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비오고 날이 흐리네요.
이런 날은 진짜 집이 최곤데...
비와서 흐리지만
이 비 덕에 온 산야가 촉촉한
수채화 빛이 되어 너무 이뻐요.
커피 한 잔 마시고
갑자기 옛날 초딩 (저때는 국민학교)때 생각이 나서
글 써봐요
5-6월쯤 들에 풀이 제법 자란때였어요
일요일이었나 토요일이었나..
제 등치에 몇배는 되는 큰 소를 끌고
풀 먹이러 신작로 옆 살짝 비탈진 곳에
끈을 묶은 쇠고리를 흙에 박아 놓고
소는 열심히 풀 뜯어 먹으라 하고
저는 친구들이랑 신작로 옆 끝에 앉아서
깔깔거리며 수다 떨고 있었어요.
저 포함 셋.
신나게 수다 떨며 놀고 있는데
그때 군인아저씨를 태운 군차량 한대가
슝~하고 지나 가더라고요.
그 차위에 타고 있던 군인아저씨들 대략 여섯-여덟 정도 되었는데
지나가면서 저희한테
" 애들아~ 이거 먹고 놀아~! " 하면서
초코파이를 슉~ 던져주는 거에요
서너개 되었던 거 같아요.
신작로 하나 있는 시골 동네라
초등학교도 걸어서 한시간 정도 걸렸고
동네에 슈퍼는 커녕
군것질 하려면 학교 옆 슈퍼에서 사먹어야 하는데
소 풀먹이며 수다나 떨고 있던 때에
초코파이 간식이라니!!
생각도 못한 횡재에 어찌나 좋던지..ㅋㅋ
옛날 초코파이는 투명 포장지에 별그림 있고
초코파이도 꽤 컸잖아요 (우리가 어리고 작아서 크게 보였던 걸까요?)
가운데 마시멜로도 어찌나 쫀득하며 맛있는지
고거 아껴 먹는다고 겉 빵만 먼저 먹고
마시멜로는 맨 마지막에 한꺼번에 입에 넣기도 했는데..
그냥 빵과 같이 먹는게 제일 맛있는데 말이에요.ㅎㅎ
그날 바람도 적당히 솔솔~ 불고
해는 살짝 따갑고
소는 신나게 싱싱한 풀 뜯고
우린 나란히 신작로 옆에 앉아
초코파이 하나씩 손에 들고 야금야금 먹으며
행복했던 추억이 떠오르네요.
그때 군인아저씨들 고마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