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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정말 불친절한 드라마네요...

ㅎㅎ 조회수 : 6,509
작성일 : 2022-05-30 00:26:20
처음부터 해방을 이야기했던 드라마.
해방이란 무엇일까, 화두를 던지면서 시작했던 드라마.

결국 해방은 없다.
다만 나 자신을 긍정하는 것으로부터 해방은 출발하는 것.
그리고 나 자신을 긍정하기 위해서는
나를 얽매고 있는 것들을 끊어내야 하는 것.
놓는 것.
나를 괴롭혔던 사람들, 사건들, 그 모든 것을
원망하거나 복수하지 않고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환대라고 나오죠)
왜냐하면, 원망하거나 복수하거나 했던 일들이
다시 나에게 돌아오기 때문에.
원망하면 원망하는 대로 그 사람이 계속 생각나고
복수하면 복수하는 대로 다시 복수가 이어지고... (상대방이 또 갚을 테니)
결국 무한한 업의 고리에 빠지는 것...

사람들은 대충 그것을 잊으며 살지만
구씨는 그것을 영원히 잊지 못하는, 사실은 영혼이 아주 여린 사람.
그래서 술을 마시고, 마시고, 또 마시고.
미정이는 그걸 마음에 쌓아두고, 쌓아두고, 쌓아두고.
그 두 사람이 만나 서로에게만은 그러지 않겠다고 다짐하죠.
그게 추앙이라는 말.

그리고 그렇게 서로 추앙하면서
사실 그 서로가... 특히 구씨가 미정이한테 못할 짓도 많이 했는데요...
떠나잖아요. 가슴에 대못박고.
거기까지만 해도 서로에 대한 일반적인, 연인관계랄까, 일반적인 기대가 있었는데

헤어져 있는 동안 미정이는 정말 완전... 밑바닥을 봤나 봐요.
아마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원래 있던 회사(계약직이지만 대기업이죠. 보통 사람들의 평범한 욕망의 대상, 욕망의 공간)
에서 옮기면서
더 우울의 끝을 파고 파면서 다 놔버렸나 봅니다.

사실... 놓으면 자유롭죠.
원망도, 나에 대한 기대도 놓으면 인생은 참 자유로워요.
그리고 자유로우면 뭐든 할 수 있을 것 같아지죠...

그리고 그렇게 구씨와 다시 재회하고
상대방에 대한 기대를 완전히 놓아버린 사랑을 합니다.
이 사람과 함께 무엇이 되었으면 좋겠어.
끌어야 할 유모차가 있는 평범한 욕망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던 미정이었지만
그 평범하지 않았던 욕망조차 놓아버린 사랑을 합니다.
이 사람이 내 옆에 있어 주었으면 좋겠어, 하는 그런 욕망까지 놓아 버린
그냥 사랑.

그러므로 나의 해방일지의 엔딩은
자경과 미정이 함께 일반적인 삶의 욕망...
구씨는 부자지만, 그 부를 함께 누리는 것도 아니고,
산포에 가서 싱크대를 같이 만드는 것도 아니고...
사실 그조차 평범한 욕망이고, 일상적인 욕망이며,
엄마의 죽음으로 인해 그 허상이 증명되어 버린 욕망입니다.
그 모든 욕망을 다 지워버린 채로

인생을 살며 쌓였던 원망과 집착을 끊어내는 형태로
그것이 구씨에게는 술이었겠죠
그 술을 놓는 모양으로 형상화되었습니다.

그 이후는...
알아서 상상하라고...

문제는...

구씨한테 꽂혀버린 이유가...
능력있고 부자이면서 과거의 상처가 있고 거칠고 아련하고 소년미있고
순수하고 근데 나쁘기도 하고
여자한테 참... 잘할 줄도 알고

이런 세속적인 욕망으로 인해 구씨한테 꽂혀버렸단 말이죠.

미정이랑 구씨랑 평범하게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거 보고 싶다.

그래서 다들 산포싱크대를 외쳤는데 ㅠㅠ

애초부터 이 드라마의 길은 산포싱크대가 아니었던 것이었습니다...

하...

그리고 전체적으로 참 불친절하기도 했고
마지막회 특히 불친절했고요...

참 좋은 결말이라고 생각하면서도
배신당한 이 마음은 뭔지 ㅋㅋㅋㅋㅋㅋ

그래도 살았으니 됐다.

에효...



IP : 124.49.xxx.217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5.30 12:30 AM (1.236.xxx.190)

    그러게요..조금 불친절해요..
    그래도 자기 염증에서 벗어나는거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거 그게 해방이긴해요..
    오늘은 염미정 구씨보다 현아 남친의 죽음이 제일 기억에 남아요..

  • 2. 어머
    '22.5.30 12:30 AM (222.108.xxx.227)

    이분 책 좀 읽으신분

  • 3. 어맛
    '22.5.30 12:30 AM (122.42.xxx.81)

    글진짜 잘쓰신다
    커피 한잔해요

  • 4. ㅎㅎ
    '22.5.30 12:30 AM (58.234.xxx.21)

    미정이랑 구씨랑 평범하게 알콩달콩 행복하게 사는 거 보고 싶다.
    -----
    진짜 박해영 작가가 이렇게 쓸거라고 기대했다는게 더 놀라움
    전 그런 드라마였으면 애초에 안봤음 ㅋ

  • 5.
    '22.5.30 12:31 AM (210.94.xxx.156)

    저는 되려
    둘이 산포씽크로 돌아갔다면
    실망했을 것 같아요.

