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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방과후 수업하는데 뭉클했어요.

방과후 조회수 : 4,385
작성일 : 2022-06-02 22:09:09
저는 가르치는 일을 종종 했어요.
그런데 시골로 이사와서 한동안 농사일(이라기보단 텃밭)하고
글쓰고(곧 책도 나옵니다) 이래저래 바쁜 일상을 보내다가

돈이 필요해서라기 보단, 일이 필요해서 방과후 교사일을 하게 되었어요.
다들 어떤 경로로 방과후를 하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모 대학에서 파견가는 거고, 이게 나름 전문지식이 필요한 과목이였어요.

수업을 위해선 무려 1시간을 운전해서 가야하는데(왕복 2시간)
이것도 콧바람 쐬는거라고 힘들기보단 신나더라구요.

나중에 알았는데
이런식으로 파견나가는 사람들중 제가 제일 연장자였네요. 55세.
거의 40대들이 일하고 있고 50초반은 몇명 있는거 같았구요.
이 부분도 충격이긴 했어요.
어떤 그룹에서 제가 제일 연장자가 되어본적이 없어서요.


오늘 어떤곳에서 1학기 마지막 수업을 하는데
아이들이 자꾸 섭섭하다고 하네요.
이 반이 수업은 제일 엉망으로 해서 제가 제일 속상해했거든요.
태도가 너무 어수선해서 말이죠.
녀석들.. 니네가 섭섭할게 뭐가 있냐 싶었는데

한녀석이 저한테 마스크를 벗어보래요. 얼굴을 봐야겠다구요.
길에서 봐도 얼굴을 모르면 어쩌냐고요.
그래서 얼른 마스크를 내려서 얼굴을 보여줬어요.
그랬더니 씩~~~ 웃고는 
자기 얼굴도 기억하라고 마스크를 내리고 얼굴을 보여줍니다.
꺅~~~~~~~~ㅎㅎㅎ

초 2 남학생이였답니다.


집에 오는 내내 계속 웃으면서 왔네요.
아... 이렇게 흐믓하고 웃낀게 가끔 있어야 재밌는거죠.

이 반이 제일 수업태도 나빠서 제일 속상했던 반인데
마지막에 마스크 벗어보라는 걸로 웃음을 안기네요....... ^^
IP : 121.155.xxx.224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6.2 10:11 PM (61.79.xxx.23)

    넘 귀엽네요

  • 2. .....
    '22.6.2 10:12 PM (180.224.xxx.208)

    너무 귀엽고 예쁘네요. 마음이 몽글몽글해지는 느낌..

  • 3. 이뻐
    '22.6.2 10:13 PM (39.7.xxx.175)

    진짜 무슨 드라마같은 아름다운 장면이네요
    순수한 아이들 너무 귀엽구요
    원글님이 성심껏 알려주신거 학생들이 태도는 살짝 엉망이었지만 다들 맘으로 느끼고 있었나봅니다
    그친구 증말 저도 얼굴 한번 보구 싶네요 ^^

  • 4. ..
    '22.6.2 10:14 PM (124.54.xxx.2)

    드라마 소재네요. '슨상님~ 마스크 내려 보이소!'

  • 5. ㅡㅡ
    '22.6.2 10:15 PM (1.236.xxx.4) - 삭제된댓글

    이쁘네요
    전 거칠었던 아이가 생각나요
    엄마는 집나가고
    아빠랑 사는데 아빠가 찾아와서
    거칠게 항의하고
    아이도 쌤들이 고개를 젓던 아이
    근데 그래도 애라서
    짠한 맘에 좀 쟁겨줬더니
    그맘을 금방알아채고
    제가 하는말엔 고분고분하던 아이
    잔소리같아도 챙겨주는 맘을 알아주는 아이가
    얼마나 정이 고팠나싶어 짠했었어요

  • 6. 원글님
    '22.6.2 10:15 PM (1.235.xxx.143)

    아이들에게 사랑과 정성으로
    최선을 다하신듯 하네요.
    아이들이 압니다.

    감사한 표현을 하는 아이도 대견하고,
    원글님도 고생하셨어요~

  • 7. 폴링인82
    '22.6.2 10:16 PM (118.235.xxx.224) - 삭제된댓글

    세상을 사는 맛을
    씨네마천국 같은 영화를 본 기분이네요

    녀석 힘들게 할 땐 언제고

    선생님 응원합니다
    나라의 동량을 많이 세워주세요

  • 8. 와~~~
    '22.6.2 10:37 PM (49.164.xxx.30)

    초2 ㅋㅋㅋ 대학생인줄
    너무 귀여운데..진짜 감동
    선생님..보람있으시겠습니다~~

  • 9.
    '22.6.2 11:02 PM (223.33.xxx.232) - 삭제된댓글

    저도 뭉클하며 따뜻해지는 마음이예요.

  • 10. 쓸개코
    '22.6.2 11:04 PM (218.148.xxx.79)

    세상에나.. 원글님이 아이들 진심을 다해 가르치셨나봐요. 아이들도 다 느기고 아는듯.
    어쩜 아무렇지도 않은듯 그렇게 감동을 주죠?

  • 11. 미라클타로
    '22.6.2 11:04 PM (125.240.xxx.136) - 삭제된댓글

    너무 예쁘고 귀여운 광경이에요
    아이들을 보면 정말 어쩔땐 너무너무 예뻐서 기분이 좋아지더라구요

  • 12. 그렇죠
    '22.6.2 11:24 PM (121.176.xxx.164)

    이 맛에;;초딩들 가르쳤어요.
    10년 넘게 가르치다 이번에 교직원되었는데 또 초등으로 발령.
    티칭 업무는 아니여도 오며가며 인사 잘하고 말 걸고 여전히 예뻐요. 작년까지 말 진짜 안 들었던 애들 엄청 혼냈었는데 길가다 큰소리로 누가 반갑게 소리쳐서 돌아보니 예전 학생들..
    버스에서 만나고 반갑다고 꺄르르~~
    막 혼냈던 게 미안해지는 순간들이에요.
    마음 또한 따뜻해져서 막 맛난거 사주고 싶고 그래요

  • 13.
    '22.6.3 12:22 AM (218.147.xxx.180)

    애들은 애들이죠 넘 귀엽네요

  • 14. 하.....
    '22.6.3 6:58 AM (175.193.xxx.138) - 삭제된댓글

    힘들어도 초1/초2가 요런 아이같은 귀여움이 있지요^^
    얼굴 궁금하다고 마스크 벗으라니...너무 이쁘네요~

  • 15. 어떡해
    '22.6.3 8:13 AM (122.102.xxx.9)

    어떡해요, 그녀석 정말 귀엽다. 그 아이에게 원글님이 그만큼 중요한 사람이 되었다는 거잖아요. 진짜 기분좋으셨겠다.

  • 16. 행복한새댁
    '22.6.3 8:19 AM (125.135.xxx.177)

    초딩계의 구씨네요. 심쿵 어쩝니까?

    사람은 이런 짧은 기억으로 다양한 심란함을 이겨낼수 있는 가성비 없는 종족이네요. 남의 경험 조차도 도둑질 할 수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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