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꿈에 돌아가신 엄마가 나오셨는데 얼굴이 다르네요.
전 옆에서 엄마와 재잘대며 수다를 떨었어요.
살아계실때 자주 그랬기에 익숙하고 좋았어요.
“엄마! 어떻게 된거야? 다시 돌아온거야?”
“응 시간이 되돌려져서 다시 왔어”
와 시간이 되돌려지다니 너무 좋다..
엄마의 야무지고도 그 익숙한 손놀림.
근데 원래 엄마 얼굴과 모습이 아니고
젊고 엄마와 다르게 생긴 얼굴이었어요.
전 엄마라고 생각했고 용기내어 전에는 못했던 스킨쉽을 했어요.
엄마 뒤로가서 백허그를 하면서
“엄마! 엄마가 다시 와서 너무 좋아 사랑해요!”
다시 옆으로 와서 얼굴을 자세히 봤는데
“엄마 얼굴이 다르네 엄마 맞아?” 했더니
“엄마 맞아~”하더군요.
생김새도 다르고 피부도 하얗고 생기가
돌더군요. 엄마는 평소 까무잡잡한 피부였어요.
병이 없어져서 피부가 좋아졌나? 생각하며
꿈에서 깼습니다.
요즘 엄마 생각도 많이 했고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엄마 얼굴이 아니고 젊은 다른 분이었지만
잠깐 행복했습니다.
1. 퀸스마일
'21.10.11 3:04 PM (202.14.xxx.177) - 삭제된댓글원글님 혹시 우리읍내 라는 희곡 읽어보셨나요?
도서관같은데서라도 구해서 읽어보세요.2. ..
'21.10.11 3:18 PM (183.109.xxx.26)돌아가신 분이 젊고 나은 얼굴로 보이는건 좋은 꿈이에요.
3. 원글
'21.10.11 3:19 PM (118.43.xxx.110)책 추천 감사해요.
검색해서 줄거리 읽어봤습니다.
현재에 충실해라 현재에 살라 라는게 주된 메세지 인가요?
열심히 살고 있지만 제 힘으로 안되는 일들이 생기니
너무 힘들어서 과거로 시간을 돌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을 자주 하게 됩니다.
덕분에 좋은 책 알게 되었네요.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4. 원글
'21.10.11 3:22 PM (118.43.xxx.110)완전 다른 분 얼굴이어서 좀..그랬지만
제가 엄마라고 느꼈으니까요
그 분도 본인이 엄마라고 했고.
장소는 엄마집인지 어느 다른집인지
주방 개수대있는 쪽만 보였고
전체적으로 밝고 따듯한 기운이었어요.
꿈에서라도 행복했어요.5. 원글
'21.10.11 3:23 PM (118.43.xxx.110) - 삭제된댓글책은 꼭 구해서 읽어볼게요!
6. 퀸스마일
'21.10.11 3:28 PM (202.14.xxx.177) - 삭제된댓글감사해요. 제 인생 책중 하나에요. 원글님에도 빛이될거에요.
7. 원글
'21.10.11 3:29 PM (118.43.xxx.110)도서관에 우리읍내 책이 있어서
대출신청 했어요.
다른 동네에 있어서 저희 동네 도서관으로 오게끔
상호대차 신청으로요.
꼭 읽어볼게요!8. 저도
'21.10.11 3:56 PM (182.172.xxx.136)꿈에 시아버지가 나타나셔서 평소대로 대화는 했지만
얼굴과 나이대는 완전 달랐어요. 이런경우 이유가 뭘까요?9. 하
'21.10.11 5:11 PM (106.102.xxx.183)부럽네요 전 엄마와이별한지 벌써40년...꿈속에서라도 보고싶은데
왜 안나타나시는걸까요 ㅜㅜ
내가 엄마한테 가야하나..10. 원글
'21.10.12 4:13 AM (118.43.xxx.110)돌아가신지 이제 5개월 넘었고
이번이 두번째 꿈이에요.
돌아가시고 얼마 안됐을때
처음 꾼 꿈에선 사람들 사이에 빨간 코트 같은 거 입고 계셨고
모습이 흐릿했어요.
엄마 죽으면 어떻게 하지 걱정을 하는 그런 꿈.
