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에서 지상으로 올라오는 순간에 을씨년스런 바깥 풍경과
철도를 끼고 있는 건물에서 느껴지는 낡은 억압, 희망없음..
그리고 깜깜해지면 군데군데 보이는 빨간 십자가...
한때는 기독교인이었던 사람들에게 어떤 감정도 불러일으키지 않는 그 불빛..
쓸쓸할 때 인간은 가장 자기다운 건지..
해방일지가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추앙'을 불러일으킨 건
우리 세대 지하철 통근인들에게 절대로 이 생에서는 일어날 일 없는 구원의
목마름을 그렸기 때문일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