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할머니 이야기
1. 음
'21.9.29 5:49 PM (121.129.xxx.212)부럽습니다.
정말 부럽습니다.
할머님에게 배운 것을 가능한 자세히 블로그 같은데에 기록해 두세요.2. 흠..
'21.9.29 5:50 PM (218.155.xxx.173)멋진 할머니셨네요
원글ㅇ님도 현모양처?ㅋ
재밌게 잘 읽었습니당3. 좋아요
'21.9.29 5:50 PM (123.213.xxx.169)울 할머니도 비슷했어요..
좋은 기억 많아서 생각하면 행복해요,,,기분 좋은 글이네요..4. ...
'21.9.29 5:51 PM (222.112.xxx.217)아름다운 한편의 수필이나 소설같은 이야기네요. 그런 할머님을 두신 원글님도 참 행복하셨을듯해요~~ ^^
5. 지나가다
'21.9.29 5:52 PM (211.36.xxx.178)저도 그런 할머니 되고 싶어요.
우아하고 품위있고
저희 외할머니도 훌륭한 분이셨어요.6. 멋있는 여인
'21.9.29 5:53 PM (124.53.xxx.159)옛 분들이 멋있었던거 같아요.
동백기름 발라 단정하게 쪽머리 하고 한복도 기품 있었고요.
한복에 숄 곱게하고 앉음새도 얌전했고 ...그땐 여자가 그래도 그런시대
요즘은 빈자 부자를 막론하고다들 바뻐서 여유를 찿을수 없죠.7. happ
'21.9.29 5:55 PM (211.36.xxx.208)우리 할머니도요.
손으로 직접 당신 한복 지어 입으셨어요.
외출 할 때 고운 한복에 양산 쓰시고
나서실 때면 참 고우셨던...
첫 손녀라 많이 사랑 주셨기에
좋은 기억이 많네요.8. ....
'21.9.29 5:56 PM (221.140.xxx.46) - 삭제된댓글글을 읽는데 파노라마처럼 그림이 지나가네요~
양산 쓰고 종로를 걸어 레스토랑에 갔을 예쁜 할머니가 보입니다^^
저도 돌아가신 외할머니가 생각 나네요.9. ... .
'21.9.29 5:56 PM (125.132.xxx.105)할머니도 멋지시지만 할아버지도 멋쟁이시네요.
손녀딸도 두분 닮아 고우신 거 같아요.10. jjj
'21.9.29 6:11 PM (59.24.xxx.197)양반집 규수셨군요 ㅎㅎ
11. ㅎㅎㅎ
'21.9.29 6:18 PM (14.32.xxx.215)저희랑 비슷하신데 참 결이 다르네요
동경 유학간 할아버지 바람날까 시아버지한테 뗑깡피워서 돌아오게 만들고
외손 무시하고 친손한테만 미각 발달시키고 규방공예 나눠주시고
남대문 코렐잔에 우리가 퍼먹을까 숨겨놓은 니도프림으로 혼자 커피 드시고
지나고나니 그 마인드가 60년은 앞서가셨어요12. ㅁㅁㅁㅁ
'21.9.29 6:38 PM (125.178.xxx.53)글을 참 잘쓰시네요
그림처럼 살다 가신거 같아요
그런 할머니를 가지셨다는게 부럽습니다13. ᆢ
'21.9.29 6:40 PM (106.102.xxx.230)높은 확률로 친일파 집안이셨겠네요.
14. ...
'21.9.29 6:47 PM (14.55.xxx.141)멋진 할머니 였네요
15. 부럽네요
'21.9.29 6:54 PM (124.50.xxx.103)전 부모님이 다 막내셔서 양가 할머니가 너무 나이가 많으셔서 이뻐는 해주셨지만 거의 누워계시기만 했어요.
가끔 저희 아이들 할머니들이 이뻐하는거 보면 너네는 좋겠다 싶고 ㅎㅎ16. ㅇㅇㅇ
'21.9.29 6:54 PM (211.51.xxx.77) - 삭제된댓글높은 확률로 친일파 집안이셨겠네요.
..........
수필같은 글에 찬물끼얻는 댓글..사회생활은 제대로 하시는지?17. 하아 ..
'21.9.29 7:00 PM (223.39.xxx.213)너무 좋네요
왜 제 눈시울이 뜨거워자는지..
