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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소설, 윤산군(尹山君) 일기7

조회수 : 1,338
작성일 : 2022-03-25 14:24:33

대제학 연재소설, 윤산군(尹山君) 일기7

6편에 이어 7편.

<청공스승의 정체와 궤변>


차범석 기자가 태극진인에게 청공스승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런데 듣기로 청공스승이라는 사람도 윤왕 부부에게 큰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건진(乾珍) 법사도 있는데 굳이 청공(靑空) 스승에게 의지하는 것은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무속에 한 번 심취하면 그런 결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합니다. 점을 보러 다니는 사람을 보면 한 곳만 가는 사람은 없습니다. 여러 곳을 다니며 내용을 비교하지요. 원래 김비(妃)는 무속신앙에 흠뻑 빠져서 도사들 만나는 게 취미였던 사람입니다. 술수가 높으면 그 사람으로 갈아타고, 괜찮다 싶으면 계속 관계를 유지하지요. 

청공은 김비(妃)가 유튜뷰를 통해 알게 됐고 코드가 맞아 직접 방문하여 만났습니다. 그날 청공은 대어(大魚)를 낚았다고 생각했습니다. 청공은 건진과는 달리 말하는 스케일이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자기가 차원계(次元界)를 드나들며 신명들하고 대화하고 앞날을 내다보며 우주 개벽(開闢)시대를 연다는 포부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가 떠드는 후천 개벽과 원시반본, 인존(人尊)시대 등등은 다 구한말에 대도인(大道人)들에 의해서 설파됐던 내용들입니다. 기존에 만났던 술사들과 달리 동양철학과 천부경, 고조선 배달역사, 미래에 대한 체계적인 언사는 김비에게 충분히 매력적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윤왕도 청공의 유튜브를 맨날 본다고 하지 않습니까?

공간이 의식을 지배하는 것이 아니라 청공의 말이 윤왕 부부의 정신을 지배하고, 국가의 운명이 거기서 좌우된다는 사실이 큰 문제입니다.”

 

“청공스승이라는 사람은 어떤 사람입니까?”

 

“그자는 자신이 메시아 즉, 미륵(彌勒)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지구촌 인류를 지도하는 대법사(大法師)가 되어 법황(法皇)으로 자리할 야심을 가지고 있지요. 

그는 불우한 어린시절을 보내다 여러 번 죽을 뻔하고 신병(神病)을 앓았습니다. 그러다 눈앞에서 귀신이 보이고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 없었지요. 사람들에게 왕따를 당하니 공동묘지로 가서 숨어 살았습니다. 거기서 귀신들과 대화를 하거나 제사상에 차려진 음식을 먹으며 생활하는데 어느 날 성묘를 온 사람에게 그 조상에 대해 본 것을 얘기했습니다. 그랬더니 그 사람이 놀라서 감사하다며 사례를 했습니다. 이 일을 계기로 사람들에게 귀신들 얘기를 해주면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고 사람들을 하나 둘씩 만나면서 도사 행세를 했습니다. 

그러다 근처의 법당에서 수행(修行)하는 도반(道伴)을 만나 함께 수행하던 중 그가 쓰던 원고와 수행 관련 자료와 돈 등을 훔쳐 달아나 서울에다 작은 방을 차리고 체계적인 비즈니스를 시작하여 여기까지 오게 됐습니다. 건진과는 달리 유튜브에 과감하게 자신의 얼굴을 드러내놓고 사기를 칠 정도로 배짱이 두둑한 자이지요.”

 

“하지만 그가 하는 말이 실효성이 없다면 사람들이 그의 설법을 들으려고 할까요?”

 

“원래 그런 설법이라는 것을 듣는 사람들 자체가 정신이 유약하고 설법자에게 의지하는 마음이 강합니다. 그가 무슨 말을 했는지 며칠 지나면 하나도 기억하지 못하지요. 청공은 자기가 이 시대 마지막 수행자로서 살 사람과 죽을 사람을 판단하는 권능을 가지고 있다면서, 자기 말에 어긋나면 살아남지 못할거라며 협박을 합니다. 귀신도 귀양을 보낸다고 하면 듣는 사람은 오싹함을 느낍니다. 

거짓말도 자꾸 하면 늘고 스케일도 커집니다. 그자에게 정신이 묶이면 멀쩡하던 사람도 반 병신이 되어버립니다. 그는 하늘 아래 궁금한 것이 있으면 아무것이나 다 물어보라고 하지만 실상 그 대답을 들어보면 건질 것이 없소이다. 그자는 비즈니스 감각이 뛰어나 이번 윤왕과의 일이 언론에 알려지는 것을 은연중에 즐기고 있습니다. 이번에 한 몫 크게 잡을 요량이지요.”

 

“듣고 있자니 정말 가슴이 답답해지는 것 같습니다. 사이비 종교의 폐해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네요.”

 

“그런데 재미있는 사실은 소위 기독교 성직자라는 사람들도 윤왕의 이러한 행태를 알면서도 옹호하고, 신자들에게 지지를 강요했다는 사실입니다. 양식 있고 기본적인 소양을 가진 성직자를 만나기가 참으로 어려운 시대입니다. 우리는 어떠한 권위에도 굴복하거나 의지하지 말아야 합니다. 

성직자라 해도 그 사람이 하느님은 아닙니다. 그도 우리가 같이 고민하고 힘들게 살아가는 한 사람에 불과합니다. 자기 정신을 남에게 의탁하고 완전히 맡겨버리는 어리석은 짓을 해서는 절대 안 됩니다. 그런데 지금 소위 왕이라는 자가 제 혼을 완전히 사이비 법사에게 바쳐버렸으니 참으로 큰일이외다.”

