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85세이신 아버지는 확실히 치매 판정을 받으신 건 아닌데 뇌 사진을 여러 차례 찍어보시고선 치매에 처방되는 약을 드세요. 많이 나쁘신 건 아닌데 지나치리만큼 총총하시던 분이 불이 꺼진 것처럼 보일 때가 많아요.그런 아빠가 아침 저녁으로 전원일기를 보고 또 보고 하신대요. 엄마는 아빠가 보시고서도 기억 못해서 또 보시는 줄 알고 걱정하시는데 저는 적어도 그 증상은 치매랑 관련 없다고 확신하는데요. 뭔가 맘에 드는 드라마는 저도 여러 번 보거든요. 그런 제가 요새 여러 번 보는 드라마는 슬의에요.
물론 웃긴 부분도 있죠. 주인공 의사선생님은 다 벤츠를 타는데 커피는 카누에 서랍 속엔 카카오 초콜렛, 그 중 제일 코미디는 착하고 선량한 의사인데 이 선생님들이 맡은 환자들은 저얼때 죽지 않는 거요. 그래서 마음 놓고 볼 수 있어서 더 좋아요. 까다로운 환자 인수 인계 안하고 튀는 여우같은 의사선생같은 얄미운 사람도 있고 부모까지 싸잡아 욕하는 못된 교수도 있지만 대부분 착한 사람들이 나와서 화내지 않고 볼 수 있어서 좋아요.
그 중에서 제가 제일 좋아하는 등장 인물은 추민하선생인데요. 어제 양석형선생님 고백시키는 장면은 너무 좋아서 오늘 한 번 더 보면서 대사도 쳐봤어요. 같이 보실래요?
왜 저한테 고백 안 하세요? 저는 yes요.
우리 지금 사귀는 건 맞죠?
그런데 사귀자는 말도 안하시고
고백도 안하시고
혹시 저 혼자 착각하고 있는 건가 싶어서요.
넌 내가 나쁜 사람이면 어쩌려고 그래
내가 이상한 사람이면 어떻게 하려고
옆도 안 보고 뒤도 안 보고 그래
그러면 어쩔 수 없죠 팔자려니 해야죠
그런데 교수님 저는 좋은 사람이에요.
저는 교수님이 지금 알고 계씨는 것보다 훨씬 좋은 사람이니까
저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마세요.
그런데 지금 사귀는 거 맞죠?
저 좋아하시는 거 맞죠?
그걸 꼭 말로 해야해?
좋아해
나도 너 좋아
그러니까 이제 그만 고백해
누구라도 사랑할 땐 앞도 뒤도 보지 않고 씩씩하게 직진 고백했으면 좋겠어요.
뽀송뽀송하니 선선하고 손 잡고 데이트하기 좋은 날입니다.
다들 행복하시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