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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50 넘으니까요 삶에 두는 중심점이 좀 바뀌어요.

우당 조회수 : 6,717
작성일 : 2021-10-25 20:24:24

40 넘을 때랑 너무 달라요.
40 넘을 때는 그래도 젊음의 기운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50을 넘으니까 한 해 한 해 나이드는 게 느껴지는데 그게 몸이 노화를 말해줘요.
노안, 나이살, 얼굴살 쳐지고 그래서 사진을 못 찍겠어요.
10년 전 사진들을 보니까 그때는 생리 중이었고 이 세상 사람을 정의하기를 
젊은 축과 나이든 축 딱 두 개의 카테고리로 나눈다면
40대 중반까지는 그래도 아직 젊은 축에 들어 있어도 무방해 보이는 거에요.
그런데 50 넘고 한 해, 두 해 지나니까 이제는 그렇지 않아요.
심지어 목소리도 늙는지 요즘같이 재택 근무해서 내 얼굴도 나이도 전혀 모르는 사람도 
통화하면서 목소리 만으로 나이를 얼추 짐작하고 어머님이라질 않나
사실 밖에 나가면 마트 외에는 누구도 저한테 어머님이라 부를 일이 없는 직종인데
결국 익명이 되니 그냥 목소리만으로 나이든 사람 축에 들어가는 걸 알아보는거죠.
아마 내 눈에 안 보여 그렇지 걷는 걸음걸이도 이제 앞으로 조금씩 노인 걸음걸이가 되겠죠?
그런 생각들을 하니까 지금 50대 하루 하루가 귀하고 뭐든 마음 먹은 걸 지금 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요.
지금 일년이 앞으로 10년 후의 1년과는 다르게 귀하고 그래도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서
앞으로 10년 정도 투자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려구요.

저는 부모 사랑을 크게 받아본 적이 없어요. 
여기서 가끔 엄마하고 관계가 아주 좋은 사람 이야기 들으면 부럽지만 
나한테 없는 복이고 부모하고 관계가 그러니까 형제하고도 의지하는 그런 관계는 안되더라구요.
세상에 나와서 부모도 형제도 다 생각하면 의지되지 않는데
그나마 남편이 돈은 잘 벌지 못해도 나를 잘 이해해주고 보호자가 되줘서
그 덕에 이 나이면 보통 떠맡을 수도 있는 시가의 어른들 문제도 없고 
친정부모는 내가 필요치도 않고 자식은 자기 인생 사는 거니
잘 살아만 주면 되니까 내 꿈이나 희망을 걔가 대신해줬으면 하는 이런 건 없고요
그냥 앞으로 점점 인생을 등산으로 치면 하산할 일만 남은 인생
이제까지 살면서 보니까 나한테는 돈도 따라오지 않고 명예도 따라오지 않고
있던 인간관계 마저 존중하지 않는 사람인 걸 알면서 오래됐다는 것만으로 계속 끌고 가기가 어려워 
잘랐더니 그 사람이 구심점이 되는 사람이다 보니 같이 붙어 있던 사람들도
동시에 떨어져 나가고 나이들수록 새로 사람 사귀기도 어렵고
어차피 이번에 장례 치르면서 보니까 부를 사람없고 사람들 아무도 안 불러도 장례는 다 치뤄지고
다 살아지더라구요. 
이제는 안 따라오는 돈에 연연하지 않고 명예도 인간관계도 남이 뭘 입고 들고 끼고 신고 걸치고 이런 건 두고
젊은 날 시간과 정성들여 모았던 것도 다 시간이 갈수록 기쁨보다 짐으로 다가오니까 그 보다는 
하루 하루 아침에 일어나서 두통만 없으면 저는 감사하고 행복하구요
남은 모르는 이 이유만으로 남에게 좀 더 너그럽게 할 수 있는 이유가 되고요
다행히 죽을 때까지 크게 사치하지 않으면 남한테 손 안 벌리고 먹고 살 정도는 될 거 같으니 
그나마 몸이 괜찮을 때 시간을 인생이라는 이 수지맞는 시간을 전적으로 나를 위해서,
놀러 다니는데 쓰고 그 외 시간은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다가 가는 거 그쪽으로
마음이 가네요.
하고 싶은 게 있는데 대학갈 때 전공을 그걸 하고 싶었는데 못했던 거였는데 
마지막 남은 인생의 시간은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다 간다는 마음이네요.
 
