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위 개최를 요청 한 다음날
담임 선생님께서 학폭위를 진행하려면
형사 고소, 상담, 학교 자체 해결 중에 어떻게 할 건지를 선택해야 한다고 하시더군요.
2시간 정도 생각해보다가 형사 고소 건으로 가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러면 학교전담경찰관과 통화를 해야 한다고 안내받고 경찰관과 전화를 했습니다.
경찰에서 형사 고소를 먼저 진행하게 된 이유를 물어서
학교에서 지금 선택을 해야 한다고 안내 받고 그렇다고 했습니다.
잘못 안내가 된 사항이며, 사건 발생 3년 안에는 언제든 고소가 가능하다고 해서
그럼 학폭위 진행해보고 결과에 따라서 형사 고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습니다.
경찰관도 알았다고 하면서, 학폭위 진행중에 포기하게 되면 재발생하는 비율이 80~90%이니
끝까지 진행하라고 얘기해주더라구요
그리고 다음날 학생부장 선생님을 통해서 가해 아이 부모님이 사과 하고 싶다고
제 연락처를 줄수 있냐고 했나봐요
제가 전화 통화 여부와 상관없이 제 마음이 바뀌지 않을 것 같고
지금 통화를 하고 싶은 생각도 없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어제 학부모 확인서 학교에 제출했습니다.
오늘 아이 편으로 그쪽 부모님 편지가 왔네요.
사과의 말, 자식 교육을 잘 했지만 맘 같지 않다는 등등의 내용이었습니다.
이보다 덜한 학폭 사태였으면 그 부모님 편지를 보며 마음이 약해졌을테죠
학폭위 자체를 열어달라고 하지도 않았을겁니다.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아이 바지를 벗긴 일은 용서가 되지를 않네요.
지금 제가 원하는 건 그 아이의 전학입니다.
저희 아이가 어제도 학교에서 3번 마주쳤는데
쉬는 시간에 나가면 자꾸 보게 돼서 교실 밖으로 나가지 않는다고 합니다.
전학만 일단 이루어지면 형사 고소까지는 생각지 않고 있는데...
그 이하의 결정이 나면 저나 아이나 괴로워질 것 같네요.
학교폭력 이라는게 발생한 다음부터 해결점이 보일 때 까지는
아이나 부모나 심리 상태 때문에 생활이 안되네요.
성폭력을 비롯해서 이보다 더한 폭력을 당하거나
그로 인해 아이가 극단의 선택까지 하게 된 가정은 어땠겠나 생각하면
생각 자체도 싫을 정도입니다.
아직 학폭위 일정은 나오지 않아서
저도 일상 생활에 안정을 되찾지 못하고 있네요.
새벽에 자다가 이 생각에 잠에서 깨곤 합니다.
제가 잘하고 있는지...학폭위 가서도 우리 아이의 억울함을 대변할 수 있을지
전전긍긍합니다. 나서기 싫어하고 소심한 성격에 아이에게 티내지 않고
저 나름대로 준비를 하려니 자꾸 신경이 쓰이는건 어쩔수 없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