저는 책이나 글을 읽으면 머릿속에 연상이 되거든요
잠시 어딘가 다녀온듯한 그 기분 .. 좋은 글 고맙습니다 ㅠ18. 할머니
'21.9.29 7:07 PM (122.32.xxx.116)이를 어쩌죠? 친일파 집안 아닙니다.
다들 일본 유학 다녀와서 한량으로 사셔서 딱히 친일할 일이 없으셨어요 ㅋㅋㅋ
창씨개명도 안한 집안입니다
저희 아버지가 너는 왜 창씨개명을 안하냐고 담임한테 눈총을 받다가
해방이 되었다고 해요 ㅋ19. ᆢ집안에
'21.9.29 7:14 PM (106.102.xxx.154)놋숟갈도 공출 당했다던 시절에 어찌한량으로 사셨을까요?
다들 일본유학도 다녀오시고 ㅋ
어디가서 자랑하진 마셔요~~~20. ditto
'21.9.29 7:15 PM (125.143.xxx.239) - 삭제된댓글글이 읽기에 참 좋습니다 가라앉아 있던 제 감성도 건드려 주시고 ㅎ
그런 말 있잖아요 순간의 기억으로 평생을 살아가는 힘이 생긴다고..
남편이 그 시절 일본에서 사다 준 레이스 양산을 쓰고 백화점 안 레스토랑에서 식사하던 그 하루, 그 하루의 기억이 할머님에겐 어떤 힘을 줬을까요.. 저는 또 어떤 기억이 지금의 나에게 살아갈 힘이 되는 걸까 생각하게끔 하는 좋은 글 공유해주셔서 감사해요21. 어머
'21.9.29 7:31 PM (223.38.xxx.227)귀한 자료가 되겠어요, 원글님 글솜씨로 기록 부탁드리고싶을 정도예요. 블로그 어떨까요?
이런 보통 사람들의 삶, 너무 궁금합니다.22. 할머니
'21.9.29 7:32 PM (122.32.xxx.116)설마 일제시대에 찢어지게 가난했어야만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생각하시는건 아니겠죠?
나름대로 일본에 맞서 뭔가 한 일이 있는 조상님 계신 집안이에요 ㅎㅎㅎ
기질상 한량기질이 있는 사람들이 대다수라
정치인 관료 기업인이 되지 못하셨지만요 ㅎㅎㅎ
그냥 웃고 가겠습니다23. 비가 와
'21.9.29 7:45 PM (211.186.xxx.227) - 삭제된댓글술술 잘 읽히는 맛깔나는 님 글솜씨가 부럽구만요. 할머니 사랑 듬뿍 받고 자란 그 소중한 추억을 이리 공유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전 조부모님 얼굴도 모르고 자랐거든요. 그 시절로 시간 여행 다녀온 기분입니다.^^
24. 할머니
'21.9.29 7:49 PM (122.32.xxx.116) - 삭제된댓글정말 잊어버리기 전에 몇 가지 여기 써볼까봐요
할머니가 이 말씀을 해주실때에는
아마 손녀가 어른이 될때까지 세상이 미친듯이 변할거라고는 생각 못하셨을거에요
언젠가 손녀가 어른이 되면 쓸만한 지식이라고 생각하셨을 지도 몰라요
- 세배를 할때에는 말없이 절을 하고 어른이 말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어른을 보면 절을 하되 역시 절을하며 어쩌구 저쩌구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은 절이 끝난 다음에 한다.
- 화려하고 큰 노리개는 기생이나 하는 것이다 점잖은 집안에서는 하지 않는다
- 여름에게는 옥가락지를 하고 겨울에는 금가락지를 한다 (할머니께 옥가락지 물려받았어요 ㅎㅎㅎ)
- 청홍고추로 울긋불긋하게 고명을 쓰는것은 음식점에서 하는 것이다. 청홍고추를 쓸때 홍고추는 슬쩍 한두개만 얹는다. 고추를 쓸 때에는 갈라 씨를 다 빼고 곱게 채썰어 쓴다.
- 아무 음식에나 깨를 뿌리면 지저분하다. 깨는 꼭 뿌려야 할 곳에만 솔솔, 뿌린듯 안뿌린듯 쓴다.
- 고추장이나 된장을 오남용하면 음식의 격이 떨어진다.
생각나는거 몇 가지 써봤는데
아주 나중에 대학가고 더 커서
저희 할머니 음식이 궁중음식 + 서울음식 + 일본음식이라는걸 알았어요.