 


IP : 175.120.xxx.134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멋지세요
    '21.10.25 8:28 PM (118.235.xxx.60)

    부모하고 관계가 그러니까
    형제하고도 의지하는 그런 관계는 안되더라구요.22

    걸음걸이도 이제 앞으로 조금씩 노인 걸음걸이가 되겠죠?
    그런 생각들을 하니까 지금 50대 하루 하루가 귀하고
    뭐든 마음 먹은 걸 지금 해야겠다 싶은 마음이 들어요.
    지금 일년이 앞으로 10년 후의 1년과는 다르게 귀하고
    그래도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고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서
    앞으로 10년 정도 투자해서 하고 싶은 일을 하려구요.

  • 2. 맞아요
    '21.10.25 8:29 PM (223.62.xxx.138) - 삭제된댓글

    다 살아져요
    이래야 된다 저래야 된다 그런 거 없어요
    몸 건강할 때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면 되는 거 같아요

  • 3.
    '21.10.25 8:37 PM (182.209.xxx.70)

    제 일기인줄 알았어요
    돈도ㅇ관계도 친정도 어쩜 그리같은지
    자식은요?저는 자식문제도 있어요 헝ㅠ
    그냥 나는 이렇게 살다가라는 대본을받았구나
    헛된희망에 나를 너무소진했구나 알게되는‥
    견적 똬 나온ㅠ
    전 그즈음 큰병진단도 받았어요
    내 생각밬에 없어요
    조용히 나 편하게 나좋은거 하다가
    내가모아논 돈 나맛있는거 먹고
    살만큼 살다 소멸ㅠ
    슬프면서 시원하면서도 그렇게 나쁘진않아요
    지천명이라는뜻을 알겠다능

  • 4. 원글님
    '21.10.25 8:55 PM (223.62.xxx.190)

    글 읽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네요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 5. 55세
    '21.10.25 9:34 PM (211.200.xxx.73)

    너무나 동감이에요
    저도 남편이 저를 잘 알고 이해해주어
    그게 제일 감사합니다
    위에 이렇게 살다 가라는 대본을 받아든 느낌..
    저도 딱 그러네요

  • 6. 좋은글
    '21.10.25 10:00 PM (39.124.xxx.185)

    내년에 오십이라 마음이 구멍이 나있는것 같았는데 원글님 좋은글 감사합니다
    이제는 욕심을 내려놓고 포기할거 저절로 포기하고 나 하고싶은거 하다가 간다 이런 마음으로
    생의 후반기를 준비해야 할때

  • 7. 아…
    '21.10.25 10:42 PM (182.216.xxx.51)

    읽는 내내 울컥합니다.
    요즘 제가 느끼는 거랑 비슷해서요

  • 8. 화이팅!
    '21.10.25 10:59 PM (211.178.xxx.198)

    마지막 남은 인생의 시간은 내가 하고 싶은 거 하다 간다는 마음//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 9. 인생사새옹지마
    '21.10.25 11:15 PM (121.180.xxx.39)

    당신마음이 나의 마음이오~

  • 10. 저는
    '21.10.25 11:28 PM (58.225.xxx.20)

    이제 오십되었어요.
    그런대도 어떤 마음으로 쓰셨는지 공감되네요.
    앞자리숫자 바뀐것뿐인데
    너무많이 달라지는 기분이예요.
    몸도 마음도요.
    저도 억지로 인연 끌고가지말고
    내맘 편한 쪽으로 물흐르듯이 가자 맘먹고 있거든요.

  • 11. 좋은 글
    '21.10.25 11:57 PM (112.167.xxx.79)

    글이 제 얘기 같고 나와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이 어딘가에 있다는 생각에 위로도 됩니다. 좋은 글 지우지 마세요

  • 12. ㅁㅁ
    '21.10.26 3:52 AM (125.132.xxx.103) - 삭제된댓글

    세월 이기는 장사가 어디 있겠어요?
    주름살 투성이로 외모와 체형은 망가져도
    아프지 말고 적당한 세월 7,80년 살고
    어느날 자는듯이 가는게 소원입니다.

  • 13. ㅇㅇ
    '21.10.26 5:49 AM (218.237.xxx.203)

    원글 댓글 전부 공감합니다

  • 14.
    '21.10.26 9:50 AM (121.131.xxx.72)

    40초인데도, 공감합니다.
    남편이 이제 50이라 그런가
    님 마음가짐이랑 비슷하게 남편이랑 얘기해요.
    전엔 비싼 아파트, 비싼 차 같은걸로 좀 어깨 힘 주고 뻐기고싶어지고 자격지심 느끼며
    좀 아등바등 사는거에 초점을 뒀다면
    이제는 다르게 변화해감을 느끼네요. 마음도 좀 편해지기도 하구요

  • 15. ...
    '21.10.26 1:34 PM (222.239.xxx.231)

    남은 삶 하고 싶은 것 좋은 것들로 채우며 살고 싶네요..

  • 16. ....
    '21.10.29 5:18 PM (42.23.xxx.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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