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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혼자쓰는방

공간 조회수 : 2,087
작성일 : 2021-10-26 01:18:08
혼자 쓰는 공간 나혼자 오롯이 쓰는 내방
지금까지 가져보질 못했네요
20살까지 방두개에 6가족이 살았고 다락방에서 오빠가 자고 세살어린 남동생 한살어린 여동생과 셋이서 한방에서 생활했어요
낮시간에는 다락방에서 잠만 자는 오빠도 우리가 쓰는 방에서 공부하고 생활했구요 옷갈아입는게 너무너무 불편해서 재랙식 주방에서 긴치마 입고 속옷 갈아입고 옷갈아입었네요

가난해서 내공간 내방 가져보는건 꿈도 못꿨는데 집이 재개발되는 바람에 변두리에 보상금으로 양옥집을 얻게 됐어요
방이4개나 되는 집이 였는데 궁핍한 살림 때문에 방하나는 셋방 만들어 쪽문댠고 간이 주방까지 만들고 거실에 있는 방문도 큰 합판으로 막아 버렸구요
여동생과 둘이 쓰게 된방 20살 넘어서야 가져봤는데 둘이 쓰다보니
애인하고 통화도 밤 늦게까지 못하고 잠자리에서 책도 못읽고..
불편한게 참 많았던것 같아요
그러나 그것도 겨우 3년정도 살다 집안이 쫄딱 망해서
이번에는 12평 반지하에 다큰 20대 형제들 4명과 부모님까지
생활했습니다
엄마는 현관문 열면 나오는 작은주방에서 대각선으로 주무시고
오빠 남동생은 작은방에서 방문열고 발을 밖으로 빼놓고 자고
나랑 여동생은 안방에 침대놓고 자고 바닥에서는 아빠가 주무셨어요 옷은 화장실에서 갈아입고 집이 좁아 방문을 항상 열어놓고 살기 때문에 사생활 보호?같은건 꿈도 못꿨네요
아빠는 직장 잃고 항상 안방에서 tv만 보고 있고
엄마는 평생 돈버는일은 안해보셨구요
두분이 항상 낮이고 밤이고 집에 계시니 집에서 사적인 통화는 불가능했고요 내물건 보관하는곳도 없고 화장품 몇개 큰가방에 담아 올걸이에 걸어놓고 썼어요

형제들은 다들 돈벌고 학교다니느라 아침일찍 나갔다 밤늦게나 들어왔지만 늘 새벽까지 tv보시는 아빠 때문에 깊이 잠들기 힘들었고
홧병난 엄마가 주방에서 대각선으로 누워계시니 화장실 밤에 가는것도 힘들고..ㅠㅠ 그때 내나이 25살였는데 그나이 여자는 자신만의 작은공간이 필요했던 시기인데 그건 사치였어요

그런 집에서 30살 넘어까지 살다 결혼하고는 남편과 쭉 한방 쓰네요
아이들둘 그래도 내가 가져보지 못한 내방
우리아이들은 초등학교 고학년때 만들어줬어요
각자방에서 문닫고 자신만의 시간을 가질수 있는 아이들
지금 고등생들이라 엄마가 본인들 방에 들어오는건 별로 안좋아 하면서 안방에는 수시로 들락날락 거려요

온라인수업 병행으로 낮시간에도 안방 거실 왔다갔다
재택하는 남편도 왔다갔다
작은 공간이라도 아무 방해 받지 않고 혼자 오롯이 시간보낼 곳이 있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요즘 많이 하는데
문뜩 아~나는 50평생 한번도 내방을 가져보지 못했구나
그런생각이 드는거예요
앞으로 지금 집에서 더 넓은집으로 이사갈 계획은 전혀 없는데 아들둘 군대가면 그때 아이들방하나 임시로 내방으로 써볼까 싶어요

남편이 군더더기 살림살이 싫어해서 안방에는 최소 가구와 물건들만 있어요 침대 화장대 협탁 이렇게요
화장대 위에는 물건 놓여있는거 싫어해 화장품 최소로 놓고 모든물건은 서랍속에 들어가 있어요
협탁위에는 작은 스텐드하나 있구요
자잘한 내취향에 맞는 내가 놓고 싶은 내물건들로만 내방한번 꾸며보고 싶은 욕심이 생기네요
어릴때 친구집에 놀러가서 자기방 있는 친구 너무 부럽다 못해 샘이 나서 친구집에 다녀오면 그렇게 화가 나고 우리집이 더 싫었어요


IP : 112.154.xxx.39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10.26 1:23 AM (68.1.xxx.181)

    능력되면 오피스텔 작업실 두고 지내죠.

