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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50이 넘어도 힘겹네요

인생 조회수 : 6,246
작성일 : 2021-10-13 09:15:09
어렸을때는 50이 넘으면 인생의 고비를 넘기고 마음편히 살 줄 알았는데 늘 새로운 고민이 쉬지 않네요.

체력도 에너지도 고갈되는게 느껴지는데, 직장에서는 자리가 높아지니 성과에 대한 압박이 점점 커지고,
부하직원들 앞에서 마음 편히 하소연 할 수도 없고, 무언가 저에게 요구하는 일만 많아지고, 힘들고 외로워요.

남편은 지병도 있고, 나이먹으니 여기저기 고장나면서 매일매일 앓는 소리만 하고
몇번의 이직을 거치면서 적은 연봉으로 지방에서 생활하고 있어요.(주말부부)
따로 은퇴준비하는것도 없고, 재테크에도 소질 없어요.
그저 주어진 일에 성실해요.

큰아이는 재수를 거쳐 원하는 대학, 원하는 과에 들어갔는데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않아서 학사경고를 두번이나 받았어요.
군대 다녀오고 무기력함이 좀 나아진 듯 보였고 이번 학기에 복학했는데, 어제 휴학하고 싶다고 말하네요.
공부하기 싫고, 수업 따라가기도 벅차대요. 
학교 안다니고 뭐할거냐니까 외주 작업할거래요.(디자인전공입니다)
하지만 한번도 외주작업이나 공모전 응모하는걸 제 눈으로 본 적이 없어요.
방안에만 있고 새로운 활동에 도전하는게 보이지 않아요 ㅜㅜ.. 
이렇게 말하면 아이는 화를 냅니다. 엄마가 자기에 대해 뭘 아냐고..

작은아이는 지금 고3, 수시원서 넣더니 수능 마친 분위기입니다.
입시결과에 따라 많은게 달라지겠지만
원하는 전공이 밥먹고 살기 요원한 과고, 형처럼 대학가서 폐인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작은아이를 볼때마다 따라 붙네요.

이제 일 좀 줄이면서 여유있게 살고 싶은데
세 남자를 모두 제가 책임져야할것 같은 압박감에 숨이 턱턱 막혀요.

집한채랑 약간의 은퇴자금으로 부부끼리 소소하게 살 준비는 했다고 생각했는데
남들 재산 불리는 소리 들으면 나만 뒤쳐지고 가난해지는것 같아서 속이 문드러지고
아이들을 오랫동안 책임져야 할 것 같은데 엄두는 안나고 ..

글 쓰며 생각해보니 아이들의 미래에 대한 불안이 제 힘겨움의 대부분인것 같네요.
지인들은 빨리 독립시키고 신경끄라고 하지만 
내보내는것도 본인이 준비가 되야 가능한거지 지금 내보낼려면 다 제 부담이고..
큰아이 무기력한게 다 제 책임인거 같은데 이제와서 어디서 부터 손을 써야할지도 모르겠고..

캄캄한 터널을 지나는 기분이예요.
세사람 놔두고 제가 나가버리고 싶어요.
 

 
IP : 125.133.xxx.1
2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10.13 9:24 AM (122.34.xxx.137) - 삭제된댓글

    책임감을 버리시면 인생이 편해집니다.
    저도 경험해봐서 아는 거지만 비빌 언덕이 있으몀 확실히 나태해져요.
    내 인생만 챙기기도 바쁨.
    각자 챙기자고 합시다.
    결혼해서 애 낳고 집 사기 바라니까 걱정되는 거지 비혼으로 살면 뭘 하든 그닥 어려울 거 없죠.

  • 2. ...
    '21.10.13 9:30 AM (125.178.xxx.109)

    힘드시겠네요
    집안의 가장역할을 하고 계시는듯
    아이들한테도 어느정도의 선을 그으셔야 하지 않을까요
    몇살때까지 지원해주고 이후부터는 독립시키시든지 지원을 끊어야죠
    아이들한테도 미리 말해두시고
    둘째 수능끝나면 님 자신만 생각하며 사세요 그러셔도 됩니다
    책임감에 지치신듯 보이네요

