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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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로 간 한국영화 @ cgv
물론 넷플릭스 오리지날들이 매우 궁금하지만 퇴근시간이 늦어서 볼 시간도 많지 않고 중간에 끊거나 되돌려보지 못한 집중력있게 볼 수 있기 때문에 영화는 극장에서 보는 걸 선호합니다
코로나 때문에 상당히 많은 한국 영화가 영화관 개봉을 포기하고 넷플릭스로 가버렸습니다
그래서 저도 같이 포기하고 있다가 cgv에서 7편의 한국영화를 영화관 특별 상영을 하였습니다
지난 주말을 투자하여 ‘콜’을 제외한 6편을 정주행했습니다
이미 넷플릭스에 진작 공개된 작품들이니 많은 분들이 이미 봤을 작품들이니 이미 철지난 감상기일 수 있겠습니다
1. 새콤달콤
이 영화는 편집의 승리입니다
너무 흔하고 빤한 스토리를 영리하게 잘 만들었습니다
편집으로 재미를 살렸습니다
굳이 개봉안하고 넷플릭스로 간 건 잘 판단한 것 같습니다 집에서 넷플릭스로 봐도 무방할 듯
2. 제8일의 밤
전 이 영화의 존재자체도 몰랐는데 너무나 다행이었습니다 근처 극장에서 시간이 맞지 않아서 멀리까지가서 봤는데, 이번 6편 중에서는 제일 마음에 들었습니다
전 오컬트류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한국형 오컬트, 콕 집어 ‘사바하’ 좋아합니다
이 영화가 딱 그 장르입니다
인간의 업과 그로인한 마음속에 해결되지 않은 번뇌와 번민이 지옥을 만든다는 추상적인 설정을 스릴러형식을 빌어 잘 표현했습니다
다소 잔인해도 마지막까지 주제를 놓치지 않고 잘 표현했습니다
‘사바하’ 좋아하셨던 분들께는 추천
집에서 봤으면 채널 몇번 돌아갔을 건데 극장에서 봐서 다행입니다
3. 차인표
편집을 잘해서 한 30분만 잘라냈으면 정말 최고의 b급 블랙코미디 반열에 올랐을텐데, 그 불필요한 것들로 늘어지는 바람에 다소 지루합니다
각본, 감독이 같은 사람인데 아이디어도 좋고 캐스팅도 너무 좋은데 마무리가 많이 아쉽습니다
집에서 보면, 지루해서 끝까지 가기 힘들 듯
그래서 전 극장에서 보길 잘했다 싶습니다
제가 웬만하면 시계 잘 안보는데 2번이나 시계보고 배배꼬면서도 잘 참고 완주했으니까요
그치만 이 감독 다음 영화가 몹시 기다려집니다
차인표 배우, 다시 봤습니다
이런 영화를 선택하는 ‘진정성’(ㅋㅋㅋ 이건 영화 보신분만 압니다), 개그 말고 진짜인 거, 인정합니다
박영규씨가 잠깐씩 등장하는데, 차인표씨가 노주현씨나 박영규씨의 길을 선택할 수 있다는 암시같아서 박수치고 싶었습니다
차인표씨 화이팅!
4. 승리호
코로나로 가장 피해가 막심한 영화가 승리호가 아니었을까 싶었습니다
정상적이었다면 4d도 하고 스크린 큰 극장, 소리좋은 극장에서 걸었으면 정말 신났을텐데, 진짜 아쉽습니다
한국에서 시도한 첫 본격 우주영화라 좋다 별로다 말들이 많았던 걸로 기억하는데요
‘첫술에 배부르랴’라는 말도 있지만 첫술에 이정도면 홈런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전 만족스럽습니다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핼멧 하나쓰고 우주에 총알처럼 날아가고 크리스 파인이 방사선 맞고 우주선 축 세운다고 난리치는 어이없고 웃기는 ‘스타트렉’도 참고 봤는데 ‘승리호’는 그에 비하면야…
영화보면서 한국사람들이 참 우주영화 많이도 봤구나 싶은게 오만가지 우주영화와 sf 영화가 막 짬뽕되서 만들어졌지만 그닥 싫지 않고 괜찮더군요
스토리도 그만하면 꽤 현실적이고 의미있는 구도를 설정한 것도 좋았고 전개도 결말도 좋았습니다
배우들, 말함 뭐할까요?
라스트 모히칸같은 진선규씨 인상적이었어요
물론 유해진씨 목소리는 신의 한수!