  • 2. ..
    '21.10.26 1:39 AM (182.213.xxx.217) - 삭제된댓글

    아들이 군대가서 방이남아요 ㅎ

    곧 줌수업하나 신청해놓은거
    거기서 들으며 살짝 구조바꿔볼까
    고민중이예요

  • 3. 자기만의방
    '21.10.26 1:43 AM (180.182.xxx.69)

    글 잘 읽었습니다 아이고.. 고생 많으셨어요..부모님께서도 많이 힘드셨을 거예요 지나온 시절 어떤 이야기들은 왜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이토록 코 끝이 찡해지는 걸까요
    전 님께서 꼭 이제부터라도 자기만의 방을 가지길 권유해드리고 싶어요
    자신의 집, 자기만의 집과 자기만의 방은 그 공간을 가지고 지내다보면 공간이 주는 확실함과 안온함이 주는 의미가 정말 달라요 전 어렸을 때 운이 좋아 저만의 방이 있었는데요 왜 골방이라고 하잖아요
    그렇게 추워도 그 방에 혼자 있으면 그렇게 좋았어요
    아무 것도 안해도 좋았어요 그 시절이 지금 기억이 나는데 가장 성적도 좋고 내가 나다웠던 기억이 나요
    마음이 복잡하고 내가 누군인지 잘 모르겠다 헤멜 때 그 때 일기를 보면 다시 고개를 주억거릴 때가 있어요
    저도 제 공간이 있다 없다 그럴 때가 있었는데
    지금은 운이 좋아 저 혼자 지내는 집, 저 혼자의 방이 있어요
    콕 갇히는 듯한 느낌이 들면 그렇게 좋을 수가 없어요
    아무도 너에게 뭐라하지 않고 아무것도 억지로 할 필요 없어 제가 아침에 눈 뜨기 싫을 때 저에게 제가 얘기를 건네면 오히려 바로 일어나 하루를 그런대로 잘 굴리게 돼요
    번잡하고 외로워도 내 공간에서 스탠드 밑에 앉으면 또 하루 겪은 것들이 너무 힘들지 않게 되고요

    내가 또렷해질 수 있는 시간이 나이듧에 따라 더 필요하게 될텐데
    자기만의 방에서 여러가지를 힘껏 해 보세요 눈치보지 않는 게으름도 좋고요
    전 손재주가 별로라 꾸미는 건 잘 못하지만 의외로 내가 원한 벽지 내가 원한 책장 내게 익숙한 의자는 큰 기쁨을 준답니다 그냥 누워만 있어도 좋고요 예쁘게 잘 꾸미세요 어느 누구도 아닌 님다우면 되는 거죠

  • 4. 왠지
    '21.10.26 1:49 AM (49.1.xxx.76)

    마음이 찡~해지는 원글과 댓글이네요..

  • 5. 와..
    '21.10.26 1:50 AM (175.223.xxx.123)

    그런집에 살면서 어찌
    연애도 하고 결혼까지 하셨네요.

    저도 비슷했는데
    저는 남친들이 집에 데려다 준다고 하면
    매번 거절했고
    결혼하자고 집에 인사가고 싶다고 하면
    우리 집구석 보여주는게
    죽기보다 더 끔찍해서
    헤어지자고 하고
    끝냈는데..

  • 6. 마침
    '21.10.26 2:30 AM (182.172.xxx.136)

    오늘 일기장에 저도 저만의 방 이야기를 썼는데
    반갑네요. 나이 오십에, 늦둥이 셋째 키우며 같이 자느라
    결혼 후 20년 넘게 내 방이 없다가 올해부터 막내
    옆방으로 내쫒고 저 혼자 안방 쓰는데 정말 너무 좋더라고요.
    1인 1방은 꼭 있어야 할 것 같아요. 각자 형편에 맞게, 지역을
    바꾸든 자가에서 전세로 바꾸든, 재테크보다 더 중요한 게
    자기만의 공간 확보 같아요. 이걸 진즉 알았으면 외동으로
    끝냈을 것 같아요. 5인 가족이 1인1방 하려면 방 다섯개가
    필요한데 어지간해선 힘들잖아요.
    저흰 첫째 둘째가 외국 나가서 그나마 방 하나씩 나눠갖는데,
    방학 때 귀국하니 많이 불편하네요.

  • 7.
    '21.10.26 4:28 AM (125.132.xxx.103) - 삭제된댓글

    아들 둘 군대가고 취직하고 결혼하면
    그때야 비로소 방이 나겠네요
    저도 나이들어 남편과 패턴이 안맞다보니
    절실히 나만의 방이 필요해 지네요
    아들놈들 독립할 형편은 못되고
    70은 되어야 내방이 생길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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