왜냐하면 할머니 레시피랑 똑같거나 비주얼이 똑같았거든요
특히 궁중떡볶이라고 부르는 떡잡채. 각종 건어물 포를 이용한 상차림같은거요
그리고 할머니는 서울로 시집와서 할아버지 때문에 일본음식을 조금 배우셨대요.
그래서 유부초밥 카레라이스 하이라이스 이런 음식을 할 줄 아셨구요
집에서 탕수육도 노포 중국집 스타일로 만들어주셨어요. ㅎㅎㅎ
저희집 생선 조림은 간장이랑 생강, 설탕 청주 쓰는 일식 스타일이에요25. 할머니
'21.9.29 8:04 PM (221.145.xxx.111)돌아가신지 15년쯤 되셨네요.
훈장님 따님으로 태어나셔서 오빠 남동생은 일본 유학 까지 보내주셨는데 공부를 안시켜주셔서 평생 한으로 남으셨구.
한량 남편과 첩들에게 자손만은 용납 하지않겠다 .하신 분
못사는 장손이 방학때 찾아가면 구들장밑에 숨겨놓고 천장에 숨겨놓은 쌈짓돈을 몰래 주시던분
무뚝뚝 하셨지만 오래도록 기억속에서 사라지지 않는 할어니!26. ㅇㅇ
'21.9.29 8:04 PM (222.101.xxx.167)세배를 할때에는 말없이 절을 하고 어른이 말하기를 기다려야 한다.
어른을 보면 절을 하되 역시 절을하며 어쩌구 저쩌구 말을 하지 않는다. 말은 절이 끝난 다음에 한다.
경기도 시골 양반댁 막내딸이었던 울 할머니 절할때 알려주신 거네요. 하지만 울 할머닌 괴팍ㅋㅋㅋ 곱게 크셔서 엄청 이기적이셨어요^^27. ..
'21.9.29 8:13 PM (211.243.xxx.94)재밌어요. 원글님은 어떻게 자라셨을까..
행복하세요.28. ..
'21.9.29 8:25 PM (14.35.xxx.21) - 삭제된댓글하여간 무슨 말을 못해요. 유학한 할아버지 얘기에 친일파였을 거라니.. 어휴. 정말 기분 나쁘실 듯.
저도 글 썼다 이런 댓글들 땜에 다 지웠어요. 스카프 얘기에 난데없이 그 여자 머리 텅텅 비었던데 스카프만 예쁘면 다냐 이러고..29. 저는
'21.9.29 8:25 PM (61.76.xxx.4)이런 추억이 있는분들 넘 부럽습니다
윗님...
아마도 원글님은 마음속이 단단한 그런사람일 것 같아요30. 할머니
'21.9.29 8:35 PM (122.32.xxx.116)저희 할머니는 딸은 곱고 예쁘고 밝게 키워야 한다는 분이셨어요.
전쟁을 겪고 집안에 부침이 있는 시기에도
연년생 고모들은 할머니가 머리 리본까지 만들어 인형같이 꾸며주셨다는게
또 우리 할머니 자부심이었거든요
그런 고모들은 할머니 바람대로 밝고 명랑하고 순수하게 자라서
세상이 바뀌어 자유연애를 해서 집에 누군가를 데려오는 대사건을 저지르고 ㅋㅋㅋ
할머니 돌아가시기 직전까지는
자기와이프를 떠받들고 사느라 점차 부모에게 소흘해진 아들들과는 달리
딸들은 호랑이같은 시어머니를 모시고 우여곡절 많은 시집살이의 절정기를 달리고 있을 때라
할머니는 당신의 육아방침에 회의를 품고
딸이건 아들이건 공부잘하는 자식이 최고라는 저희 엄마의 육아관에 살짝 관심을 가지시게 됩니다
저 날나리 맏며느리가 제멋대로 키우는 친손녀는
싹싹하지도 않고 맨날 집에 와서도 멍때리고 뭐 물어보면 대답도 잘 못하고 책만 보고
딸을 저렇게 키우면 안되는데?
아니야, 시대가 변했으니까 딸도 좀 야무지게 크는게 좋을수도???