이번에 꾼 꿈에선 엄마가 한창때처럼 건강하신 모습
옷은 약간 흐릿하긴 했지만
아이보리색, 밝은 베이지색 옷 입었던 것 같아요
밝고 약간 비싼 옷 같은 느낌
밝은 한 낮 같았고 주방 앞 창에서 따뜻한 햇살이 비치네요
우리 엄마가 돌아왔어요
와 너무 좋아요
식재료를 동그란 채 같은 도구에 넣고
힘을 주어 밀어내는 동작을 하시네요
채 사이로 식재료가 밀려서 나오는데
우리 엄마 맞아요
나이는 저보다 약간 많아보이고
우리 엄마라기엔 젊은 모습이에요
언니라고 불러야 할 것 같은
하지만 우리 엄마에요
엄마 어떻게 된거야 다시 돌아온거야?
응 다시 시간이 되돌려져서 돌아왔어
대화는 생각보다 덤덤해요
와 시간이 되돌려지기도 하는구나
정말 꿈만 같다 너무 좋아
생전에 주방에서 요리하실때 옆에서 도와드리며
이야기 나눌때 엄마는 항상 엷은 미소를 짓고 계셨어요
꿈에선 잘 기억이 안나지만
건강한 40대 여성의 모습과 표정이었던 것 같아요
너무나 좋은 나머지 예전에 잘 안했던 스킨쉽을 했어요
요리를 하고 계셨기에 백허그를 하고
귓가에 엄마! 엄마가 돌아와서 너무 좋아요 사랑해요! 했어요
백허그를 풀고 반대쪽 옆으로 와서 엄마 얼굴을 자세히 봤어요
우리 엄마 얼굴이랑 너무 안닮았어요
우리 엄마는 예쁜데 이 얼굴은 약간 안이쁘네요
대신 피부가 하얗고 깨끗하고 생기 있어 보여요
엄마는 아프기 전에도 까무잡잡했는데
엄마 우리 엄마 맞아?
응 엄마 맞아
....
이러다 꿈이 끝났어요
모습은 다른 사람인데 왜 엄마라고 생각됐을까요?
행동이 엄마여서 그랬을까요?
저는 평소 걱정이 많은 성격이지만
이번 꿈에선 걱정을 안했던 것 같아요
엄마가 돌아와서 마냥 좋았어요
시간을 돌릴 수 있다면
초등학교 때로 돌리고 싶어요
제 기억으론 엄마와의 추억이 제일 많았던 때 같아서요
경제적으로 많이 허덕거리고 힘들게 살았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니 그때 행복했었네요
큰 접시에 토마토 썰어서 설탕 뿌리고
안방에 앉아서 네식구 포크로 토마토 찍어먹고
국물과 토마토 속알갱이만 남으면
저 먼저 그릇 들어서 마시고
나머지 반 동생 마시고
부모님은 흐뭇하게 우리를 바라보시던 기억
엄마랑 동생, 나 이렇게 셋이 삶은 계란, 물 준비해서
버스타고 어디 쑥인지 뭔지 캐러 가서
우리들은 놀다가 지루하기도 했고
당연히 엄마 혼자 열심히 캐셨겠고 ㅎㅎ
메뚜기가 많았는지 엄마가 검은 봉투에 메뚜기를
잡아 넣으시는데 하늘엔 노을이 지고 있었죠
집에 돌아와서 방에 메뚜기를 풀어놓았더니
온 방안에 메뚜기가 뛰어다녔어요
저는 화장대 위에 올라가서 피했지만
메뚜기가 제 높이 근처까지 올라오네요
엄마가 메뚜기를 투명한 통에 싹 잡아 넣었어요
잠시 후, 메뚜기 튀김이 참 맛있어요
담날 도시락에 넣어줄까 하시길래 네 했어요
학교에서 도시락을 열었는데 메뚜기 튀김이 들어있었어요
먹어보니 어제 그 맛 같지도 않고
부끄러워서 도시락을 닫았어요
초2때 일주일에 한번인가 도시락 싸가는 날이 있었고
어느날에는 아빠 입 사이즈에 맞는 김밥을 싸주셔서
부끄러워서 안먹고 그냥 가져갔던 때가 있었어요
중학교, 고등학교 때는 도시락을 너무 예쁘고
맛있게 싸주셔서 친구들이 너희집 식당하냐고 물어봤었어요
저 고등학교때 항상 새벽에 일어나셔서 제 도시락 두개,
아빠도시락, 동생 도시락까지 싸주셨죠
제가 엄마가 돼 보니 그렇게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이제서야 깨닫게 되네요
