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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못 나가고 있다던 사람이에요 후속편

냥냥이 조회수 : 7,179
작성일 : 2022-04-04 19:14:36

어제 막막하고 퐝당해져서 자정이 넘어서 글 쓰고 마음 따듯하게 걱정해주시는 많은 분들의 우려에 감동했습니다.

이렇게까지 쓸 만한 일인가 싶기는 하였는데, 후기를 말씀하시는 분들이 계셔서 다시 적어봅니다.


"저라면 사무실에 짱박혀 있을 것 같아요" 이 말씀을 보고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사무실에 남아있기로 했습니다. 그래봐야 5시면 네 시간 남짓 남은 시간이어서... 그리고 일도 다 한 게 아니어서 집에가도 편히 잘 수 있는 상태도 아니어서 이래저래 잘되기도 했다 싶었죠.


요기 자게도 복습하고... 사려던 옷도 보면서 쉬엄쉬엄 놀자 하다가...
한 두어시간 지나서 다시 일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늦어도 집에서 한 시 반 정도에는 자다보니 2시 가까운 시간이 되니까 눈이 가물락 하더라고요. 눕거나 기대어 쉴 수 있는 데가 없어서 그러거나 말거나 의자에 앉아서 일을 했습니다. 엑셀 소트하고, 데이터 추출하고...ㅡ.ㅡ...


가려고 마음 먹었을 때는 한 두어시간이면 마무리 하겠지 했던 거였는데,

다시 또 하자고 마음 먹으니 시간이 두 시간 가지고 되지도 않더라고요. 그래서 일에 집중하기 시작... 하고 하다보니 열어 놓은 창문 사이로 빛이 들어오더라고요. 보니 5시 반 정도 되었던데... 봄이긴 봄인가 보다 해가 정말 일찍 뜨는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어제 남아있기로 결정하면서,

"그래 잘됐어! 일은 후련하게 끝내고 내일 신선한 새벽 바람에 조깅도 하고, 사우나도 여유있게 하고 (매일 아침 시간 쫓겨서 후다다닥 하고 출근), 머리도 좀 잘 다듬고 출근쓰!" 였는데....

이게 웬 걸... 하다보니 일곱시가 넘었더라고요. 결국 일곱시 반 다 되어서 끝내고, 본래 목표였던 최종본 출력해서 상사 책상에 올려놓고까지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시간에 쫓기면서  씻고  사우나를 탈출하여 다시 사무실로 돌아왔네요. 어제 사무실 오기 전에 공연 보고, 유산소 좀 하고 오겠다고 추리닝 갈아입은 거라 차에는 공연 볼 때 옷이 그대로 있었어요. 양말도 어제 그대로ㅡ.,ㅡ... 스웨터도, 어제 입은 정장팬츠 그대로 입고 출근....


참, 어제 춥지도 않고 졸리지도 않고 배고프지도 않고... 말 그대로 그지가 될만한 그 삼요소는 피하였는데.. 생리현상을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지요....
원래는 노상방뇨를 생각했었는데 댓글 중에 " 노상방뇨보다는 통이 낫겠다" 라는 의견도 또 찰떡같이 받아들였습니다. 현명한 의견들이 제 가이드가 되어...
... 피하지 못하고 휴지통에 처리하고 후다닥 나가서 내다 버렸습니다. 빅이 아니라 스몰 시그널만 와서 그나마 다행이었죠. 사무실 옆이 선착장 비슷하게 있어서...칠흙같은 어둠속에서 보이지도 않게 나가서 뜻하지 않게 해양오염을 좀 시켰네요. 휴지통은 처리하고 신문지를 구겨 넣어서 혹시 모를 스멜들을 방지하고자  나름 노력해봤습니다. "저도 원글님 같은 상황이었는데 전 통에 처리 했어요" 를 봤을 때는 경악했는데 ... 사람이란... 어찌할 도리가 없는  상황에 처했을 때는 정말 어찌할 도리가 없군...을 생각했네요.


