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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의 언어 (시사저널)

.... 조회수 : 1,628
작성일 : 2021-11-13 07:22:42
거짓은 클수록 좋다”던 나치 선전상…추종자들은 리더의 거짓말도 믿고 싶어 해

동양 고전인 《논어》의 유명한 첫 문장은 다음과 같이 시작된다.

‘學而時習之 不亦說乎(학이시습지 불역열호). 배우고 때로 익히니 즐겁지 아니한가.’ 이에 대해 논어학교 교장 이한우는 습(習)이라는 동사 뒤의 지시대명사 之(지)에 대한 설명이 없음을 지적한다. 배우고 익히는 대상이 뭐냐는 것이다. 그는 “논어를 읽어보면 그것이 문질(文質)임을 알 수 있다. 문(文)은 사람의 말과 행동, 질(質)은 속마음”이라고 설명한다. 즉, 공자는 단순히 학문의 즐거움을 언급한 것이 아니라 인간의 본질을 탐구하는 즐거움을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 《논어》의 마지막 문장은 ‘不知言 無以知人也(부지언 무이지인야)’이다. 말을 알지 못하면 사람을 알 수 없다. 역시 사람 이야기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 후보 이재명 후보가 10월3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제20대 대통령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인천 합동연설회(2차 슈퍼위크)에 참석해 정견을 발표하고 있다.ⓒ시사저널 임준선

성남시장 시절 트위터에 올렸던 막말의 충격

최근 차기 대통령을 꿈꾸는 한 정치인의 말을 둘러싼 논란이 한창이다. 지지자들로부터 ‘사이다’라는 찬사를 듣는 그의 발언이 워낙 파격적이고 상식을 초월하기 때문이다.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 얘기다.

‘사이다’인지 ‘사카린’인지 알 수 없지만 이 지사는 오래전부터 자신이 누구인지를 알려주는 발언을 많이 했다. 인터넷에서 돌고 있지만 그는 자신의 형수와 통화하면서 “XX년”은 예사고 XX라는 부호를 사용하더라도 차마 활자로 옮길 수 없는 욕설들을 퍼부었다. 남의 집안 가정사를 누구도 함부로 말할 순 없을 것이다. 그걸 감안해서 듣는다 해도 이런 욕설에 충격을 받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이재명은 성남시장 시절 트위터를 즐겨 사용했는데 자신에 대한 비판을 참지 않았다. “미친개는 몽둥이가 약” “완전 또라이” “이 사람도 마약중독이나 정신질환자인 모양” “이분은 간질 있으신가 본데 누가 정신병원 좀 소개해 주세요” “귀 눈 처닫고 혼자 떠드는 인간” “화장실로 가서 대변기에 머리를 넣으세요” “쥐닭벌레에 해당하시나?”

욕설의 다양함과 창의성이 놀라울 지경이다.

 

대선후보 언어의 특징은 악마화와 엉뚱한 비유, 책임 전가

하지만 성남시장에서 경기지사가 되고, 다시 민주당 대선후보로 변신하면서 이재명은 다른 사람이 됐다. 말이 달라진 것이다. 경쟁 후보들이 아무리 공격해도 그는 더 이상 막말로 응수하지 않았다. 여배우 김부선씨와의 관계를 추궁당하자 “바지라도 내릴까요?”라고 대답한 정도가 유일했다.

하지만 궁지에 몰리면 본모습이 드러나기 마련일까.

단군 이래 최대 사기극이라는 성남 대장동 토지 개발 사건이 터지고, 그에 대해 책임을 추궁하는 야당과 언론의 공세가 거세지자 그는 과거의 ‘사이다’ 혹은 ‘사카린’으로 돌아갔다. 그래도 대선후보답게 과거보다는 훨씬 세련돼졌다. 정치적 야심만큼 말도 진화한 셈이다.

그의 최근 발언들에는 다음과 같은 특징이 있다.

 

첫째, 악마화

자신을 공격하거나 반대하는 사람들을 과감하게 악마로 단정하는 것이다. 이재명은 대장동 개발에 대해 “시민 몫을 포기할 수 없어 마귀의 기술과 돈을 빌리고 마귀와 몫을 나눠야 하는 민관 공동개발을 했다”고 주장한다. 이 논리 구조에서 토건업자들은 ‘마귀’고 자신은 어쩔 수 없는 피해자다. 마귀에게 판을 깔아준 게 자신의 측근이라는 사실은 중요하지 않다. 일단 상대방을 악마로 만들기만 하면 나의 어떤 행위도 정당화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마귀와 싸운 대장동 사태는 “특혜를 준 게 아니라 특혜를 해소”한 것이고 “제가 사과할 일이 아니라 칭찬을 받아야 할 일”로 둔갑한다.

마귀는 우리 편에도 있을 수 있다. 그는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면서 경쟁 후보인 이낙연을 겨냥했다. 어쩌면 ‘우리 편 마귀’가 더 미운지도 모른다.

