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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윤산군(尹山君) 일기6

대제학/펌 조회수 : 1,336
작성일 : 2022-03-24 18:26:28

연재소설, 윤산군(尹山君) 일기6


5편에 이어 6편.

 

<머리 셋 달린 삼두 정권>

 

차범석 기자는 본격적으로 건진(乾珍)법사에 대해 알아보려고 마음먹었다. 그래서 용산 이전 관련하여 태극(太極)진인에게 좀 더 구체적으로 물었다.


“항간에는 이번 윤왕의 용산 집무실 이전 발표가 무속이나 풍수지리와 관련이 깊다고 합니다. 윤왕 뒤에 도사들이 여러 명 있다는 얘기도 있고요. 정말 윤왕이 샤머니즘에 빠져 있는게 맞습니까?”

 

“명리학이나 풍수지리도 다 체계를 갖춘 학문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과학과 달리 검증 체계가 없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그것을 잘 아는 사람이 보면 맞겠지만 잘 모르는 사람이 얘기를 해도 그것이 참인지 거짓인지 분간하기는 어렵지요. 99번 틀리고 1번 맞혀도 용하다, 도사(道士)다 소리를 듣게 되지요. 

점(占)을 보러 가는 사람도 틀린 것은 기억 못 하고 맞는 것만 기억하게 되고, 한번 그런데 빠지게 되면 여간해서는 빠져나오기가 힘듭니다. 윤왕 부부도 꽤 오랜 기간 무속과 신비주의(神秘主義)에 의지해왔습니다. 원래 점(占)은 국가의 대사를 앞두고 그것의 길흉을 판단하기 위한 제왕학(帝王學)이었습니다. 이것이 민간으로 널리 퍼져 대중화된 것이지요.”

 

“그러면 윤왕은 앞으로 국정을 운영하는데 무속을 의지하게 되겠네요.”

 

“그건 100%라고 봐야 합니다. 용산 집무실 이전이 그 첫 출발입니다. 윤왕은 국가의 미래나 집권 청사진 같은 것은 생각해본 적이 없는 위인입니다. 자기 죄를 덮기 위해 출마를 했고, 왕이 된다는 사이비 도사의 말을 믿고 권력을 쫓은 것 뿐입니다. 이미 윤왕의 죄는 차고 넘칩니다. 사기꾼을 왕으로 뽑아 놓으면 어떻게 되는지 MB왕을 통해서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MB왕 정도는 애교 수준으로 보이는 사람이 왕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왕이 한명이긴 한데 3명입니다. 이른바 삼두(三頭) 체제라 할 수 있지요.”

 

“삼두라면 세사람이 우두머리를 한다는 말씀인가요?”

 

“겉으로는 윤왕이 절대 권력을 가진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 뒤에 막후 실세는 김비(妃)입니다. 김비야말로 절대 권력의 화신입니다. 지금 윤핵관들도 김비 때문에 힘들어하고 있지요. 어떤 사안에 대해 윤왕의 결재가 나도 다음날이면 꼭 틀어지거나 뒤엎어지는 일이 허다합니다. 그것은 막후에서 김비가 윤왕을 조종하기 있기 때문입니다. 

이 나라의 앞날이 걱정되는 것은 특히 그 부분 때문입니다. 정상적인 국가 시스템이 붕괴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면 됩니다.

한(漢)고조 유방은 후궁이었던 척부인을 총애했습니다. 그런 척부인을 미워한 여인이 있었는데 바로 정실부인인 여태후였습니다. 여태후는 자신이 낳은 아들 유영이 황태자 자리를 척부인 아들 여의에게 뺏길 수도 있게 되자 척부인을 향한 미움도 커져만 갔습니다. 

그러다 한고조가 죽고 유영이 즉위하자 척부인의 아들 여의를 불러들여 기회를 틈타 독살했습니다. 그리고 척부인에게도 끔찍한 짓을 저질렀습니다. 여태후는 척부인의 손과 발을 잘라 버리고, 눈을 파고 귀를 태우고, 벙어리가 되는 약을 먹여 측간 안에 살게 하여 “사람 돼지”라고 불렀습니다.

내가 초반에 무엇을 상상해도 상상 그 이상의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바로 우리는 제2의 여태후의 등장을 눈앞에 두고 있습니다.”