출근하고 상사가 본인 생각했던 것보다 너무 잘했다고, 결과물에 놀라서 연거푸 칭찬을 하고... 원래도 별 생각 없었지만 덕분에 심리적으로 힘든 건 하나도 없었어요. 오전까지는 신기하게 하나도 안 피곤하네, 했다가 점심시간에 음식 좀 주워먹고 나니까 한 세시까지 정말 미친듯이 저항할 수 없는 잠이 쏟아지더라고요. 위의 그 상사한테 다시 가서 머리가 너무 아파서 오늘 한 두어시간만 개인 연차쓰고 일찍 퇴근하겠다 했는데.... 찰나를 넘기고 스트레칭 좀 하고 오니 다시 싹 괜찮아졌습니다. 그래서 지금도 사무실에 남아서 쓰고 있네요. 사실은... 안 쓰거나, 내일 오전에나 다시 써야지 했는데 가려고 하니 후기 안 쓴게 마음에 걸릴 거 같아서 차 문 열었다가 다시 들어왔습니다. ;;; ㅡ.ㅡ...ㅎㅎㅎ


이렇게나 디테일까지 후속보고를 드릴 가치가 있는가 싶긴하나...의도치 않은 죄송 스압까지 드리면서...
어제 걱정해주신 분들 고맙습니다. 덕분에 감정적으로도 외롭지 않게(?) 아무도 모르는 저 혼자만의 즐거운 기억을 만든 것 같아요. (갑자기 웬 긍정왕... );; 아까 미친듯이 잠이 쏟아질 때는 이거고 저거고 다 집어치우고 얼른 집에가서 침대에 눕고 싶었는데 상술했다시피 지금은 또 정신이 말짱해져서 .... 연습실 들러서 악기 연습이나 하고 가렵니다. 후기 요청한 분 들 중 읽으시는 분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감사의 말씀을 다시 한 번.... 스윽

IP : 222.108.xxx.3
2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4.4 7:19 PM (210.98.xxx.174)

    잔잔한 일상의 헤프닝을 잘 넘기셨네요
    구여운 분

  • 2. ..
    '22.4.4 7:19 PM (218.50.xxx.219)

    어쨌거나 해피엔딩이라 좋습니다. ^^

  • 3. ....
    '22.4.4 7:19 PM (218.159.xxx.228) - 삭제된댓글

    원글님 철인이세여....? 날밤새고 이제 악기연습하러...?

  • 4. 저도
    '22.4.4 7:19 PM (124.111.xxx.108)

    해피엔딩이라 좋네요.

  • 5.
    '22.4.4 7:20 PM (124.54.xxx.37)

    어찌하셨을까 궁금했는데 ㅎ
    밤꼴딱새고 하루를 또 일을 하시고 이제 퇴근하신다니 놀라운 체력의 소유자셨군요~~ 얼른가서 저녁드시고 씻고 푹 주무세요 고생많으셨고 후기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 6. 모르겠어요
    '22.4.4 7:23 PM (222.108.xxx.3)

    제가 철인인가
    저도 연습하러 갈 생각이 드는게 신기하네요. 오늘 오전에도 신기했어요. 그리고 미친듯 자고 싶던 그 순간을 넘기고 나서 말짱해지는 것도 참으로 신기했습니다.

    20대 때 구직할 때 몇 번 느낀 적도 있었던건데, 침대에 누워서 한 네다섯시간 자고 일어날 때보다
    아예 날밤 까고 다음날 단식처럼 굶고 그럴 때가 오히려 덜 피곤한 것 같아요. ㅎㅎㅎ 헤헤

  • 7. ..
    '22.4.4 7:23 PM (116.88.xxx.178)

    긍정 에너지 뿜뿜 너무 좋아요~

  • 8. ~^^
    '22.4.4 7:24 PM (39.119.xxx.171)

    해피엔딩이라 읽는 저도 넘 좋네요.
    수고 많으셨어요~^^
    오늘 저녁은 꿀잠 예약일겁니다~

  • 9. ...
    '22.4.4 7:28 PM (221.154.xxx.34)

    그날 새벽에 깨어 우연히 읽고 어떠신가 궁금했어요
    체력과 긍정에너지, 현실 적응력이 뛰어난 분이셨군요.^^

  • 10. 에궁
    '22.4.4 7:32 PM (59.18.xxx.92)

    고생 많이 하셨어요. 푹 쉬세요

  • 11. 어라...
    '22.4.4 7:36 PM (221.154.xxx.34)

    오늘 새벽이었다니....순간 화요일인줄..

  • 12. 모르겠어요
    '22.4.4 7:37 PM (222.108.xxx.3)

    더구나 저는 체력이 좋은 사람도 아니거든요. 골골왕에 음식도 이거저거 못 먹는 거 가려먹는거 많아서 회사에서 유명한 정도.. ;; 그런 면에서 어제 오늘 저에게 너무나 진귀한 경험입니다.

  • 13. 긍정
    '22.4.4 7:37 PM (198.90.xxx.30)

    재밌어요. 아직 젊으시니 1-2일씩 날새고 일도 하고 그러죠.
    일도 잘 마치고, 안전하게 밤 샜다고 하니 다행이네요.

