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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당근 채팅

선물 조회수 : 1,638
작성일 : 2021-12-26 20:36:47
12월 23일 
*좋은님
성인용 기저귀 나눔합니다.

*나
저 주세요!
가능한 시간에 받으러 가도 될까요?

*좋은님
빨리 가져가셨음합니다.
언제쯤 시간되시는지요?

*나
제가 장애있는 아들과 둘이 살아서 주말에는 못나가고 월요일 오후에 가능해요.
장애가 심하여 사고칠까봐 못나가요.

*좋은님
어디신지...

*나
ㅇㅇ동  ㅇㅇ아파트에 살아요.

*좋은님
내일 아침에 가져다 드릴게요.
전화번호 주세요.
앞에 가서 연락 드릴게요.

*나
아유~ 제가 가야하는데 감사합니다~
대략 몇시 정도에 오실 예정이세요?

*좋은님
9시 30분쯤요.

*나
9시 20분쯤에 장애인차를 타고 센터에 가야 하는데 혹시 센터로 오실수도 있을까요?
센터는 ㅇㅇㅇ앞인데 30분이나 35분에 도착후 ㅇㅇㅇ앞에서 기다릴수 있어요.

*좋은님
그럼 9시전후로 아파트로 갈게요.

*나
감사합니다.
지난주에 키운 엿기름을 드릴게요.
250그램씩 두 개로 포장했어요.
시중에 파는것보다 훨씬 곱게 갈았는데 고울수록 잘 우러납니다.
말릴때 찬바람을 접하여 당도도 높고 위생적으로 잘 말렸어요.
거의 말랐을때는 식품건조기로 바싹 말리어 보관시 상하는 일이 없으니 안심하고 드세요.
그럼 내일 뵙겠습니다.

*좋은님
좋은밤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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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4일
*나
기저귀 받은것도 감사하지만 일부러 가져다주셔서 그 마음이 더 감사해요.
더구나 저에게 시간을 맞추시느라 30분이나 일찍 오신건 그 어떤 미사려구도 고마움을 제대로 표현하지는 못할거예요.
아들에게 중증장애가 있다보니 가족들까지 등을 돌리고 어떨때는 온갖 심한 말로 상처를 받기도 합니다.
오늘 크리스마스 선물을 한아름 받은거네요^^
날씨가 추워진다는데 건강 잘 챙기시고 가족분들과 함께 행복하시길 바랍니다~

*좋은님
제가 더 기쁘네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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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25일

*나
아유~ 답장을 안쓸래야 안쓸수 없는 일이 생겼어요^^
어젯밤 김창옥 강사님의 강의를 들었거든요.
사람이 가장 안정감을 느낄때에 대한 내용이었어요.
기도나 명상, 요가할때가 아니라 감사를 느낄때 안정감이 가장 크게 생긴대요.
안정감이 생기면 아무리 힘든 일이 있어도 다시 일어날수 있는 힘이 생기는거라 합니다.

듣고보니 지금의 저를 말해주는거였어요.
제가 좋은님 덕분에 감사함이 충만한 상태거든요.
님께서 제게 하신 일이 제게는 용기를 주고 힘을 주는 에너지를 충전한것과 같습니다.
시기에 적절한 강의를 들어 이렇게 기분좋게 또 챗을 합니다.

일년전 가족들의 배신이 준 큰 상처를 안고 내게는 세상에 아무도 없는 줄 알았어요.
그냥 이렇게 아프게 살면서 이번 생을 보내야하는줄 알았어요.

제 마음의 위안을 찾으려고 아들이 다니는 장애인보호센터에 일주일에 한번씩 간식을 만들어보내기 시작했어요.
간식을 만들어 보내고 나면 마음이 흡족해지고 즐겁더라구요.
그러면서 조금씩 조금씩 감사한 일들이 더 생기는것 같아요.

답장 안주셔도 됩니다.
저 혼자 신이 나고 고마워서 그냥 글 쓰는거예요^^

*좋은님
감사해요~
최고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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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에 평소보다 30분 일찍 일어나 활동하는게 쉬운 일은 아니지요.
센터로 가져오셔도 되는데 제가 커다란 짐보따리를 들고 다니지않도록 집으로 30분 일찍 오시는걸로 배려하신거예요.

물건을 받고 나서 낮에 유튜브를 보는데 김창옥 강사님의 강의를 듣게 된거예요.
사람의 호흡과 뇌파가 안정을 찾으려면 고맙다라는걸 느껴야 한다고 합니다.
지금의 제 상황에 딱 맞는 내용이라서 더 가슴에 와 닿았어요.


