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Banner

제주 3주 살이의 시작-그것은 (열두번째)

이것은 조회수 : 2,016
작성일 : 2021-09-23 13:00:42

새벽에 잠이 깨서 팟캐스트를 아무리 들어도 다시 잠이 들지 못했습니다.

6시까지 뒤척이다가 그냥 산책을 나가기로 했습니다.

새벽의 동네는 아직 어둡지만 환하고, 조용하지만 부산스럽습니다.

차가 다니는 길 말고 집과 집사이의 골목길을 찾아 걷노라니, 누구냐며 불러 세우시는 분이 계십니다. 아마도 낯선 사람이 골목을 다니니 물으시는 것 같습니다.

돌담을 사이에 두고 그 어머님과 잠깐 얘기를 나누는 동안, 그분이 1남3녀의 어머니시며 아들은 제주 모 중학교의 교장선생님이고 둘째 따님은 워싱턴에 거주하는 중이며, 큰딸과 막내딸은 서울에 거주한다는 히스토리를 모조리 들었습니다. 아들네 집도 강아지를 키우는데 하얗고 작다는 걸로 미루어 마르티스나 포메라이언이 아닐까 싶습니다. 어머니는 아들네가 강아지를 애지중지 하는 것이 못마땅하시고, 딱 표현은 안하지만 서울서 개를 여기까지 동반한 저 또한 이해불가이신 듯 했습니다. 그 댁은 집터가 넓어서 마당에 밭이 들어앉아 있는 모양새인데 스프링쿨러까지 작동시켜 밭농사를 하시더군요. 제주 돌담에 흔히 타고 자라는 넝쿨에 보라색 꽃이 피어 있습니다. 무엇인지 여쭈어보니 콩이라 알려주십니다. 꼬투리가 가늘고 기다란 콩도 몇 개 따서 보여주셨습니다.

즐거운 새벽 수다를 마치고, 동네를 더 돌아봅니다.

제주는 산소가 밭에 모셔져 있는 경우가 매우 흔합니다.

따로 산소관리를 하러 멀리가지 않아도 되고, 부모님 생각이 나면 밭일 하다가도 찾아갈 수 있으니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새벽 산책을 마치고 들어와 다시 한 잠 잤습니다. 졸리면 자고, 잠이 깨면 움직이고 정말 팔자가 늘어집니다.

연휴가 끝났으므로 오늘은 저도 업무를 좀 보려고 합니다.

일단 커피를 만들고, 아침준비를 하는데 누군가 계십니까 하고 큰소리로 부릅니다.

나가보니 상수도 검침을 하러 오셨다네요. 집이 비어 있을 때 오셔서 헛걸음을 몇 번 하셨나봅니다. 집주인 번호를 알려드리고 전화주시면 계량기 숫자를 보내라고 전하겠다고 했습니다.

아침식사를 마치고 업무를 시작했습니다.

아무도 절 방해하지 않고 새소리가 들리는 마당을 마주보며 일을 하니, 별로 힘들지 않고 즐겁습니다. 한참 일을 하는데 또 누군가 대문을 두드립니다. 이번엔 전기 검침을 나오셨네요.

혹시 집주인 연락처를 드릴까요 했더니, 번호를 입력하시고 양해해주시면 훌쩍 담을 넘어서 검침하고 가도 되겠냐고 하시네요. 그러시라고 했습니다. 사실 외출하면서 대문을 잠그는 집은 이집밖에 없는 듯 했습니다. 집주인에게 전달했더니 잘했다고 하네요. 원래 제주는 대문도 없이 살던 지역이니 그런가 봅니다. 하긴 낯선 사람이 보이면 온 동네 분들이 주시하시니까요. 집주인이 주유소에 기름을 한 드럼통 주문하라는 미션을 주었습니다. 전화해서 주문하니 한시간정도 후에 오실 수 있다는군요. 일하고 있다 보면 기름 배달도 받아 보게 생겼습니다.^^

오늘은 제대로 제주주민 체험을 하고 있습니다.