초등학교 중반쯤부터 엄마가 남의 집 식당을 나가셨어요
지금 제 나이 보다 젊은 나이에 식당일을 하셨네요
중간에 식당 차렸다가 망하고 또 남의 집 식당 다니셨어요
식당일 하시니 아프신데가 많죠
목이 아프셔서 병원 다니셨는데
뜨거운 걸 목에 올려놓는 치료를 받으시다가
화상을 입으신거에요
제대로 항의도 못하고 목에 화상 자국이 크게 남았어요
대학생때였고 제가 모르는게 많아서 항의를 못하고
넘어간게 두고두고 마음에 남아요
예쁜 엄만데 목에 두껍게 튀어나온 화상자국 때문에
목 가리는 옷만 입으셔서 마음이 아파요
시내에 조그만 분식집을 차리셨어요
24시간 운영하겠다는 다짐과 달리 막상 해보니 쉽지 않아요
아프신 아빠가 서빙하시고 엄마가 요리를 하세요
손님이 좀 불편해 한대요
본인 것 가져다 드시고 그릇 반납도 한대요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세요
24시간은 진작에 그만두고 남들처럼 점심 저녁 장사해요
중간에 손님 없으면 방에 들어가서 쉬시다가
한 두 사람 오면 또 나와서 일하세요
겨울에 식당에 서서 일하다 보면
발이 엄청나게 춥대요
동상에 걸려서 많이 힘드셨다고,
원래 힘들다는 말 안하시는 엄마인데 여러번 말씀하셨어요
일 끝나고 따뜻한 물에 발을 담그면 감각이 아예 없대요
이 이야기는 돌아가시기 전 투병 생활 할때도 종종 말씀하셨어요
식당할때부터 병이 시작되지 않았을까 하시면서요
식당에 오는 아저씨들이 엄마 예쁘다고
젊었을때 배우 하지 그랬냐고 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빠 없을때 엄마한테 식사하자고 하는 사람도 있었대요
제가 가끔 식당 가면 사람들이 아빠 닮았네 하더군요 ㅎㅎ
어느날부터인가 식당 쉬는 날 엄마가 연락이 잘 안되더라구요
계속 의심을 했어요
*23#으로 누군가에게 전화를 건게 몇번 있어요
누굴까 찾아보니 아빠 아는 형님이었어요
엄마가 아빠와 나이차이가 많이 나는데
완전 할아버지 삘인 그 사람하고??왜 ?싶었어요
대머리에 돈이 많은 것도 아니고
근데 이해심이 많은 분 같았어요 그분도 가정이 있고
어느날 새벽, 또 계속 연락이 안돼서 그 사람에게 전화를
했어요 받을때까지 걸었더니 받더군요
악을 쓰면서 욕을 했어요
우리 식당 자주 오면서 우리를 기만하고 뭐하는 짓이냐고
얼마 안남은 머리털까지 뽑아주겠다 때려죽이겠다 했어요
엄마가 전혀 그런 관계 아니라고 큰 오빠처럼 생각한대요
그럼 그쪽 자녀가 엄마한테 니가 한것처럼 해도 되냐고
물으시기에 당할 짓 했으면 당해도 싸지 했어요
결국 그 사람에게 사과를 했어요
제가 그 난리를 쳐서인지
엄마는 그 사람과 연락을 안하는 듯 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마음으로 의지하는 사람 기댈 수 있는 사람
엄마에게 있었으면 좋았겠다 싶어요
아빠가 남편 노릇을 여러모로 못했거든요
더 이상한 남편들도 많다지만
누군가보다 조금 낫다고 해서 견딜 수 있는 건 아닌 것 같아요
돈도 못벌고 툭하면 화내고 엄마한테ㅅㅂ ㅅㅂㄴ 욕하고
할머니까지 식구들 다 있는데서 느닷없이
저 멀리서 날아와서 엄마 싸대기 때리기도 했죠
그때 아무말도 못하고 당황하는 엄마의 표정이 안잊혀요
방망이 들고 와서 때리는 시늉하고 아령 들고 찍으려하고
칼 들고 찌르려 하고
주방 칼 들어있는곳 정신없이 열려다가 할머니가 제지했던 장면
방망이로 책상 찍어 내려서 너덜해졌는데
나중에 여기 왜 이러냐고 ㅋ 묻더군요
