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으로 진정한 자신감을 갖게 되었네요

[처음으로]

저는 한번도 제가 머리가 좋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성적을 빨리내고 무언가를 빨리 배우는 편이 아니였거든요
하지만 결국에는 늦더라도 꼭 향상해서 따라잡긴 했지만
무엇을 제것으로 만들려면 시간이 어느정도 필요했어요.

그래서 사실 성취를 많이 하는 편임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믿지 못했던 것 같아요 ㅠㅠ
왜냐면 저는 노력을 많이 했거든요. 그래서 늘 저는 남들보다 많이 노력해서 어떤 것들을 이룬거다, 반대로 말해서 다른애들은 저처럼 노력 안해도 저보다 잘할 수 있다 이런 열등감이 무의식적으로 그리고 의식적으로 존재했어요. 난 재능이 없고 노력을 할 뿐이다.

노력이 재능이라는 말은 그다지 위로가 되지 않았어요. 지금은 내가 더 노력할 수 있는 여건이 되니까 내가 성취를 한거지만 다른애들도 나처럼 똑같이 노력하면 나는 절대 따라잡지 못할 거라고. 그래서 늘 어딘가 한켠이 불안했어요 ㅠ

근데 메타인지라는게 무엇인지 오늘 처음으로 알게 되었어요
스스로를 잘 알아서, 무엇이 장점이고 단점인지 잘 알아서, 자기가 현재 어떤 상태에 있고 어떤식으로 성취하고자 하는 것을 계획할 것인지, 그리고 중간중간 어떻게 계획을 수정하는 전략을 세울것인지, 그리고 그걸 실행해내는 능력이 메타인지라고 하더군요.

저 저거 딱 하나는 자신감 있더라구요. 제가 메타인지가 높다는거. 저는 늘 자기주도적으로 학습하고 문제를 해결하는 편이였거든요. 매일매일 계획을 짜고, 점검하도, 점검을 토대로 수정, 그리고 계획.

왜 높을까 생각해 봤어요. 어디서 저런능력이 생기게 되었나..

사실 어렸을때 큰 문제에 한번 직면해 봐서 그런 것 같아요.
제가 어렸을때 부모님이 서류작성을 잘못해서 외국에서 비자문제가 생겨서 불법체류자로 살았거든요. 대학도 못갈 판이였어요. 불체자에게 학비보조금 따위는 없으니까. 그때 저에겐 생존의 문제였어요. 이 암울한 미래를 빠져나가려면 도대체 어떻게 해야하는가. 그래서 제 장점, 단점을 파악해서 대학지원 과정을 누구의 도움없이 스스로 해결했고 그 과정안에서 전액장학금을 받아서 대학에 입학하는 남들에게는 소소할지도 모르나 저는 기적같은 일이 한번 있었어요.

그때 그 경험이 인생이 양분이 된 것 같아요. 그 이후로는 어떤 문제가 있어도 제가 어떻게든 계획하고 실행하면 뭐라도 어떻게 되지 않을까 불안하면서도 막연한 기대가 있었고, 그래서 그렇게 자기주도적으로 스스로에게 질문하고 매일매일을 계획하고 점검하고 실행하면서 살았거든요. 그렇게 15년을 사니까 메타인지가 높아진 거구나. 그런 생각이 들어요.

메타인지가 높다는거 그게 저에게는 크나큰 위안이에요.
어릴때 불우했던 상황이 양분이 되었다는 것과 같은 말이고
아 내가 그냥 노력만 해서 어떤것들을 성취한게 아니구나, 내가 머리는 좋지 않을지언정 나도 기댈 수 있는 슈퍼파워 하나정도는 있구나 그런 위안이자 자신감이요

주저리주저리 일기같은글 죄송합니다
그냥 오랫동안 마음고생이 심했었어서 써봤어요

[미니꿀단지]

대견하네요
학벌보다 중요한 문제해결능력! 님의 앞날을 응원합니다^^

[저도]

잘 읽었고 공감합니다 대학입학 과정 정말 대단해 보이세요
저도 인생에서 중요한 시기에 메타인지력을 발휘해 문제를 해결했던 경험이 몇번 있습니다
중고등학교때 성적이 꾸준히 우상향했고 스스로 계획을 세우고 실행 수정하고 힘들어 보이는걸 이루어 낸 후엔 그 학습효과로 다음번에도 같은방법을 쓰곤 했어요
학업 취업 결혼 육아 재테크 모든과정에 메타인지가 필요한지만 그때그때 내가 만나는 사람 나에게 영향을 주는 존재의 영향도 간과할 수 없다는것도 알았어요
저는 꾸준함이 별로 없는 사람이라 지나왔을때 아쉬운점은 많지만 진짜 중요한 어떤시점이 다가오면 메타인지적 해결력을 다시 발휘해야지 하는 자신감은 있어요
메타인지가 있는 사람은 운에 기대거나 섣불리 실망하거나는 일은 잘 없는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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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 넘 좋아요. 지우지 말아주세요. 원글님 남은 삶도 현명하게
살아가시길 응원드려요. 힘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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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타 인지가 높은 원글님~
멋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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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글님 좋은 기운 좋은글 감사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