이런 마음 사이에서 갈팡질팡 하셨다는 일화가 많아요 ㅋㅋㅋ31. 할머니
'21.9.29 8:40 PM (122.32.xxx.116)당신 딸들의 인생을 롤러코스터에 태운 사위들을
참 우대하셨던 듯 ㅋㅋㅋㅋㅋㅋㅋ
제 어릴때 기억인데요
추석이나 설 오후에 고모랑 고모부들이 오세요
할머니가 방에서 버선발로 뛰어내려와서 치마폭에 고모부를 감싸안고 들어가시듯
어서오게 누구서방. 이러시면서 휘리릭 바람겥이 안방으로 들어가시면
엄마랑 작은어머니들이 새로 상을 봐서 큰 상을 서너명이 들고 방으로 들어가는거에요
그리고 집에 갈 때가 되면
할아버지가 미리 반듯하게 잘라놓은 두꺼운 달력종이에
첩약을 포개 넣듯 전이며 떡이며 뭐든 척척 접어 쌓아서 끈으로 반듯하게 묶어 주셨어요 ㅋㅋㅋ
제일 큰건 고모들이 가져갔죠
할머니는 아낌없이 퍼주는 나무였어요32. 일본유학해도
'21.9.29 8:56 PM (125.132.xxx.178)일본유학해도 일본에 협력하지 않으면 한량 백수로 살 수 밖에 없던 시절이에요. 일본유학생이라고 다 친일파랍디까?
33. 이런글조아
'21.9.29 9:04 PM (121.176.xxx.28)한편의 수필같은 좋은글에
친일파 거들먹거리며 찬물끼얹는
사람은 어떤사람일까?
세상은 참 다양하네요
원글님 자주 글 써주세요~♡34. 할머니
'21.9.29 9:04 PM (122.32.xxx.116)저도 요즘엔 그 생각을 가끔 해요. 할머니의 그때 상황을 상상해보는거죠.
저희 할머니 할아버지는 16, 17세쯤 결혼하셨어요
할머니 할아버지 연세가 정확하지는 않은데, 아버지 생년으로 추측해보면
할아버지 입장에서는 이례적으로 빠른 결혼이었어요. 그당시에는 이미 서울은 약간 전근대적인 풍습에서는
벗어난 시기였거든요. 저희 할아버지는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일본 유학이 결정되어 있는 고등학생이었는데
할머니 집안과 인연을 맺고싶은 증조할아버지의 추진으로 얼떨결에 결혼하셨다고 해요.
할머니는 지방에서 신부수업만 하고 자란 초등학교는 조금 다녀보았습니다. 이런 십대 소녀였는데
남편은 결혼만 하고 일본으로 가버리고
시부모와 담하나 사이의 신혼집에서 혼자 사셨다고 해요.
시집을 와서 보니 손윗동서들은 제일 윗동서만 빼고 모두 여학교 출신들의 신여성이어서
여러가지 재미있는 일화들이 많아요 ㅋㅋㅋ
저희 할머니만 제일 어린데 쪽진 머리를 하고 있어서
가서 머리를 잘라보자, 양장을 입어보자, 이렇게 장난을 많이 치셨다고.
할머니는 그때 너무 어리고 세상물정을 모른데다가
본인이 결혼을 했다는 것이 실감도 나지 않아서
남편이 일본가서 바람을 피울 수도 있다는 상상조차 할 능력이 없었대요
남편이라고 잠깐 같이 살아봤는데
서로 어색하고 쑥스러워서 남보듯 했었다는데
걔가 바람을 피우거나 말거나 아니었겠어요? 할머니 입장에선 말이죠
그런데 첫번째 방학에 할아버지가 돌아오셨는데
여행짐에서 양산이 나왔는데, 기분이 너무 이상했대요.
그거 쓰고 나가보자고. 그래서 할머니는 할아버지 뒤에서 양산을 쓰고 따라갔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
근데 그 순간이 꿈속을 걷는 것 같았다고
세상이 다 멈춘것 같았다고 해요.
할아버지는 백화점 안에있는 레스토랑에 가서
돈까스를 사주셨대요
칼질을 이렇게 하는거라고 먼저 해 보여서
할머니가 따라했다고 합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다시 양산을 쓰고 집으로.
이게 다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게 십대 아이들이었다니 상상이 되시나요 ㅎㅎㅎ35. ....
'21.9.29 9:47 PM (223.62.xxx.10)너무 몽실몽실하고 이뻐요
36. 와아
'21.9.29 9:56 PM (122.37.xxx.69)너무 소설같아요. 이거 드라마 한편 나오겠는데요???
37. 친일파 운운
'21.9.29 10:09 PM (211.195.xxx.242)친일파 운운 뭡니까. 그러는 댁은 독립유공자 후손인가요? 그렇다면 이렇게 예의 없어도 되나요?
일제 강점기애도 원래 부자였던 사람들은 부자였고
신문물을 전해 주는 창구가 일본이어서 일본 유학울 많이도 갔습니다.
