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아이가 있는 직장맘입니다.
남편이랑은 아이 성인되면 졸혼을 꿈꾸고 있어서 반드시 경제적 자립이 필요해 죽기살기로 일해서 외국계 회사 관리직입니다.
남편은 주말이면 골프약속으로 아이 초등때는 아이 행사에 한번 얼굴을 안비추니 친구 엄마들이 아빠 뭐하시는 분이냐고 물어보기도 할만큼 가정에 무관심했어요. 저한테도 아이한테도 무관심했죠.
저녁이나 주말에 제가 뭘 물어도 대답 씹기,혼자서 유투브만 주구장창보거나 제가 뭘하는지 어떤지 전혀 궁금해하지 않았죠.
제가 해외출장을 가도 언제갔다 언제 오는지만 관심있지 가서 잘있는지는 연애할때만 궁금했었던 것 같아요. 마음도 몸도 소통이 안된지는 오래되었고 결정적으로 출장 가방에서 비아그라 한알만 먹은 약이 두번 발견되어서 제가 마음을 닫았어요.
그냥 아이아빠로 버티다가 아이크면 졸혼하기로 저는 일찌감치 마음을 먹었고 소통이 안되고 외로워서 힘들었던 제가 우울증 약을 먹고 상담을 다닌다고 해도 그런가부다 했으니까요. 그런 상황을 믿기 어려워 계속 쳐져있을수는 없어서 남편을 미워하는대신 자동 ATM이라고 생각하고 그 에너지로 일을 하고 운동을 하고 외국어 공부를 하고 지냈어요..
특별히 폭력이나 바람이 아니니까 큰 잘못 아니지 않는냐고 한다면 할말은 없어요. 하지만 한 공간에 있어도 전혀 소통하지 않는 세끼 밥먹는거 외엔 나한테 물을 일이 없는 사람이랑 함께 산다는건 꼭 이번생이 내가 선택했지만 끝까지 수행하는 미션같았죠. 가끔 자기 기분좋을때 보이는 상냥함과 연애할때의 따뜻함이 보이면 그 잠깐에 행복해하는 제가 바보같았어요..
아빠를 그리워하고 아빠랑 놀고싶어하던 애는 제가 싫은 소리 엄청 해야 입댓발 나와서 애랑 공찬다고 나갔다가 애가 더 놀고 싶다고 울어도 20분이면 들어와서 다시 들어누워서 유투브 보던 아빠를 이제 찾지 않아요.
그러던 남편이 사회적으로 집중해야하니 자기를 내버려두라던 사람이, 자긴 원래 이런사람이니 니가 알아서 맞추라던 사람이, 제가 저도 직장일로 바쁘다 힘들다하면 자기 앞에서 징징거리지말고 그만두고 싶으면 그만두라고 소리지르던 사람이... 작년에 회사에서 밀리고 임원 승진에서 떨어졌다고 그리고 이기회에 퇴사하면 위로금을 준다는 핑계로 저랑 상의도 없이 퇴사를 했어요. 물론 금방 재취업이 될줄 알았겠지만 코로나 시국에 어디 쉽겠어요. 눈높이를 낮춰서 겨우 취직을 하긴했는데 거기도 이제 담달에 그만둬야한다고 해요.
그런데 퇴사하고 시간도 많아지고 그때서야 제가 아쉬워졌는지 저한테 갑자기 관심도 가지고 다정해졌다는거예요. 제가 남편관심과 사랑을 갈구할때는 모른척 하던 사람이요..근데 제가 그런 남편이..그래도 능력은 있어보이니 자동ATM이라고 생각하고 살겠다는 제 생각에서 이제 그나마 회사도 그만두고 자기 사업을 한다는둥 이상한 소리만 하는 남편이 너무 밉고 보기가 싫다는 거예요.
이제는 심지어 제가 허리가 안좋아서 무리하면 허리가 말썽이라 식사할때 허리아프다 허리아프다 해도 대답 한번 설거지 한번을 안해주던 남편이 생전 안하던 청소며 설거지를 부탁을 안해도 하더라구요. 본인도 저한테 잘못한게 많다는걸 깨달았다는데 이제 제 마음은 너무 차가워져서 남편때문에는 눈물도 안나와요. 예전에 혼자 너무 많이 울어서요.
여러가지 이유로 이혼할거면 예전에 했을거예요. 제가 지혜롭게 이시기를 넘길 수 있도록 혹시 경험있으시면분이 계시다면 방법을 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