  • 3. 그래도
    '21.10.13 9:30 AM (112.161.xxx.143) - 삭제된댓글

    집도 있고 은퇴자금도 있으시네요
    내년 55살 남편 사업실패로 신용불량자되었다가 이제 겨우 면했지만 고생하면서 월급은 300만원
    저도 전업주부하다가 최저임금수준으로 일한지 7년 되었네요
    큰애는 대2인데 자폐장애라 취업이 될 지 모르겠고
    둘째는 재수생 그나마 작년보다 성적이 오르긴 했는데 수능은 쳐봐야 아는 거고
    집도 당연히 없어 전세자금대출로 전세사는데 전세값 2배로 폭등
    앞이 안 보이네요
    주위 가족 친구 다들 노후 준비 다 되어 있어 즐길 일만 남았는데 이제 어찌해야 되나 싶습니다

  • 4. 위로
    '21.10.13 9:31 AM (59.8.xxx.32) - 삭제된댓글

    학교그만두면 올라가서 알아서 살라하세요
    그것도 괜찮아요
    혼자 고시원도 살아봐야 합니다,
    휴학하고 지방 자기집에 있으면 안됩니다,
    알마라도 하지 않는한,
    나가야 일이라도 합니다,

    그리고 지금 공부하는 방식이 완전이 바뀌었어요
    코로나로
    그래서 복학하면 따라가기 힘들겁니다,
    이건 정말이예요

  • 5. 엄마가아는게
    '21.10.13 9:31 AM (39.7.xxx.252)

    많아서 더 숨막히네요. ㄴ 군 자식 다 잘안됏으면 좋겟어요.
    내버려두세요..체력도 안돼는데 뭘 그리신경쓰세요.욕심이 많구만...원하는과원하는대학 갓으면 된거에요..

  • 6. ㅡㅡㅡㅡ
    '21.10.13 9:34 A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군대까지 다녀온 대학생이면
    알아서하라 두세요.
    둘째도 입시 끝나면 이제 놔 두시고요.
    저는 진즉 아이들더러 고등학교 졸업하면
    성인이니까 니들 인생 니들이 알아서 하라 했더니
    부모한테 의지해봤자 나올거 하나 없다는거
    깨달았는지 알아서들 삽니다.
    혼자 다 껴안으려하지 마시고,
    이제 각자 인생 살자 하세요.

  • 7. 응모하는거까지
    '21.10.13 9:35 AM (39.7.xxx.252)

    신경쓰니 엄마가 몸이ㅡ아프죠...애들도 짜증날듯...ㅡㅡ

  • 8. 나만
    '21.10.13 9:39 AM (110.15.xxx.45)

    그런게 아닙니다
    지인들 보면 근심 두세가지씩은 다 가지고 있어요
    다만 그걸 주위에 안들키려고 말로 잘 포장하는 분
    아님 진짜 아무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분
    아님 진짜 속상해서 아예 말 안 하는 분으로
    나뉜다고 생각해요
    그런사람들만보니 내 근심만 많은것처럼 느껴지시는것 뿐이예요
    힘 내세요
    인생살면서 근심이 없기를 바라지 마라..

  • 9. 아이들을
    '21.10.13 9:41 AM (211.36.xxx.48)

    다 너무 책임지려고 하지마세요.
    스스로 고생하고 해봐야 깨닫고 자립합니다.
    고생이 필요할 때도 있어요.

  • 10.
    '21.10.13 9:44 AM (175.197.xxx.81)

    토닥토닥
    자식이 내맘대로 안되더라구요
    앞을 내다보고 준비해가는 야무진 아이들이 있는 반면
    한치 앞도 못 내다보고 남들보다 삼사년이 늦는 아이도 있어요
    부모로서 최선을 다하고 살아 왔으니 앞으로는 좋은 결과 있을겁니다
    그래도 학교 안 다니고 외주작업한다는게 어디에요?
    해보고 개고생 해보고 바닥까지 내려가면 분명 치고 올라올거여요
    저위에 엄마가 아는게 많아서 숨막힐거라는 댓글은 무시하세요
    그럼 엄마가 알아야지 방치하는게 맞나요?