 

차기자는 정신이 아득해지는 것이 느껴졌다. 사실 차기자도 김비에 대해 들은 바가 있었다. 그가 윤핵관 회의에 참여한 적이 있었다. 그때도 윤핵관들은 김비 문제에 대해 불평을 털어놓았다.

 

“아니, 무슨 결정을 제대로 할 수가 없어. 후보(윤왕)랑 다 얘기가 됐는데 집에만 갔다오면 말이 달라지는 거야. 다 지시를 해놨는데 또 바꿔야 되잖아. 일에 혼선이 너무 많아. 그게 아마 다 부인 말을 듣고 그러는 것 같아.”

 

“손에 왕(王)자 쓰고 토론회에 나간 거, 그것도 내가 보기엔 부인이 써 준 것 같아. 후보랑 얘기하는 게 아무 의미가 없는 것 같아. 후보가 청공(靑空)스승인가 하는 사람 유튜브를 맨날 보고 다녀. 건진법사라는 사람도 사무실에 들락거리고 말야.”

 

“SNS에 개 사과 사진도 부인 작품이 틀림없어. 이렇게 정상적인 의사 결정이 안 되는 후보는 정말 처음 봐. 이미 우리 말고 다른 팀이 움직이고 있어. 이건 비선 정치가 시작됐다는 건데, 후보가 왕이 돼도 문제야!”

 

그렇게 윤핵관들도 문제를 인지하고 있었으나 이미 한 배를 탔고, 제 정치생명을 연장하기 위해 알면서도 모르는 척하고 넘어갔다. 

그들의 정치생명을 연장하는 힘은 검찰 권력에서 나왔다. 없는 죄를 만들고 있는 죄를 없애는 수사와 기소권을 동시에 가진 대한국의 최고 권력을 믿고 안하무인 백성 위에 군림하고 있었다. 

 

차기자는 다시 물었다.

 

“아까 삼두 체제를 말씀하셨는데 또 한 사람은 누구입니까?”

 

“그자는 건진이라는 사이비 법사입니다. 이번 용산 이전도 그 녀석 작품인데, 부끄럽지만 내 문하(門下)에서 공부하던 놈입니다.”

 

건진법사 얘기가 나오자 차기자는 귀가 번쩍 뜨였다.

 

“그러면 건진 법사가 앞으로 윤왕 정권에서 핵심 역할을 하겠군요.”

 

“그렇습니다. 건진은 윤왕 부부를 움직이는 최고 실세요. 대한국의 권력 서열 제1위가 될 것입니다.”

 

권력 서열 1위라는 말을 듣자 차기자는 등에서 땀이 나고 입이 바짝 말랐다.

 

“그가 정말 그럴만한 능력을 가지고 있습니까?”

 

“무슨 능력이 있겠습니까? 작은 능력이 있기는 하지요. 뱀의 혓바닥 같은 입으로 온갖 사술로 남을 속이는 능력 말입니다.”

 

“하지만 거짓말만으로는 윤왕 부부를 속이는게 쉽지 않을 텐데요.”

 

“건진은 가야산에서 내 밑에서 도를 닦다 세속의 욕망을 참지 못하고 뛰쳐 내려갔습니다. 그러다 소백산, 계룡산 등지를 떠돌며 잡술 꽤나 부리는 자칭 도사들을 찾아다녔지요. 그러다 큰 결심을 하고 토굴에서 100일을 기한으로 금식 기도를 하였습니다. 그런데 21일째 기도하던 중 흰머리에 흰 눈썹을 길게 늘어뜨리고 광채가 나는 신선 같은 사람을 만났습니다. 그가 건진에게 ‘이제 때가 되었으니, 도통을 받겠느냐’고 했습니다. 도통을 받게 되면 하늘나라의 말과 글을 쓰게 되고 앞날을 훤히 보며 땅속도 꿰뚫어 기운의 흐름을 볼 수 있게 된다’고 했지요. 건진은 순간의 고민도 없이 받겠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그날부터 신기한 말과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건진에게는 사람들이 찾아오고 돈과 권력이 모여들었습니다. 그중 한 사람이 바로 김비입니다. 그리고 김비가 건진을 윤왕에게 소개해준 것입니다.”