동생과 저 한테도 아령 들고 와서 찍으려는 시늉 자주 했고
그런 화가 하루라도 건너뛰면 이상할 정도였어요
편하게 티브이 보고 있다가도 아빠 오면 방으로 싹 들어가고요
암튼 저 대학생때도 싸워서 제가 악을 쓰고 경찰에 신고한다 했더니
내 핸드폰을 박살을 내고는 다음날 돈들여서 고쳐왔더라구요
아빠보다 더 아파트에 다 들리도록 악 쓰고 욕하고
갖은 지랄을 했던 기억이 나네요
어릴때는 모르고 당하기만 했는데 보고 듣고 자란게
그거라 그런지 천성이 순한 저도 화가나면
드럽게 변하더라구요
아빠는 많이 아프시기 전까지도 더러운 성질 못버리고
그냥 그렇게 돌아가셨어요
돈 버신다고 20키로 넘는 거리를 비가 오나 눈이 오나
고속버스 타고 다니시다 나중엔 자전거 타고 다니셨어요
저희를 많이 사랑한 건 알지만 성질을 어떻게 조절을
못하고 가족들한테 함부로 한 건 지금도 용서가 안돼요
어찌 생각나는대로 쓰다보니 글이 너무나 길어졌어요
나중에 다시 읽어볼 겸 남겨두려구요11. 원글
'21.10.12 5:42 AM (118.43.xxx.110)분식집 잘 하고 계시고
저의 첫애 돌이 지나고
선선한 가을 밤 아이 유모차에 태워 산책을 하고 있었어요
엄마에게 전화가 왔어요 동생이 머리가 아프대요
뭐 별일 아니겠지~걱정 하지 말고 검사 받아보자 했어요
머리가 너무 아프다는 동생 전화를 받고
엄마가 가게를 닫고 동생에게 달려갔어요
머리에 종양이 있대요 모양이 안좋고 수술을 해야 한다고 해요
수술하고 조직검사해보니 교모세포종이라는 병이래요
얼마전에 본 여인의 향기?라는 드라마에서 김선아가 걸린 병이네요
검색해보니 생존률이 5프로가 안된대요
그 후로 엄마는 모든 걸 접고 동생의 모든 걸 케어해요
수술할때 거의 손을 못댔다고 나중에 의사가 말해요 ㅆㄴ
두번째 수술 해주는 병원이 없어서 같은 의사에게 맡겼는데
이번에는 편마비와 언어장애가 왔어요
돌이켜 생각해보면 제가 나서서 병원도 알아보고
관심을 기울였어야 했는데 모든 걸 엄마에게 맡기고
의사가 알아서 해주겠거니 한게 잘못이었던 것 같아요
병 자체가 가망성이 없기도 했지만 저도 걱정만 할 뿐이지
실질적인 도움을 못줘서 지금 너무 후회스러워요
엄마를 너무 힘들게 했고 동생에게 좀 더 에너지를 쏟았어야 했는데
1년6개월의 투병 생활을 했고 그동안의 동생의 모습을 생각하면
가슴이 너무 아파오네요
모자 쓰고 휠체어 타고 있는 모습이 생생해요
엄마가 말하길 동생은 엄마에게 한번도 죽음에 대해 말해본 적이 없다고 해요
동생이 점인지 타로인지를 봤는데 서른 넘어서 뭘 한다고
하면서 서른은 넘길 것 같은 뉘앙스로 저에게 이야기 했어요
하지만 서른이 되기 전
너무나 살고 싶어 했던 동생은
4월 중순 벚꽃이 첫눈처럼 흩날리는 햇살 따뜻한 날에 하늘로 갔어요
병실에서 저는 핸드폰으로 뭔가를 하고 있고
약을 계속 먹어도 아프다고 하길래 좀 기다려봐 했더니
저를 노려보던 동생의 모습이 기억나요
동생가고 엄마가 많이 힘들어하세요
아빠가 동생 어디 먼 외국으로 시집 갔다고 생각하자고 해요
우리 가족은 그렇게 생각하기로 했어요
아빠가 혼자 지내는 동안 많이 건강이 안좋아지셨어요
사기 당해서 큰 돈 잃고
3년 반 후에 아빠도 하늘로 가요
엄마랑 오래도록 잘 지내고 싶었는데
엄마도 4년 반 후에 암으로 하늘나라로 가셨어요
엄마는 동생 1년 반 간병, 아빠 1년 반 간병 하시고
본인 1년 투병생활하셨어요
지방 대학병원에서는 담도암 초기라고 수술할 수 있다고 했어요