  • 11. 방향을 바꿔서
    '21.10.13 9:47 AM (118.221.xxx.161)

    님 스스로나 책임잘 지라고 하고 싶네요
    50넘어가면 님 말대로 체력도 에너지도 날아가는 때고 직장에서 버티기도 힘들고 중간에 끼여서 맨날 눈치나 보면서 살아가야 하는 처지에요. 그런 상황에서 님보다 체력좋은 남편을, 아들을 님이 어떻게 책임진다는 건가요,
    님 건강이나 잘 챙겨서 남편에게, 아들에게 걱정 안 끼치는 게 최선이에요
    남편이나 아들이 님 없으면 큰일 날 것 같고 밥도 못 먹을것 같죠? 없어도 잘 삽니다, 밥도 잘 먹고, 자기에게 이익이 되는 거 잘 찾아서 살아요

  • 12. 어휴
    '21.10.13 9:49 AM (1.236.xxx.145) - 삭제된댓글

    힘드시겠네요.여러모로 그 답답한 마음.
    저도 그만한 자식있어서 알아요.
    그런데 자식은 내맘대로 안되더군요.
    그냥 놔둬야지 별 수가 없어요
    내 자식이니 숙식은 제공하고
    나머지는 본인이 철들어서 알아서 해야지
    그때까지 기다리는 수 밖에 없더군요.
    어차피 기다리는 거라면
    느긋하게 내 맘이라도 편하자 ..
    언젠가는 되겠지..
    그동안 내 인생을 즐겁게 살려고 노력중입니다..

  • 13. @@
    '21.10.13 9:53 AM (58.140.xxx.228)

    같은 나이대네요..저도 님과 같이 마음이 많이 힘들고 추스리고 그래요..댓글들 위안이 되네요..님 힘내세요. ~

  • 14. ...
    '21.10.13 9:53 AM (211.109.xxx.67) - 삭제된댓글

    50대가 그런나이인가봅니다. 나만 쏙 빠져나오고싶은.. 그런데 청년들은 더 힘든시기인거같아요.저희때는 대학만 나오면 취직되었는데 요즘은 시대가 또 그렇치 않으니까요..너무 멀리 내다보고 미래를 걱정하시지마시고 오늘 하루만 잘 살자로 마음을 바꿔보세요. (저도 비슷한 시기입니다.)저는 요즘 신아연님의 좋아할수도 놓아지지도않는 이란 책보고 마음이 참 편안해지고있답니다. 시간되시면 구입해서 보세요. 위로가 되서 저는 눈물로 읽었답니다.

  • 15.
    '21.10.13 9:58 AM (223.39.xxx.237)

    다들 각자 고민이 있어요
    말해봐야 한번 더 속상해지고 기운 빠지니 입밖으로 안내는거죠
    알고 보면 내 십자가만 무거운게 아니더라구요
    가족이 건강하면 그 하나만으로도 복 받으신거에요
    없는거 부족한걸 생각하지 마시고 여태까지 가진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소중한것들을 찾아보세요
    그럼 감사한 마음이 들더라구요

  • 16.
    '21.10.13 10:01 AM (219.240.xxx.130)

    정말 다 각자 다른 고민들로 인생이 채워지네요
    저도 친정엄마의 끝도없는 요양원생활 저희부부 노후문제 아이 진학문제로 너무 힘든데 정말 각자 각각의 고민들이 있네요

  • 17. 저도 오십~
    '21.10.13 10:09 AM (175.208.xxx.235)

    인생 다~~ 자기몫이 있고 부모가 옆에서 아무리 이끌어도 지 갈길이 있는거 같아요.
    스스로 개척해 나가야 자기 인생인거구요.
    제 아들도 미대생이에요. 원하는 대학은 커녕 재수해서 간신히 지방대 갔습니다.
    아이는 이제 영어, 수학 안하고 미술만해서 행복해합니다.
    저도 원글님처럼 아이의 미래가 불안하지만,
    만약 미술을 때려치고 다시 뭔가를 하겠다 하더라도 부모로써 도와줄수 있는선까지만 도와주고 아이의 선택은 존중해주려고요.
    자식인생 다 부모가 만들어 줘야하는건 아니잖아요?
    돌아가고 힘들길을 가더라도 옆에서 묵묵히 지켜봐주고 정말 꼭 필요할때만 내 능력의 범위에서 도와주려구요.
    잘난 자식이건 못난 자식이건 제겐 하나뿐인 없는 아들이라서요.