둘째, 엉뚱한 비유와 논점 흐리기

이재명은 “노벨이 화약 발명하고 설계했다고 알카에다의 9·11 테러를 설계한 게 될 수는 없다” “한전 직원이 뇌물 받고 부정행위 하면 대통령이 사퇴하냐”고 항변했다.

논리적 연결성이 전혀 없으니 궤변이다. 백여 년 전 유럽인인 노벨이 중동의 알카에다와 무슨 상관인가. 한전 직원을 대통령이 임명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유동규는 이재명 자신이 키운 측근으로 알려져 있다. 전혀 상관없는 비유를 들어 상황을 얼버무리고 사람들을 헷갈리게 만드는 것이다.

셋째, 책임 전가와 적반하장

이재명에게 대장동 사태는 ‘국민의힘 게이트’이고 국민의힘은 ‘장물을 나눠 가진 도둑’이다. 자신은 ‘단군 이래 최대 규모 공익환수 사업’을 완수한 인물이다. 스스로 설계했다고 인정했고 측근이 주도한 사업에서 7000억원을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는데도 “이재명의 유일한 방패는 청렴”이란다. 따라서 자신을 비판하는 기사는 ‘가짜뉴스’고 ‘이재명 죽이기’에 불과하다.

종합해 보자. 굳이 형수에 대한 욕설을 사례로 들지 않더라도 과거 이재명의 발언들은 거칠고, 인신 공격적이고, 야비한 측면이 있었다.

하지만 대선후보 이재명은 새로운 언어의 단계로 진입한 것 같다. 그의 발언들은 과감하고 단호하고 거침없다. 절대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책임을 상대방에게 덮어씌우고, 현란한 비유를 통해 논점을 회피해 간다. 옳고 그름의 당위적 차원을 떠나 ‘정치와 말’이라는 측면에서 이재명은 달인의 수준에 도달한 듯하다.

권력과 인간의 관계를 연구하는 미국의 저술가 로버트 그린은 “대담하게 행동하면 약점을 감출 수 있다. 사람들은 대담한 이야기를 더 쉽게 믿고 그 안에 담긴 모순을 알아채지 못한다”고 말한다.

 

대담하게 말하면 모순과 약점 감출 수 있을까

아무리 진실이라도 주저하면 의심받고, 아무리 거짓이어도 당당하면 믿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거짓은 클수록 좋다”던 독일 나치의 선전상 괴벨스가 떠오른다.

역사가 티머시 스나이더는 지지자들은 리더의 거짓말을 받아들이는 걸 충성의 표시로 생각하고, 거짓말하는 리더를 용감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는 걸 지적한다.

이런 주장들은 적어도 정치지도자와 추종자들 사이에는 진실과 거짓이 일반인들의 기준과 가치를 따르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그래서 궁금해진다. 이재명의 현란한 말솜씨는 추종자들을 언제까지 붙잡아둘 수 있을까. 이재명은 과연 누구인지, 공자에게 물으면 뭐라고 할까. 


IP : 122.37.xxx.36
2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대장동
    '21.11.13 7:26 AM (122.37.xxx.36)

    수사중이긴 한가요?
    권순일 재판거래의혹 수사중인가요?

  • 2. .....
    '21.11.13 7:27 AM (119.204.xxx.167) - 삭제된댓글

    이재명
    지지해요
    끝까지 지지할거예요

  • 3. ..
    '21.11.13 7:29 AM (223.62.xxx.187) - 삭제된댓글

    송영길이 특검 못한대요

    이재명 죄 밝혀질까봐 이재명 감옥 갈까봐

  • 4. 윤은
    '21.11.13 7:33 AM (218.153.xxx.49)

    거짓말+배신하기

  • 5. ㄴㄴ
    '21.11.13 7:34 AM (51.15.xxx.199)

    전 끝까지 이재명 비토할 거예요
    지난 대선 때 통진당 오렌지님들이가 했던 악질적 작태들 그대로 다 돌려줄 거예요

  • 6. ...
    '21.11.13 7:36 AM (98.31.xxx.183)

    대장동 수사 멈춤

  • 7. ..
    '21.11.13 7:38 AM (223.62.xxx.187) - 삭제된댓글

    대장동 막는건 누가봐도 현정부죠

    대통령이 수사제대로 하라고 했는데 김오수가 뭉개고 있어요

    욕은 문통이 먹게하고

  • 8. ..
    '21.11.13 7:40 AM (183.97.xxx.99)

    윤석열의 언어도 읽고 싶네요
    그 muji한 언어들로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른 불가사의한 일도요

  • 9. 감사
    '21.11.13 7:40 AM (14.45.xxx.72)

    이재명의 실체죠

  • 10. ㄴㄴ
    '21.11.13 7:45 AM (223.39.xxx.90)

