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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까 어느 분이 올려주신 시를 읽고...

....... 조회수 : 1,660
작성일 : 2021-12-02 14:46:41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num=3341344&reple=28371520

이 글을 읽고 저 시가 너무 좋아서 
몇 편 더 찾아봤어요.

마치 천상병 시인의 시처럼
순수한 아이의 동시 같기도 하고
쉽고 재미있으면서 뜻도 좋은
그런 시들이 많네요.
저는 어려운 시는 영.... ^^;;



사막열흘 
- 김영재

버리고 온다는게 더 가지고 돌아왔다
낙타를 탄다는게 낙타에게 끌려다녔다
발자국 지운다는게 무수히 남겨 놓았다



마음
-김영재

연필을 날카롭게 깎지는 않아야겠다
끝이 너무 뾰족해서 글씨가 섬뜩하다
뭉툭한 연필심으로 마음이라 써 본다
쓰면 쓸수록 연필심이 둥글어지고
마음도 밖으로 나와 백지 위를 구른다
아이들 신나게 차는 공처럼 대굴거린다



쌍계사에서
- 김영재

바람에 흔들리는 대나무는 군자다
흔들리지 않으면 바람이 무안해진다
가던 길 잠시 멈추고 나도 조금 흔들린다



뻘쭘
- 김영재

나이 든 아들과 
늙으신 어머니가
눈 올 듯 흐린 하늘
늦은 점심 먹다가
눈이다
어머니 탄성
장가 못간 아들은 뻘쭘



밀애
- 김영재
흔들림도 없이 심심한 느린 햇살 속으로
도토리 알몸 한쌍이 재빠르게 떨어진다
가을은 혼자 속 타는지 마른 침을 삼키네


IP : 125.190.xxx.212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원글
    '21.12.2 2:47 PM (125.190.xxx.212)

    링크 시 꼭 읽어보세요. 진짜 행복해져요. ㅋㅋ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num=3341344&reple=28371520

  • 2. 좋네요
    '21.12.2 2:51 PM (221.165.xxx.8)

    더 가지고 들어오고/낙타에게 끌려 다니고/
    바람이 무안해진다/나도 조금 흔들린다

  • 3. 네~
    '21.12.2 2:53 PM (180.68.xxx.100)

    아까 그 시 읽고 행복해졌는데
    원글님이 가져 온 시 보고 배가 부르네요.
    오늘은 운수 좋은 날.^^

  • 4. 원글
    '21.12.2 2:56 PM (125.190.xxx.212) - 삭제된댓글

    가을날
    - 김영재

    가을 햇살 앞장 세워
    아이와 밤 따러 간다
    자유로 곧은 길 따라
    임진강 가 어디쯤
    알밤은 아이가 줍고
    떫은 밤은 내가 줍고

    한나절 놀았을까 허리 펴고 먼산 본다
    잡힐듯 다가오는 그 곳은 개성 송악산
    이렇게 맑은 날이면 몸도 따라가겠네

    밤 한 알 떨어지듯 밤하늘 별 내리듯
    사람의 망므도 땅 위에 내려 놓으면
    강물 언 혹한의 밤도 따슨손 펼 수 있겠지

  • 5. 추가
    '21.12.2 2:58 PM (125.190.xxx.212)

    가을날
    - 김영재

    가을 햇살 앞장 세워
    아이와 밤 따러 간다
    자유로 곧은 길 따라
    임진강 가 어디쯤
    알밤은 아이가 줍고
    떫은 밤은 내가 줍고

    한나절 놀았을까 허리 펴고 먼산 본다
    잡힐듯 다가오는 그 곳은 개성 송악산
    이렇게 맑은 날이면 몸도 따라가겠네

    밤 한 알 떨어지듯 밤하늘 별 내리듯
    사람의 마음도 땅 위에 내려 놓으면
    강물 언 혹한의 밤도 따슨손 펼 수 있겠지

  • 6. 추가
    '21.12.2 3:00 PM (125.190.xxx.212)

    겨울산에서의 충고 - 김영재

    영혼의 무게를 알려거든
    겨울산으로 가라
    그곳에서 결빙의 황홀을 맞이하려면
    길을 버리고 계곡 숲으로 들라
    가는 곳마다
    길이 막히고
    완강한 차거움이 햇빛을 받아
    번쩍,
    눈을 찌를 것이다

    어젯밤의 실한 꿈도
    '부질없어라'
    등 돌릴 틈도 주지 않고
    하늘 떠난 바람이
    작고 힘없이 굳어버린
    몸을 할퀼 것이다
    별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지켜볼 것이다
    지상의 일들은 그대와 무관하다

    그렇다고

    하늘을 탐하지 말라
    젖어 있는 바다도
    그대와는 무관하다

    하늘에 떠 있는 구름처럼
    천천히, 서늘하게
    저무는 날을 맞이하라

    결빙의 절정을 안으로 녹여
    다시 얼음으로 빛날 때까지
    끊긴 절벽 아래서
    길을 버려라
    길을 잊으라

  • 7. 원글
    '21.12.2 3:04 PM (125.190.xxx.212)

    따뜻한 댓글들..에 말랑말랑해지네요.
    즐겁고 행복한 오후 되세요. :-)

  • 8. 제가
    '21.12.2 3:10 PM (121.132.xxx.60)

    행복이란 시 올린 사람인데요~
    원글님께서 행복한 시마당까지 펼쳐 주셨네요
    쌍계사란 시가 특히 맘에 듭니다
    절도 좋지만 절 앞 대나무 숲이 참 인상적이다
    싶었는데 역시 시인은 그걸 시로 승화시키네요~

    좋은 시 소개해 주셔서 저도 감사~

  • 9. ...
    '21.12.2 3:19 PM (220.84.xxx.174)

    원글님도 원원글님께도 감사드립니다.
    마음이 따뜻해지는 시네요
    저장해놔야겠어요~~

  • 10. ...
    '21.12.2 3:20 PM (110.70.xxx.243)

    시 감사합니다

  • 11. ...
    '21.12.2 3:36 PM (222.239.xxx.231)

    읽기 쉬운 시 좋네요

  • 12. 아..
    '21.12.2 6:09 PM (14.41.xxx.140)

    얼마만에 읽는 시인지..
    덕분에 마음이 몽글몽글 하네요.
    감사합니다^^

  • 13. ...
    '21.12.2 6:45 PM (115.21.xxx.48)

    시 소개 감사해요

  • 14. 우와 감사
    '21.12.2 7:00 PM (125.129.xxx.47)

    좋은 글은 나를 되돌아보게 한다는데 저 시인의 글은 내 속 깊은 곳을 가늘고 긴 바늘로 찌르듯 깊게 파고들어 정신차리게 만드네요

    가는 곳마다
    길이 막히고
    완강한 차거움이 햇빛을 받아
    번쩍,
    눈을 찌를 것이다

    사람 드문 자연을 접하게 되면 겨울이건 아니건 저런 느낌을 한번씩 받는데 제 마음을 그대로 표현해 주니 속이 다 시원하네요
    폐가 시려울만큼 차가운 겨울공기같은 시원함을 선물해주신 시인님께도, 좋은 시 소개해주신 원글님께도 감사합니다

  • 15.
    '21.12.2 9:04 PM (121.151.xxx.4)

    좋은 시 추천 감사해요 저도 하나하나 찾아볼게요

  • 16. ....
    '22.3.13 1:05 PM (1.241.xxx.172)

    좋은 시 저장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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