183)

    정말 감성적이시구만요 전 철근 긴 기둥 같은거 싣고 가는 차는 무조건 피해서 가요 아주 위험해요ㅜㅜ

  • 10. ditto
    '22.6.23 11:44 AM (125.143.xxx.239) - 삭제된댓글

    원글님 염미정 같아요 ㅎ

  • 11. 앗..
    '22.6.23 12:08 PM (211.217.xxx.54)

    대마 알죠.
    허가제로 저희집도 심었었어요. 지금 시기쯤..(6월초중순쯤?!) 작업했죠~
    큰 가마같은곳에 긴 대마를 쪄내면 어르신들 한뭉치씩 자기앞에다 놓고 벗겨내고 긴 줄에 널고요. 건조기에 말리기도 했지만 자연건조가 최고였는데...
    30년전 얘기네요.
    저도 45살 시골출신입니다.

    서울 토박이 남편한테 이런 얘기해주면 일제시대 태어난거 아니냐고..놀려요.

    그당시 어려운 형편이었지만 마을사람들 서로 도와가며 재밌게 지냈었는데, 이젠 아빠도 돌아가시고 동네엔 낯선이들의 화려한 전원주택들만 생겨나니 친정 갈때마다 낯설어요.

    그옛날(?) 냉장고 있는집이 우리지분이어서 대접에 물얼려 동네에 날라주고 그랬어요~^^

  • 12. 앗..
    '22.6.23 12:09 PM (211.217.xxx.54)

    마지막글에 오타가
    우리집뿐이어서

  • 13. 원글
    '22.6.23 12:21 PM (121.137.xxx.231)

    차량을 피해서 가려고 하긴 했는데
    살짝 밀리는 구간이었어서 그때 몇분간
    뒤를 따르다가 차선 바꿔서 지나쳐 왔어요

    앗님네도 하셨었군요
    저흰 건조기 없을때라 저희 마을은 다
    햇볕에 말렸어요
    미역줄기 말리듯 줄에 걸어서 바싹 바싹.

    여름밤에 모기 뜯겨가며 삼껍질 벗기는거
    전 참 재미있고 좋았는데 되게 싫어하는 친구들도
    많았어요 . 간식으로 우유 빵 먹으면 신나고. ㅎㅎ

    베틀로 삼베까지 짜느라 엄마가 참 고생하셨죠
    겨울에도 농사가 계속되는 느낌.
    그래도 그때 엄마는 40대였는데.
    이젠 칠십대 할머니가 되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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