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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생일이 1시간 남았어요.

... 조회수 : 962
작성일 : 2021-12-18 23:40:25
올해 생일도 아무 축하없이 쓸쓸히 보낼 걸 알고 있었죠.
그런 생각이 들자 며칠 전부터 한없이 우울해지는 거에요.
고민하다 '생일 우울'이란 키워드로 검색을 했고
생각보다 꽤 많은 사람들이, 심지어 축하를 많이 받는 사람들도 그렇다는 걸 알았어요.
누군가는 그 해법으로 사소한 작은 것에 감사하래요.
누군가는 기부나 남을 도우라고 하고요.
누군가는 부모님께 미역국을 끓이거나 감사표시를 하래요.
저 평생 그렇게 살았거든요.
그렇게 사니 우울이 깊어졌어요. 아니, 이렇게 살면 없던 우울도 생기더라구요.

다른 누군가는 생일이나 기념일에 크게 기대를 해서 그렇대요.
돌이켜보니 그렇더라구요. 저는 기념일에 대한 기대가 큰 편이에요.
해법은 기대를 줄이래요. 아무것도 바라지 말라는 건가?
하지만 저는 제 자신을 알죠.
40평생 기념일을 중요시한 제 성향이 바뀌겠어요?
저는 남들 생일, 기념일(심지어 강아지 기념일까지) 중요시해요.
그래서 생각했죠.
내 욕망을 줄이기는 힘들다, 불가능할 것 같다.
하지만 내가 남들 챙겨줬을 때, 그 때 결과가 얼마나 퍼펙트 했나!
나의 이벤트를 사람들이 얼마나 좋아했었나!
그 능력을, 이제 나에게 써보자.
내 생일을 내가 축하해보자! 하고요.
그래서 한 일이 제 생일에 맞춰서 호두파이를 배달시켰어요.
남들 보기에는 그게 뭐 대수로운 일인가..찌질하다 싶겠지만
제 생일에 제 자신을 위해서 뭘 한 게 처음인 것 같아요.
아침에 눈 뜨자마자 맛있는 호두파이 받을 생각에 들떴고
정말 딱 알맞은 시간에 받았고
맛도 있네요.
사실 미역국 끓여주고 음식해준다는 거 거절했어요.
저는 평생 미역국을 좋아해본 적이 없어요.
그래서 처음 거절했습니다.
이게 왜 그렇게 속시원하던지요.
이번 생일은 이렇게 지나갑니다. 30분 남았네요.

나는 좋았어요. 안 좋은 상황에서 최선의 방법으로
나를 도닥여준 것 같아서요.
30분 동안 뭘 할까요? 남은 파이를 다 먹을까요?ㅋㅋ

다들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 보내시길 바랍니다..
IP : 211.36.xxx.18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1.12.18 11:48 PM (175.223.xxx.188)

    원글님 그 남은 30분 중에 15분이 지났네요
    일단 그 남은 15분 첫걸음으로 제 축하를 받으세요
    원글님 생일을 세상이 얼마나 멋지게 축하해 주고 있는지
    서울은 또 눈이 내리네요
    저 멀리 보이던 거리와 불빛 가로등 들이 다 흰눈에 잠겨 가고 있어요
    너무 멋진 시기 12월에 태어나셨네요
    생일을 축하드립니다
    마음 속으로 노래를 불러드리고 있으니까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곡명을 맞춰 보세요
    그리고 진심으로 생일 축하드립니다
    오늘 하루 그리고 지금까지 시간들 잘 지내 오셨어요

  • 2. 10분 남았네요.
    '21.12.18 11:55 PM (122.36.xxx.234)

    축하드려요.
    발상의 전환으로 소소한 기쁨 누리신 것 잘 하셨어요.
    전 제 생일엔 무조건 제 맘대로 하고 놉니다. 코로나 전 얘기지만 온천에 사우나 갔다가 부페서 혼자 점심 먹을 때도 있고, 기차 훌쩍 타고 1일 여행도 하고요.
    원글님, 내일부터 내년 생일 전날까진 내 생일에 스스로 어떤 선물을 줄까 계획하며 보내시면 일년이 더 즐겁지 않을까요? ㅎㅎ

  • 3. ...
    '21.12.19 12:03 AM (211.36.xxx.18)

    댓글보고 창밖을 봤습니다. 정말 눈이 쏟아지고 있네요.
    항상 참 춥고 외로운 12월이 생일이구나 생각했는데
    댓글을 읽으니 많이 다르게 느껴집니다.
    그러게요...소복히 쌓이는 눈으로, 평화로운 밤으로
    세상이 축하해주고 있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ㅇㅇ님의 따뜻한 말이 최고의 생일 선물이 되었습니다.
    덕분에 아주 쓸쓸한 생일은 아니었네요^^

  • 4. ....
    '21.12.19 12:10 AM (211.36.xxx.18)

    122.36.xxx.234님도 감사합니다^^~

  • 5. 축하드려요
    '21.12.19 12:32 AM (180.182.xxx.69)

    파이도 맛있게 나이도 멋있게 드세요!
    겨울 아이, 생일 축하드려요! 때마침 눈도 솔솔 오고 있어요

  • 6. 생축
    '21.12.19 12:46 AM (223.62.xxx.95)

    제 조카와 생일이 같으시네요ㅎㅎ
    겨울은 그냥도 쌀쌀쓸쓸할 수 있는 계절이라
    겨울생들은 더 그럴수도 있겠다는 생각이드네요
    기브앤테잌이 안 된다면 남들 생일이 뭐가 중요한가요
    앞으로는 오늘처럼 스스로를 더 챙기시길 바랄게요
    생일 축하드려요^^

  • 7. 따뜻한시선
    '21.12.19 6:29 AM (218.52.xxx.24)

    오늘 생일이겠네요
    겨울에 태어난 소중한 님
    생일 진심으로 축하해요
    하고픈데로 다 하시고
    행복 가득한 오늘 이길요^^

  • 8. ...
    '21.12.20 3:51 PM (117.111.xxx.22)

    생일 축하해준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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