 

차기자는 메모를 하면서도 글을 쓸 마음이 자꾸 없어졌다. 윤핵관들의 심부름을 하는 것도 거부감이 들었다. 일단 취재를 시작하였으니 윤왕 일당의 전모를 아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청공스승이 야심면에서는 건진법사보다는 더 크다고 생각이 듭니다.”

 

“건진은 지방 도둑이고 청공은 서울 도둑입니다. 청공은 미리 유튜브에 김비가 듣고 싶거나 알고 싶어하는 내용을 녹화해서 올려놓습니다. 그러면 얼마후 김비가 그것을 보고 반응을 하게 되지요. 그런식으로 김비는 청공에게 빠져들었던 것입니다. 

청공은 자기의 권위를 세우는데도 힘을 쏟고 있는데 항상 비싼 한복(韓服)만을 고집하고 식당에 가서도 자기가 가지고 다니는 금 숟가락 외에는 사용하지 않고 사람들과 악수도 하지 않습니다. 그런 행동이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대단히 신선하고 권위를 느끼게 합니다. 이것이 청공이 비즈니스를 하는데 있어서 세심한 마케팅 전략을 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러니 지방도둑 건진이 긴장할 수밖에 없지요. 앞으로 둘 사이도 서로를 견제하며 모함하고 음모를 꾸미는 것이 후한말 십상시(十常侍)의 전횡을 보는 것과 같을 것입니다.”

 

“그러면 권력 서열 1위가 바뀔 수도 있다는 겁니까?”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일입니다. 그럴수록 백성들의 삶은 힘들어지겠지요. 그런 것을 보면 신천지당의 부패 기득권 세력이 얼마나 썩어빠진 정신의 소유자들인지 알 수 있습니다. 

이미 김비와 건진 등 무속 세력의 전횡을 알고도 입 싹 닦고 모른 척 하며, 자기 먹고 살 궁리만 하면서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대면서 상대 당(黨)을 공격하고 죄를 뒤집어씌우고 모략 꾸미는 것을 다반사로 하고 있습니다. 이 자들을 쓸어버리지 않으면 대한(大韓)의 기상은 절대 새로워질 수 없소이다.”

 

태극진인은 그 말을 하면서 평온하던 모습이 사라지고 얼굴이 붉게 상기됐다. 차기자도 고민이 깊어졌다.

 

“말씀을 듣다 보니 시민들이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점점 분명해지는 것 같습니다. 술사(術士) 두 명이 권력 서열 1,2위를 다투는 그런 나라를 만들어서는 안 될 것 같네요.”

 

“차기자님 같은 언론인이 나선다면 대한의 새날은 더 빨리 열릴 것이오.”

 

태극진인은 서랍에서 봉투 하나를 꺼내서 차기자에게 주면서 열어보라고 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시호(時乎) 시호 이내 시호 부재래지(不再來之) 시호로다

만세일지(萬世一之) 장부로서 오만년지(五萬年之) 시호로다

용천검 드는 칼을 아니 쓰고 무엇하리 

무수장삼(舞袖長衫) 떨쳐입고 이칼 저칼 넌즛들어

호호망망 넓은 천지 일신으로 비껴서서

칼노래 한곡조를 시호시호 불러내니

용천검 날랜 칼은 일월을 희롱하고

게으른 무수장삼 우주를 덮여있네

만고명장 어디 있나 장부당전(丈夫當前) 무장사(無壯士)라

좋을시고 좋을시고 이내 신명 좋을시고”

 

“이것은 동학의 교조 최수운 대신사께서 전라도 남원의 은적암에서 수도하면서 득도(得道)의 기쁨을 노래한 <검결-칼노래>입니다. 민주주의라는 나무는 민중의 피를 먹고 자라는 법이오. 차기자님은 기자이니 펜을 칼처럼 쓰시오. 저 흉악한 악의 무리를 쓸어버리고 대동(大同)의 세상을 열어젖혀야 하지 않겠소?”

 

“네, 큰스승님께서 많이 가르쳐 주십시오.”

 

이제 차기자는 윤핵관의 앞잡이 노릇은 그만해야겠다고 생각했다.

 

(8편에서 계속)

IP : 221.139.xxx.89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2.3.25 2:28 PM (223.62.xxx.17)

    글 너무 잘 쓰세요

  • 2. 오늘도
    '22.3.25 2:33 PM (223.38.xxx.176)

    민춘문예 퍼나르느라 바쁜 모양새가 꼭 북한이 삐라 살포하는 수준..

  • 3. ...
    '22.3.25 2:46 PM (180.71.xxx.126)

    이런건 누가 썼을까 필력이 대박!

  • 4. ....
    '22.3.25 3:21 PM (1.236.xxx.13)

    원글님 대단하시네요.
    재밌어요.
    8편도 기대합니다.

  • 5. 진짜 필력이 대단
    '22.3.25 3:28 PM (106.101.xxx.10)

    그런데 윤석열 너무 끔찍함

  • 6. 진짜
    '22.3.25 3:57 PM (211.234.xxx.113)

    작가분인듯

  • 7. 감사합니다
    '22.3.25 4:18 PM (58.92.xxx.119)

    이글 작가님 필력 대단하세요^^

  • 8. ㅎㅎ
    '22.3.25 6:02 PM (124.53.xxx.169)

    오늘도 글 재밌게 잘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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