넷플릭스 직행은 정말 아쉬운 작품이었고, 제일 쪼꼬맣고 평범한 상영관에서라도 극장에서 봤으니 다행입니다
5. 사냥의 시간, 낙원의 밤
제일 기대가 많고 유명했던 영화들이고, 주목받았으나 넷플릭스 개봉 후 평가가 좋지 않았던 걸로 기억합니다
일단 저는 이 장르르 별로 좋아하지 않습니다
근데 봐야할 것 같아서 봤는데 역시 제게는 그냥 그렇습니다
액션 좋아하는 분들은 많이 좋아할 수 있겠습니다
오죽하면 사냥의 시간 보고나서 머릿속에 남는게 이제훈 코 엄청 크구나 하나입니다
그래도 집에서 봤다면 1시간도 못보고 꺼버렸을텐데, 완주했다는 의미는 있습니다
저는 조폭 영화가 왜이리 많이 만들어지고 종종 높은 평가를 받는 영화가 나타나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늘 있습니다
그런데 ‘낙원의 밤’을 보면서 해답을 얻었습니다
음지, 암흑의 작동원리는 언제나 그 세계를 넘어 양지의 세계를 움직이고 영향을 끼치려고 하고 그 형태는 어떤식으로든 양지의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치죠
조폭 영화는 현실세계의 우화라는 걸 제가 이제야 깨우친 거죠
‘낙원의 밤’에 아주 리얼하게 그려지는 암흑세계의 생리를 몰랐다면 지금 진행되는 검찰쿠테타를 현실세계에서 이해하기 힘들었겠다 싶습니다
이런 먹고 먹히고 배신하는 건 인간의 본능인 건가 다른 질문이 떠오릅니다
동물만도 못한 것이 인간 종인가 계속 고민합니다
‘마녀’를 만든 박훈정 감독의 작품이라 과도하게 폭력적입니다
특히 특기인 총질이 현실에 나타나는 비현실적 설정이나 매우 개연성있는 스토리를 만들었습니다. 계산을 찰지게 악착같이 잘하는 전여빈씨가 필요이상 과하게 총알세례를 퍼붓는데, ‘마녀’에서 김다미씨의 과도한 총질이 이해수준을 넘어선 sf적 총질로 퉁치고 넘어가야 했다면 전여빈씨의 총질은 공감할만한 폭풍 총질로 인정해버렸습니다
박훈정 감독의 시그니처가 뭔지 조금 알 듯 합니다
극장에서 보길 잘했습니다
요즘 영화를 보면서 헐리웃이 배우, 자본, 영화 제작과 기술적 테크닉은 정점에 올랐지만 언젠가부터 핵심 스토리 구성이 허물어져 간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대안으로 전세계의 난다긴다하는 감독들을 빨아들이듯이 헐리웃으로 흡수해서 연명해왔으나 그 약빨도 서서히 줄어드는 게 아닌가 싶었거든요
넷플릭스로 넘어간 우리 영화들을 한꺼번에 보다보니 헐리웃이 우리나라 작품들의 독특한 스토리 구성에 관심이 커졌구나를 알 것 같아요
모쪼록 넷플릭스나 헐리웃의 자본은 끌어들이지만 그에 흔들리지 않는 우리의 색깔이 든 스토리들이 점점 더 많아지길 바랍니다
주말동안 체력적으로 힘들었으나 오랫만에 정신적으로 풍요로왔습니다
1. ᆢ
'21.9.6 11:24 AM (223.39.xxx.183)좋은 리뷰네요. 코로나 때문에 개봉이 미뤄지고 있는 영화들도 많고 안타까워요.
2. 최
'21.9.6 12:18 PM (72.42.xxx.171)무브투 해븐 영화도 참 좋았어요.
3. 그렇죠
'21.9.6 3:44 PM (59.6.xxx.165)같은 영화라도 애초에 커다란 스크린에서 느껴지는 시각적 자극과 여러 사운드가 우리의 청각을 둘러싸며 자극하는 공간에서 감각적으로 관람하는 것과 작은 화면의 일상 공간 속에서 보는 건 크게 차이가 나죠
전에 'ROMA'라는 영화가 넷플릭스에 나왔을 때 극장에서 본 사람들의 평과 사뭇 다른 것을 봤어요
지루해 죽을뻔했다는 평이 많았는데 돌비 애트모스 시설이 된 영화관을 한시간 반 걸려 찾아가 본 저의 경험은 평생 잊지 못할 정도였거든요
시각적으로도 빨려들어갔지만 사방을 둘러싼 소리들은 내가 영화 속 거리를 화면 속 인물들과 함께 걷고 지나치는 느낌이었으니...
코로나 때문에 아쉬운 것들이 참 많아진 요즘인데 6편이나 보셨다니 간만에 포만감 좀 느끼셨겠어요
저는 '콜'을 아주 재미있고 무섭게 봤는데 특히 전종서의 동물적 연기가 강렬했어요
연기가 밤새 공부하고 연습하는 것만으로 안되는 부분이 뭔지 보여줬죠
'사냥의 시간'은 원글님과 다르게 재미있게 봤는데 저는 액션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음에도 그 긴장감, 쫄깃함, 마지막까지 치솟는 심리적 공포가 좋았어요
영화가 가져야할 오락성, 즐거움을 한껏 누릴 수 있었다는 것 때문에 재미있게 봤다고 말할 수 있어요
부산행도 비슷한 이유로 엔터테인먼트라는 면에서 최고였죠
얼마전 윗 댓글의 무브 투 헤븐을 재미있게 보고 주변에도 추천해주고 있는데 영화관에 못가는 아쉬움을 그만큼 집에서 손쉽게 여러 작품을 볼 수 있다는 긍정적 시각으로 보는 것도 좋겠죠
영화는 아니지만 화제가 되고 있는 D.P.도 영화 못지않은 강렬한 임팩트와 무거운 메시지, 연기자들의 다채로운 연기로 지루할 틈 없는 훌륭한 드라마도 볼 수 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