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토요일 근무를 격주로 해요.
마침 출근하는 토요일인데 시누형님에게서 전화가 왔어요.
"** 야, 오늘 김장하는데 온다면서?"
"네? 지금 처음 듣는 이야긴데요. 저 오늘 출근하는 주인데요. 아무도 제게 말씀해 주시지 않았어요. 미리 말씀해주셨으면
바꿔서 내려갈 수 있었는데...."
"그래? **, 운좋네. 오늘 우리 김장해. 다음 해에 맞춰 와..."
"다음 해엔 꼭 미리 이야기해주세요. 제가 수육도 해서 내려 갈께요."
시누형님분들 시어머니 너무 좋아서 내가 먼저 자발적으로 하게 되네요.
시어머님께 전화 드리니
"너 주말에도 근무해서 고생하는데 그냥 쉬라고 김장하는 거 이야기 안했다. 그냥 쉬어라. 내 김장하거든 김장 보내줄게.
건강이 최고니까 최대한 몸 아끼고 잘 지내라."
처음에는 시댁 김치 입맛에 안맞았는데 먹으면 먹을수록 깔끔하고 깨끗한 맛이라 정이드네요.
결혼하고 홀시어머니라 무척 겁냈는데 지내면 지낼수록 정으로 품으시는 분입니다.
다음해에는 수육 잔뜩해서 간다고 시누형님들에게 약속하고 올해는 얌전히(?) 받아먹는 운좋은 한해가 되었습니다.
다들 좋은 친정 가졌지만 전 힘든 친정이라
친정에서 만약 저런 일이 있었으면 미리 김장하는 날 체크 못했다고 엄청 혼났을 겁니다.
그리고 직장 마치고 당장 오라고 난리쳤을 거고요. 그걸 알아서 시어머니가 더 고맙네요.
대신 친정은 워낙 딸 며느리 달달 볶는 스타일이지만 몸 쓰는 거 싫어하셔서 김치 사먹은지가 오래되어서 별 상관없고요.
(딸 볶는 것을 자랑으로 여기시는 분입니다. ㅠㅠ )
ㅎㅎㅎ 진짜 내년에는 수육 과 맛있는 막걸리까지 준비해서 김장하러 내려 가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