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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3주 살이의 시작-그것은 (열세번째)

이것은 조회수 : 2,591
작성일 : 2021-09-24 17:38:51
제주의 기름배달은 작은 이동주유소 같습니다. 주유호스까지 부착된 작은 트럭이 골목골목배달을 다니는군요. 
아마 도시가스가 아직 들어오지 않아 기름보일러를 쓰는 집이 많아서 그런가봅니다. 

오늘 드디어 마당에서 고등어를 구웠습니다. 
지글 지글 기름이 튀거나 말거나 냄새가 나거나 말거나 구워서 맛있게 이른 저녁을 먹었습니다.
아무래도 저녁이 좀 이르군요.저녁을 먹고 쉬고 있는데, 내일 저녁비행기로 직장 동료가 오겠다는 반가운 소식을 전합니다.며칠 조용히 쉬었으니 또 한 이틀 수다 떨며 노는 것도 반갑습니다. 
반가운 소식을 들으니 갑자기 배가 고프네요. 오늘 저녁이 좀 일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소면 국수를 삶아서 간장, 참기름, 잘게 썬 김치, 그리고 김을 넣고 비볐습니다.양을 적게 했더니 아주 딱 좋습니다. 이렇게 딱 저 혼자 먹을 음식만 하니까 소꿉장난 같아서 음식 하는 일이 재미있답니다. 

짐을 쌀 때 제주가 태풍전이기도 했고 예전 기억에 바람이 불면 좀 쌀쌀했던 것 같아서 한여름용 옷은 가짓수가 적게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태풍이 지나고 난 제주는 덥습니다.해서 입을 수 있는 옷이 몇 가지 안됩니다. 
저는 옷 차려 입는 걸 좀 즐기는 편입니다. 내일은 뭘 입고 출근하나? 이런 생각을 꼭 한 번은 해보고 잠이 드는 편입니다. 당연히 옷도 좀 많은 편이구요.그런데 뭘 입을지 생각하고 말고 할 게 없습니다. 
몇 가지 안 되는 옷을 부지런히 빨아서 돌려 입어야합니다. 
처음엔 좀 난감했는데 좀 지나고 보니 이 상황이 주는 해방감이 꽤 큽니다. 
옷을 골라 맞춰 입는 행위가 저의 즐거움이라고 생각했는데, 그것도 어떤 면에서는 스트레스였나 봅니다. 
선택의 여지가 없으니 고민을 안 하고, 그게 자유롭고 편리하다고 느껴집니다. 
저는 미니멀라이프는 할 수 없는 유형이라고 생각했는데, 서울로 돌아가면 생활방식이 좀 바뀔 것 같습니다. 이런 느낌 때문에 미니멀라이프를 지향하시나봅니다. 
더불어 화장도 안하고 머리도 그냥 질끈 묶으면 끝입니다. 가방도 딱 하나, 신발은 두 개^^ 
나갈까? 부터 시동 걸기까지가 십 분이면 됩니다. 뭔가 단순해졌음을 느낍니다. 

오늘은 아침을 먹고, 시래기 김밥을 하나 사들고 바다로 갔습니다. 
어제보다 기온은 2도 낮은데 바람이 좀 부는 날씨네요.처음에는 바람이 부드러워 마치 저를 어루만져주는 것 같았습니다. 어린 시절 친정아버지가 해주셨던 것처럼. 
바람이 조금 더 세져서 잔잔하기만 했던 곽지 바다에 파도가 조금씩 일어납니다. 
그래서 다람쥐굴처럼 만들어진 휴식공간에 자리를 잡았습니다. 곽지해수욕장에는 이런 구조물을 참 잘 만들어 두어서 편리합니다.바람을 딱 막아주고 그늘도 만들어주어서 살짝 썰렁한 느낌이 들 지경입니다. 
잠깐 낮잠도 자고 바다구경 사람구경을 하다 보니 시간이 참 잘 가네요.그 와중에 업무처리도 잠깐 했습니다. 바다에 들어가 해수욕하는 사람들도 있고, 선텐을 하는 사람도 있고... 모래장난 하는 아이들도 있구요. 