    오늘 꿀잠 주무세요

  • 14. T
    '22.4.4 7:39 PM (121.130.xxx.192) - 삭제된댓글

    어우~~ 궁금했는데 이런 친절한 후기라니.. ㅎㅎ
    긍정왕 원글님 화이팅요!!!!!^^

  • 15. 와...
    '22.4.4 7:43 PM (118.217.xxx.51)

    대단하세요.
    일도 훌륭하게 처리하셨다니 정말 멋지세요!
    전 30대 초반에도 밤새워 일하고 나니깐
    다음 날에 회사에서 저절로 고개가 떨어지더니 막 헛소리가 입에서 나오더라구요.ㅋㅋㅋㅋ....

  • 16. 후기감사
    '22.4.4 7:51 PM (112.171.xxx.169)

    원글님 사랑스럽다요

  • 17. 모모
    '22.4.4 8:01 PM (110.9.xxx.75)

    아이구 고생하셨어요
    궁하면 통한다고
    다 길이 있나봅니다
    집에가셔서 씻고
    뜨거운 국물이라도 드시고
    일찍주무세요

  • 18. 어쩜
    '22.4.4 8:31 PM (222.101.xxx.232)

    후기도 이렇게 실감나게 쓰시는지...
    지난밤 잘 보내셨을까 궁금했어요
    그나저나 집에서도 밤에는 혼자 못자는 저로써는 아무도 없는곳에서 혼자 계시면서 일 하신 님이 대단해 보이네요

  • 19. 미더더기
    '22.4.4 8:43 PM (1.226.xxx.88)

    그 밤을 어찌 보내셨을까 걱정이 되었는데 다행입니다
    후기까지 써주시고 고맙습니다 ㅎ
    저도 마음이 놓이네요

    강철체력입니다 악기까지 ㅎㅎ
    다 끝내고 집에가면 잠이 쏟아지겠네요

  • 20. 그래요
    '22.4.4 9:09 PM (125.178.xxx.135)

    아무일 없었다니 다행이네요.
    거기다 칭찬까지 받고.
    잘 했어요. 원글님!! ^^

  • 21. ..
    '22.4.4 9:11 PM (223.38.xxx.75) - 삭제된댓글

    안돼요
    빨리 집에 가서 쉬셔야합니다
    얼른 자야해요

  • 22. 다음에는
    '22.4.4 9:47 PM (121.167.xxx.7)

    날새도록 일하셨으면 악기는 접고
    집에 가서 푹 쉬세요.
    운전이 졸려서 졸음 운전이 아니에요. 멀쩡하다가도 훅 갈수 있으니 잠은 꼭 챙겨 주무세요.
    무사하셔서 다행이에요

  • 23. ....
    '22.4.4 9:47 PM (223.39.xxx.109)

    작은일처리 깔끙히 잘하신거 저도 나이드니 볼일은 참으면 안되더라고요

  • 24. happ
    '22.4.4 11:19 PM (175.223.xxx.83)

    참 잘했슈~^-^

  • 25. 오모나
    '22.4.4 11:32 PM (175.199.xxx.223)

    열화와 같은 따뜻한 성원과 좋은 말씀들 또 한 번 감사해요. 덕분에 기분이 참 좋았습니다. 본문 쓰고 이미 나가서 실컷 신나게 치고 켜다가 왔네요. 집에 오는 길 켠 라디오에서 좋아하는 노래가 나와서 또 한 번 참 좋았구요. 장나라 노래 같은 노래가 오늘 두번 나오길래 왠일인가 했더니 4월 이야기더라구요. 오늘 4월 4일이라고...
    따뜻한 댓글 남겨주신 분들... 제가 오늘 누릴 걸로 예상되는 만큼 깊은 잠 편히 주무시길 기원드립니다..

  • 26. 봄날같이
    '22.4.5 12:26 AM (121.166.xxx.43) - 삭제된댓글

    따뜻한고 재밌는 글이에요.
    후기 안 쓴게 마음에 걸릴 거 같아서 차 문 열었다가 다시 들어왔습니다.

    저도 이런 느낌 잘 알아요.

  • 27.
    '22.4.5 12:52 AM (59.27.xxx.111)

    원글 읽으며 집에 안가고 사무실에 계시겠다고 해서 다행이다..하고 댓글 안썼어요. 후기가 궁금했는데 자세한 후기 읽으며 입가에 미소가 지어지네요~ 참 잘했어요~^^ 동그라미 5개 그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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