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승자의 시간이다. 패자들은 말을 아껴야 한다. 청와대 대변인이 패배가 아쉬워 공식석상에서 흘린 눈물은 현 정권이 나약하다는 징표이다. 이성보다는 감성이 지배하고 있음을 고백하는 셈이다. 막연히 분노하지 말고, 예단하여 공격하지 말고, 가정하여 저주하지 마라. 증오는 퍼져나가 다시 돌아온다. 선거는 수(數)싸움이다. 한 사람이 소리치면 두 사람이 떠나간다. 선거의 패배는 선거를 통해서만 설욕할 수 있다. 땅에서 넘어진 자 땅을 딛고 일어서듯, 민심에 넘어진 자 민심을 얻어야 일어설 수 있다.
0.73% 차이의 완패를 희망으로 여기면 미래가 없다. 지금은 선동의 시간이 아니다. 거울을 볼 시간이다. 거울에 지난 5년간의 먼지가 쌓여있다면 닦아내야 한다. 약자들의 눈물이 보일 때까지, 몸속 어딘가에 붙어있는 ‘내로남불’이 보일 때까지 닦아야 한다. 어제의 내가 한 일이 오늘의 내 모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