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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구별 도심의 어느 나들가게 이야기

초롱이 조회수 : 852
작성일 : 2021-11-15 19:41:05

안녕 친구들~
망해가는 나들가게 이야기 해 줄께


내가 정말로 애정하던 나들가게가 있어 그곳은 오래된 가게야
브랜드는 '더파란'이야 
고생 고생 망할 뻔하더니 몇 번의 변혁을 거쳐 최근에 제자릴 잡았지
새로 온 사장은 수단이 좋은 건 아닌데 진정성이 있어
원칙을 중요시했지 온화하고 안목이 뛰어난 사람이야

그러자 단골도 아주 많이 늘어났어
저 멀리 다른 도시에서도 일부러 찾아올 정도야

그런데 얼마 전에 고약한 지배인이 새로 왔어
작은 동네 어물전 점원으로 근무했었데나 봐

그는 사장의 은퇴 시기가 다가오자
한두 건 적자 나는 품목을 리빌딩 하겠다며 독단으로 운영을 하더란다
그는 거의 무대뽀였어
단골손님에게도 안하무인이었지
그런데, 어느날 부턴가 '찢어진오렌지'란 스티커를 붙이더니 '더파란' 상표가 없어졌어

고객들에게 호감 있고 익숙한 상품은 구석탱이로 몰아넣고
그 자리에는 앞과 뒤가 다른 불량상품을 주력으로 팔아 치우려 했지
애당초 불량상품으로 폐기해야 한다고 직원과 손님들이 알렸지만, 그는 오히려 '단골은 알고서도 사 갈 거야'라며
기어코 최고요지에 진열하더군
거기에 더해 불량을 알린 직원과 손님을 구박하고 
눈치만 보고 자리보전하던 직원들을 끌어모아 전면에 배치했어
주 업무를 대 고객 인사를 시키는데 열중했지
일부 직원은 상점의 얼굴격인 최상의 경쟁상품을 흠집 내고 떨구며 상처 내 구석으로 밀어내었어

얼마 안 가 사람들은 앞과 뒤가 다른 그 불량상품을 선별하기 시작했어

경쟁 가게와는 다르게 평판 좋았던 업장은 최단기간에 막장으로 변해갔어
월급 사장 임기 때 까진 단골은 마지못해 쇼핑할 테지
그렇지만 물건은 사지 않을 거 같아
망가진 이미지는 너무 강렬해
믿고 거래하던 곳이잖아

고약한 지배인

그는 가게만 망치는 게 아니라 단골들 마음도 멍들게 했어
정든 이 가게가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더파란' 상표를 언제 또 볼 수 있을까
수십 년 가던 발길을 돌리려니 가슴이 아려오네
정말 우울해!



IP : 120.142.xxx.7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친구야
    '21.11.15 7:53 PM (125.137.xxx.77)

    옛 사장은 온화하고 안목이 뛰어났지만 원칙만 강조하다보니 가게를 좌지우지하려던 조폭들을 쥐어잡지는 못했어.
    그러다보니 안팎으로는 어느정도의 성공은 이룩하였지만 군데군데 가게안에 끼여있던 곰팡이는 제거하지 못했지.
    우리 이제 강한 지배인을 만나 가게 안에 기생하는 곰팡이도 제거하고 조폭들도 후려쳐 보지 않을래?

  • 2. 참내
    '21.11.15 9:19 PM (175.114.xxx.161)

    길게도 쓰셨네요.
    당분간 파란 가게도 안 가겠지만
    빨간 가게는 영원히 갈 일이 없어요.

  • 3. ..
    '21.11.15 10:38 PM (223.38.xxx.205) - 삭제된댓글

    자주 가던 단골가게인데 ㄸ파리라고 해서 마음의 상처를 받았지. 다른 가게에 가도 되지만 그 파란가게에 괜찮은 점원들이 있어서 발길을 끊진 못하겠네. 그 고약한 지배인을 쫒아낸다는 소문도 들리고.. 불량식품을 살 생각은 없고 (사는게 미친거 아냐? ) 대체품 고민중이야. 불량식품 걷어내고 품질좋은 상품 진열하면 또 사러갈거야. 그렇게 되길 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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