하지만 초기라도 예후가 나쁜 담도암이라 서울 큰 병원으로 갔어요
엄마는 저 힘들까봐 집 가까운 지방 대학병원에서 하자고 했지만
우겨서 끌고 갔어요
다시 모든 걸 검사했더니 췌장암이래요
남일이 내일 된다더니 정말이네요
수술할 수 있다고 근데 한달 뒤에요 의사도 너무 젊어요
우리나라 최고 병원이라 믿고 수술실 들어갔어요
휠체어 타고 가는 엄마 뒷모습이 생각나요
엄마 잘하고 와 라는 말도 못했어요
엄마가 뒤돌아보려고 하는 것 같았어요
한시간 지나고 두시간 안돼서 보호자를 불러요
원격전이가 돼서 췌장암 4기래요
자꾸 질문하니 환자 수술 마무리 해야 한다며 그만 가래요
엄마가 병실로 왔어요
엑스레이 찍는다고 기계가 들어오고 잠깐 나가있으래요
옆방 아저씨가 젓가락 있냐고 물어요
있다고 하니 그냥 병실 들어가서 가져오라고 해요 ㅅㅂ
엄마 입 마르니 물에 적신 거즈 물려드렸어요
자면 안된다고 계속 깨우래요 간호사가
담날부터 공불고 걷기를 했어요
엄마에게 아무말도 못했어요
그날 저녁 의사가 회진 와서 엄마에게 말했냐고 물어요
고개를 좌우로 저으니 의사가 너무나 기계적으로 엄마에게 말해요
엄마는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으로 되물어요
담낭만 제거하고, 종양이 있어 나중에 밥 못먹는 상황이 오니
십이지장 우회술을 하고 췌장은 손을 못댔다고 4기라고 말하네요
췌장암이라는 말 듣고 수술 전까지
집에서 매일 아침 부추와 요쿠르트 갈아드시고
요쿠르트 안좋을 것 같아서 나중엔 물에 갈아드셨죠
더 신경써서 먹고 운동도 매일하셨어요
투병 전에도 나쁜 음식 먹지 않고 술 담배는 당연히 안하시고
운동 꾸준히 하셨어요
골골대면서 오래 사시는 할머니들 있잖아요
저는 엄마가 그럴 줄 알았어요
엄마는 분식집 할때 힘들었는데 그때부터 병이 발병하지
않았나 하시더라구요
심신이 편안했으면 오래 사셨을텐데라는 생각은 들어요
엄마 체력에 비해 여러모로 고생을 많이 하셨어요
엄만 제 앞에서 낙담하거나 투덜대거나
하지 않으시고 줄곧 일관된 모습을 보이셨어요
지금 생각해도 대단하고 존경스러워요
병원 사람들은 속도 모르고 왜 이리 회복이 빠르냐고 물어요
수술하기 전에 엄마는 식사도 괜찮게 하셨는데
수술하고선 하루에 한두 숟가락 정도만 겨우 드셨어요
그러고선 걷기 운동을 자주 하셨죠
며칠이 지나도 구토 증상 있고 입맛 없다고 하니
왜~? 이 지랄로 의사가 물어요
약 달라고 해도 쳐다도 안보고 나가면서 저희가 알아서 할게요~
해요. 몇시간 후에 약이 오네요.
아침 걷기 할때 의사를 마주쳤어요 주말 지나고 퇴원하래요
아니 혈종과까지 보고 나가는거 아니냐고 물으니
과가 달라서 안된다는 개소리를 해요
외과에 입원해 있으면 계속 외과적인 게 필요한 걸로 보고 블라블라
병실에 있으니 간호사가 와서 퇴원 후 외래를 알려줘요
아니 혈종과 외래가 너무 늦어요
분명 수술 다음날 2-3주 후에 항암 시작할거라 해놓고
혈종과 외래 날짜가 수술로부터 4주 뒤에 잡혔어요
간호사 가고 엄마가 뭘 제대로 드시지를 못하고 힘들어하시는 걸 봤어요
너무 화가 나 뛰쳐나가서 간호사한테 의사 불러달라 했어요
그러시면 아까 회진때 바로 말하지 왜 이제 말하냐 그래요
이따위 말하는 간호사도 있네요
블로그에 옮겨 적어야 겠습니다12. 님
'21.10.16 11:17 AM (116.37.xxx.13)원글님 댓글이제 봤는데ㅜㅜ
사연이 많으시네요...블로그주소좀 알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