일년이 조금 넘게 센터에 간식을 만들어보냈는데 
어떨때에는 몸이 아프거나 힘이 부치고, 바쁘기도 했지만 그래도 꾸준히 빼먹지않고 간식을 만들어보냈어요.
만들어보낸뒤 맛있다고 고맙다고 하면 저도 모르게 기분이 상승되는거예요.
그러다가 만들기 이틀전에는 또 어떤 메뉴를 해야할지 고민도 되었지만
먹고 난 후의 고맙다는 말들이 힘들거나 아팠던 일들을 모두 씻어보내주더라구요.
그래서 다시 힘을 얻어 어떻게 하면 더 맛있을지 유튜브나 82쿡을 검색하게 만듭니다.
음식만드는걸 어디서 배운건 없고 독학인데 내년에는 공공기관에서 떡과정을 배우려고 합니다.

간식을 만들어 보내면서 또 하나 깨달은게 있어요.
우리(50대 이후)는 대화할때 젊은 사람들과 타협을 해야 하는데 
음식도 타협이 필요하더라구요. (타협이란 단어가 어울리는것 같아요)

다시 말해 내 입장에서 건강에 좋고 덜 달고 담백한걸 고집하면 맛만 보고 그대로 남기게 됩니다.
요즘 젊은 사람들이 배달음식과 식당음식, 그리고 마트의 간편음식에 길이 들었잖아요.
하나같이 달고 짜고 자극성이 강하지요.
그러니 제가 만든게 입에 맞지 않아 먹기 곤란할수 있는거구요.

그래서 젊은 사람들의 입맛과 타협을 보기로 했습니다.
건강에 좋도록 좋은 재료를 쓰면서 어느정도 단맛을 가미하도록 했어요.
먹고 난 후에는 달달한 정도가 어떠냐고 묻기도 했죠.

일년 넘게 간식을 만들어보내면서 즐거움도 얻었지만 음식 만드는 실력도 눈에 띄게 늘었어요.
독학이라서 연구도 많이 하고 남들이 하지 않는 색다른 방법도 시도하다보니 혼자만의 노하우가 쌓이게 된거예요.
모임의 행사에 간식을 만들어가면 신기한 메뉴에 대해 칭찬을 받게 되고 어느새 솜씨좋은 사람으로 통하게 되었어요^^
내일은 아로니아보리빵과 아로니아식혜를 만들어 갑니다.
아로니아를 넣는건 처음해보는건데 잘 만들어서 맛있게들 드셨으면 좋겠습니다~~
IP : 125.140.xxx.2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1.12.26 8:44 PM (121.165.xxx.96)

    많이 외로우신듯 당근하는 사람과 저리 많은 대화를 하신거 보니ㅠ

  • 2. 땡큐
    '21.12.26 8:48 PM (175.114.xxx.84)

    따뜻한 글 잘 읽었습니다. 좋은님도 원글님도 멋진 크리스마스를 보내셨군요. 듣기도 싫은 뉴스들때문에 얼어붙었던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감사해요.

  • 3. ㅡㅡ
    '21.12.26 8:50 PM (116.37.xxx.94)

    김창옥 강사내용 좋네요
    감사와 안정감
    원글님 새해에 감사많이 하시길요

  • 4. ...
    '21.12.26 8:51 PM (121.168.xxx.6)

    예상치않게 배려 넘치는 분 만나셨네요. 글이 참 훈훈해요.
    요리 잘하는 분들 부러워요!
    아로니아부터 생소한데 그걸로 만든 보리빵과 식혜라니
    어떤 맛일까 궁금하네요.

  • 5. ...
    '21.12.26 8:51 PM (220.84.xxx.174)

    작은 친절에도 감사할 줄 아는 원글님
    멋진 분이세요.
    원글님 같은 분때문에 아직 따뜻한 세상입니다.
    건강하세요~~~

  • 6. ㅇㅇ
    '21.12.26 9:09 PM (175.207.xxx.116)

    당근에 관련된 글은 대부분 황당한 경험이 많아서
    조마조마해 하면서 읽었어요

    감사함을 주고 받는 상황..
    저도 많이 만들게요
    감사합니다^^

  • 7. 원글님과
    '21.12.26 9:12 PM (1.231.xxx.128)

    아드님이 좀더 편안하시길 기도합니다.
    감사함을 느껴라 새기겠습니다

  • 8. ..
    '21.12.26 10:54 PM (203.254.xxx.226)

    힘드신가 봅니다.
    작은 친절에 감동하신게 느껴집니다.

    내년에는 좋은 일 많이 있길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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