오늘 저는 몇 시까지 해야하는 일도 없고, 내가 저녁밥을 챙겨줘야할 어떤 사람도 없습니다. 언제까지라도 이 바닷가에 있을 수 있습니다. 바다를 물리게 바라보다가 자리를 정리해서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지금 글을 쓰는 이시간... 창밖으로 보이는 나뭇잎이 한껏 낮아진 햇살을 받아 반짝이며 흔들립니다. 
마치 알알이 보석이 박힌 것처럼...조금 있으면 해가 넘어갈 시간이네요. 
그제, 또 어제 그랬던 것처럼...하지만 날마다 다른 풍경으로 돌아갑니다. 매일매일 배웅하다 보니 어느 날도 똑같지 않습니다. 

저는 오늘도 참 좋은 하루였습니다.
IP : 118.43.xxx.144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기다렸어요
    '21.9.24 5:40 PM (203.142.xxx.241)

    지글지글 고등어
    보이는 것 같아요.

  • 2. Juliana7
    '21.9.24 5:44 PM (220.117.xxx.61)

    진짜 부럽네요. 그려지는거 같아요
    제주 바람 많이 느끼시고 오세요. 행복 전해주시구요.
    감사해요.

  • 3. ㅇㅇ
    '21.9.24 5:44 PM (116.34.xxx.239) - 삭제된댓글

    원글님 글
    쭉 읽고있었어요
    저랑 같은 연배일듯도 하고ᆢ
    점점 아는 사람 같네요
    현실은 82회원일 뿐이지만요ㅎ

    저는 일욜부터 3박4일
    제주 갑니다

    날씨 얘기 반가워서
    주절주절 쓰고있네요
    즐거운 주말 보내세요~~~

  • 4. 오늘
    '21.9.24 7:26 PM (106.102.xxx.181) - 삭제된댓글

    곽지에서 글쓴님을 봤을듯^^

  • 5.
    '21.9.24 7:27 PM (119.193.xxx.141)

    진짜 글 속에서 그림이 그려지네요ㆍ
    부럽습니다ᆢ일주일만이라도 바다 가까운 곳에서 살고 싶어요

  • 6.
    '21.9.24 7:47 PM (116.123.xxx.207)

    하루를 제대로 사시네요
    제주살이 일상을 자세히 그려주셔서 대리만족도 하지만 원글님의 만족감까지 느껴져 읽는 내내 저도
    기분이 좋아지는 글 감사해요~

  • 7. 이것은
    '21.9.24 7:51 PM (118.43.xxx.144)

    헉 오늘님! 저를 보셨을까요?
    몹시 부끄럽습니다

  • 8. ..
    '21.9.24 10:21 PM (211.216.xxx.221)

    얼만큼 지나면 바다보기도 지겨워질까요? 혹시 그때가 오면글에 적어주세요 ㅎㅎ

  • 9.
    '21.9.24 10:28 PM (59.27.xxx.107)

    이것은 님의 글이 정말 평화롭고 좋아서…지난글을 쭉 찾아 읽었어요^^ 질문! 세번째 글은 왜 없어요? 아무리 찾아도 없어요;;

  • 10. 이것은
    '21.9.24 10:38 PM (118.43.xxx.144) - 삭제된댓글

    원님 제주로 검색하시면 나오는데요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293654

  • 11. 이것은
    '21.9.24 10:44 PM (118.43.xxx.144)

    원님 세번째 글입니다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5&num=3293654

  • 12.
    '21.9.24 10:58 PM (59.27.xxx.107)

    감사합니당~~ 후닥닥 읽으러 갑니당~

  • 13. 기다림
    '21.9.27 9:14 AM (121.190.xxx.135)

    열네번째 글이 안올라와서 혹 감기라도 걸리신걸지.. 걱정됩니다.
    건강하게 오름과 바다 즐기시느라 다음 글이 늦어지는거길요.
    건강 잘 챙기셔요.

  • 14. 저도
    '21.9.27 7:24 PM (59.6.xxx.156)

    새벽 새벼억? 이런 충격적인 출발부터 다시 되짚어 읽으며 새로운 제주 소식 기다립니다.

  • 15.
    '21.9.27 9:32 PM (59.27.xxx.107)

    다음 소식이 안올라와서... 살짝 염려되네요.
    별일 없으시죠? 반가운 동료와~ 즐거운 시간 보내신거죠?

  • 16. ..,,,,
    '21.10.24 8:02 PM (58.126.xxx.138)

    제주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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