윤동주 시인이 일본 유학파예요…
욱첩방은 남의 나라, 라는 시구를 모르시나요?
일본 유학 다녀온 눈에 자기 나라의 슬픔과 약함도 보이고
그 후 항일에 투신하기도, 투신까지는 못 해도 관직에 나아가지 않고 한량으로 살기를 선택하기도
(소극적인 저항이죠)
했었던 겁니다. 관직에 나아간다는 것이 곧 친일한다는 것이었으니까요.
알기나 알고 불쑥 까세요.그 시대에도 유학하고 연애하고 결혼하고 커피와 영화와 전차를 신기해 하며 즐기고 다 했어요.
일본 유학파에 조선에서도 팔자 좋은 연희전문(현 연세대) 학생이었던 윤동주를, 단지 그 이유로 친일파라고 할 수 있습니까?38. ....
'21.9.29 10:11 PM (211.51.xxx.77)우와~~원글님이 글을 잘 쓰셔서 그런지 정말 소설속의 한장면 같아요. 조부모님 스토리 더 풀어주세요!!
39. 00
'21.9.29 10:35 PM (110.11.xxx.153)정말 뭔가 아련한 동화같은 단편소설같은 할머니 이야기네요.
반면 저희 할머니는 리얼리즘 소설같은 삶을 사셨네요. 무학이셨던 할머니는 어른들이 짝지워준 보성전문 학생과 결혼하셨고 곧 일본 유학갔던 할아버지는 귀국해 신여성과 연애해 살림을 차리셨죠.
전쟁이 났고 시부모님 모시고 월남해서는 서울에 집한채 있다는 이유로 피난온 시댁 일가친척 수십명 밥해먹이며 오글오글 모여살다가 남편은 첩이랑 행방을 모르고, 시부모님이 친인척들 걷어먹이다 살림은 기울어 시장통에서 장사해서 봉양하고
그 모진 세월 겪어내시고 자식들 장성하여 이제 좀 편안해지실려니 사고로 갑자기 돌아가셨던...
배우지 못하셔서 한글도 읽지 못하시던 분이 혼자서 서울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자식들 집 잘찾아 다니셔서 신기했던 기억이 나네요. 가끔 개포동이 아닌 개봉동으로 가실때도 있었지만...40. 마샤
'21.9.29 10:39 PM (211.112.xxx.251)너무너무 재미있어요. 글도 어쩜이리 조근조근 재미나게 잘 쓰실까. 할머니 닮으셔서 그러신가봐요.
저희 할머니도 참 얌전하신 분이었는데 저희 집안이 몇대로 이어지는 독자집안 이었대요. 그 얌전한 19살 짜리가 시집가 딸2에 아들을 8이나 낳은거에요.
저는 주책맞게 할머니는 애를 왜이렇게 많이 낳았어?하고 물어보니 수줍어 하시면서 응 예전엔 전깃불이 없어서.. 이러시는 거에요. ㅎㅎㅎ
할아버지 얼굴은 첫날밤 지내고 아침에 친정집 부엌창으로 첨 보셨는데 잘생겨서 좋았다고..ㅎㅎ
이렇게 할머니 생각에 잠시 미소가 지어지네요.41. 할머니
'21.9.29 10:57 PM (122.32.xxx.116)음 ... 저희 할아버지는 할아버지 형제분들 중 유일하게 여성편력 없는 분이셨다고 해요.
왜 그럴까 생각을 해봤었는데
일단 저희 할아버지는 그렇게 에너제틱한 사람이 아니구요 ㅋㅋㅋ
강력한 취미생활이 셀프콘트롤이 중요한 어떤 그런거에요 ㅋㅋㅋ
글구 평생 처가 동서들하고 친구처럼 지내셨기때문에 처가랑 척질만한 행동은 절대 할 수 없으셨을거구요
저희 할머니랑 나이차이가 안나고
할머니가 예쁘셨다고 합니다. (저는 할머니를 할머니로만 봐서 모르는 일이지만)
글구 아버지나 형, 동생들이 끊임없이 일제시대에 일어날법만한 스캔들로
본인을 괴롭히고, 본인의 가족들을 괴롭히고 이런 것에 대해서도 지긋지긋해 하셨고 ...
식도락이나 댄디한 옷차림 동성친구들과의 만남 이런게 훨씬 중요하신 ...
