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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엄마 조회수 : 2,469
작성일 : 2021-11-12 02:07:54
나는 한 낮에 엄마 집에서 한가로이 쉬고 있다.
시장 갔다가 바리바리 짐 들고 집으로 들어오시며
트렁크에 짐 더 있다고 얼른 나서라는 뉘앙스로 말하신다.
장 봐온 거 같이 풀고 정리하고 신선한 재료로
맛있는 밥을 차린다.
텃밭에서 바로 따온 상추가 어쩜이리 향긋하고 맛있냐며
나는 여러번이야기 한다.
엄마는 그런 나를 흐뭇하게 바라본다.
설거지는 내가 할게 엄마 얼른 샤워하고 나와 족욕물 받아줄게.
그러마 하고 각자 맡은 바를 충실히 한다.
족욕하는 엄마 옆에서 같이 티브이를 본다.
편안하고 평범한 평화로움.
다시 기회가 온다면 어릴때처럼
엄마 좋아 하며 엄마를 안고 자고 싶다.
엄마는 나랑 같이 자고 싶어했어.
그런데 모른 척 했어.
왠지 쑥스러웠거든.
가장 후회스러운 일 중에 하나야.
그 중에 첫번째는 건강검진 안 받은 거.
대학병원 예약하려다가 뭐가 이리 비싸냐
이것빼고 저것 빼고 하다가 흐지부지 됐지.
누군가 그랬지 부모님 건강하실때 동영상 찍어두라고.
아이들 위주 동영상 저쪽 한 귀퉁이에 엄마가 보인다.
걷기가 힘드신지 앉아서 쉬고 계신다.
나보다 더 잘 걸었던 아직 젊고 예쁜 엄마는
이제 어디에도 나타나지 않는다.
하지만 어딘가에 있을 것만 같다.
어디선가 잘 지내시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나타나서 뭐 먹고 싶어? 하실 것 같다.
참 보고 싶다 엄마

IP : 118.43.xxx.110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11.12 2:13 AM (119.198.xxx.129)

    이름만불러도 눈물나네요

  • 2. 그리움
    '21.11.12 2:14 AM (218.39.xxx.176)

    엄마를 오래 좋은기억으로
    간직하고 계신것이 부럽습니다
    너무 그리워하셔서 슬프게 느껴지지만
    우리도 곧 이생을 마치면
    다시 만날수 있겠죠

  • 3. 저도
    '21.11.12 2:14 AM (39.7.xxx.165)

    5월에 엄마 돌아가셨어요.
    오늘 퇴근길에
    길거리에서 엉엉 울며 집에 왔어요.
    엄마랑 둘이 살던 집에 혼자 있는게
    너무 슬퍼요.
    엄마가 너무 보고 싶어요.
    전 동영상이랑 사진 참 많이 찍었지만
    도저히 못 보겠어요.
    무너질것같아서..
    지금도 간신히 버티고 있는데.

  • 4.
    '21.11.12 2:19 AM (175.116.xxx.207)

    아이들 위주 동영상 저쪽 한 귀퉁이에 엄마가 보인다.
    걷기가 힘드신지 앉아서 쉬고 계신다.222

    엄마 가신후 예전사진 동영상 정리하는데 어쩌다 모인 가족모임에도 애들 위주 동영상. 어디 놀러갈때도 다리 아픈 엄만 생각도 않고 아이들 좋아하는 곳만 다녔고
    후회되네요

  • 5. 그리움
    '21.11.12 2:24 AM (218.39.xxx.176)

    많이 힘들지 사랑하는 딸
    그래도 시간이 조금만 더 지나면
    조금만 더 힘내서 버티다보면
    정말 좋은 날들이 올거야
    우리딸
    행복하고
    앞으로 기쁜 일만 가득하기를
    다시 만날때까지
    엄마가 항상 빌어줄께
    고생시켜서 미안해

    내딸이라 생각하고
    보내봅니다

  • 6. 원글
    '21.11.12 2:43 AM (118.43.xxx.110)

    저희 엄마도 5월에 가셨어요.
    눈 오는 날 가면 어쩌냐 하며 오히려 다른 사람들 걱정하셨죠.
    이제 봄이니 눈 올때까지라도 계셨으면 했는데.
    와중에 김장도 하셨고요.
    얼마전 먹어보니 너무너무 맛있게 잘 익어서
    더 마음 아팠더랬죠.
    아플때 사진이나 동영상 찍으면 싫어하시더라구요.
    몰래 찍은거 하고
    아이들 동영상은 얼마전에 보다가 엄마가 나온 걸
    알게 됐어요.
    그러게 살아계실때 잘하지 그랬어 속으로 말했어요.
    이게 뭐라고 손가락으로 자꾸 확대를 하는지.

  • 7. 원글
    '21.11.12 2:53 AM (118.43.xxx.110)

    엄마! 애들 잘 키우면서 행복하게 지내다가 갈테니까
    다시 꼭 만나자!
    어떤 관계로든 다시 만나서 그때는 내가 더 잘할게.
    엄마가 엄마라서 너무 좋아.
    사랑해 엄마

  • 8. Stellina
    '21.11.12 6:35 AM (87.14.xxx.253)

    원글님 글에 눈물 납니다.
    제 어머니는 코로나가 한창일 때 요양원에 들어가셔서
    외롭게 몇개월 지내시다 미이라처럼 야위시고 2월에 돌아가셨어요.
    귀국하면 엄마 침대에서 함께 잤지만 꼬옥 안고 잤어야 했는데 ...
    늘 멀리 사는 딸 그리워 하시던 엄마가 너무너무 그립네요.

  • 9. wi
    '21.11.12 6:55 AM (118.38.xxx.158)

    2018년 5월 엄마 보내드렸어요.
    어버이날이 발인이었는데…비가 참 많이 오다가 오후에 그쳤거든요.
    괴로웠고 막막했고 슬펐는데
    여전히 그래요.

  • 10. ㆍㆍㆍㆍ
    '21.11.12 8:43 AM (14.7.xxx.84)

    저에겐 아빠가 엄마같은 존재셨어요.
    딸 하나라고 엄청 예뻐해 주시고...5월에 갑자기 떠나셨습니다
    많이 그리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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