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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카랑 한 잔 했어요

로망 조회수 : 2,633
작성일 : 2021-08-30 21:53:23
사촌 새언니가 애기 세 살때 혼자 되셨어요. 다행히 친정이 부유해서 경제적으로 고생하지는 않으셨지만 아이를 혼자 키운 셈이니 대단하죠. 제가 이 조카를 한 이 년정도 옆에 살면서 돌본 적도 있고 아무튼 저한테는 각별한 조카예요. 

아이가 장성해서 모두의 바램대로 공부 열심히 하고 착실하게 행동해서 좋은 대학 대학원 유학도 가고 젊은 나이에 벌써 대학교수가 되었어요. 작년에 결혼도 했고요. 저는 왜 그렇게 이 아이랑 소주한잔 하는 게 로망이었나 몰라요.

제가 사는 지방쪽으로 주말에 놀러 온다고 해서 전이랑 튀김이랑 한 상 차리고 오이 소주를 만들어 놓았어요. 기름진 음식이 많으니까 곁들여서 개운하게 마시려고요. 그런데 아이가 디켄터를 갖고 왔더라고요. 가지고 온 와인을 거기에 따라 마셔야 한대요. 와인을 거기에 따라 놓고 피크가 되기를 기다렸다가 지금 마셔야 한다고 하는데 솔직히 좀 아찔하더라고요. 내가 모르는 사람이 된 것 같아서요. 이야기 하는 걸 들어보니까 소주 따위는 안 마시고 아주 고급 와인이랑 위스키만 마신대요. 남편이 자기도 위스키 좋아한다고 아는 이름을 들먹였더니 그 양조장 다 가봤는데 그것보다 더 좋은 위스키 많다고 이름을 줄줄 대더라고요.

아이가 잘 자라서 기쁘기도 하고 고모랑 소박하게 한 잔 하기엔 너무 커버린 아이가 아쉽기도 하고 그러네요. 애들 참 빨리 커요.
IP : 74.75.xxx.126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1.8.30 9:58 PM (58.79.xxx.33)

    뮈 조카가 많은 경험하고 잘사는 거 기뻐하시면 안되나요? 서운하긴하죠. 뭐 어쩌겠어요. 물론 조카가 융통성없고 자기중심적이긴 한데요. 뭐 이제 내가아는 그아이가 아닌거죠. 그래도 착하네요. 집에 놀러도오고. 대부분은 일만보고 그냥 돌아갈걸요.

  • 2. ㅇㅇ
    '21.8.30 10:04 PM (1.240.xxx.51)

    훌륭하게 잘 자라서 좋은 문물 전해주는 조카인데 저라면 기쁘기만 할 것 같아요.
    차원이 달라져서 저 세상 사람 같아 보이는 거예요?
    그래도 물심양면 돌봐줬더니 월급 타고 커피 한잔 안 사는 조카놈이 있어서
    저는 부럽기만 합니다.^^

  • 3. ㅇㅇ
    '21.8.30 10:15 PM (211.193.xxx.69)

    아버지는 없지만 부유한 가정에서 대학원가고 유학가고 교수까지 된 사람이니
    그 나름의 계층에 올라있는 사람이 되었네요
    원글님이 아찔하게 느꼈다는 건 살갑고 이쁜 조카라 생각했는데
    이제 계급이 달라서 그러니까 노는 물이 다르다는 걸 깨닫은 거지요

  • 4. 조카랑
    '21.8.30 10:33 PM (118.235.xxx.149)

    술한잔하는거 저도 좋아해요 그걸 싫어라하는 갸 엄마땜에 이젠 같이 못하지만요..어릴때부터 각별한 조카는 따로 있긴 하더라구요 첫조카라 더 그랬겠죠

  • 5. 근데
    '21.8.30 10:42 PM (39.7.xxx.39) - 삭제된댓글

    촌수가 고모 맞나요?

  • 6. 그렇죠
    '21.8.30 10:45 PM (74.75.xxx.126)

    사촌 오빠의 아이니까 저랑은 오촌인가요 육촌인가요.
    고모는 맞지 않나요, 이모 아니니까.

  • 7. sandy92
    '21.8.30 10:48 PM (58.140.xxx.197)

    오촌 아주머니가 정식호칭일걸요

  • 8. 하지만
    '21.8.30 10:58 PM (74.75.xxx.126)

    오촌 아주머니 보다는 ㅠㅠ 고모가 더 가까운 느낌이네요.
    이 친구의 친고모보다도 제가 더 육아에 많이 참여했거든요.
    결과적으로 진로에도 많은 영향을 줬고 저랑 분야도 비슷하게 되었고요.
    근데 젊은 사람이 너무 고급지게 노니까 괴리감이 느껴지네요. 소주 한잔의 행복도 아는 사람이 되길 바랬는데 유리로 만든 거창한 디켄터를 싸가지도 다녀야 할 정도로 입맛이 까다로워 졌다니. 요새 젊은 사람들은 그런게 중요한가보다 생각해야 겠죠.

  • 9. 아줌마
    '21.8.31 12:03 AM (1.225.xxx.38)

    유학다녀와서외국물먹은티=잘배우고 부족함없이잘자람 을
    고모에게 보여주고싶었나봐요.젊은이의 귀여운 허세로봐주세요. 넘씁쓸해하지만 마시고 너그럽게 이쁘게 보세요 그게 나에게도 좋더라고요

  • 10.
    '21.8.31 8:07 AM (211.48.xxx.170)

    요즘 젊은 사람은 소주 잘 안 마시는 사람 많으니
    계급? 문제가 아니라 세대 차이 정도로 보세요.
    그리고 디켄터까지 챙겨온 거 보니
    원글님 부부한테 좋은 술을 최상의 상태로 대접하고 싶었던 거 같은데요.
    자기 고급 취향 자랑하려고 유난 떤 거 아니구요.
    어쩌면 자기 나름대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었던 걸 수도 있어요.
    서먹함이나 섭섭함은 일단 접어 두시고 다음에 다시 한 번 보시면서 판단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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