  • 18. 버려야되요
    '21.10.13 10:16 AM (59.8.xxx.232)

    많은걸 놓고 나니 평온합니다

  • 19. 여기
    '21.10.13 10:29 AM (67.190.xxx.25)

    좋은 글들이 많네요
    다들 누구나 십자가를 지자나요

  • 20. 대학생까지
    '21.10.13 10:33 AM (112.216.xxx.179)

    일거수 일투족 관리하려하고.ㅡㅡ
    대학생 당근 방치해야는거 아닌가요?
    밥까지 떠먹이시죠.?
    한국엄마들 문제 많아요 ㅠㅠ

  • 21. ㅇㅇ
    '21.10.13 11:19 AM (211.196.xxx.185)

    큰아이가 우울증 같아요 엄마도 그렇고요 같이 병원에 한번 가보세요 도움이 될거에요

  • 22. 그 마음
    '21.10.13 11:20 AM (125.178.xxx.135)

    충분 이해되네요.

    일부러라도 원글님 행복을 위해
    하고픈 일을 해서 관심을 분산시키세요.
    그래야 지금의 위기를 벗어날 수 있어요.

    내 행복이 중요하다를 늘 외치세요.
    지금 불행하잖아요.
    태어나 왜 다른 사람들 때문에 내가 그렇게 불행해야하나 생각하시길.

  • 23. ㅇㅇ
    '21.10.13 12:17 PM (119.204.xxx.160)

    저희 엄마같은분이 여기 계시네요.

    책임감이 너무 강해서 모든 걸 다 맡으려고 하시잖아요.
    성인이 된 이상 아들 둘 미래는 스스로의 책임이에요.
    아이들은 어차피 다 큰 이상 엄마말 안들어요.

    본인이 컨트롤 할 수 있는것만 걱정하고 책임감을 가지시면 됩니다.
    두분의 노후만 생각하시면 돼요.

    지금 세대의 아이들은 노후를 책임져주지 않습니다.

    부디 막중한 책임감에서 벗어나 조금이라도 자유롭게 사시길 바랍니다.

  • 24. 하이
    '21.10.13 12:28 PM (125.61.xxx.154)

    원글님 저도 오십대초에 피곤에 죽을거 같아 일 그만둔지 두달된 사람이에요. 다행히 외동 대딩아이 하나 있구요.
    체력이 떨어져서 몸도 예전같지 않은데 너무 집에서 집돌이 대딩애랑 만 있으니 힘들어 다시 직장 얻어 담달부터 일 시작하기로 했네요ㅠ
    어제 면접보고 온 거랑 일시작하는 거랑 얘기했더니 애나 남편이나 너무 기뻐하는 게 보이더라구요ㅋ ㅠㅠ
    앞으로 열심히 돈 오아서 강원도 태백이나 중북 괴산 산골짜기 구입해서 오두막 지어서 혼진 살아보려구요. 소로의 월든이나 읽으면서요. 이젠 남편 자식 걱정할 에너지 모두 해야할 내 일과 앞으로 나의 계획에만 쏟아부으렵니다

  • 25. 원글
    '21.10.13 3:20 PM (125.133.xxx.1)

    따뜻하고 따꼼한 조언 고맙습니다.

    나름 저희 부부의 삶과 아이들의 삶을 분리하려고 노력하고 있고, 그래서 아이들도 쿨한 부모쪽으로 분류하는 편입니다만, 실상 제 내면이 원글처럼 평화롭지 못하다보니 한번씩 지옥을 겪고는 해요.

    제 수준의 내려놓음은...말하지 않고 참견하지 않는 수준이고, 이것마저도 벅차서
    응원하고 격려하는것 까지 나아가지 못하고 있어요. 아이도 느껴지겠죠..그 생각하면 미안한 마음 들고..

    과도한 책임감이 저에게 독이라는것도 머리로는 알고 있는데
    자유로와지지가 않네요.
    없는집에서 어렵게 대학나와서 한평생 일만하고 살아서
    즐기는 능력이 결여됬나봐요.

    기껏 댓글 달았더니, 힘빠지는 소리나 한다고 역정내시는분 계시려나요?

    하지만 여기서 좀 하소연하고, 이렇게 객관화 시켜보고, 추천해주신 책도 읽고
    심리상담 받는것도 알아보면서 또 헤쳐나갈게요.

    위에 우울증 언급하신분 계신데, 저도 고민중이긴해요.
    저는 불안감이 높은것 같고, 큰아이는 너무 무기력한것 같고요.
    아이가 동의할지 모르겠는데 저라도 먼저 상담받아볼까봐요.

    모든 근심 걱정이 사라질수는 없겠지만, 모두모두 잘 이겨내시길 기원합니다

  • 26.
    '21.10.14 12:22 PM (119.149.xxx.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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