 

“그렇다면 건진법사가 도통을 한 것은 맞습니까?”

 

“도통이 아니라 똥통을 한겁니다.”

 

“똥통이라고요?”

 

“건진은 수행 중에 만난 흰 눈썹 도사의 신명(神明)이 빙의(憑依, 떠도는 영혼이 다른 사람의 몸에 옮겨붙음)되어 있습니다. 그 신명도 원래 20년간 도를 닦다가 잘못 죽어 구천을 헤매던 왕미(旺眉)라는 자인데 마침 건진을 보고 그의 몸속으로 들어가려고 그런 장난을 친 거지요. 둘 다 욕심으로 도를 닦던 자들이니 자연스럽게 합일(合一)이 될 수 있었던 겁니다. 건진이 아무리 날고 기어도 왕미의 능력 이상은 발휘하지 못합니다. 거기다가 신통력도 점점 떨어져 이제는 범인(凡人)들과 다를바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사실을 숨기고 연기(演技)를 하고 있지요.

예전에 풍수대가로 이름을 날린 천궁이라는 사람이 있었는데 그는 무덤의 속을 환히 들여다보고 길흉을 알려주었습니다. 돈과 권력이 쌓이자 탐욕을 부리기 시작했고 급기야 신안(神眼, 귀신이나 기운을 보는 눈)이 닫히고 말았습니다. 하늘의 벌을 받은 거지요. 거기서 멈췄어야 했는데 그때부터 그는 계속 신안이 열린 것처럼 연기를 했습니다. 그러다 결국 사기죄로 쇠고랑을 차고 말았지요.

앞으로 건진이 걸어갈 앞날이 천궁과 비슷할 겁니다. 몇 사람을 속일 수는 있어도 백성 전체를 속일 수는 없습니다. 잠깐은 거짓을 말할 수 있어도 영원할 수 없는 것이 하늘의 법도입니다. 거짓은 참을 이길 수 없습니다. 심판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는데도 건진 이놈이 아무런 반성이 없으니 안타까울 뿐입니다.”

 

심판의 시간이 다가온다는 말에 차기자의 메모하던 손이 파르르 떨렸다.

‘건진이 심판을 당하면 윤왕부부도 끝내 왕좌에서 끌려 내려온다는 말인데.... ’

 

차기자는 시간이 걸리더라도 건진과 청공, 윤왕부부의 정체에 대해 더 알아보기로 마음먹었다.

 

 

(7편에서 계속)

IP : 221.139.xxx.8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핵심
    '22.3.24 6:27 PM (221.139.xxx.89)

    자기 죄를 덮기 위해 출마를 했고, 왕이 된다는 사이비 도사의 말을 믿고 권력을 쫓은 것 뿐입니다. 이미 윤왕의 죄는 차고 넘칩니다. 사기꾼을 왕으로 뽑아 놓으면 어떻게 되는지 MB왕을 통해서 충분히 경험하지 않았습니까? 이번에는 MB왕 정도는 애교 수준으로 보이는 사람이 왕이 되고 말았습니다. 그런데 왕이 한명이긴 한데 3명입니다. 이른바 삼두(三頭) 체제라 할 수 있지요.”

  • 2. 필력 대단함
    '22.3.24 6:31 PM (58.92.xxx.119)

    6편 감사합니다^^
    최근 읽은 글중 가장 재미있어요 ㅎㅎ

  • 3. ㅎㅎ
    '22.3.24 7:06 PM (39.7.xxx.95) - 삭제된댓글

    이거 쓰신분 직접 만나서 커피라도 사드리고싶어요
    너무 재밌어요

  • 4. .....
    '22.3.24 7:26 PM (115.139.xxx.139)

    연재한거 책으로 출간해도 될것 같네요. 우와 진짜 짱짱짱!

  • 5. ㅇㅇ
    '22.3.24 7:35 PM (110.12.xxx.167)

    필력이 대단하십니다

  • 6. 아닛
    '22.3.24 8:38 PM (123.98.xxx.49)

    1편부터 정주행 하겠어요!

  • 7. ...
    '22.3.24 9:58 PM (1.225.xxx.75)

    전 이거 복사본 만들고 있어요
    갈수록 흥미진진 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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