  • 6. 이...
    '22.5.30 12:31 AM (14.32.xxx.215)

    살았으면 됐다...는 일본 문화의 정석인데 어쩌다 우리가 살아있음 됐다를 외치게 됐을까요 ㅜ ㅜ
    우린 농경만족이라 정착해서 야채반친 만들어먹고 살아야하는건데 ㅎㅎ

  • 7. ..
    '22.5.30 12:32 AM (211.243.xxx.94)

    또 오해영은 둘이 결혼도 시켜줬는데 좀 더 달달하고 끝내주징.

  • 8. ...
    '22.5.30 12:34 AM (119.71.xxx.110) - 삭제된댓글

    저는 마지막회보고 좀 해방됐어요.
    그동안 현망진창이었는데 많이 정리되어 지네요.
    일기처럼 가끔 보는 드라마로 놔둘 수 있겠습니다.
    어차피 시청자들이 원하는걸 모르지는 않을텐데
    본인 뜻대로 마무리하신거 같아 좀 서운하긴해도 화는 안나요^^

  • 9. 진짜
    '22.5.30 12:35 AM (49.175.xxx.11)

    현아 전남친 죽는연기 넘 리얼해서 놀람.

  • 10. 원글
    '22.5.30 12:35 AM (124.49.xxx.217)

    아 맞아요
    저도 화는 안나요. 그냥 서운해요. ㅎㅎㅎㅎㅎㅎ

    솔직한 마음으로는
    창희 장례지도사 되어서 잘 사는 거,
    기정이도 사랑을 통해 점점 해방으로 나아가는 모습,
    특히 구씨와 미정이 함께 사는 거... 그거 너무 보고 싶어요.
    정말 2차 창작이라도 간절할 정도로 보고 싶네요 ㅠㅠ
    아 진짜 나 너무 서운하다 자까님아!

  • 11. ...
    '22.5.30 12:36 AM (182.221.xxx.36) - 삭제된댓글

    불친절해서 아름다운... 정말이지 내려놓음의 최고 경지를 보여준 미정에게 경의를 표합니다

  • 12. 공감
    '22.5.30 12:36 AM (218.154.xxx.228)

    마지막이 너무 황당해서 멍했는데 불친절하다는 표현이 맞는 것 같네요

  • 13. ..
    '22.5.30 12:36 AM (153.134.xxx.11)

    오오.. 완전 이해가 됩니다.
    드라마 보면서 알듯 모를듯 했는데, 문맥을 짚어주니 감사합니다.

  • 14. ..
    '22.5.30 12:39 AM (223.38.xxx.180) - 삭제된댓글

    세상에 없을것같은 미정이 같은 인간상을 알게 해준 작가가 고마워요

  • 15. 명작
    '22.5.30 12:39 AM (39.125.xxx.157)

    솔직히 알콩달콩을 기대했지만
    박해영 작가다운 결말이네요
    생각해보면 오늘 달달한 장면도 있었죠
    백허그 하면서 들어올린 ㅎㅎ

  • 16. ...
    '22.5.30 12:41 AM (39.7.xxx.176)

    다들 산포 씽크대 안갈줄 알았잖아요.
    저는 죽나 아니면 알콜성 치매가 오나 그걸 걱정했어요.중간에 알콜성 치매 자락도 좀 깔았잖아요

  • 17. ...
    '22.5.30 12:48 AM (175.117.xxx.251)

    나 원글님 같은 사람땜에 82못떠나요..ㅠㅠ 애증의82

  • 18. 글감동
    '22.5.30 12:56 AM (49.143.xxx.33)

    마지막 장면만 빼고는 저는 전부 좋았어요.
    창희 장례지도사 공부하려는것도 일관성 있어 보였고 16화펑펑 울었는데, 좀 더 친절하고 깔끔한 해피엔딩을 원했는데 고구마네요.

    드라마 인물 속 현실은 미심쩍고, 각자의 내면속 해방만 도출해낸것 같은..

  • 19.
    '22.5.30 1:28 AM (223.33.xxx.154)

    뭐가 해방이라고 콕 집어 말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아무리 작가라도 자신의 결말에 한정짓고 싶지 않았을 겁니다.
    볼 때는 좀 섭섭했는데
    생각할 수록 (1번 더 보고) 좋은 마무리예요.

  • 20.
    '22.5.30 1:36 AM (117.111.xxx.91)

    재방 삼방 계속 보고 싶은 드라마
    정말 간만에 좋은 드라마 만났네요.

  • 21. ..
    '22.5.30 2:48 AM (39.119.xxx.49)

    너무 와닿는 글이예요.
    그래서 해방일지가 좋았던 이유이기도하고

  • 22. 해방
    '22.5.30 10:24 AM (64.43.xxx.82)

    저도 화는 안나요. 그냥 서운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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