    2021년 초, 시사저널의 편집국장이 중앙일보 편집국장 및 논설위원 출신의 전영기로 바뀌었다.[5] 이 전영기 편집국장의 정치성향은 중앙일보 시절부터 이미 강경한 보수 우파로 유명했는데, 일례로 대표적인 우파 유튜버인 신의한수[6] 에도 가끔식 출연하였을만큼 정치색이 확고한 사람으로 알려져 있던 터라, 전영기의 시사저널 편집국장 취임 이후부터는 시사저널이 과거보다 훨씬 강경한 보수 우파적인 논조로 굳어지고 있다는 평이 많다. 일단 시사저널 자체가 서울문화사 산하의 매체인데, 서울문화사의 현재 회장이 중앙일보 편집국장 출신의 심상기 씨인지라, 서울문화사 산하의 여러 매체들의 고위급 간부진이 대부분 중앙일보 출신의 보수적 성향 언론인들로 점점 꾸려지면서, 서울문화사 소속 매체들의 논조가 전반적으로 과거보다 훨씬 우경화 되고 있다는 후문.
    (나무위키 펌)
    ===================
    윤석열 대통령만들기 프로젝트 중인 기레기 언론사에요
    거의 모든 언론이 이재명 죽이기 돌입

  • 11. 223.39
    '21.11.13 7:46 AM (98.31.xxx.183)

    양념질 시동거시게요?
    괜찮아요. 이죄명에겐 한겨레 오마이 엠비씨 경기일보 아주경제 뉴스공장 열린공감가 있잖아요

  • 12. ㅇㅇ
    '21.11.13 7:56 AM (125.132.xxx.103) - 삭제된댓글

    윤의 언동도 분석해 보셔야죠

  • 13. ..
    '21.11.13 7:59 AM (223.62.xxx.35)

    구구절절 동감이네요

  • 14. 절대
    '21.11.13 8:03 AM (106.255.xxx.25)

    저런 사람이 우리 사회를 이끌게 할 수 없어요.
    문정부 들어서 네이버 다음 카카오 댓글에
    공감수도 제한하고 댓글도 제한하죠.
    좋은 댓글에 더 많은 사람들이 동의하고
    여론을 표출하고 싶어도 표출 못해요.
    50개까지 공감이라는데 그 갯수도 다 못해요.
    댓글도 10개밖에 못 쓰구요.
    일반 국민들의 언로를 막아가고 있어요.
    이게 민주당이 원하는 사회인가요?
    이재명은 한 술 더떠 댓글들도 고발한다죠.
    이재명이 되면 댓글들도 못쓰게 할지도 몰라요.
    어리숙한 사람들은 이재명의 논법에 속아넘어갈 수도
    있지만 궤변으로 사람들을 선동하고 이끄는 사람임을
    아는 우리의 자유를 제한하고도 남을 사람을
    끝까지 막아야 합니다.

  • 15. dd
    '21.11.13 8:09 AM (183.97.xxx.95)

    정말 맞는 말들만 써놨네요. 지금까지 지켜봤지만 믿을수 없는 인간이라 생각만이 굳어집니다.

  • 16.
    '21.11.13 8:12 AM (116.122.xxx.71)

    개소리를 우아한 척 길게도 써놨네요. 그 정성으로 윤석열의 해괴한 언어나 좀 분석하지

  • 17. 여기에
    '21.11.13 8:15 AM (106.255.xxx.25)

    댓글쓰는 이재명 지지자들도 화법이 비슷하죠.
    개소리 쓰는 댓글들도 경계해야 합니다.

  • 18. 정확한
    '21.11.13 8:37 AM (221.155.xxx.53)

    분석이네요. 언어에 그 사람의 모든것이 들어있죠.

  • 19. ...
    '21.11.13 8:42 AM (223.38.xxx.40)

    하나같이 다 맞는 말이네요.

  • 20. 츄르츄르
    '21.11.13 9:02 AM (122.32.xxx.124)

    자꾸 윤석열은요.. 하는데 윤석열은 말할 것도 없구요. 큰일이네요.
    어찌해서 둘 중 하나 대통령이 된들 그 뒤 5년동안 어찌 사나요...

  • 21. 아무렴
    '21.11.13 9:19 AM (223.62.xxx.44)

    남자 박근혜만 할까요.
    박근혜의 산소 까스가 요소수는 광물이라는 헛소리보다 나은 지경까지 왔습니다.

  • 22. 쓸개코
    '21.11.13 10:23 AM (14.53.xxx.3)

    거칠긴하죠. 정제되지 않은 언어..
    간간히 문프 까내리며 지지하는 글이 보이는데 그런글엔 한마디 할겁니다.
    이를테면 이런글이죠.

    제 목 : 문재인 이냐 이재명이냐
    http://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317590&page=1

  • 23.
    '21.11.13 10:41 AM (223.38.xxx.150) - 삭제된댓글

    정제되어 있지 않죠

    동의합니다.. 그렇다고 그 진의가 다르지는 않아요

    26살 인권 변호사로 시작에서 지금 까지

    계속성장하고 진화하고 있다고 생각함

  • 24. ...
    '21.11.13 11:12 AM (124.51.xxx.24)

    이재명의 언어가 아니라

    통진당.손가락의 언어라고 생각해요.

    그 지지자들도 이재명이랑 회법이 똑같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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