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장단상

[아싸라비아]

세 가구를 위한 70포기 김장을 하고 

1년 먹거리를 시어머니로부터 받아오면서...

팬트리도 없는 집에 80키로의 쌀과 두 박스의 고구마, 

말린 무청 한바구니, 된장 한 통, 각 종 김치를 들고 와

나름 깔끔떨며 미니멀을 외치며 정리해온 집안이 초토화되고 나니 

어머니에게 고맙다는 생각을 다 덮는 건 

왜 이렇게까지 먹고 살아야 하나... 였다

오로지 김장을 위해 살아온 사람처럼

25평 아파트는 집이 아니라 그냥 창고 같이 만들어놓고...

'식'이 전부였던 시대를 살아와서 그런 거야 라고 20 여 년 넘게 

나를 다독이며 시어머니의 자부심의 결정체 '김장' 을 존중해왔는데..

나도 늙었는지 '개짜증'과 '극혐'이라는 생각에 괴로왔다. 

[ㅇㅇ]

저한테 버려주세요..
이메일 보내드릴까요?

[음]

공감합니다. 음... 이젠 노.라는걸 해보세요.
정말 김치 없이 살수 있고 내집에 김치 놓고 싶지 않다면.
쌀도 고구마도 모두 노. 하실 수 있잖아요.
받아오고나서 짜증 내지 마시고... 조심스럽게...

[그러게요]

동치미에 들어갈 삭인 고추(곰팡이가 하얗에 너무 피어 있길래) 그거는 안가져가겠다 했더니
너무 너무 섭섭해하는 눈치를 팍팍 주시네요.
20여년 김장을 해보니 김장이 시어머니의 권력남용이란 생각마저 들어요, 진심.
저 싸가지없는 며느리 아니에요. 김장 할때마다 수십만원 드려요.
김장하기 한달전부터 '내가 이 고추 닦느라 죽는 줄 알았다'는 말을 수십번 듣고
너희들 먹거리 챙기는 모성애로 충만한 어머니 찬가 열 번은 불러야 하고
그리고 어마어마한 그 양이 남아도는 걸 목격이라도 하면 뒤집어 져요.
살림도 안하고 남편 애들 밥도 안 차려주는 여자로 치부...
그런 게 극혐이라는 거에요.
저도 흙수저도 배고프게 자란 유년시절 있어서 음식 함부로 버리지 않아요.
그런데 이건 해도 정말 너무 지나치단 생각이 들어요.

자기 식으로 자기 손에서 벗어나는 게 싫은 거구나..
글쎄요 음식 패러다임이라고나 할까...

[저요...]

우리집은 김치 많이 먹거든요.
그런데 항상 너네땜에 내가 이고생이다 김장 전후 2주일을 들어서
아무리 우리꺼 우리가 담아먹는다 해도 본인이 담아주신다고...

잔소리에 미치는줄 알다가 올해 겨우 김장독립했어요.
어머니 김치 얼마 드시지도 않는거 원하시면 한통 담아드린다고 했어요.
잔소리에서 해방되니 속이다 시원하네요.

[ᆢ]

이젠 나를 먼저 생각하고 사시면 어떨까요
시어머니 맞추느라 그만큼했으면 된거지요
뭐라하든 뭐라 생각하시든
그건 그분 몫이에요
그만 벗어나시고
김장도 독립하세요
아파트에 쌀 80키로라니ㅠ
아휴

[건강]

쌀은 그냥 10킬로씩 사먹어야해요
80킬로를 어찌하라고.
김치는 그냥 사먹어요
대도김치
도미솔김치 맛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