그런 분이 아니었나 짐작만 해봅니다.42. 할머니
'21.9.29 11:09 PM (122.32.xxx.116) - 삭제된댓글저희 할머니 할아버지 결혼 성사 과정은 증조할아버지를 주인공으로 하는 대하소설의 일부같아요 ㅋㅋㅋ
저희 할머니 관점으로 들었던 이야기를
대학 다닐때 어설프게 공부했던 것으로 풀어보니 조선말기 사회사가 나오더라구요.
저희 할머니가 늘 하시던 말씀이
난 노론집안에서 소론 집안으로 시집을 왔다. 였는데요
사실이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역사회에서 서울로 본거지를 옮겼던 소론 집안에서
집안의 위신을 위해서 얻고 싶었던 노론집안 며느리가 저희 할머니
그래서 저희 할아버지는 당시 할머니와 나이가 맞는다는 이유만으로
다른 형제분들하고는 다른 전통적인 결혼을 해야 했구요
(저희 할아버지 형제분들은 개화한 집안의, 교육받은 신여성들하고 결혼했어요)
저희 할머니 집안 입장에서 저희 친가는 할머니 형제분들의 시댁하고는 결이 좀 달라요 ㅎㅎㅎ
그래서 학교다닐때 할머니 집안의 혼인관계 조사해서 페이퍼 냈었어요
조선말기 사족집안의 통혼권 변화연구 뭐 이런거요 ㅋㅋㅋ
이건 저희 할머니 스토리구요
그래서 그 할머니 할아버지와 자식들의 삶은 60년대 홈드라마 같아요.
영화 자유부인을 보고 사교춤을 배우러 다니던 장남
어떻게 하면 카메라를 살 수 있을까에 골몰하던 삼남
한국전쟁때문에 학업 스케줄이 꼬여서 괴로웠던 차남
곱게 키웠지만 세상이 달라져 직업을 가지고 돈을 벌어
우리엄마 맛있는거 사드세요, 하며 용돈을 드리던 명랑한 딸들.
저희 친가의 역사죠 ㅋㅋㅋ43. :)
'21.9.30 12:59 AM (211.109.xxx.121)아... 술술 읽어 내려오니 벌써 마지막 댓글이네요^^
기분좋아지는 글입니다~
또 기다리고 싶은 :)44. ㅠ
'21.9.30 5:46 AM (122.35.xxx.151) - 삭제된댓글울 할머니는 기억하기도 싫은데
울엄마 모진 시집살이..
할매집에서 고등학교 다니던 저를 3년 내내 식모처럼 부려먹고
맛있는 건 벽장에 숨기고 하나도 안주고
외손자들 오면 꺼내주던 할매ㅡ
3년동안 하루도 안빠지고 아침밥부터 지어놓고 부리나케 도시락도 없이 학교가고
끝나자마자 집에 와서 밀린 빨래, 청소,저녜밥하던 시절...
그래도 어찌어찌 공부는 잘했네요.ㅠ45. ..........
'21.9.30 6:11 AM (121.132.xxx.187)친할머니께서 젊어서 과부되셔서 6남매 홀로 키우며 강하게 사셨는데 수놓고 꽃가꾸고 그런 여성스러운 것들을 참 좋아하셨어요. 할머니가 수놓으신 베게 우리 엄마가 아직 간직하고 계세요.
그리고 친일 어쩌구 하시는 분, 자신이 아는 집도 아니고 이런 아름다운 글에 막연히 부정적인 혼자 추측으로 그렇게 막말하지 마세요.
우리 외가가 고조할아버지때부터 독립운동가 집안이라 총살로 죽으신 분도 계시고 감옥간 분들도 계신데 외할머니 오빠는 일제시대때 와세다대 유학파세요. 일본을 알아야 한다고 악착같이 공부시켰는데 직업 못가지셨죠.46. dd
'21.9.30 9:45 AM (14.32.xxx.186) - 삭제된댓글절하는 방법 1 절하는 방법 2 한복치마 여미는 방법 두루마기 안에 치마를 단정하게 여미는 방법...
이런거 저도 배우고싶네요...할머니 할아버지의 결혼생활도 행복하셨을 것 같아요. 더더 듣고싶네요.47. dd
'21.9.30 9:45 AM (14.32.xxx.186)절하는 방법 1 절하는 방법 2 한복치마 여미는 방법 두루마기 안에 치마를 단정하게 여미는 방법...
이런거 저도 배우고싶어요...할머니 할아버지의 결혼생활도 행복하셨을 것 같아요. 더더 듣고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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