 

IP : 118.43.xxx.144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21.9.23 1:13 PM (180.68.xxx.100)

    생활인의 제주 주민 체험 재미있어요.
    얼마나 제주 살이 하실 계획이신가요?
    제주 가서 재택으로 업무 보시고 부럽습니다.

  • 2. 드디어
    '21.9.23 1:16 PM (116.123.xxx.207)

    이웃사촌, 할머니 친구가 생기셨군요~
    집 밖 마당에나 개를 키워야 한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은 집안에서 개를 키우는 걸 이해 못하실수도
    있어요. 새벽의 제주는 얼마나 신선할지 상상해
    보게 하는 글 잘 읽고 갑니다~

  • 3. …,
    '21.10.24 8:00 PM (58.126.xxx.138)

    12 제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353919 7월 10일까지 10일간 무역적자가 엄청나요. 2 ㅇㅇ 2022/07/12 1,256
1353918 아베 암살밤 어머니 통일교 15 Abc 2022/07/12 3,610
1353917 한의원 접수알바. 옷을 주나요? 4 ㅡㅡ 2022/07/12 3,309
1353916 엔더몰로지 해보신분계신가요? 1 ..... 2022/07/12 744
1353915 어느 조용한 오후 한국 IMF부도뉴스 13 무섭다 2022/07/12 4,873
1353914 일라이 보니 너무 빨리 결혼해도 안좋은거 같아요. 17 ㅇㅇ 2022/07/12 4,182
1353913 필라테스 6개월 했는데요 10 .. 2022/07/12 5,949
1353912 라디오스타 재방 트와이스 보는데요 6 아이돌 2022/07/12 2,424
1353911 아베죽어서 전쟁가능한 나라로 개헌하는 왜구와 굥 5 굥원숭이 2022/07/12 1,186
1353910 그럼 다정다감하고 자상한 스타일은 남자스타일은 타고나는걸까요.?.. 22 ..... 2022/07/12 4,974
1353909 분당에서 글쓰기 모임 혹은 글쓰기 배울곳 있을까요? 1 좋은날 2022/07/12 1,040
1353908 빨래가 습기 높은 상태라 쉰네나요 11 쉰배 2022/07/12 3,259
1353907 뉴스에 저부부 얼굴 뜨면 흠칫 놀래요 5 2022/07/12 1,474
1353906 퇴직해야 하는 남편땜에 속이 타들어갑니다 36 고민 2022/07/12 20,201
1353905 뭔가 조중동이 윤 길들이기 하는 중인거 같아요 3 ..... 2022/07/12 2,136
1353904 송도 전세, 6억하던 게 지금 3억5000만원…송도 집주인들 비.. 11 ㅇㅇ 2022/07/12 7,635
1353903 7월이 문제가 아님. 연말 즈음이면 뭔 일이 일어날지 모름 4 ******.. 2022/07/12 1,997
1353902 공부 그닥인 중3 방학때 외국경험이 나을까요? 8 사랑 2022/07/12 1,276
1353901 욕조 , 누렇고 거뭇한 찌든때 - 세제추천 부탁해요 21 찌든때 2022/07/12 6,038
1353900 코로나 4만명대 근접 더블로 뛰었네요 6 ... 2022/07/12 1,962
1353899 코로나 병상 싹 빼라는 공문 한 달 만에 뒤집기 14 2022/07/12 3,614
1353898 솔직히 일라이가 불쌍해요 24 제3자 2022/07/12 5,260
1353897 간병비 보험 좋은 거 소개 좀ㅡ 2 늙어감 2022/07/12 1,437
1353896 남자 명품티셔츠 브래드좀 알려주세요 8 ㅇㅇ 2022/07/12 1,882
1353895 초중등교육예산 빼서 사학재단에 쏟는 것 이거 맞는건가요? 14 ㅇㅇㅇ 2022/07/12 1,7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